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화
소멸의 기운이 부여된 깃털 폭풍이 라면 실드건 뭐건 아무 소용없다.
고메즈와의 전투에서 처절하게 실 감하지 않았던가.
세이아나와 루나는 씬더 크래쉬를 풀며 후방을 향해 내달렸다. 김혜림과 엘리스도 각각 좌우로 흩 어 졌다.
한데 그들과는 달리 강현만은 전방 으로 내달렸다.
그리고 앞으로 내달림과 동시에 몽 환조를 향해 마나폭검을 전개했다. 파사삭!
마나 파편들은 몽환조가 떠 있는
높이까진 닿지 않았지만 녀석의 주 의를 끌기에는 충분했다.
몽환조도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자 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지 강현을 첫 번째 타깃으로 삼았다.
녀석이 날개를 퍼덕이자 소멸의 기 운으로 이루어진 깃털이 강현을 향 해 사출되었다.
깃털은 무리를 이루어 회전하며 폭 풍이 되었다.
강현은 로브 소매를 걷으며 팔에 착용한 토시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동시에 소멸의 기운으로 이루어진 깃털 폭풍이 강현을 집어삼켰다.
파파팟! 파팟!
사방에서 소멸의 기운이 담긴 깃털
이 강현을 갈기갈기 찢으려 들었다. 허나 황금왕의 토시가 발동하면서 공격무효화 능력이 둘러졌고,그로 인해 강현의 몸에 부딪친 깃털은 힘 을 쓰지 못하고 땅에 떨어졌다. 소멸의 기운이 공격무효화 능력을 뚫지 못한다는 건,예전 광룡의 숲 에서 광롱의 소멸 브레스가 세본 슬 라임을 죽이지 못한 것에서 이미 증 명된 바 있었다.
강현은 황금왕의 토시 지속 시간을 염두에 두며 머릿속으로 숫자를 셌 다.
‘1초,2초…… 지금이야.’
황금왕의 토시 효과가 끝나기 직 전,강현은 위치되감기로 깃털 폭풍속을 빠져나왔다.
깃털 폭풍은 아무도 없는 맨땅에 남은 깃털을 모두 쏟아 붓곤 완전히 소진되 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깃털 폭풍은 없 었다.
강현은 즉시 몽환조의 상태를 파악 했다.
연이어 쓸 수 있는 기술은 아닌 모양이군.
허나 언제 다시 깃털 폭풍을 쓸지 모른다.
한 번은 피해 냈지만 다음 공격은 피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다음 깃털 폭풍이 오기 전에 처리해야 한다.
‘이럴 땐 비행 스킬이 없는 게 아 쉽단 말이지. 내가 직접 공중으로 올라갈 수 있다면 좀 더 빠르게 정 리할 수 있을 텐데.’
태세를 정비하며 기회를 만들려던 찰나.
어둠 너머에서 김혜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현 씨! 강현 씨의 공격은 먹혔 었죠?”
“녀석은 반사 실드를 두르고 있어. 난 반사 실드를 무시할 수 있고.”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들게요! 올라가서 끝장내 버려요!”
어둠 속에서 형광빛 판자가 생겨났 다.
판자는 하나가 아니라 연이어 생성 되며 나선 계단 모양으로 하늘을 향 해 이어졌다.
강현으로선 처음 보는 스킬이었다.
‘못 보던 사이에 새로운 스킬을 얻 었나 보군.’
형광빛 판자는 김혜림이 습득한
SSS급 스킬인 ‘하늘 계단’에 의해 소환된 물건이었다.
하늘 계단으로 말할 것 같으면 허 공에 고정할 수 있는 판자를 소환하 는 스킬로서 최대 200개의 판자를 만들 수 있으며,본인이 원하는 대 로 판자의 색을 바꿀 수 있었다.
다만 강도는 철판 수준이라 마나유 저 상급 수준의 공격만으로도 부서 지기 쉬우며,최대 200kg의 무게까 지만 버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하나 단점은 제쳐 두고서라도 몽환 조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이 생긴 것만은 분명했다.
강현은 하늘 계단을 밟고 위를 향 해 올라갔다.
