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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하는 플레이어-225화 (225/381)

225화

요들의 축객령에 마나를 불어넣자 카드에서 불그스름한 빛이 새어 나 왔다.

동시에 팡이 땅에 꺼지듯 사라졌 다.

지금쯤 숲 밖으로 추방당하여 숲 입구의 땅바닥에서 마비당한 몸을 뭉그적거리고 있을 거다.

팡의 보금자리에서 떨어져 나무 아 래로 내려가자 김혜림,루나,지트가 각각 다른 나무에서 내려왔다.

각각의 손에는 요들에게서 얻어 낸 요들의 축객령을 쥐고 있었다. 강현은 요들의 축객령을 바지 주머니 깊숙이 넣으며 말했다.

“요들이 가진 카드를 모두 회수하 고,회수하는 카드로 즉시 추방하도 록 해. 그러면 빼먹는 일 없이 모두 회수할 수 있을 테지.”

“한 명도 빠짐없이 추방하는 거 맞 죠?”

“그래. 한 명도 빠짐없이.”

“회수한 카드의 배분은요?”

요들숲을 벗어나면 무용지물인 카 드이지만 해체하면 상당량의 CP를 얻을 수 있다.

머릿수대로 분배할 건지,항상 하 는 것처럼 기여도 순으로 분배할 건 지 묻는 것이었다.

기여도로 따진다면 작전을 떠올린

강현이 6, 연기를 펼친 김혜림과 루 나가 각각 2씩 분배하면 될 거다. 강현은 경쾌하게 검갑을 튕기며 입 을 열었다.

“먼저 주운 사람이 임자인 걸로 하 지.”

“어라? 분배만큼은 칼같이 하시더 니 오늘은 웬일이래요?”

“식당 장사가 잘돼서 인심 좀 쓰고 싶어지더군.”

“요리가 아니라 무기를 만들었잖아 요. 이상한데서 자신감 가지지 마요. 부엌은 출입금지예요.”

“2층 출입금지를 풀어 주면 부엌 출입금지도 풀어 주나?”

김혜림은 종말을 앞둔 것마냥 세상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2층 출입금지가 풀린다는 것이 의 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랬다간 강현이 부엌에 출 입하게 될 거고,난장이 하우스는 덱스터의 실험실이 될지도 모른다. 김혜림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 다.

“못 들은 걸로 할게요. 카드 회수

나 마저 하죠.”

이후에 요들의 보금자리를 일일이 찾아가서 요들의 축객령을 회수하 고,마비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요들 을 추방시켰다.

30마리에 달하는 요들이 모두 추

방되면서 요들의 마을에 정적이 찾 아왔다.

축객령 카드는 강현이 9장,김혜림 이 8장,루나가 7장,지트가 6장을 회수했다.

강현은 요들의 축객령을 바로 해체 하진 않았다.

“아직 쓸 곳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챙겨 둬.”

“주군,제 카드는 주군께서 가지고 계십시오.”

“지트,네 건 내가 가지고 있는 게 낫겠지. 소환석 상태로 되돌아가 있 어.”

“알겠습니다. 또 시키실 일이 있으 면 불러 주십시오.”

지트를 소환석 상태로 되돌린 강현 은 김혜림과 루나에게 따라오라고 손짓을 했다.

“지금부터 숲 입구로 간다.”

“가서 바로 협상할 거죠?”

“그래야지.”

요들의 무력이 레벨 40? 50대 몬스 터 수준이라 해도 밤에는 무적 능력 이 있다.

원래라면 동이 틀 때까지 기다렸다 가 검으로 위협해야 한다.

허나 강현은 더미를 먹일 때 ‘또 하나의 계책’을 부려 두었다.

굳이 동이 틀 때까지 기다리지 않 고 바로 협상할 수 있게 해 줄 비 책을 말이다.

숲 입구에 다다르자 숲 바깥에서 수십 명의 요들이 하나둘 몸을 일으 키고 있는 게 보였다.

요들들은 목구멍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속을 게워 냈다.

“우에엑! 허억허억,망할! 망할!”

위액에 뒤섞인 더미 조각이 바닥에 떨어지며 부침개 반죽마냥 철퍼덕 흩어졌다.

더미의 외형은 살점과 비슷하지만 구성물은 엄연히 무기물이다.

소화가 안 되는데다 독버섯가루가 듬뿍 배어 있으니 억지로라도 토해 낸 것이었다.

요들들은 손을 오므렸다 펴며 마비 가 풀린 걸 확인하곤 팡을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까망까망에게 속았어. 죽은 척하 고 우리한테 엿 같은 걸 먹였다고.”

“어떻게 할까? 까망까망은 전부 알 아차렸어. 이제 사육 그만두고 전부 죽여 버리자.”

“데일리 네도 죽여?”

