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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하는 플레이어-227화 (227/381)

227화

마룡이 포효를 하자 벌판 곳곳이 포탄 세례라도 맞은 둣 흙자갈이 크 게 튀었다.

퍼영! 펑! 퍼어엄!

더불어 강현의 시야에는 사방에 투 사체의 궤적이 그려졌다.

포효를 내지른 마롱을 중심으로 수 많은 궤적이 감지되었다.

포효 자체가 공격 스킬로서,보이 지 않는 수백 갈래의 충격파를 내뿜 는 기술이었던 거다.

견제사격 한번 무식하게 하는군. 이왕 이리된 거 공격력을 가늠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강현은 실드를 끌어올리며 빙백검 을 뽑았다.

스릉!

검집과 검날이 매끈한 마찰음을 내 며 발도가 이루어졌다.

푸른 검신이 반원을 그림과 동시에 마나파편이 전방을 향했다.

마나파편과 충격파가 교차하면서 몇몇 덩어리는 엇갈리고,몇몇 덩어 리는 공중에서 격돌했다.

과지직! 콰앙!

마나로 이루어진 투사체끼리 부딪 치자 푸른 불꽃이 튀며 강한 파열음 이 울려 퍼졌다.

얼핏 상쇄된 듯싶었으나 마나파편 은 소멸된 반면,충격파는 소멸되지 않고 격돌 지점을 빠져나왔다.

마롱의 충격파가 지닌 위력이 마나 파편보다 강력함을 의미했다.

강현은 날아드는 충격파를 피해 드 림 윙을 접어 급하강을 꾀했다.

몇몇 충격파는 피했으나 충격파 한 덩어리가 절묘하게 날아들며 강현의 몸에 직격했다.

퍼영!

다행히 실드가 뚫리진 않았다. 그런데 흡수된 데미지를 확인해 본 결과 놀랄 만한 수치가 나왔다.

[흡수 실드 : 7, 000/7, 030]

수백 갈래로 비산되는 충격파 중

고작 하나에 적중당했을 뿐인데 7, 000데미지가 누적되었다.

두 방을 연이어 맞았다면 흡수 실 드가 한계치를 넘어 박살났을 거다. 더군다나 드래곤 최강의 기술인 브 레스는 쓰지도 않았다.

견제용 광역기만으로도 이리 강하 다면 상대하기 쉽지 않을 듯하다. 한편 강현이 날린 마나파편 중 일 부 역시 마롱에게 적중했다.

그러나 마나파편은 마룡의 비늘에 닿는 즉시 별다른 피해를 주지 못하 고 사라졌다.

익숙한 광경이었다.

‘공격력이 높은데다 무적 능력까지 가지고 있군. 통상적인 수단으로 뚫는 건 힘들겠어.’ 리버스 마운틴에 살고 있는 아인족 이 마룡 공략 단서를 쥐고 있을 가 능성이 높다.

강현은 리버스 마운틴 정상에서 벗 어나서 산 아래로 향했다.

마룡의 추격은 없었다.

‘산 정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건가. 활동범위가 정해져 있다면 대책을 세울 시간은 충분하겠군.’

공략에 필요한 2가지 요소 중 하 나에 대해선 대강 파악했다.

이제 나머지 한곳을 알아볼 차례였 다.

강현은 군단의 서 효과로 김혜림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시야가 꺼졌다가 다시 나타나나 싶 더니 발광이끼가 가득 자라나 있는 동굴 안에 도착했다.

동굴의 크기는 사람 서너 명이 나 란히 걸어도 될 정도로 넓었으며, 광산의 갱도처럼 통로에 목조 지지 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통로 벽에는 ‘황록색 발광이끼’가 잔뜩 자라나 있어서 통로 안을 밝히 고 있었다.

김혜림은 갑자기 눈앞에 강현이 나 타나자 반응하지 못하고 강현의 등 에 얼굴을 부딪쳤다.

“아코! 아야야,갑자기 나타나서 깜짝 놀랐네. 산 정상은 어땠어요? 엄청 큰 괴성이 들리던데.”

“성질 나쁜 도마뱀 한 마리가 있었 어. 낮잠 자는 걸 깨웠더니 잠투정 한번 심하게 하더군.”

