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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하는 플레이어-205화 (205/381)

205화

사정이야 어떻든 연락하게 놔둘 순 없다.

빙백검의 빙결 오오라가 작용하면 서 소리잔을 쥔 사내의 손이 얼어붙 었다.

동상으로 인해 손에 감각이 없어지 면서 사내가 소리잔을 떨어뜨렸다.

“크윽…… 손이……

“놈의 검에 빙결 효과가 있으니 주 의하라고 했잖아! 동상 치료 포션을 써!”

동상 치료 포션까지 준비해 온 것 에서 강현을 노리고 온 게 명백해졌 다.

뿐만 아니라 마나폭검을 경계하듯 일찌감치 흩어지고 있었다.

강현이 전투를 벌일 때 먼저 빙결 오오라와 마나폭검으로 적의 움직임 에 족쇄를 거는 전략을 사전에 숙지 해 둔 듯한 움직임이었다.

‘나에 대해서 아는 놈이군. 내 주 변에 배신할 사람은 없고……. 나와 싸운 놈들 중에서 살아남은 자 같은 데 말이지. 정확한 건 이놈들을 쓰 러뜨리고 물어보면 되겠지.’

소리잔으로 동료를 부르는 건 미연 에 차단했다.

거기에 세 사내 모두 강현과 맞서 싸운다기보단 물러나기 위해 조금씩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강현의 실력을 알고 있기에 나오는 행동이었다.

저희들 세 명으론 상대가 되지 않 을 테니,두 명이 희생하더라도 한 명은 도망치게 해 줄 생각이리라.

한 명이라도 살아남아서 지하 1층 으로 되돌아가면 저희들의 동료들에 게 강현의 위치를 알릴 수 있으니 말이다.

도망치게 놔둘까 보냐.

강현은 발끝에 힘을 주며 강하게 바닥을 박찼다.

동시에 빙백검을 검집에 넣고 아공 간 주머니에서 몽환검을 꺼냈다.

‘환영검 발현.’

속으로 환영검의 이미지를 그리며

마나를 운용하자 머리 위로 두 자루 의 환영검이 생겨났다.

강현은 환영검에 엘레멘탈 웨펀 수 속성을 부여한 후 양쪽 측면으로 날 렸다. 그러곤 자신은 정면에서 6시 방향의 문으로 빠져나려는 사내에게 접근했다.

가까스로 손에 동상 치료 포션을 뿌려 서리를 걷어 낸 사내는 접근해 오는 강현을 보고 기겁했다.

“이런 썩을! 뭐 이렇게 빨라!”

강현의 시선을 분산시키려고 측면 으로 빠졌던 자들이 각각 모닝스타 와 메이스를 들었다.

“빌어먹을! 도주로부터 끊을 작정 인가 봐! 오르사를 지켜야 해!”

사내들이 오르샤란 자를 지키려고 움직이려던 찰나.

강현이 날린 환영검이 날아들었다.

사내들은 각자 환영검을 쳐내고자 무기를 휘둘렀다.

그러나 환영검이 코앞에서 또 한 번 가속을 하면서 모닝스타와 메이 스가 가속하기 전에 경합 지점을 앞 당겨서 부딪쳤다.

카강! 카앙!

카니발에 와서도 검술 수련과 이미 지 트레이닝을 계속 해 왔던 강현이 다.

이제는 환영검에도 제국검술의 묘 리를 더할 정도로 수준이 올라가 있 었다.

환영검이 절묘하게 다른 사내들을 저지하는 사이,강현은 오르사에게 몽환검을 내리쳤다.

도주만 생각하고 있던 오르사에게 강현의 공격을 막아 낼 재간이 있을 리 없었다.

어영부영 무기를 들며 실드를 끌어 올리는 게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의 대응이었다.

그랜드 소드가 부여된 몽환검은 건 물 철거에 쓰이는 철구마냥 오르사 의 검과 실드를 짓뭉개며 그의 몸을 양단했다.

쩌적!

오르사의 몸이 톱에 썰린 통나무처 럼 거칠게 잘려 나갔다.

오르샤를 처리하는 와중에도 강현 은 양쪽 측면의 환영검을 조종하고 있었다.

동시에 여러 일을 처리하는 데엔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강현의 집중력은 막 깎아 낸 연필처럼 첨예하기 그지없 었다.

두 개의 환영검은 두 사내와 두 번째 경합을 이루는 중이었다.

캉! 카가각!

첫 번째 경합으로 수룡의 낙인이 새겨져 있는 마당에 두 번째 경합이 이루어졌다.

엘레멘탈 수 속성 효과가 발동하면 서 두 사내의 마나가 일시적으로 동결되 었다.

멀쩡하게 잘만 운용되던 마나가 움 직이질 않으니 혼란이 올 수밖에 없 었다.

“마나가 끊겼어! 이런 썩을! 무슨 조화를 부린 거…… 끄악!”

