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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하는 플레이어-234화 (234/381)

234화

그랜드 마운틴 쉘터 습격 사건,세 이아나 인질 건의 배후가 자신임을 모를 거란 전제로 발렘에 나섰다. 아무리 생각해도 들킬 이유가 없으 며,들켰을 리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세이아나는 군혁의 착각을 단숨에 깨부쉈다.

“청산할 건 많지. 내 쉘터를 태운 거랑 날 붙잡도록 장로회를 부추긴 것,엘리스를 죽인 것. 그 외에 자 잘자잘한 것까지 합치면 갚아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닌걸?”

군혁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세이아나가 모든 사정을 파악하고 있단 것이 그의 심정에 파문을 일으 켰다.

내 계획에 허점은 없다고 자부한 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감조차 잡 히 지 않는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장로회에게 처 형당하기 전에 세이아나에게 죽게 생겼다는 거다.

군혁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뻔뻔 함을 고수했다.

“흥,무슨 소릴 하는지 모르겠군. 네 쉘터를 태운 건 혁명군이고,네 부하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건 장로 회다. 엉뚱한데 화풀이하지 말아 줬으면 하군.”

“뻔뻔하게 구는 건 자유지만 이번 에는 상대를 잘못 골랐어.”

“다시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거야. 여기서 날 죽여 봤자 네게 이득 되 는 게 없어. 서로 협력하자고. 내 탈출을 도와주면 네가 쉘터 바깥으 로 나갈 수 있도록 나 역시 도움을 주겠다.”

“어머,기억력이 나쁘네. 빚을 갚으 러 왔다고 했지 않아?”

세이아나는 아공간 목걸이에서 사 람 크기만 한 항아리와 수박만 한 크기의 돌덩이를 와르르 쏟아 냈다. 애시드 필러로 철창 문을 녹여 안 으로 들어가선 항아리를 군혁의 몸앞에 대었다. 그러곤 천으로 항아리 와 군혁의 몸을 한데 묶었다.

엉겁결에 항아리에 묶이게 된 군혁 은 차츰차츰 식은땀을 빼기 시작했 다.

세이아나가 무엇을 하려는지는 모 르겠지만 신상에 위협이 되는 일을 하려는 것만은 분명했다.

“내 몸에 무슨 짓을 할 생각이냐?”

“그거 알아? 동아시아 쪽에선 사람 이 죽으면 향을 피운다 하더라고. 아참,너도 그쪽 출신이니까 잘 알 겠네.”

“그러니까 무슨 짓을……

“나도 향을 피울까 해.”

세이아나는 십 수 개의 돌덩이 중

하나를 골라다가 손바닥을 올렸다. 그녀가 익힌 D급 스킬,버닝 핸드 에 의해 손바닥에서 뜨거운 열이 발 생했다.

버닝 핸드의 열은 돌덩이를 스테이 크를 먹을 때 쓰는 스톤그릴처럼 뜨 겁게 달꿨다.

세이아나는 달군 돌을 항아리에 넣 었다.

항아리 바닥에 뜨거운 돌덩이가 들 어가면서 묵직한 마찰음이 응응 울 렸다.

터영!

“협력자한테 엘리스가 처형될 때의 이야기를 들었어.”

터영!

“엘리스가 죽기 전에 나만은 살려 달라는 말을 남겼다더라고.”

터영!

“바보 같지? 잘못된 판단을 한 건 나니까 좀 더 날 탓해도 됐는데 말 이야.”

터영!

달군 돌이 항아리를 데우면서 금방 항아리의 온도가 높아졌다.

항아리에 몸 앞쪽 전면이 맞닿아 있는 군혁이다.

항아리가 석쇠마냥 달궈지면서 군 혁의 몸을 지지기 시작했다.

쇠사슬에 팔이 묶여 매달려 있는데 다,봉인 수갑으로 모든 수단이 봉 쇄된 지금 군혁에게 살아남을 방도는 없었다.

즈즈즈즈!

살갗이 쩌억쩌억 항아리에 들러붙 으면서 군혁이 미쳐 날뛰듯 몸을 마 구 비틀었다.

“끄으으으,끄륵! 하아하아,세이아 나……. 쉘터 바깥으로 나갈 수 있 게 협력……

“내가 관문을 통과하지 못해서 여 태까지 남아 있는 줄 아나 봐?”

“네 부하를 죽인 건"?…. 장로 회……. 사이젠의 이지스를 뚫을 방 법을……

세이아나는 마지막 달군 돌을 항아 리에 넣으며 몸을 돌렸다.

터어영!

“향이 꺼질 때까지의 시간을 엘리 스에게 바치지.”

이제 커뮤니티 본부에서 미처 보수 작업을 하지 못했던 하수도 구멍을 통해 빠져나가는 일만 남았다. 하수도 구멍으로 다시 들어가야 하 기에 벗었던 방수복을 주섬주섬 챙 겨 입었다.

