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179화 (179/381)

179화

강현과 루나는 웨이브의 길 7층에 서 하루를 머물렀다.

두 사람과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 던전의 길에 있는 세이아나 역시 7 층에서 하루를 보냈다.

다음 날,강현은 7층으로 올라가기 앞서 지트에게 말을 걸었다.

“10층까지는 너도 동행하도록 해.”

각성의 서가 봉인당한 지금,조금 이라도 화력을 보충하려면 지트를 동행시키는 게 낫다.

지트는 그간 레벨이 많이 올라서 레벨이 140에 이른다.

지트나 라이는 줄곧 소환석 상태에

서 분할 능력으로 경험치를 올린 것 이기에 아이로스 팔찌의 효과는 받 지 못했다.

그래서 스텟 자체는 평범하게 1레 벨당 3포인트씩 얻어서 이제 겨우 공격 스텟이 300을 넘긴 마당이었 다.

그 정도만 해도 어지간한 커뮤니티 조직원 정도는 가볍게 처리할 수 있 지만 말이다.

지트도 간만에 몸 풀 일이 생겨서 기쁜지 포이즌 소드를 가슴에 붙이 며 예를 갖췄다.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주 군. 주군의 앞을 가로막는 적이라면 온 힘을 다해 베어 내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너와 내가 함께 공략 에 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나?”

“네,그렇습니다. 기필코 주군께 좋 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의욕이 넘치는군. 미리 말해 두는 데 공략 중에 일일이 지시를 내릴 틈은 없어. 위험할 때 알아서 각자 판단해서 움직이도록.”

“알겠습니다.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주군을 지켜 보이겠습니 다.”

“아니,부서지지는 마. 소환석은 구 하기 힘드니까.”

“아……. 그럼 부서지지 않는 선에 열심히 하는 걸로……

“그래. 그리고 포이즌 소드 줘 봐.”

강현은 지트로부터 포이즌 소드를 건네받으면서 소켓 생성기를 꺼냈 다.

현자의 연구소에서 가져온 5개의 마법 석.

그중 하나는 라이에게 썼고,나머 지 4개 중에서 하나를 포이즌 소드 에 박을 생각이다.

강현은 포이즌 소드에 소켓을 뚫어 서 ‘리턴 블랙펄’이란 마법석을 박 아 넣었다.

[리턴 블랙펄]

등급 : SS

타입 : 마법석

특성 : 1대 용왕이 거대 조개 안에

해저섬을 만들기 위해 흑진주를 파 괴한 결과 생긴 파편. 독이 깃든 보 구에만 박을 수 있다. 리턴 블랙펄 이 박힌 보구는 처음 마나를 불어넣 은 자에게 귀속된다. 보구를 받은 자는 언제든지 보구를 소환하여 사 용할 수 있다. 추가효과로 원래 보 구가 가지고 있는 독의 효과가 2배 로 강화된다.

포이즌 소드의 효과는 2가지가 있 다.

어지간한 사람은 3초 이내에 죽일 정도로 강력한 맹독을 주입시킬 수 있는 것과 상대의 마나를 녹여 내는 독무를 뿜어내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현이 잘 쓰지 않는 이유는 상대가 일정 수준 이상 만 되어도 독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 다.

몬스터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SSS랭크 이상급 몬스터들은 잡다 한 몬스터도 독에 대한 내성이 강하 다.

게다가 사람으로 말하자면 디스트 로이급만 되어도 자동으로 독을 해 독해 주는 보구를 가지고 있거나, 독에 면역인 스킬을 가지고 있다. 그래도 지트가 원래 가지고 있는 기본무기보다는 강력하기에 아예 귀 속시켜 주려는 것이었다.

작업을 마친 강현은 지트에게 포이

즌 소드를 돌려주며 소리잔에 말했 다.

“세이아나,이쪽은 올라간다. 그쪽 도 공략 재개하도록 해.”

*

닷새 후.

강현은 8층을 거쳐 9층을 공략하 는 중이었다.

8층을 공략하는데엔 하루가 걸렸 고,다시 하루 휴식 이후에 9층에 올라갔다.

허나 9층의 공략 방식 때문에 사 홀째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난이도가 어려운 건 아니다.

단지 9층에 있던 SSS급 소형 웨이 브 보석의 공략법이 시간을 들여야 되는 방식이라 본의 아니게 시간을 잡아먹게 되었다.

“루나! 라이!”

“응! 지옥까마귀 오는 거 봤어! 떨 어뜨릴게!”

9층 SSS급 소형 웨이브 안은 3페 이즈로 나뉘어져 있으며 현재 3페이 즈였다.