“5분만 더 자겠다고 소리 지른 것 치곤 상당히 사납던데요?”

“공격력은 7, 000이상,거기에 무적 능력까지 두르고 있어.”

“집에 틀어박힌 백수건달치곤 상당 히 고성능이네요. 아참,공략 열쇠를 쥐고 있을 만한 단서를 찾았어요.”

“이곳 산속에 살고 있는 아인족?”

“어라? 알고 있었네요. 통로 위에 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가 보죠.”

강현 일행은 광산 갱도를 따라 산 속으로 들어갔다.

한참을 걷자 갱도 안쪽에서 망치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투응! 투응! 투응!

망치로 쇳덩이를 두드리는 소리, 정으로 돌 쪼개는 소리,수레차 바 퀴 굴러가는 소리 등.

광산에서 들을 수 있는 모든 소리 가 메트로놈처럼 일정 간격으로 울 려 퍼졌다.

격렬한 박자 속에는 굵직한 노랫소 리가 섞여 있었다.

망치를 드세,곡괭이를 드세,못을 드세.

도끼를 만들고,갑옷을 만드는 긴 팔 대장장이들.

드워프라 부르면 럼주를 주지 않을

걸세.

정을 빌려줄 테니 머릿속 돌덩이에 토르족 세 글자를 새겨 두게.

우리는 60과 70사이에 서 있는 자.

잃어버린 황금을 되찾아 거꾸로 선 산을 치장하고 싶으니 비늘을 주게 나.

통로 안쪽으로 들어가자 산 중심부 에 다다를 수 있었다.

산 중심부는 타원형 형태로 뻥 뚫 린 구조였다.

마치 산 중심부를 통째로 파내어 덜어 낸 듯한 모양새였다.

타원형의 뻥 뚫린 공간 벽에는 수

많은 구멍이 뚫려 있었고,층마다 흔들다리가 설치되어 있어서 마치 거미줄이 겹겹이 쳐져 있는 듯한 착 각마저 일으켰다.

공간 곳곳에선 아인족이 광석을 나 르거나,정으로 바위를 두드리고 있 었다.

겉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긴팔 드워 프였다.

노랫말에 드워프라 부르지 말고 토 르족 세 글자를 기억하라 했으니 토 르족이라 칭하면 될 거다.

산 중심부에 도착한 강현 일행 옆 에서 토르 한 명이 수레를 밀다가 멈춰 섰다.

토르는 빗자루처럼 뻑뻑한 수염에

붙은 풍뎅이를 잡아 입에 넣고 씹으 며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거꾸로 된 산에 손님이 오셨구만! 이 곰팡내 나는 산속에는 무슨 일로 오셨는가?”

사탕마냥 풍뎅이를 씹어 대는 소리 에 김혜림과 루나가 몸서리를 쳤다. 누런 이빨 사이로 삐져나온 풍뎅이 다리 또한 그녀들을 기겁하게 만들 기에는 충분했다.

겉보기에는 적의가 없어 보인다. 하긴 적의가 없어 보였던 건 요들 도 마찬가지다.

신화급 웨이브 내의 아인족을 막연 히 신뢰할 수 없다는 건 앞서 경험 해 본 참이다.

강현은 간파 능력을 유지하며 대화 에 나섰다.

“3층으로 가는 길을 찾고 있다. 알 고 있나?”

“하하,서랍에 1년 동안 방치된 찰 흙 같은 친구구만. 부드러워지려면 물에 넣고 3년은 불려야겠어.”

“장단을 맞춰 주길 바랐다면 미리 양해를 구하지. 토르식 농담은 처음 이라서 말이야.”

“이해하겠네. 맛난 담배도 첫 모금 은 바로 뱉기 마련이지. 3층으로 가 는 길을 물었었나? 그 부분은 치프 에게 묻게나. 손님이 왔는데 수레쟁 이 나부랭이가 붙들고 있어서야 예 의가 아니지.”

토르는 수레 아래에 달린 레버를 당겨 수레를 선로에 고정시켜 두었 다.

차량으로 따지면 사이드 브레이크 역할인 듯했다.

