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화
“리군혁 지역장,장로회에선 자네 를 믿고 수색 권한을 주었네. 하지 만 믿음의 성과를 내놓질 못하고 있 군.”
아니나 다를까,회의장에 도착하자 마자 사이젠의 힐책이 날아들었다. 수영장에 들어갈 때도 발부터 적시 는 법이거늘,운을 띄우는 것조차 없이 바로 책임을 묻고 있었다.
군혁에게 변명의 여지조차 주지 않 고 책임을 전가할 생각인 것이었다. 군혁은 예상한 바이기에 어렵지 않 게 대응했다.
“아무래도 제 능력이 모자란 것 같
습니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죄 송합니다.”
“세이아나 그년이 탈옥하자마자 관 문을 닫았네. 그 말이 무슨 뜻인 줄 아나? 그년이 아직 쉘터 안에 숨어 있단 걸세. 자네는 독 안에 든 쥐도 못 잡나? 자네의 옷깃에 달아 놓은 지역장 배지는 장식인가 보지?”
“세간에서 절 두고 지역장 중 최약 체라 부른다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이번 일로 저 스스로조차 제 자신의 무능함을 깨달은 참입니 다.”
“알고 있다면 맡은 일을 수행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겠지?”
“네. 저 리군혁은 스스로의 모자람
을 인정하고 지역장 직위를 내려놓 겠습니다.”
“그래,책임을 질 줄 아는…… 응? 방금 뭐라고 했나?”
“지역장의 직위를 내려놓겠다고 하 였습니다. 이 이상으로 책임을 질 수 있는 방법은 떠오르지 않는지라 과감히 받아들이려 합니다.”
장로회로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 었다.
원래라면 지역장 직위를 박탈하겠 다며 으름장을 놓아 군혁을 궁지에 몰아넣으려 했었다.
압박감을 느낀 군혁이 조급하게 수 색작전을 벌이다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면 더더욱 책임을 전가하기 쉬워지고,운이 좋아 세이아나를 잡 으면 사건을 일단락을 지을 수 있으 니 그건 그거대로 나쁘지 않은 결과 였다.
그러나 군혁이 스스로 직위를 놓으 면 이야기가 다르다.
군혁이 자진사퇴하며 일선에서 발 을 빼 버리면 세이아나를 놓친 책임 은 고스란히 장로회가 떠맡아야 한 다.
지역장의 자리가 어떤 자리던가.
모두가 지역장이 돼 보고 싶어서 발발거리는데 이 작자는 스스로 내 놓겠다고 한다.
군혁이 강수를 둠으로 인해 입장이 역전되어 버렸다.
장로회는 고압적인 태도를 거두고 군혁을 설득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 다.
사이젠은 헛기침을 하며 높았던 언 성을 가라앉혔다.
“흠흠,지역장의 직위를 내려놓을 것까진 없네. 다만 수색에 진전이 없으니 분발하란 말을 하고 싶었다 네.”
“제 능력으로는 더 이상 수색을 진 행한다 하더라도 세이아나를 찾지 못할 것 같습니다. 스스로의 모자람 을 인정하고 내린 결정이니 승인해 주십시오.”
“수색에 필요한 게 있다면 지원해 주겠네. 상대는 세이아나일세. 같은 지역장급인 자네 외에 그 누가 그녀 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럼 수색 지휘는 장로회에서 맡 아 주시고,그녀를 확보할 때만 제 가 직접 나서겠습니다. 제 모자란 머리로는 도저히 방책이 떠오르지 않는군요. 장로회 여러분의 연륜 넘 치는 계책을 기대하겠습니다.”
사이젠도 바보가 아닌 이상 군혁의 의도를 모를 리 없었다.
자신을 낮추고 장로회를 한껏 추켜 세워 수색 권한을 떠넘길 생각인 걸 누가 모를까 보냐.
장로회와 군혁이 한창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바깥에서 누군가의 방문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장로들이시여. 본부 경비대장 가 르시아가 세이아나에 대한 단서를 잡았으니 보고하길 바라고 있습니 다. 어찌할까요?”
장로회에게 있어선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었다.
세이아나만 잡는다면 모든 게 해결 된다.
귀찮은 책임전가며,수령의 처분에 대한 두려움을 단번에 날려 버릴 수 있다.
사이젠은 냉큼 가르시아의 입장을 허가했다.
“들여보내거라.”
문이 열리면서 가르시아가 들어왔 다.
장로회는 물론이고 군혁 또한 신경 전을 멈추고 가르시아를 주목했다. 그가 어떤 보고를 하느냐에 따라 향후 장로회와 군혁의 움직임이 달 라지 리라.