이로서 용건은 끝났다.

다시 커뮤니티 본부에 을 일이 있 다면 그때는 장로회를 처리할 때겠 지.

세이아나는 서서히 죽어 가고 있는 군혁을 뒤로하며 지하감옥 구석에 뚫어 놓은 하수도 구멍으로 되돌아 갔다.

*

신 혁명군의 임시 거처로 되돌아온 세이아나는 악취에 찌든 방수복을 해체하여 CP로 환전했다.

불필요한 흔적을 남기지 않는데다 CP까지 회수할 수 있는 최상의 뒤 처리 방법이었다.

구멍가게 안방에선 먼저 복귀한 김 윤중 일행이 세이아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김윤중은 1급 회의록을 흔들며 작 전이 성공했음을 알렸다.

“1급 회의록을 입수했네. 자네가 말한 작전대로 하니 손쉽게 해결되더군.”

이번 작전은 리군혁 처단뿐만 아니 라,봉인석 작전의 정보가 담긴 회 의록을 회수한다는 목적도 있었다.

리군혁의 방 쓰레기통에 1급 회의 록을 넣은 후,보관소 소장의 식사 에 설사약을 섞었다.

그 직후에 장로회와 경비대가 오버 로드의 수정을 이용한 수색에 나서 면서 모든 조직원이 본부 바깥으로 나왔었다.

소장은 본부 바깥에서 배에 통증을 느껴야 했고,어쩔 수 없이 사람들 의 눈을 피해 수풀 사이에서 볼일을 봐야 했다.

김윤중은 홀로 떨어진 소장을 공격

하여 기절시켰고,장진혜는 본부 안 에서 경비대의 눈을 피해 보관소에 있는 캐비닛에 손을 넣었다. 캐비닛은 소장에게 모든 개봉의 썰 을 전송했는데,기절한 소장의 품에 서 개봉의 썰을 손에 넣는 건 일도 아니었다.

김윤중은 일행이 얻어 낸 개봉의 썰을 이용하여 1급 보관소에서 필요 한 정보가 담긴 회의록을 빼내 온 것이었다.

세이아나는 김윤중에게서 회의록을 건네받으며 입을 열었다.

“회의록을 얻으러 간 김에 다른 사 물함도 열어 봤나요?”

“물론일세. 대부분이 아공간 보구

라서 우리가 쓸 수 있을 만한 건 거의 없더군. 그나마 가장 안쪽에 있는 사물함에 스킬북이 있길래 가 져오긴 했네.”

김윤중이 아공간 보구에서 스킬북 한 권을 꺼냈다.

불길한 기운이 풀풀 풍기는 검은색 표지의 스킬북이었다.

1급 보관소에 넣은 검은색 표지의 스킬북이라면 세이아나도 알고 있는 물건이었다.

익히는 것만으로도 사용자의 생명 을 갉아먹는 스킬북인지라 너무 위 험한 탓에 봉인된 스킬북이었다.

김윤중 일행도 스킬북의 효과를 읽 었는지 가지고 있기조차 꺼리는 기색이었다.

세이아나는 스킬북을 자신의 아공 간 목걸이에 넣으며 말했다.

“이건 적이 익히든,아군이 익히든 골치 아파지는 물건이에요. 제가 가 지고 있다가 적당한 때를 봐서 처분 할게요.”

“그러게나. 일단은 전설급 스킬북 이니,스킬북 교환권 같은 걸 얻으 면 다른 전설급 스킬로 바꿀 수 있 겠지.”

“얻을 건 다 얻었으니 쉘터 바깥으 로 나가죠. 쓰레기 반출 시간이 언 제인지 알아냈나요?”

“1시간 후에 내보낼 예정이라고 하 네. 그때를 놓치면 한동안 기회는 없을 걸세.”

바빌론에 사는 주민들의 숫자는 십 만 단위가 넘어간다.

그들이 하루에 배출하는 쓰레기의 양은 다른 쉘터와는 비교가 안 된 다.

원래라면 하루에도 몇 번이나 쉘터 바깥의 쓰레기 매립장으로 쓰레기를 배출하는데,요 며칠간 계속 관문을 닫아 놓았다.

바빌론 곳곳에 쓰레기 투기와 주민 들의 불만이 생겨나고 있는 마당이 니 오늘 내로 한 번은 배출을 해야 했다.

세이아나와 김윤중 일행은 쓰레기 속에 숨어서 관문 바깥으로 나갈 예정이었다.

“얼른 준비하죠. 지하감옥 교대시 간이 되면 장로회에서도 군혁이 죽 은 걸 알아차릴 거예요.”

김윤중 일행이 고개를 끄덕이며 짐 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동안 세이아나는 1급 회의록을 펄럭이며 장로회의 봉인석 작전 개 요를 확인했다.