그 후,강현 일행은 토르의 안내를 받아 광산 통로로 들어갔다.

통로를 몇 번이나 오르내리자 산 중심부 최상층에 도착할 수 있었다.

최상층에는 거대한 용광로가 있었 는데 공기가 어찌나 뜨거운지 들어 서자마자 피부가 익는 듯했다. 용광로 주변에선 토르족들이 분주 하게 석탄을 퍼 넣거나,뜨거운 쇳 물을 주형틀에 받아다 모루 위에서 강하게 두드리는 중이었다.

망치 소리가 하도 강하여 장비를 생산하는 공방인 건지,소음을 생산 하는 공방인 건지 구분이 안 갈 정 도였다.

강현 일행을 안내한 토르가 용광로 근처에 있는 덩치 큰 토르에게 달려 갔다.

다른 토르는 모두 신장이 150cm 언저리였는데 그만이 오직 2미터를 넘는 거구였다.

그가 바로 토르들의 치프인 모양이 었다.

치프는 항아리에서 물 한 바가지를 퍼서 몸에 끼얹곤 강현 일행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온 자들아.

곰팡내 나는 산속에 잘 왔네. 몸이 익기 전에 농땡이 피울 건수를 만들 어 줘서 고맙군. 이곳 토르족의 치 프인 모랄레스일세. 그쪽은 이름이 어떻게 되나?”

1층에선 혹여나 뒤따라올 자들에게 이름이 누설될 것을 염려하여 이름 을 밝히지 않았다.

허나 공략한 층이 초기화된다는 걸 안 이상 이름 정도는 밝혀도 되리 라.

편의상 그게 편하고 말이다.

“최강현.”

“최강현 군,개인적으로 밑에 내려 가서 시원한 럼주라도 마시면서 얘 기하고 싶은데 어떻겠나? 불가마 앞에서 짠 내 나는 샤워를 하고 싶다 면 말리지야 않겠다만.”

강현은 열기를 느낀 순간부터 빙백 검을 발동하여 냉기로 몸을 감싸고 있었다.

그러나 강현의 뒤에서 김혜림과 루 나가 땀에 절어선 때 아닌 혹서기 체험을 하는 중이었다.

“강현 씨,내려가서 얘기하는 게 좋겠어요.”

“앗 뜨거! 오빠,손수건이 뜨거워 져서 땀 못 닦겠어!”

찜질방 무료 체험을 할 게 아니라 면 내려가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강현 일행은 모랄레스를 따라 시원 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모랄레스가 안내한 곳은 산 중심부 내벽에 뚫려 있는 어느 커다란 구멍 이었다.

모든 구멍이 통로인 건 아니고 그 중 일부는 토르의 거처로 쓰는 모양 이었다.

구멍 안에는 돌로 만든 침대와 럼 주병으로 가득 찬 선반,바위를 둥 글게 깎아서 만든 테이블,검댕 묻 은 토르족 전용 작업복 따위가 널브 러져 있었다.

모랄레스는 테이블 주변에 널브러 진 빈 럼주병과 작업복을 발로 걷어 내며 세 사람을 들였다.

“들어와서 앉게나. 지저분한 방이 지만 의자 위는 깨끗하니 바지가 더러워질 일은 없을 걸세.”

의자라고 해 봤자 돌덩이를 평평하

게 깎아서 앉을 수만 있게 만들어 둔 것일 뿐이었다.

대화만 나눌 수 있으면 엉덩이를 걸칠 곳이 바위 위든 나무 위든 상 관없다.

강현은 모랄레스의 맞은편에 앉으 며 용건을 꺼냈다.

“앞서 들있겠지만 우린 3층으로 가 는 길을 찾고 있어.”

“월튼에게 들었네. 3층으로 가는 건 쉽지 않지. 정상에 성질 나쁜 도 마뱀 한 마리가 있는 건 알고 있 나?”

“성질 나쁜데다 고성능이기까지 하

더군.”

“럼주가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이 라면,마룡은 신이 휴가 중에 만취 해서 내뱉은 토사물일 걸세. 산 입 구에 세워진 표지판은 봤나?”