그동안 어째서인지 몽환조는 강현 을 공격하지 않았다.
30층에 도달한 공략자 중 가장 위 험한 자라는 걸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구구구특.”
하늘로 오르는 계단을 소환한 것 도,아까 어둠을 밝히는 빛의 기둥 을 소환한 것도 전부 강현이 아닌 다른 사람의 스킬이다.
그럼 굳이 강현부터 상대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강현이 허공에 체류하고 있는 동안 다른 공략자들을 처리해 버리면 될 일이다.
계단과 빛을 잃으면 제깟 놈이 뭘 할 수 있겠나.
몽환조는 하찮을 것을 보듯 오시하 는 눈? 빛을 띠며 방향을 틀었다. 그러면서 이미 높은 허공에 체류하 고 있는 강현을 무시하곤 김혜림부 터 노렸다.
몽환조가 눈 깜짝할 새 김혜림의 코앞까지 날아들었다.
그런데 김혜림은 한심하다는 눈빛
으로 몽환조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안 됐네,문신 비둘기야. 나름대로 열심히 주사위를 굴린 것 같은데 뱀 눈이 나와 버렸네.”
몽환조가 자신의 이점인 공중을 버 린 순간 결판이 나 버렸다.
강현이 군단의 서 효과를 이용하여 김혜림의 곁으로 나타났다.
결국 몽환조 스스로 강현에게 접근 해 준 꼴이 된 셈이다.
강현이 오른손으로 빙백검을 통한 마나폭검을,왼손으로는 몽환검을 통한 환영검을 동시에 사출시켰다. 마나파편과 환영검이 만주사화를 이루듯 파다하게 퍼지면서 몽환조의 머리통에 쏟아졌다.
부북! 부부북! 부푹!
몽환조의 머리에 무수히 많은 검흔 이 생겨나며 고개가 아래로 고꾸라 졌다.
덩달아 몽환조의 몸통도 비틀거리 면서 버드 스트라이크를 당한 비행 기마냥 바닥에 곤두박질쳤다.
쿠구궁!
몽환조가 죽으면서 공간을 가득 메 우고 있던 어둠이 걷혔다.
공간 자체는 돔 형태의 공터로 휑 하기 그지없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꿈을 구현 화하는 능력을 가진 새가 아니었을 까 싶다.
공간에 깔려 있던 어둠은 잠에 빠
지면서 생기는 블랙아웃 상태고 말 이다.
‘하피 퀸이 클리어 하기 어려운 만 큼 몽환조 본인의 난이도는 SSS급 으로 측정된 것 같군.’
만약 매료가 없었다면 강현도 하피 퀸을 상대할 때 상당히 애를 먹었을 거다.
아무래도 몽환조에게 망상이란 스 킬이 있고,그 스킬이 전설급 난이 도라 보스몬스터 책정된 듯하다. 강현은 먼저 몽환조의 시체에서 전 리품부터 추출했다.
전리품은 총 5개가 나왔다.
[드림 윙(등급 : SSS)]
[빛으로 이루어진 날개를 소환할 수 있는 스킬이다. 스킬의 지속 시 간은 3시간이며 시전자의 회피 스렛 수치에 따라 이동속도가 증가한다. 날개를 소환할 때만 마나가 소모되 며 한 번 소환하면 마나 동결 상태 에서도 유지가 가능하다. 회피 스렛 이 300 이상일 때만 습득할 수 있 다.]
[데릭마이어의 모루]
등급 : SSS
타입 : 소모품
특징 : 마계의 마검을 만들었다는 토르 일족의 대장장이 데릭마이어가 쓰던 모루. 모루 위에 부서진 보구의 잔해를 올려놓으면 자동으로 보 구가 복구된다. 사용할 땐 잔해 중 8할 이상을 올려놓아야 효과가 발동 하니 최대한 잔해를 잃지 않을 것. 모루는 1회 사용하면 사라진다.
[반영구 마나포션]
등급 : SS
타입 : 소모품
특징 :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마나포션. 한 병을 비운다 하더라도 1분이 지나면 마나포션이 가득 차는 마법의 유리병이다. 단,유리병이 깨 지면 사라진다.