가르시아는 가벼운 목례를 하며 인 사를 올렸다.
“경비대장 가르시아. 장로회에 인 사 올립니다.”
“서두는 생략하고 바로 보고하게. 단서라 했는데 어떤 단서를 잡았 나?”
“세이아나가 본부에서 탈출한 경로 부터 되짚어 가던 중 보관소에 이르 게 되었습니다.”
“그걸 누가 모르나? 북쪽으로 도망
간 척하면서 보관소에 들러 아공간 목걸이를 되찾아 갔지 않은가. 그 따위 보고를 하려고 회의를 멈추게 한 건 아니겠지?”
“무,물론 아닙니다. 보관소 소장의 말에 의하면 1급 보관실 물품을 정 리하다가 1급 회의록 몇 개가 사라 졌다고 합니다. 세이아나가 가져간 게 아닐까 싶습니다.”
“1급 회의록이? 어떤 회의록을 가 져갔나?”
“확인 결과 대륙 동쪽 해안 군사 배치를 논한 회의록이었습니다. 하 지만 해당 회의록을 열 수 있는 개 봉의 썰은 그대로 있었습니다.”
“흐음,아직 세이아나는 봉인의 썰
로 잠긴 회의록을 가지고 있다는 얘 기군.”
“그걸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오버로드의 수정에 보구를 먹이면 반경 20km 내에 있는 똑같은 보구 를 찾아낼 수 있다.
바빌론 내에 봉인의 썰을 쓰는 곳 은 커뮤니티 본부밖에 없다.
오버로드의 수정을 들고 시내를 돌 아다니기만 해도 세이아나의 위치를 찾을 수 있다는 소리다.
숨바꼭질은 끝났다.
남은 건 세이아나를 체포하는 것뿐 이다.
사이젠은 망설이지 않고 즉각 명령 을 내렸다.
“그걸 알면 당장 수색에 활용해야 할 것 아니냐! 오버로드의 수정을 총동원해서 쉘터 안을 샅샅이 뒤져 라!”
“그,그게…… 소장으로부터 말을 전해 받고 바로 오버로드의 수정에 봉인의 썰을 먹이긴 했습니다.”
“먹이긴 했다? 먹였으면 찾아야 할 것 아니더냐.”
“이걸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답답하게 굴지 말고 있는 그대로 고하지 못할까!”
“오버로드의 수정에 봉인의 썰을 먹이자마자 본부 바깥에 봉인의 썰 이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그 봉인의 썰이 본부 안으로 운반되 고 있더군요. 아무래도 세이아나가 본부의 누군가에게 서류봉투를 몰래 전달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가르시아가 어렵사리 보고를 올렸 다.
세이아나가 1급 회의록을 몰래 전 달했다는 것.
그것은 곧 누군가가 세이아나의 도 주를 돕고,그 대가로 1급 회의록을 전달받았다는 뜻이다.
본부 안에 배신자가 있다.
일단 장로회는 배신자가 아니다.
1급 보관물 및 기록물을 열람하려 면 장로회의 허가가 필요한데 장로 들은 허가 없이도 바로 열람할 수 있다.
본인들이 회의한 내용을 본인들이 확인하겠다는데 일일이 허가를 내릴 필요가 있겠는가.
때문에 장로회는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배신자 수색을 명할 수 있었 다.
“적은 항상 내부에 있다더니 그 말 대로구나. 배신자부터 찾아라! 세이 아나보다 배신자를 적발하는 것을 우선시하도록!”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아시다 시피 오버로드의 수정은 세세한 위 치까지 알려 주진 않습니다. 배신자 를 색출하려면 건물을 하나하나 이 잡듯 뒤져 봐야 하는데 조직원들의사생활도 있고,인력이나 본부 안의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는 걸 고려하 면……
“가르시아 경비대장. 장로회를 대 표하여 다시 한 번 말하겠네. 세이 아나의 탈주를 돕고 1급 회의록을 빼돌리려는 자가 있네. 세이아나보 다 더 죄질이 나쁜 자이니 모든 병 력을 다 투입해서라도 찾아내게. 배 신자가 세이아나를 숨겨 주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배신자를 잡아내면 세이아나도 찾을 수 있을 걸세.”
“그리 말씀하신다면야……
그리하여 세이아나 수색은 일시적 으로 중지되었다.
커뮤니티 본부의 경비대는 시가지
수색을 중단하고 본부로 복귀하였으 며,숨겨진 1급 회의록을 찾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
커뮤니티 본부 안에 긴장감이 팽배 했다.