“다 죽여.”

“걔들은 수시로 도시락을 공급해 줘서 좋았는데 아쉽네.”

“몰래 숲으로 돌아가서 녀석들이 방심하고 있을 때 머리를 깨 버리 자.”

“킥킥킥,움직일 거면 빨리 움직이 자고. 까망까망이 오기 전에 2층으 로 가야 해.”

요들들이 소매로 입가의 타액을 닦 은 후 신속하게 움직였다.

어두운 나무 그림자 속에 있던 강 현이 걸음을 멈췄다.

저놈들이 분명 2층이라고 말했다. 저 녀석들 지금 바로 2층으로 갈 셈인 건가.

강현은 팔을 옆으로 뻗어 김혜림과 루나에게 정지 신호를 보냈다.

당장 숲 밖으로 나가는 것보다 요 들들의 행방을 추적하는 것이 더 좋 을 듯했다.

요들들이 향하는 곳은 숲에서 흘러 나오고 있는 냇가였다.

그들은 냇가에 다다르자마자 망설 임 없이 깊은 물속을 향해 뛰어들기 시작했다.

텀벙! 텀벙! 텀벙!

물속에 들어간 요들이 다시 떠오르 는 일은 없었다.

이윽고 모든 요들이 물속에 들어가 면서 자취를 감췄다.

요들의 행동에서 강현은 1층의 진 짜 공략법을 눈치챘다.

“요들에게 알아내라는 게 이런 의 미였나.”

요들들에겐 추방당해도 다시 요들 의 숲으로 돌아올 방법이 있는 듯하 다.

그 방법이 2층으로 올라갔다가 다 른 길로 숲에 들어오는 것이고 말이 다.

즉 요들을 위협하여 길을 알아내는 게 아니라 추방시켜서 2층으로 가게 하고,그 뒤를 쫓는 게 진짜 공략법 이었던 거다.

요들숲 공략법의 진실에서 신화급 웨이브의 공략 방식을 짐작할 수 있 었다.

‘신화급 웨이브는 안에 살고 있는 종족을 이용해서 공략해야 되나 보 군.’

나무표지판에 요들의 숲 공략법이 라 적혀 있어서 감쪽같이 숲 안에 길이 있을 거라고만 생각했다.

설마 2층으로 가는 길이 숲 바깥 의 냇가에 있었음을 누가 짐작할 수 있겠는가.

강현 일행은 숲 바깥으로 나가서 요들이 했던 것처럼 냇가에 뛰어들 었다.

물속에 들어가자 몸이 일정 깊이까 지 가라앉았다,몸이 다시 떠오르려 던 찰나.

수중에서 소용돌이가 생겨나더니 강현 일행을 빨아 당겼다.

강현은 피어오르는 물거품 속에서 눈을 살며시 떴다.

소용돌이 아래로 마나기류가 휘몰 아치고 있는 게 보였다.

이내 곧 몸이 마나기류 속으로 빨 려 들어가면서 물 밖의 공간으로 빠 져나왔다.

빠져나온 곳은 나선 계단으로 이루

어진 계단 통로였다.

특이한 건 올라가는 길만 있고,도 로 내려가는 출구가 없다는 점이었 다.

신화급 웨이브 내에선 올라가는 길 과 내려가는 길이 따로 존재하는 모 양이었다.

강현 일행이 나타나자 계단을 오르 던 요들들이 걸음을 멈췄다.

“까망까망 녀석들이 여기까지 쫓아 왔어!”

“벌써 쫓아왔다고? 이제 어떻게 해?”

“어떻게 하긴. 제 발로 숲에서 나 와 준 거잖아. 계단에서 벌이는 만 찬도 나쁘진 않겠지.”

달빛만 들지 않을 뿐 아직 밤인 건 여전하다.

요들숲의 시간으로 아침이 오지 않 는 이상 요들의 무적 능력은 유지된 다.

되돌아 나갈 길이 없는 좁은 통로 라면 요들들도 싸울 만하다.

무적 능력을 방패 삼아 강현 일행 의 실드가 걷힐 때까지 공격하면, 아침이 오기 전에 잡아먹을 수 있 다.

요들들이 쉰내 나는 아가리를 쩍 벌리고 강현 일행을 향해 달려들었 다.

저레벨 몬스터가 흔히 가지고 있는 조잡한 무기조차 없이 맨몸으로 공격에 나설 모양이었다.

강현과 김혜림,루나의 실드라면 동이 틀 때까지 맞아도 풀리지 않을 거다.

허나 실드로 막을 필요조차 없었 다.

강현은 성난 원숭이 떼마냥 달려오 고 있는 요들들에게 무심히 한 마디 날렸다.

“시간 다 됐군.”