[팅커벨 소환석]
등급 : 전설
타입 : 소환석
특징 : 몽환조의 망상 중에서 ‘피 로 물든 에덴동산’에서만 나타나는 페어리. 팅커벨을 소환하고 잠에 빠 지면 소환자가 잠든 시간에 비례하 여 CP를 제공한다. 1시간에 10만 CP이며 보구나 스킬을 이용하여 강 제로 잠에 빠질 경우에는 CP를 제 공하지 않는다.
[난쟁이 하우스]
등급 : 전설
타입 : 웰터
특징 : 맥주를 좋아하는 일곱 난쟁 이의 오두막집. 좁은 집이지만 복층이라 실평수는 23평에 달한다. 설치 하면 회수할 때까지 유지된다. 단, 파손 및 누수가 발생하면 스스로 비 용을 들여서 고쳐야 한다. 필드에 설치하면 클로징 포션을 사용하지 않아도 몬스터를 끌어들이지 않는 다. 회수할 때 하우스 안에 생물체 가 존재하면 회수가 되지 않는다.
(단,웨이브나 던전 내에선 쉘터의 효과가 사라지며 몬스터의 공격을 받을 수도 있으니 사용에 유의할 것.)
전설급 웨이브를 공략했단 의미에 서인지 전설급을 포함하여 높은 등 급의 전리품만 나왔다.
비단 30층에서의 기여도만 따질 게 아니라 전설급 웨이브 공략 과정 전체를 놓고 보상을 분배해야 할 것 같았다.
물론 우선권을 가지고 있는 건 공 략 기여도 1등인 강현이었다.
강현은 드림 윙 스킬북과 팅커벨 소환석을 손에 쥐며 입을 열었다.
“이 스킬북과 소환석은 내가 가지 지. 불만 있는 사람 있나?”
있을 리가 있겠는가.
커즌즈의 탑에서 냉기의 사신이 가 장 많이 붙었고,하피냐와 고메즈를 처리했으며,몽환조와 하피 퀸 공략 에서 가장 많은 기여도를 올렸다. 강현이 한 일을 생각하면 이견이 있을 리가 없었다.
남은 건 데릭마이어의 모루,반영 구 마나포션,난쟁이 하우스였다. 분배 도중에 김혜림과 엘리스는 자 진해서 물러났다.
“전 안 받아도 돼요. 중간부터 합 류했고,남은 물건 중에 필요한 것 도 없어 보이네요. 강현 씨와 재회 한 게 가장 큰 보상이기도 하고요.”
“저도 괜찮습니다. 기여도만 따지 면 전 거의 한 게 없으니까요.”
그리하여 세이아나와 루나가 각자 보구를 골랐다.
세이아나는 당연히 메모라이즈 스 태프를 고치기 위해 데릭마이어의 모루를 택했고,루나는 항상 마나가 모자란 편이니 자연스럽게 반영구 마나포션을 챙겼다.
마지막엔 난쟁이 하우스만 남았는 데 다들 이동식 쉘터가 필요한 단계 는 아니었다.
강현은 난쟁이 하우스가 담겨 있는 유리구슬을 쥐며 대안을 내놓았다.
“이건 차라리 해체해서 CP로 나누 는 게 낫겠군. 전설급 보구를 해체 하면 CP7} 얼마나 들어오지?”
“1500만 CP 조금 넘게 들어올걸? 근데 혹시 모르니까 가지고 있어. 우리 모두 CP7} 궁한 처지는 아니 잖아?”
가지고 있는 탑 포인트만 환전해도 각자 3, 000만 CP씩 벌었다.
거기에 강현과 세이아나는 공략 중 에 얻은 보구를 해체하여 추가로 3, 000? 4, 000만 CP를 벌었고 말이 다.
강현의 경우 루나가 얻은 탑 포인 트까지 환전하면 거의 1억 CP를 번 셈이었다.
강현은 세이아나의 제안을 받아들 여 난쟁이 하우스를 아공간 주머니 에 넣어 두었다.
드디어 커즌즈의 탑에서 나갈 때가 되었다.