“마룡의 레어에서 3층으로 올라가 는 방법을 찾아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

“솔직히 말하면 우린 3층으로 올라 갈 방법이 뭔지 정확히는 모르네. 하지만 레어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는 있지.”

3층으로 올라갈 방법을 모른다는 말에 노이즈는 섞이지 않았다. 요들과 달리 토르족은 올라가는 길 을 모르는 모양이었다.

모랄레스가 땀에 절은 셔츠로 먼지 낀 술잔을 대충 닦으며 강현과 김혜 림,루나에게 각각 한 개씩 나누어 주었다.

강현은 술잔 안에 묻은 검댕을 보 며 입을 열었다.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싶군.”

“마룡은 무적 능력을 두르고 있네. 녀석에게 피해를 입히려면 마롱의 비늘로 만든 무기가 필요하지.”

“마룡을 공격할 수 없는데 공격하 려면 비늘이 필요하다라. 말에 모순 이 있는 것 같다만?”

“하하,성격 급한 친구로군. 말은 끝까지 들어야지. 마룡은 반년에 한 번씩 허물을 벗는다네. 마침 보름뒤가 허물 벗는 날이니 그걸 가져와 주게나. 여태 우리가 몇 번 시도해 봤는데 짧은 다리로는 아무리 뛰어 도 복귀하긴커녕 마롱의 간식이 되 기 일쑤더군.”

“비늘만 가져오면 되나?”

“또 한 가지 말해 둘 게 있네. 혹

시나 일이 잘 풀려서 마룡을 쓰러뜨 리게 되면 레어 안의 황금은 우리에 게 넘기게. 그게 협력 조건일세.”

토르족은 레어 안의 황금을 원하 고,강현 일행은 레어 안에 있을 3 층으로 가는 수단이 필요하다.

노이즈가 섞이지 않았고,서로 동 기도 확실하다.

무조건 한번에 성공해야만 한다.

실패하면 다음 기회가 올 때까지 반년 동안 기다려야 하니 말이다. 보름 동안 뭘 하면서 시간을 때울 지 정해야겠군.

일단 첫날은 럼주로 지친 몸을 쉬 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강현은 검댕 묻은 잔을 모랄레스에 게 되돌려주며 말했다.

“깨끗한 잔은 없나?”

?

카니발 대륙 북부의 외진 산속에 위치한 혁명군의 아지트.

먼 길을 달려 아지트에 도착한 김 윤중은 하마터면 헛숨을 들이킬 뻔했다.

아지트 안의 풍경이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참혹했기에. 아지트 안에 혁명군은 아무도 없었 다.

아니,정확하게 말하자면 ‘살아 있 는 혁명군’은 아무도 없었다고 하는 게 맞을 거다.

김윤중은 아지트 중앙 광장에 쌓여 있는 시체 더미를 앞두고 모자를 꾸 욱 눌러썼다.

“젠장,내 전언은 무시당한 건가.”

시체 더미 앞에는 종이 한 장이 단검에 의해 바닥에 꽂혀 있었다. 이곳을 습격한 자들이 조롱을 하듯 남겨 둔 것이었다.

종이는 김윤중이 혁명군 아지트를 향해 날린 종이전서구로,혁명군을 향한 전언이 적혀 있었다.

[니케는 사망했다. 줄리안 사건의 생존자들은 배신자다. 당장 아지트 를 버리고 흩어져라.]

미리 경고를 했건만 무시하고 버티 다가 일거에 몰살당한 듯하다.

습격당한 이후로 꽤 시간이 지난 것 같다.

시체의 상태로 보건데 죽은 이후로 한 달 정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시간상 니케가 죽은 직후에 습격 을 당한 셈이군. 니케가 이용가치가 없어지자마자 습격을 했다고 보면 되나.’

니케의 죽음에 맞춰 혁명군을 쳤다 는 건 니케의 상황을 손바닥 보듯 훤히 보고 있었다는 게 된다.

커뮤니티의 누군가가 니케를 이용 하고 있었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모든 게 강현의 예상대로 홀러가고 있었다.

김윤중이 잿더미가 된 아지트를 살 펴보고 있을 무렵.

갑자기 그을린 폐허 속에서 일련의 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래 걸렸네,김윤중. 기다리고 있 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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