요들 무리의 최후방에서 강현 일행 을 습격하려던 팡은 믿지 못할 광경 을 목격했다.

분명 인간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 다.

그런데 요들들이 선두에서부터 차

례차례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게 아 닌가.

“쿨력! 쿨럭쿨력!”

“끄르륵!”

“커헉! 컥컥!”

왜…… 왜 다들 쓰러지는 거야?

인간들은 계속 계단 아래에서 가만 히 있었어!

아무것도 안 했는데 왜 우리만 당 하고 있는 거냐고!

팡은 쓰러지는 요들들을 보다가 저 도 모르게 기침을 했다.

“쿨력!”

무의식중에 손으로 입을 가렸는데 손바닥에 진득한 것이 묻어 나왔다. 발광이끼의 불빛에 비춰 본 결과 핏덩이가 한 움큼 묻어 있었다. 더불어 눈앞이 핑핑 돌기 시작했다.

어? 어라? 어째서 계단이 일어나 는 거지?

아니…… 내가 쓰러지고 있는 ㅋ??????.

투응!

강현은 계단 가득 쓰러진 요들의 시체를 유유히 지나치며 로브 안주 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러곤 해독 포션 하나를 꺼내어 포션병을 좌우 로 흔들며 말했다.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도 없이 끝 났군.”

더미에 마비 독버섯만 섞어 둔 게

아니다.

검은뿔버섯이라는 독버섯도 섞어 뒀었다.

검은뿔버섯에는 맹독이 있는데,중 독 즉시 죽는 독이 아니라 잠복성 맹독이라 몇 시간 뒤에야 효과가 나 타난다.

검은뿔버섯에 중독당하면 금세 얼 굴에 보랏빛 점이 우수수 생겨나서 금방 알아차릴 수 있는데다,싸구려 해독 포션으로도 해독할 수 있어서 공략자들에겐 별 위협이 되지 않는 버섯이다.

그러나 피부가 원래 보랏빛이고 해 독포션도 없는 요들에겐 이만한 무 기가 없다.

김혜림과 루나가 강현을 따라 요들 의 시체를 지나쳤다.

김혜림은 죽은 요들의 얼굴을 스치 듯 흘끔 보며 입을 열었다.

“정말 중독된 티가 안 나네요. 검 은뿔버섯의 효과는 어떻게 알았어 요?”

“너 샹데르에 있는 놀숲이란 헌책 방에서 책 샀지?”

“네.”

“내가 거기서 너보다 책을 세 배는 더 샀을 거야.”

처음 계획으론 해독포션을 미끼로 협상을 하여 정보를 끌어내려고 했 다.

동이 틀 때까지 기다렸다가 위협해

서야 어느 세월에 정보를 끌어내겠 는가.

기다리다 날 샌다는 말을 실제로 겪는 건 사양이다.

언제 세븐즈 교의 얼간이들이 방해 할지 모르는 거고 말이다.

그래서 준비한 게 검은뿔버섯이었 다.

독에 중독된 요들들을 상대로 해독 포션을 주는 대가로 정보를 끌어내 려 했었다.

그러나 요들들이 제 발로 2층으로 이동한 덕에 협상테이블에 앉지 않 고도 목적을 달성했다.

한참 동안 계단을 오르자 2층으로 들어가는 문 앞에 다다랐다.

문 앞에는 장승과 비슷한 형태의 석상이 세워져 있었다.

석상 앞면에는 기다란 문구가 새겨 져 있었다.

[그랜드 우드 1층 토템]

-토템에 ‘요들의 축객령’을 넣으면

1층 공략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넣을 수 있는 ‘요들의 축객령’은 한 사람당 1장입니다. (한 사람이 2장을 넣어도 보상은 하나만 나오니 대신 넣어 주지 말고 무조건 직접 넣으십 시오.)

-보상을 받은 자가 2층에 들어서 면 1층은 초기화되어 다른 필드로 바뀝니다. 초기화가 진행되면 필드에 남아 있는 자는 모두 사망하게 됩니다.

-만약 남은 동료가 있다면 동료가 올 때까지 기다리든지,아니면 보상 을 받지 않고 다음 층으로 넘어가면 됩니다.

신화급 웨이브에선 층을 공략한 이 후에 따로 전리품이 지급되는 형식 을 취하고 있었다.

더불어 전리품을 지급 받고 다음 층으로 가면 공략한 층은 초기화되 는 구조였다.

세이아나가 말한 공략한 층은 초기 화된다는 게 토템을 두고 말한 것인 듯하다.

1층에는 세븐즈 교 사제들이 남아 있다.

보상을 받고 2층에 들어서면 세븐 즈 교 사제들이 죽는다.

강현은 일체 고민 없이 요들의 축 객령을 토템에 넣었다.

“공략할 생각이 없으면 들어오질 말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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