봉인석 작전이 어떤 것인지,기록 된 문구를 면밀히 살피던 세이아나 가 회의록을 접으며 중얼거렸다.

“이건 현이한테 보여 주고 의견을 물어야겠는걸.”

*

그랜드 우드의 영역 2층.

강현 일행이 리버스 마운틴에 들어 온 지도 벌써 2주가 지났다.

그간 리버스 마운틴의 특성에 대해 몇 가지 사실을 알아냈다.

토르족은 드워프 못지않은 기술력 을 가지고 있으며,리버스 마운틴 내의 광산을 유지 및 보수하기 위해 날마다 철광석을 캐내고 있었다. 더불어 보석에 한해서 광적인 집작 을 가지고 있어서,보석을 캐내기라 도 하면 그 날은 모든 일을 제쳐 두고 토르족 전원이 보석세공에 몰 두했다.

그리고 리버스 마운틴 주변에는 사

탕수수와 밀이 자연적으로 자라나기 에 럼주와 빵이 부족할 일은 없었 다.

마롱이 허물 벗는 날이 내일로 다 가오면서 강현과 모랄레스는 따로 자리를 가졌다.

모랄레스는 럼주로 술잔의 먼지를 씻어 내며 강현에게 내밀었다.

“드디어 내일이 결행일이구먼! 성 공을 바라면서 한 잔하세!”

그동안 술이라면 질리도록 마셨다. 술을 즐기려고 마셨다기보단 토르 족의 속을 떠보기 위해 어울려 준 편이었다.

1층에서 요들족이 겉과 속이 달랐 기에 토르족은 어떤가 싶어 유심히 관찰했었다.

그러나 술자리 속에서 알아낸 거라 곤 토르족은 럼주를 2병 이상 마시 면 대자로 뻗는다는 것과 귀마개 관 통 효과를 지닌 코골이를 지녔다는 것뿐이었다.

강현은 술잔을 모랄레스 쪽으로 밀 어내며 사양의 뜻을 전했다.

“술잔은 허물을 얻어 낸 이후에 듣 겠어. 숙취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것만은 피하고 싶거든.”

“껄껄껄! 대장간에서 망치 몇 번 휘두르면 숙취 따윈 싹 날아가는데 말이야!”

“사우나를 빙자한 노동이라면 안 한다고 했을 텐데?”

“딱딱하구만 딱딱해. 자네 성격도 철광석이랑 같이 용광로에 넣어 보 게나. 딱딱한 게 금방 느물느물해질 지도?”

“그리고 담금질을 하면 예전보다 더 딱딱해지겠군. 실없는 얘기는 그 쯤 해 두고 본론으로 들어가지. 마 롱의 비늘로 마롱을 죽일 수 있는 무기를 만들 수 있는 건 확실하겠 지?”

“허허허,이 친구 엄청 깐깐하구먼. 몇 번이나 말했지만 우린 마룡의 레 어 안에 있는 금은보화를 차지하는 게 소원일세. 마음 같아선 우리도 동참하고 싶지만……

“레벨 65수준으로는 발목만 잡을

뿐이야.”

“그리 시원하게 말해 버리니 할 말 이 없구먼.”

모랄레스가 말하는 동안 집중하며 그의 말을 들었는데 노이즈는 섞이 지 않았다.

토르족은 오로지 마룡의 레어 안에 있는 금은보화만을 원하고 있었다.

비늘을 손에 넣어 토르족에게 넘기 고,그들이 만든 무기로 마롱을 처 단하여 레어 안에 들어가는 것.

그게 정말 2층 공략법의 전부일 까?

1층에서도 일이 단순하지 않았던 것처럼,2층에서도 무언가 공략자를 농락하기 위한 함정이 존재할 거다.

아직까진 함정이 어떤 것인지 짐작 조차 가지 않았다.

“비늘을 가져올 때 따로 주의할 점 은 있나?”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빨리 올 라가서,빨리 비늘을 손에 넣고,빨 리 돌아오는 것뿐일세. 저 위의 도 마뱀 녀석은 정상에 발만 들여도 바 로 반응하니까 빨리 다녀오는 것 외 엔 답이 없지.”

“그리 단순하다면 어렵지 않게 가 져올 수 있겠지. 내일 이맘때쯤이면 비늘 위에서 한 잔 걸치고 있겠군.”

“껄껄껄! 자네들이 돌아오길 기다 리며 용광로 열기로 구운 특제 밀떡 을 준비해 놓겠네.”

강현은 내일 리버스 마운틴 정상으 로 갈 준비를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리버스 마운틴 바깥에 소환해 놓은 난장이 하우스로 돌아가려고 몸을 돌렸을 때.

강현의 등 뒤에선 모랄레스가 정색 하며 적을 보듯 강현을 쏘아보고 있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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