세이아나를 탈옥시킨 배신자가 있 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배신자가 누구인지는 모르나 적발 되면 무사하지 못하리라.
본부에서 근무하는 조직원들은 서 로가 서로를 의심하며 최대한 말을 아꼈다.
우선 장로회를 제외한 모든 조직원
들을 본부 바깥으로 내몰았다. 혹시나 아공간 보구에 1급 회의록 을 넣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오버로드의 수정은 아공간 보구 안 에 있는 물건도 감지할 수 있기에 1급 회의록을 가진 자가 바깥으로 나가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가르시아는 마지막으로 군혁을 내 보내며 오버로드의 수정을 확인했 다. 그러곤 사이젠을 찾아가 보고를 올렸다.
“봉인의 썰이 바깥으로 유출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훔쳐 간 1급 회의록은 아직 본부 안에 있습니다.”
“내보낸 경비대를 안으로 들여보내
게. 수색을 시작하지.”
“어느 건물부터 수색할까요?”
“시종 숙소,경비대 숙소,간부 숙 소부터 수색하게. 배신자도 생각이 있다면 기밀문서를 다른 사람이 드 나드는 곳에 숨기진 않겠지.”
“알겠습니다. 다들 움직여라! 다소 기물파손이 있더라도 상관없다! 무 슨 일이 있어도 1급 회의록을 찾아 내라!”
숙소 내의 짐을 바깥으로 들어내며 수색이 진행되었다.
본부 바깥에선 군혁이 부하들과 함 께 대기 중이었다.
군혁이 입에 담배를 물자 그의 디 스트로이가 성냥을 꺼내어 불을 붙여 주었다.
군혁은 연기를 폐 깊숙한 곳까지 밀어 넣었다가 내뿜으며 중얼거렸 다.
“푸우,장로회도 참 머리가 안 돌 아가는군.”
디스트로이가 성냥을 흔들어 불을 끄곤 입을 열었다.
“정말로 배신자가 있을까요? 지역 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누군가가 그녀를 숨겨 주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그녀 혼자서 경비대 의 눈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경비 대는 무능하지 않아.”
“근데 일부러 1급 회의록을 본부에 되돌려보낼 이유가 있었을까요? 배신자가 있다는 사실만 알려 준 꼴이 된 것 같습니다만.”
“우리가 오버로드의 수정을 생각해 냈는데 그녀라고 생각 못했을까? 어 중간하게 숨기느니 본부 안에 숨기 는 게 가장 좋다고 판단했겠지. 가 르시아가 타이밍 좋게 오버로드의 수정에 봉인의 썰을 먹이지 않았다 면 본부 안에 1급 회의록이 되돌아 온 걸 알아차리지도 못했을걸?”
“누가 배신자인진 몰라도 발각되면 볼만하겠군요.”
“푸우,나로선 여러모로 아쉽게 되 겠지만 말이야.”
“아쉽다뇨?”
“혼잣말이야. 신경 꺼.”
의외로 장로회와 경비대는 금방 본 부 바깥으로 나왔다.
사이젠의 손에는 세이아나가 훔쳐 갔던 1급 회의록이 들려 있었다.
1급 회의록을 찾았다는 건 다시 말해 배신자가 누구인지 알아냈다는 뜻이었다.
사이젠은 어이없어 하는 표정으로 1급 회의록을 팔랑팔랑 흔들었다.
“무슨 자신감인지는 몰라도 배신자 는 우리를 바보 취급하는 것 같더 군. 쓰레기통 안에 숨기면 못 찾을 줄 알았나?”
조직원들은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며 침을 삼켰다.
대체 누가 배신자란 말인가.
모두가 긴장하고 있는데 군혁만은 느긋하기 짝이 없었다.
어차피 자신은 아닌데다 누가 배신 자이든 간에 그가 잡히면 세이아나 의 위치도 밝혀질 거고,그리되면 세이아나 탈옥 건으로 장로회가 책 임을 지게 하는 계책도 백지화시켜 야 한다.
군혁은 배신자의 정체보다 다음 계 책을 짜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내 곧 사이젠이 배신자를 지목했 다.
“왜 세이아나가 발각되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는군. 수색을 총괄하는 놈 이 숨겨 주고 있었으니 발각될 리가 있나. 안 그렇나,리군혁?”
배신자로 지목된 자는 군혁이었다.
군혁은 어찌된 일인지 몰라 어안이 벙벙했다.
그가 쥐고 있던 담배에서 기다란 재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투욱 떨어졌다.
“젠장,망할 년이 날 노리고……
동시에 군혁의 뒤통수에 강한 충격 이 가해졌다.