당황하는 사이 환영검이 메이스를 쓴 자의 실드를 두드렸다.

관통 스텟의 효과로 인해 데미지가 실드를 무시하고 안쪽에 전해지면서 사내의 목에 붉은 선이 일어났다. 붉은 선은 크게 벌어지더니 뜨거운 피를 쏟아 내며 그와 함께 사내의 목 또한 떨어졌다.

남은 건 모닝스타를 든 사내뿐이었 다.

그제야 강현은 몽환검을 늘어뜨렸 다.

몽환검의 길이가 길다 보니 자연스 럽게 검 끝이 바닥에 끌렸다.

〔〔 仁:〔 C:

강현은 단순히 접근을 위해 이동하 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모닝스타를 든 사내에겐 육 중한 기요틴이 의지를 가진 양 자신 을 사형시키러 오는 것처럼 느껴졌 다.

사내는 발악하듯 모닝스타를 마구 잡이로 휘둘렀다.

“오,오,오지 마! 오지 말란 말이 야!”

모닝스타는 원심력이 생명인데 원

심력은 고사하고 힘조차 제대로 실 리지 않았다.

모닝스타 끝에 매달린 철구가 불규 칙하게 휘둘리면서 사내도 덩달아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거렸다. 모닝스타를 휘두르는 게 아닌,모 닝스타가 사내를 휘두르는 꼴이었 다.

강현은 직접 몽환검을 휘두를 것도 없이 턱 끝을 까딱여서 환영검을 움 직였다.

허공에 떠 있던 환영검이 유려하게 곡선을 그리며 모닝스타의 쇠사슬 부근을 잘라 냈다.

뎅겅! 투응!

쇠사슬 끝에 묶여 있던 철구가 바

닥에 떨어지며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현은 모닝스타 손잡이만 들고 멀 뚱히 서 있는 사내에게 몽환검을 들 이밀고 말했다.

“몇 가지만 묻지.”

“다,다,닥쳐라. 목에 칼이 들어와 도 커뮤니티의 잡견 따위에게 내뱉 을 말 따윈 없다!”

“내가 말끝에 부탁드립니다란 말을 붙였던가?”

강현은 손목을 틀어 몽환검을 사선 으로 그었다.

몽환검이 사내의 손에 부딪쳤다.

관통 스렛의 효과를 발동할 것도 없었다.

단순 무력만으로도 사내의 실드가 부서지며 몽환검의 검날이 사내의 손을 잘라 냈다.

푸확!

사내의 손이 덩그러니 잘려 나가며 바닥에 떨어졌다.

사내는 무릎을 꿇고 잘린 손목을 움켜쥐며 앓는 소리를 내었다.

“어어억. 어어어…… 손이…… 내 손이!”

강현은 재차 사내의 목에 몽환검을 들이댔다.

그랜드 소드 겉면에 묻은 핏방울이 검신을 타고 흘러내렸다.

검 끝에 맺힌 핏방울이 한 방울씩 또옥또옥 떨어져 내리면서 사내의 옷자락에 얼룩을 만들었다.

사내의 얼굴에서 그나마 남아 있던 분노마저도 사라지며 겁에 질린 표 정이 되었다.

어차피 핏방울에 씻겨 내려갈 정도 의 옅은 분노에 불과했다는 뜻이었 다.

강현은 서열 정리가 된 것을 느끼 며 입을 열었다.

“너희가 누구인지부터 말해.”

사내는 어물거리며 입을 달싹였다.

강현이 정보를 필요로 하는 만큼 자신에게도 기회는 남아 있다고 생 각하는 것이었다.

힘겹게 마음을 다잡은 것 같지만 그래 봤자 모래성에 불과했다.

물 한 방울,아니 이번 경우엔 피 한 방울로도 무너져 내릴 나약한 모 래성이었다.

또옥!

몽환검 끝에서 흘러내린 핏방울이 어깨를 두드리자,기겁하며 조금씩 정보를 토해 내기 시작했다.

“너희 커뮤니티를 칠 세력이라면 혁명군 말고 더 있겠느냐.”

“혁명군? 혁명군이 날 칠 이유 같 은 건 없을 텐데? 줄리안의 마음이 바뀌었나 보지?”

“무슨 헛소리를! 쥬,줄리안 수장 은 네놈과 세이아나가 죽였지 않느영문 모를 소리를 하는군. 줄리안과 싸우긴 했다만 피를 보는 일은 없었어.”

“거짓말을 줄줄이 내뱉는구나. 하 늘이 알고,땅이 알고,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발뺌할 셈이냐?”

“나로선 거짓말을 해서 이득 볼 게 없다만.”

“지역장과 붙어 다니는 것만 봐도 모든 게 명백한데 되도 않은 거짓말 을 하는구나.”

원래라면 전설급 웨이브 공략 이후 에 세이아나가 커뮤니티를 탈퇴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잘 풀려서 지역장 지위를 유지하게 되었다.