12시 방향에 출구가 생겨나 있었 고,더불어 3시 방향에 작은 문이 있는 게 보였다.
3시 방향에 있는 문이 비밀방으로
들어가는 문이리라.
강현은 여태껏 모은 비밀방 열쇠 조각을 꺼내며 3시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비밀방 들렀다 갈 테니 먼저들 나 가 있어.”
“갈 때 루나 데려가. 각성의 서 때 랑 똑같이 결계로 보호되어 있어. 지나가려면 루나와 함께 가야 해.”
초월의 서에 다다를 자라면 사역마 하나 챙기는 건 일도 아닐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나가 없다는 건 중간에 거치적거린다면서 버렸을 경우뿐이다.
그런 자가 어찌 테라 시스템에 대 항할 수 있겠는가.
사역마 하나 챙기지 못하는 녀석에 겐 초월의 서를 가질 자격도 없다는 생각으로 넣은 조건이리라.
강현은 알았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 덕이며 루나를 데리고 움직였다.
“가자,루나.”
“응! 저기 방에만 들어갔다가 나오 면 정말로 끝이지?”
“그래,들어갔다 나오면 끝이야. 세 이아나,너희는 먼저 나가서 쉬고 있어.”
세이아나는 크게 기지개를 펴며 달 성감을 피로했다.
“으으? 드디어 끝났네. 이번엔 다 른 때보다 몇 배나 힘들었는데 그래 도 어찌어찌 잘 끝났네.”
“불칸에서 거의 두 달 동안 지냈군 요. 얼른 비랜토로 돌아가고 싶습니 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정해야 하는 데 그건 한숨 돌리고 정해도 늦지 않겠죠?”
여자들은 가지각색의 방법으로 기 지개를 펴며 왁자지껄 떠들며 출구 로 향했다.
그녀들이 바깥으로 나갈 즈음,강 현과 루나는 3시 방향의 작은 문에 도달했다.
문 중앙에는 열쇠 모양의 홈이 파 여 있었다.
강현은 퍼즐 조각을 끼워 넣듯 비 밀방 열쇠 조각을 하나하나 끼워 맞췄다.
마지막 조각을 넣어 홈을 완전히 채우자 낡은 경첩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끼이이 익!
문 안쪽은 작은 방이 있었고,각성 의 서를 얻었을 때처럼 방 한가운데 의 석제 받침대 위에 스킬북 한 권 이 놓여 있었다.
강현은 받침대 앞까지 다가가 스킬 북을 집어 들었다.
스킬북 표지를 넘기자 원했던 내용 이 눈에 들어왔다.
[초월의 서(등급 : ???)]
[이 스킬북은 각성의 서 습득자만
습득할 수 있습니다. 초월의 서는 루나라는 사역마와 함께여야만 접근 할 수 있는 결계가 둘러져 있습니 다. 초월의 서를 습득하면 테라 시 스템 적용자가 신화급 웨이브를 클 리어할 때마다 스렛이 하나씩 4차 각성을 이룹니다.]
강현은 초월의 서를 습득하며 루나 의 손을 잡고 바깥으로 향했다.
밝은 빛이 머무르고 있는 출구로 향하는 동안 강현은 여전히 해결해 야 할 과제가 많음을 느꼈다.
‘전설급 웨이브가 이 정도라면 신 화급,창조급은 더 성가시겠군. 커뮤 니티의 동향도 살펴야 하고, 창조급 웨이브에 대한 정보도 모아야 되는 데 말이지. 앞으로 할 일이 많겠어.’ 그래도 일단 지금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싶다.
난쟁이 하우스에 욕조도 준비되어 있으려나.
뜨거운 물에 몸을 푸욱 담근 다음 에 침대에 엎어지고 싶군.
음,자더라도 팅커벨은 소환해 놓 고 자야겠지?
지금이라면 100만 CP분량 정돈 가 법게 잘 수 있겠어.
*
전설급 웨이브 보석에서 동쪽으로
상당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숲 속. 한 사내가 데릭로우스를 타고 바쁘 게 도주길에 오르고 있었다.