퍼억!
언제 뒤로 돌아와 있었는지 가르시 아가 메이스를 들고 있었다.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 피 묻은 메 이스가 눈앞에 아른거리며 사이젠의 성난 목소리가 귀에 파고들었다.
“놈을 지하감옥에 가둬라! 세이아
나의 위치를 토해 내게 만든 다음에 처벌하겠다!”
*
“으옥,머리가……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군혁은 후두부를 쿡쿡 쑤시는 듯한 통증에 눈살을 찌푸렸다.
눈앞에 쇳내 나는 철창이 드리워져 있었다.
지하감옥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얼마 전까지만 하 더라도 세이아나가 갇혀 있던 감옥 에 자신이 갇히게 되었다.
심지어 갇혀 있던 감방의 위치까지
똑같았다.
정신을 차리자마자 이루 말할 수 없는 굴욕감이 끓어올랐다.
놀아나도 아주 제대로 놀아났다. 풀지도 못할 1급 회의록을 가져간 것도,1급 회의록을 적당한 타이밍 에 본부로 들여보낸 것도 전부 군혁 을 잡기 위한 계책이었던 것이었다.
‘미치겠군. 그년이 뭣 때문에 날 배신자로 만든 거지? 나와 그년 사 이에 접점은 없어. 근데 무엇을 위 해서 날 노린 거냐고. 대체 무엇을 위해서!’ 군혁이 혁명군을 조종하여 그녀의 쉘터를 습격하게 하긴 했다.
하지만 쉘터가 공격당한 게 군혁
때문이라는 걸 알아차리진 못했을 거다.
절대 알아차릴 수가 없다.
그만큼 주의에 주의를 거듭했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조심했다. 자잘한 단서는 있을지 몰라도 그것 만으로는 군혁이 배후라는 것까지 이를 수 없다.
그게 가능하다면 그자는 인간이 아 니다.
괴물이지.
군혁은 스트레스성 호흡곤란을 느 끼며 다급하게 심호흡을 했다.
“후우후우,제길 미쳐 버리겠군. 장 로회 그 치매 걸린 노인들의 눈에는 영락없이 배신자로 보일 텐데……
드러난 정황 말고도 군혁을 의심할 요소는 많다.
사이젠이 세이아나를 죽이자고 했 을 때,인질로 쓰자고 말렸던 게 군 혁 아니던가.
군혁에게 배신자 낙인이 찍힌 지금 에 와선 그때의 말조차 배신의 증거 로 여겨질 것이다.
어떻게든 상황을 반전시킬 요소가 필요하다.
알지도 못하는 세이아나의 거처를 말하라며 고문을 하기 전에 뭐라도 계책을 짜내야 한다.
군혁은 열띤 숨을 흑흑 내뿜으며 냉정을 되찾으려고 애썼다.
허나 시체 냄새와 하수도 냄새 때
문에 짜증만 더해졌다.
그러던 중 별안간 철창 너머로 어 떤 물체가 바닥을 주르륵 미끄러져 오더니 군혁의 감방 앞에서 멈춰 섰 다.
군혁은 물건의 정체를 한눈에 알아 보았다.
‘소리 먹는 오르골? 저게 갑자기 왜 여기에?’ 커뮤니티의 연락책들이 자주 사용 하는 물건인 ‘소리 먹는 오르골’이 었다.
일정 구역 내에 방음 효과를 내는 보구로 소리가 바깥에 새어 나가는 걸 원치 않을 때 쓰는 물건이었다. 소리 먹는 오르골이 감옥 복도 중앙에 놓인 순간.
녹색 액체가 복도를 관통했다.
치이익!
“꾸어어억!”
“그,그년이……. 도,돌아왔…… 간수들의 신음이 들림과 동시에 철 창 너머에서 가느다란 그림자가 드 리 워 졌다.
뚜벅! 뚜벅! 뚜벅!
발소리가 이어질 때마다 그림자가 철창에 가까워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철창 너머에서 그림자의 정체가 드러났다.
나타난 자는 하수구 청소부들이나 입을 법한 방수복을 입고 있었다. 방수복이 자유유영을 가능케 하는 의류 타입 보구라는 건 딱히 중요한 사실이 아니었다.
중요한 건 방수복을 입은 자의 정 체였다.
정체불명의 인물이 방수복을 벗었 을 때.
방수복 사이로 매끄러운 은발이 흘 러내리며 아리따운 미녀의 모습이 드러났다.
군혁은 미녀의 정체를 확인한 순간 오만상을 쓰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세이아나,내게 무슨 원한이 있어 이따위 수작을 부리는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