그간 상황이 얽히고설켜서 혁명군

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된 것이다. 한낱 조직원이 이토록 잘못된 정보 를 맹신하고 있다면 다른 자들은 말 할 것도 없다.

강현은 잘 알고 있다.

한 일을 증명하는 것보다,하지 않 은 일을 증명하는 게 더 어렵다는 것을.

‘정말 안 훔쳤니? 부족한 건 죄가 아냐. 하지만 거짓말을 하는 건 평 생 죄가 된단다. 다른 사람에겐 말 안 할 테니까 선생님에게 말하렴.’

‘재 또 1등이래. 발표하는 거 보니 까 논문 짜깁기 한 것 같은데 교수 가 눈이 삐었나 봐. 본인은 안 베꼈 다는데 졸라 웃기지 않냐? 저러니까 아웃사이더지.’

안 한 것을 했다고 말하라고 강요 당하는 것도 지겹다.

오랜 경험으로 보건데 한번 인식이 박히면 사람들은 어떻게 증명하든 믿지 않는다.

예전에는 어떻게든 해명하려다가 변명 취급당하기 일쑤였다.

허나 지금에 이르러서 구질구질하 게 변명할 생각은 없다.

그것만큼 비효율적인 것은 없기에. 혁명군이라도 예외는 아니다.

적이 나를 적으로 여긴 이상 나 또한 적을 적으로 여길 뿐이다. 강현은 몽환검을 높이 치켜 올렸 다.

몽환검의 검신에 묻은 핏물이 역류 함과 동시에 강현이 입을 열었다.

“내 말을 못 믿겠다면 줄리안에게 가서 직접 묻도록.”

스스로 명을 재촉한 이에게 기회를 줄 성싶더냐.

몽환검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사내 의 몸이 세로로 쪼개졌다.

강현은 세 구의 시체를 구역 구석 으로 옮기며 머릿속으로는 계산에 들어갔다.

‘나와 세이아나가 줄리안과 헤어질 때만 하더라도 줄리안은 살아 있었 어. 줄리안이 죽었다면 우리가 떠난 후에 죽있겠지.’

강현이 아닌 다른 사람이 줄리안을

죽인 것만은 틀림없다.

CP를 노린 강도 따위에게 당할 자 는 아니다.

줄리안을 죽일 만한 무력을 갖춘 세력이라면 커뮤니티밖에 없다.

‘줄리안을 죽이고 혁명군에 내가 죽인 것처럼 누명을 씌운 건가. 커 뮤니티는 혁명군에 밀정을 상당수 심어 두었어. 정보 조작쯤은 얼마든 지 할 수 있겠지. 수장이 누군지는 몰라도 머리가 나쁘군.’

본인들도 커뮤니티에 밀정을 심어 두고 정보 조작을 하고 있다.

허면 역으로 당할 수도 있단 걸 염두에 두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러나 이제 와서 엎질러진 물을 담을 순 없는 노릇이다.

모조리 쓸어버릴 수밖에.

몽환검을 도로 넣고 빙백검을 꺼내 려던 때.

강현의 머릿속에 기발한 아이디어 가 떠올랐다.

‘당장 쓸어버리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군. 이용할 수 있는 건 이 용해 줘야지.’

강현은 2-J구역의 벽을 더듬으며 한 바퀴 빙 돌았다.

벽 중에서 유달리 돌출된 부분이 있었다.

돌출된 부분만 놓고 봐도 성인 장 정의 팔뚝만 한 크기였다.

'이만한 크기면 충분하겠지.’

강현은 돌출된 돌을 잘라 내어 남 아 있던 실버 카드를 꺼냈다. 그러 곤 실버 카드의 크기를 가늠하여 똑 같은 크기로 돌을 잘라 내기 시작했 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강현은 실버 카드 크기의 사각형 석제 카드를 수 십 개나 만들어 냈다.

카드의 면적은 실버 카드의 크기와 똑같게 깎아 내되,두께는 실버 카 드의 절반 정도로 얇게 도려냈다. 작업을 마친 강현은 소환석을 꺼내 서 라이를 소환했다.

라이는 이번에야말로 루나가 있지 않을까 싶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냐? 냐?”

“아직 루나랑 합류 안 했어.”

“끼잉,

“됐고,여기서 대기해. 잠깐 일 좀 보고 올 테니.”

“냐',

뭘 하려는지는 몰라도 대기하라니 대기해야지.

라이는 뒷발로 귀를 긁다가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며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라이에게 있어 대기하라는 건 곧 자고 있으라는 말이나 마찬가지였 다.

소환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콧김을 슝슝 내뱉으며 눈을 감고 있 었다.

그동안 강현은 석제 카드를 아공간 주머니에 쑤셔 넣으며 1-J구역으로 내려가는 문을 열었다.

‘이제부터 혁명군 녀석들에게 카드 노가다를 시켜 보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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