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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하는 플레이어-201화 (201/381)

201 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트럼프의 특성을 띤 몬스터들이 소환되는 미 궁인 듯하다.

반사 실드나 공격무효화 능력이 있 는 건 아닌 것 같다.

‘1-A구역 공략법만 나와 있지 다 른 힌트는 하나도 없군. 여기부터 클리어하면 공략과 관련된 다른 정 보를 얻을 수 있겠지.’

잠시 기다리자 바닥에서 아지랑이 가 피어오르더니 네 마리의 몬스터 가 솟아나듯 나타났다.

몬스터는 하나같이 리자드맨의 모 습의 띠고 있었다.

네 마리 중 세 마리는 붉은 비늘 의 리자드맨이었으며,한 마리는 검 은 비늘의 리자드맨이었다.

붉은 비늘은 트럼프에서 하트와 다 이아의 색을 본뜬 것이고,검은 비 늘은 클로버와 스페이드의 색을 본 뜬 것이리라.

어떤 리자드맨이 어떤 문양의 특성 을 가지고 있는지 구별하는 건 어렵 지 않았다.

리자드맨의 비늘 모양이 트럼프 문 양을 닮아 있었다.

하트 모양 비늘이 다닥다닥 붙은 것이 하트 리자드맨,다이아몬드 모 양 비늘이 다닥다닥 붙은 것이 다이 아 리자드맨일 거다.

비늘끼리 완전히 딱 들어맞는 건 아니고 비늘 위에 비늘이 겹겹이 붙 음으로서 여백을 메우고 있었다. 그로 인해 비늘이 고슴도치 가시마 냥 삐죽삐죽 튀어나와 위협적인 외 견을 이루고 있었다.

‘문양까진 알아보겠는데 숫자를 구 별할 방법이 보이지 않아. 숫자는 직접 맞부딪치면서 확인하라 이거 군.’

소환된 트럼프 리자드맨들은 기다 란 창을 들고선 샛노란 눈을 번뜩였 다.

“셰에에엑.”

앞으로 툭 튀어나온 주둥이에서 바 람 새는 듯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동시에 트럼프 리자드맨들이 강현 을 향해 창을 내질렀다.

기껏 해야 스텟 조금 높고,부활 몇 번 하는 능력이 전부다.

강현에겐 그다지 어려운 난이도가 아니었다.

강현은 빙백검을 뽑으며 빙결 오오 라를 활용했다.

쩌저적!

달려들던 트럼프 리자드맨들은 별 안간 균형을 잃고 허우적거리다가 앞으로 엎어졌다.

어느덧 트럼프 리자드맨들의 발이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강현은 빙백검에 그랜드 소드를 부 여하며 넘어진 트럼프 리자드맨을 차례차례 베어 냈다.

관통 스렛의 효과로 실드가 있건 말건 트럼프 리자드맨의 목이 베여 나갔다.

컨베이어 위를 지나가는 부품에 나 사를 조이듯 단순한 작업이 반복되 었다.

그 와중에도 강현의 머릿속은 던전 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투 페어 효과로 1.2배 강화되었다 지만 공략법이 너무 단순해. 강제 클리어만 있을 뿐이지 난이도는 S랭 크 수준이야. 아직 지하 1층이라서 쉬운 건가.’

모든 트럼프 리자드맨을 베었고, 개중에 하트 리자드맨들은 목이 베인 절단면으로부터 유백색 액체가 돋아나 새로이 머리를 이루었다. 흡사 신화 속 히드라가 머리를 재 생시킬 때 이러지 않았을까 하는 기 분이 들게 하는 광경이었다.

그래 봤자 어쩌겠는가.

몇 번을 부활하든 기본 바탕이 약 해서야 싸움이 되지 않는다.

하트3 리자드맨은 세 번을 더 죽 여야 했고,하트7 리자드맨은 일곱 번을 더 죽여야 했다.

잠시 후,빙백검이 십 수 번의 잔 상을 남긴 자리에는 네 구의 시체가 널브러졌다.

강현은 빙백검에 묻은 피를 털어 내다가 특이한 현상을 목격하게 되었다.

트럼프 리자드맨의 시체가 전부 전 리품 반응을 띠고 있는 게 아닌가.

‘별일이군. 전리품 반응이란 게 쉽 게 뜨는 게 아닌데 말이지.’

이왕 뜬 거 추출하지 않을 수야 없지 않은가.

강현은 트럼프 리자드맨의 시체에 일일이 손을 올려 추출을 감행했다. 어떤 보구나 나올까 싶었는데, 실 제로 추출된 건 구리 재질의 트럼프 카드였다.

하트3 리자드맨에게선 하트3 카드 가,클로버3 리자드맨에게선 클로버 3 카드가 추출된 식으로 말이다. 그로 인해 3, 7 투 페어 조합의 카드가 손에 들어왔다.

강현은 얻어 낸 카드에 감정서를 붙여 보았다.