던전지형은 숲 지대이며 허공에 집 채만 한 크기의 유리구슬이 떠 있었 다.

유리구슬의 표면에는 큼직한 글씨 가 새겨져 있었다.

[테라소네 숲 3페이즈]

[다음 안전지대가 생성되었습니다.

1시간 안에 안전지대로 가십시오. 안전지대에는 최대 5명까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숲 입구에 있는 제단 에 제물을 바치면 괴조의 울음소리 를 1번 캔슬시킬 수 있습니다.]

테라소네 숲에선 1시간마다 괴조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울음소리를 들은 자는 즉사하며 죽 음을 면하기 위해선 1시간마다 지정 된 장소로 가야만 했다.

그러나 지정된 장소를 알아내려면 특정 몬스터를 사냥하여 안전지대가 표기된 지도를 얻어야 했다.

3페이즈의 경우 지옥까마귀를 사냥 해야만 한다.

하위차원에서나 공포의 대상이지 카니발에선 그저 쓰레기통 뒤지는 동네 까마귀보다 못한 게 지옥까마 귀였다.

루나는 레드 그리폰 스태프를 위로 번쩍 들며 스킬을 시전 했다.

“썬더 크래쉬!”

비행 중이던 지옥까마귀의 머리 위 에 뇌운이 생겨났다.

지옥까마귀도 뇌운의 존재를 눈치 했는지 세 개의 머리 중 왼쪽 머리 가 목이 찢어져라 울어 댔다.

“갸악! 갸악!”

지옥까마귀의 몸 주변으로 검은색

실드가 둘러졌다.

S랭크 수준의 실드치고는 상당히 강력한 실드다.

그러나 전설급 웨이브를 공략하러 온 자들 앞에선 종이방패나 다름없 었다.

뇌운에서 번개가 떨어지며 지옥까 마귀의 실드를 지졌다.

파지지직!

이내 곧 지옥까마귀의 실드가 걷혀 지고 번개 줄기가 지옥까마귀의 몸 을 타고 흘러내렸다.

번개에 그을린 깃털에서 매캐한 연 기가 피어나며 지옥까마귀가 추락하 기 시작했다.

지옥까마귀가 추락할 예정인 자리

에는 어느덧 강현이 도착해 있었다. 강현은 빙백검을 뽑음과 동시에 마 나폭검을 발했다.

쉬잉! 파사삭!

금빛 그랜드 소드가 부서지면서 굵 직굵직한 파편이 지옥까마귀를 향해 날아갔다.

하염없이 추락하던 지옥까마귀가 마나 파편에 뚜드려 맞고 넝마가 되 었다.

강현은 주락하는 지옥까마귀를 보 다가 쿨하게 한 걸음 물러났다.

‘앞에 떨어지겠군.’

지옥까마귀가 강현의 코앞에 떨어 지면서 커다란 굉음이 터졌다.

쿠우응!

거대한 물체가 코앞에 떨어지면 보 통은 충격음과 피어오르는 홁먼지 때문에 움찔할 법도 하다.

그러나 강현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 있었다.

정말이지 강심장이 따로 없다. 강현은 로브 후드를 밑으로 끌어당 겨 피어오르는 흙먼지를 가로막았 다.

잠시 후,흙먼지가 가라앉으면서 전리품 반응이 새어 나오는 지옥까 마귀의 시체가 훤히 드러났다.

그에 대고 추출을 행하자 지도 한 장이 나왔다.

테라소네 숲의 지도였다.

지도의 동쪽 방향에 동그라미 표시

가 되어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뒤늦게 따라붙은 지트가 강현에게 말을 걸었다.

“주군,다음 안전지대는 어디입니 까?”

“숲 3시 방향에 있는 동굴인 것 같군.”

“당장 길을 뚫겠습니다.”

테라소네 숲에는 지상에도 많은 몬 스터가 포진되어 있다.

안전지대를 알아냈다고 해도 곳곳 에 숨어 있는 몬스터를 뚫으며 안전 지대까지 가야 한다.

몬스터들의 수준은 기껏해야 레벨

80? 110 수준으로 마나 마스터급만 되어도 어렵지 않게 사냥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지트는 의욕을 불태우며 선봉장 역 할을 도맡았다.

“흐럇! 어딜 감히 주군의 앞길을 막느냐! 머리가 높다! 물럿거라!”

숲 3시 방향으로 가는 동안 지트 가 요란하게 몬스터들을 사냥하며 길을 뚫었다.

소환되지 않는 동안 계속 몸이 근 질근질했나 보다.

굳이 지트가 선봉장을 떠맡지 않아 도 문제없이 길을 뚫을 수 있다. 하지만 저리 좋아라 하며 앞장서고 있는데 물러나라고 하는 건 너무 잔 혹한 처사였다.