사내는 다름 아닌 최진철이었다. 공격을 당하여 넝마가 된 옷과 꾀 죄죄한 몰골을 하고 있었지만 그런 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한시라도 빨리 카니발 대륙 동쪽 끝에 있는 본부로 가야 한다.
“이리된 이상 본부의 힘이라도 이 용하는 수밖에……
솔직히 김혜림 따위에게 속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기껏 해야 남자에게 홀려 앞뒤 재 지 않고 달리는 광녀 정도로만 생각 했었다.
그나마 악운이라도 작용해서 다행 이다.
탈출상자 속 인간마냥 온몸에 날붙 이가 꽂힌 채로 절벽 아래로 떨어졌 지만,절벽 아래에 탈출구가 있어서 바로 그리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탈출구로 빠져나오면서 던전의 길 나선계단에 나동그라졌고,남은 불 사조의 깃털이며 치료 포션을 모조 리 쏟아 부어 날붙이를 뽑아낸 끝에 겨우 살아남 수 있었다.
멀리서 전설급 웨이브 보석이 사라 지고 있는 게 보인다.
최진철은 공략이 끝났음을 깨닫곤 어깨의 짐 하나를 덜어 냈다.
“적어도 고메즈의 손에 죽는 일은
면했군.”
그에게 있어 가장 최악의 상황은 고메즈가 모두를 죽이고 빠져나와 자신을 쫓아오는 경우였다.
만약 고메즈가 강현을 죽였다면 웨 이브 공략은 제쳐 두고 최진철부터 쫓아왔을 거다.
웨이브 공략이 끝났다는 건 강현이 고메즈를 죽였고,전설급 웨이브마 저 공략했다는 뜻이었다.
‘본부는 이미 고메즈가 하시모토를 죽인 사실을 전해 들있겠지. 세이아 나는 하시모토를 죽인 고메즈를 처 단했다고 보고할 테고. 녀석들 입장 에선 이득은 이득대로 취하고 표창 장은 표창장대로 받겠군.’
고양이가 곳간의 쌀 포대를 죄다 뜯어 놨는데,쥐 잡아 줘서 고맙다 고 생선 사 주는 격이다.
상황이 이리되었다면 최진철에게도 기회는 있다.
본부로 가서 세이아나의 배신을 알 리면 된다.
적당히 각색하여 보고하면 그 공로 를 인정받아 벽지의 지부장 자리라 도 얻을 수 있을 거다.
당초의 계획에서 많이 틀어졌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직위를 높이는 게 급선무다.
'하늘은 무너져도 살아남을 구멍은 있다 했었나. 고메즈가 복수에 미쳐 서 세이아나의 배신 사실을 본부에 알리지 않은 게 오히려 득이 됐군.’ 기력포션까지 마셔 가며 달리고 있던 중.
갑자기 데릭로우스가 요란하게 넘 어 졌다.
“크웡!”
데릭로우스의 몸이 바닥을 뒹굴면 서 최진철은 데릭로우스의 등에서 튕겨져 나갔다.
때문에 최진철도 붉은 모래바닥을 꼴사납게 뒹굴었다.
최진철은 떨어진 충격으로 허리를 들썩이며 신음을 흘렸다.
“크으으,젠장,한시가 급한 때 에……
가까스로 몸을 가누며 일어나려던
찰나.
최진철의 머리가 크게 흔들렸다.
퍼억!
최진철을 가격한 건 묵직한 창대였 다.
창대를 휘두른 자는 특이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몸에는 붉은색의 벨벳을 두르고, 머리에는 KKK단을 연상케 하는 눈 구멍만 뚫린 복면을 뒤집어쓴 자였 다.
광신도가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종교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외견 이었다.
복면을 쓴 자는 최진철이 기절한 걸 확인하며 소리잔을 꺼내 들었다.
“사제이시여,누군가가 덫에 걸렸 습니다. 제복으로 짐작컨데 커뮤니 티의 끄나풀인 듯합니다.”
잠시 후,소리잔 안에서 대답이 돌 아왔다.
- 누구든 상관없다. 확보한 어린 양들은 모두 제5신화급 웨이브로 보 내도록. 모든 건 우리의 신을 위한 일이니라.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신을 위하 여.”
- 신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