[브론즈 트럼프 카드 : 하트 3] 등급 : 없음 타입 : 없음 특성 : 없음달리 설명이 뜨지 않는 걸로 보아 보구가 아닌 모양이었다.

보구가 아니라면 어디에 쓰는 거 지?

전리품으로 뜬 물건이니까 공략에 필요한 물건이긴 할 테고.

고민을 거듭하던 와중에 12시 방

향과 3시 방향에 각각 문이 생겨났 다.

12시 방향은 아래층인 2-A 구역 으로 내려가는 문일 거고,3시 방향 은 옆 구역인 1-B구역으로 가는 문 일 거다.

강현은 12시 방향에 생겨난 문으 로 가 보았다.

12시 방향의 문에는 2-A구역으로 갈 때 필요한 조건이 적혀 있었다.

[다음 방은 지하 2-A구역입니다. 입장하시려면 문 중앙에 있는 5개의 홈에 풀하우스 족보의 브론즈 카드 를 끼워 맞춰야 합니다. 한 번 끼운 브론즈 카드는 재활용할 수 없습니다.]

입장제한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 다.

머릿수를 통한 인원제한이 아닌 카 드제한이라는 게 반가울 따름이다. 지금 3, 7 투 페어 카드를 가지고 있으니까 3카드나 7카드 한 장만 더 손에 넣으면 다음 층으로 갈 수 있다.

‘다른 카드를 손에 넣으려면 옆 구 역으로 가야겠군.’

강현은 발걸음을 돌려서 3시 방향 문으로 갔다.

그런데 3시 방향 문에도 카드를 넣을 수 있는 홈 2개와 옆방으로 갈 때 필요한 조건이 적혀 있었다.

[다음 방은 지하 1-B구역입니다.

1-B구역으로 넘어가려면 소지한 브 론즈 카드 중 2장을 끼워야 합니다. 한 번 끼운 브론즈 카드는 재활용할 수 없습니다.]

옆 구역으로 가는 데에도 카드가 필요할 줄이야.

이래서야 완전히 포커나 다름없다.

포커에서도 룰에 따라 체인지가 가 능한 룰이 있지 않은가.

두 장을 소모하는 대신 다음 방에 서 여러 장의 카드를 손에 넣을 수 있는 방식인 것 같다.

‘이러면 고민되는데 말이지. 만약 에 여기서 3카드 두 장을 소모한다 치자. 근데 卜B에서 3 원 페어나 3 페어를 포함한 투 페어 조합이 나온 다면? 그럼 바로 지하 2층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날리는 셈이 잖아.’

옆 구역에서 뭐가 나을지,지하 1 층 전체에 카드가 총 몇 장이나 있 는지 모르는 마당이다.

지하 1층 전체에 트럼프 카드 1세 트 전부가 있다는 보장은 없다.

즉,버릴 카드를 잘못 선택하면 지 하 1층을 전부 돌아도 풀하우스가 안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거다.

‘운적인 요소까지 100퍼센트 예측

할 순 없어. 지하 1층을 전부 돌아 도 3이나 7이 한 장도 없을 경우도 있을 테니 어중간하게 버릴 바엔 숫 자 하나를 포기하는 것도 한 방법이 겠지.’

3페어와 7페어 중 어느 쪽을 버리 는 게 나을까.

강현은 고민하다가 3페어 브론즈 카드를 두 장 모두 홈에 끼워 넣었 다.

그러자 문 너머에서 자물쇠 맞물리 는 소리가 나더니 문이 열렸다.

3카드 두 장을 버린 건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서였다.

'지하 2층으로 가는 조건이 풀 하 우스니까 지하 1층에선 최소 풀 하우스 미만의 조합만 나온다는 거겠 지.’

풀 하우스 미만의 족보로는 플러 쉬,마운틴,스트레이트,백스트레이 트,트리를,투 페어,원페어,꽝이 있다.

그나마 3이나 7이 포함될 확률이 높은 족보는 스트레이트나 백스트레 이트인데 확률상 트럼프의 중간에 위치한 7이 3보다는 나타날 확률이 높다.

'어디까지나 확률론에 불과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버릴 순 없는 노릇이지.’

문 안쪽에는 좁고 기다란 통로가 자리 잡고 있었다.

30분쯤 걸었을까.

계속 걷고 있는데도 옆 구역이 나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통로의 천장 높이가 160cm 정도.

180cm이 넘는 강현은 허리를 한 참 숙여서 걸어야 한다.

‘일부러 길게 만들어 놓은 것 같 군.’

마치 어지간한 공략자들은 모두 허 리를 숙여서 다니라고 이리 만들어 둔 것 같다.

벌써부터 어깨며 허리가 뻐근하다.

누구든지 어깨와 허리에 무리가 갈 수록 피로가 빨리 느껴지고 쉽게 짜 증을 내는 편이다.

무엇을 노리고 이리 좁게 만들었는

지 어렴풋이 예상된다.

‘힘들게 옆 구역으로 이동했는데 카드가 엇박자로 나오면 동료끼리 싸움 나기 좋겠군.’