‘꼭 강아지 산책시키는 기분이군.’

강아지들을 보면 꼭 산책할 때마다 풀숲을 기웃거리지 않는가.

지트도 몬스터가 숨어 있나 없나 확인하려고 일일이 풀숲을 기웃거렸 다.

혼자 막 달려가다가 한 번씩 주인 이 따라오나 뒤돌아보는 것까지 완 전히 똑같았다.

30분 후,강현 일행은 안전지대로 지정된 동굴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번 괴조의 울음소리만 지나가면 보스 몬스터가 등장한다.

강현은 담요를 깔아서 루나에게 휴 식을 취하게 했다.

“20분 정도 눈 붙이고 있어.”

루나는 반쯤 풀린 눈을 끔뻑이며

손을 저었다.

“안 잘 거야. 마지막까지 힘낼 거 야.”

“그럼 눈이라도 감고 있어.”

“자면 못 일어날 것 같은데……

“깨워 줄 테니까 자 둬. 본방 때 실수하면 죽도 밥도 안 돼.”

“으응,알겠어.”

사흘 내내 1시간마다 안전지대를 찾아야 하는 가혹한 레이스를 묵묵 히 따라온 루나다.

중간중간에 조금씩 휴식을 취하긴 했지만 어린아이의 것이나 다름없는 체력으로 여기까지 버틴 게 용할 따 름이 다.

바꿔 말하면 사흘 동안 거의 잠을

자지 않은 강현은 거의 괴물이나 다 름없었다.

라이도 지쳤는지 누운 루나의 옆에 엎드리며 잠시나마 눈을 붙였다.

반면 강현 외에도 쌩쌩하기 그지없 는 자가 한 명 더 있었으니…….

“주군,보스 몬스터가 나올 때까지 좀 더 사냥하고 와도 되겠습니까?”

“그리 사냥했는데도 모자라나?”

“제가 경험치를 얻을 때마다 주군 께도 경험치가 들어가지 않습니까. 조금이라도 주군께 도움이 되고 싶 습니다. 뭐 레벨 80, 90짜리를 잡아 도 간에 기별도 안 가실 테지만 티 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도 있으니 말 입니다.”

군단의 서 효과로 인해 군단원이 얻는 경험치는 2배로 증가한다. 증가한 경험치의 절반은 강현에게 들어오니 실질적으로 서로에게 몬스 터 1마리 분량의 경험치가 온전히 돌아가는 셈이다.

본인이 강력하게 희망하는 마당에 굳이 막을 이유가 없었다.

“늦지 않게 돌아오도록 해.”

“네,감사합니다.”

지트가 사냥에 나서 주면서 부가적 으로 얻게 되는 게 있었다.

바로 군단의 서가 가진 또 다른 효과인 ‘군단원은 S급 보구 획득 확 률 3배 증가한다’라는 옵션이었다. 이번 웨이브 공략 때만 하더라도 지트가 따로 나가서 얻어 온 S급 보구만 3개다.

전부 효과가 썩 좋진 않아서 해체 했고,그로 인해 얻은 CP만 600만 CP에 달한다.

20분 후,지트가 돌아와선 득의양 양하게 신발 한 결례를 내밀었다.

“주군! 사냥 중에 전리품을 얻었습 니다!”

이걸로 지트가 물어온 보구만 4개 째가 되었다.

신발 보구는 신고 있으면 회복 스 렛이 절반으로 감소하고,감소한 수 치만큼 회피 스렛이 오르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굳이 회복 스렛을 줄이면서까지 회

피 스렛을 올릴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신발 보구를 바로 해체했 다.

이걸로 이번 웨이브에서 얻은 CP 만 하더라도 800만 CP 에 달한다.

8층에서 SS급 보구 1개,S급 보구 1개,A급 보구 1개를 해체해서 얻 은 CP가 1,000만 CP에 달하니 합 쳐서 1,800만 CP를 얻은 셈이다.

‘5층에서 쓰고 남은 500만 CP까지 더하면 2, 300만 CP가 쌓였군. 10층 휴식공간에서 CP 때문에 물건을 못 사는 일은 없겠어.’

W층에서도 좌판이 존재할 거고, 좋은 물건은 상당히 비쌀 거다. 2, 300만 CP면 CP} 모자라서 손가락 빠는 일은 없을 거다.

보스 몬스터가 등장할 때까지 10 분 남았다.

강현은 루나와 라이를 깨우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 순간,강현의 머릿속에 일련의 이미지가 흘러들어 왔다.

누군가 보이드의 위장덫을 밟는 이 미지가 말이다.

‘하시모토 지역장이 도착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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