예를 들어 1-A구역에 들어온 다수 의 공략자들이 다수결로 3카드를 버 렸다 치자.

그런데 1-B구역에서 3카드가 나타 나면 3을 왜 버렸냐,그래서 내가 7 버리자고 했지 않냐는 식으로 남 탓 을 할 거다.

분쟁이 불이라면 불이 가장 잘 붙 는 심지는 남 탓일 거다.

남 탓의 요소가 다분하게 섞여 있 는 던전이었다.

강현은 1시간쯤 걸은 후에야 1-B

구역에 도착했다.

1-B구역의 트럼프 몬스터가 소환 되기 전에 나무 표지판부터 확인했 다.

[트럼프 미궁 1-B구역 공략법]

[1-B구역에선 트럼프 병사 스페이 드3,다이아3,스페이드10,클로버 10 투 페어 조합이 소환된다. 각 문 양마다 쓸 수 있는 능력이 다르 며…….]

3, 10 투 페어 조합이라…….

3이 아닌 7을 소모했으면 이번 방 공략 이후에 바로 지하 2층으로 갈 수 있있겠군.

하지만 어쩌겠나.

이미 엎질러진 물인 것을.

조금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몇 구역 더 돌고 지하 2층으로 가면 될 일이다.

강현이 멋쩍게 콧잔등을 긁적였다.

“다른 녀석들이 없어서 다행이군.”

안 그래도 요리 때문에 점수를 깎아 먹었는데 더 깎여서야 되겠는가. 그나저나 토마토 넣었어도 괜찮았 을 것 같은데 말이지.

아쉽군.

*

강현이 쉘터 북쪽 던전 지대로 들

어간 후로 벌써 사흘이 지났다.

그동안 김혜림과 루나는 SS랭크 던전 하나를 클리어 했고,지트도 혼자 S랭크 던전 하나를 클리어 했 다.

세이아나의 집 안에서 지트가 전리 품을 늘어놓으며 말을 꺼냈다.

“주군께선 아직 안 돌아오셨습니 까?”

밀대에 걸레를 감아 집안 청소를 하던 김혜림이 동작을 멈추었다.

이제 막 공략을 마치고 돌아온 참 이라 피곤할 텐데도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집안일을 하고 있는 그녀였다. 김혜림은 밀대의 손잡이 부분에 손 을 겹치며 턱을 괴었다.

“아직 공략 중이겠지.”

“주군의 실력이라면 이리 오래 걸 릴 리 없을 텐데 말입니다.”

“던전이라는 게 무력이 강하다고 무조건 빨리 쩔 수 있는 건 아냐. 무조건 며칠을 보내야 하는 규칙을 가진 던전도 있으니까. 일주일쯤 지 났으면 모를까 사홀 정도는 걱정거 리도 못되지.”

“그런 거였습니까? 하긴 주군께서 SSS랭크 수준에서 고전하실 분은 아니지요.”

보통 SSS랭크 웨이브나 던전을 공 략하려면 수많은 실력자 혹은 제물 을 투입해야 한다.

강현처럼 혼자서 SSS랭크를 쩔 수

있는 게 비정상적인 거다.

하지만 강현에게 익숙해진 나머지 비정상을 오히려 정상으로 받아들이 고 있었다.

대화를 마친 지트는 자신이 얻은 전리품을 살펴보았다.

이번에 혼자 던전을 공략하여 얻은 전리품은 손톱 크기의 붉은색 보석 과 구멍을 뚫는 도구 같은 것이었 다.

‘어딘가에 구멍을 뚫어서 보석을 박으라는 것 같은데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다. 몸에 쓰는 건 아닌 것 같 고……

전리품을 얻긴 했는데 어떻게 사용 해야 할지 모르겠다.

심지어 어떤 전리품인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게 항상 전리품을 추출하 면 곧장 강현에게 가져다주거나,강 현에게 추출을 맡기고 소환석 상태 로 되돌아가길 반복했었다.

당연히 감정서를 가지고 있을 리 도,감정서 사용법을 알 리도 없었 다.

김혜림은 지트가 곤란함을 느끼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곤 감정서를 꺼 냈다.

“혹시 어떻게 사용할지 몰라서 그 래?”

“창피하지만 직접 전리품을 취해 본 적이 없어서 곤란하던 참이었습 니다. 괜찮으시다면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크게 어렵지 않아. 내가 쥐고 있 는 감정서 보이지? 이걸 보구에 붙 이고 감정서에 나타난 문구대로 보 구를 사용하면 끝. 그뿐이야.”

김혜림이 감정서를 지트에게 건네 려고 하는데 현관 쪽에서 노크 소리 가 들려왔다.

“손님이 오셨나 보군요. 제가 나가 보겠습니다. 감정서는 조금 이따가 붙여 보도록 하죠.”

지트는 현관 쪽으로 가서 문을 열 었다.

목재 재질의 두터운 문이 열리면서 현관문 너머에 있는 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문 앞에는 괴이한 차림을 한 자들 이 바글바글 몰려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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