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화
[레비아탄의 구역(난이도 : SSS)]
-레비아탄의 구역에는 레비아탄을 비롯하여 20마리의 바다 몬스터들 이 존재한다.
-레비아탄은 심해 깊숙한 곳에서 서식하며 화가 나면 거대한 해일을 일으키는 습성이 있다. 다만,펠리컨 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펠리컨을 먹기 위해 수면 밖으로 뛰어오르기 도 한다.
-무인도 6시 방향에 있는 펠리컨 석상에 제물을 바치면 펠리컨 한 마 리가 소환된다.
-레비아탄에겐 공격무효화 능력이
없다. 대신 레비아탄의 비늘에는 데 미지 감소 능력이 있기에 모든 공격 이 7할가량 감소된다.
-바닷속은 레비아탄의 구역이기 때문에 공략자가 물속에 들어가면 저주를 받아 공격 스텟이 0이 된다. -레비아탄을 죽이면 웨이브 클리 어.
(강제클리어 조건 : 무인도에 사람 시체 29가 존재하면 웨이브 클리 어.)
‘페이즈나 층으로 나뉜 구조가 아 닌 건가. 레비아탄만 죽이면 바로 클리어되는 거군.’
보통 SSS랭크 웨이브의 나무표지
판을 보면 ‘구간 클리어’,‘1페이즈 클리어’ 등 여러 구간을 클리어하는 방식으로 나뉘어져 있다.
허나 레비아탄의 구역은 바로 ‘웨 이브 클리어’가 된다고 한다.
최대 입장인원이 30명인 웨이브에 서 29명을 제물로 바쳐야 강제 클 리어가 된다지 않은가.
다른 곳에서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 것이,이곳에서는 하나로 합쳐 져 있는 게 분명하다.
얼핏 보면 정말 간단하기 그지없는 공략법이 다.
레비아탄만 죽이면 되니까.
허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일이 그 리 간단치가 않다.
‘상식적으로 사람이 심해까지 내려 가서 싸울 순 없어. 결국 펠리컨을 소환해서 물 밖으로 끌어 낸 다음에 공격해야 된다는 건데 말이지. 공격 무효화 능력 대신 데미지 감소 능력 이 있다는 건 상당히 성가셔.’
레비아탄이 물 밖으로 나온 짧은 순간에 비늘을 뚫을 정도의 강한 공 격을 퍼부어야 된다는 소리가 된다. 허나 데미지 감소 능력 때문에 비 늘을 뚫을 정도의 일격을 먹이긴 쉽 지 않을 거다.
현재 강현의 관통 스탯은 890이며, 가진 스텟 뻥튀기 능력을 전부 사용 하면 대략 3, 500까지 올릴 수 있다. 그중 7할이 감소된다면 실질적으로 레비아탄에게 입힐 수 있는 데미지 는 1, 000 언저리에 불과하다.
레비아탄의 맷집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니 일단 직접 맞부딪쳐 봐야 할 것 같다.
‘시험 삼아 레비아탄부터 불러 봐 야겠군. 녀석이 어떤 형체를 지녔는 지,어느 정도 수면 밖에 체공하는 지 봐 둬야 작전을 고를 수 있을 테니.’
강현은 아공간 주머니에서 소환석 을 꺼내어 라이를 소환했다.
라이가 소환석에서 튀어나오며 뒷 발로 귀를 벅벅 긁어 댔다.
“냐?”
더불어 식량으로 쓰려고 사 두었던
고기맛 푸드스톤을 꺼냈다.
라이도 딱히 먹이를 섭취 안 해도 되는 몸뚱어리지만 고기라면 사족을 못 쓴다.
그중에서도 고기맛 푸드스톤을 가 장 좋아하는 편이다.
고양이에게 고급 켓푸드가 있다면 라이에겐 고기맛 푸드스톤이 있달 까.
아니나 다를까,고기맛 푸드스톤을 앞에 둔 라이가 군침을 흘렸다.
“끼잉! 끼잉!”
강현은 푸드스톤을 높이 들면서 말 했다.
“라이,내가 왜 이걸 꺼내 들었을 까?”
라이에게 주는 간식이라고 해 봤자 가끔씩 먹다 남은 뼈다귀를 줄 뿐이 다.
주변은 바다뿐이고,던전을 의미하 는 나무표지판이 있으며,왠지 제물 이 쏙 들어가기 좋은 구멍이 뚫려 있는 펠리컨 모양의 석상이 있다. 무엇을 시킬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일이었다.
라이는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며 입을 쩌억 벌렸다.
“냐아?”
강현은 라이의 입에 고기맛 푸드스 톤을 던져 넣었다.
라이는 고기맛 푸드스톤을 와작와 작 씹으면서 펠리컨 석상에 다가갔다. 그러곤 앞발을 핥으면서 얼굴을 정돈하기 시작했다.
제단에 올라갈 제물이 목욕재개하 며 몸을 정갈하게 하는 것처럼 말이 다.
갈수록 점점 프로페셔널한 제물이 되어 가는 듯하다.
환경에 적응한다는 건 참으로 무서 워.
라이는 펠리컨 석상 안으로 한달음 에 뛰어 들어갔다.
잠시 후,어두운 구멍 안에서 강한 타격음이 새어 나왔다.
타앙!
이내 곧 강현의 손에 라이의 소환 석이 되돌아왔다.
더불어 펠리컨 석상 위로 펠리컨 한 마리가 날아오르며 섬 남쪽 방향 을 향해 날개를 펼쳤다. 푸드덕푸드덕!
넓은 부리를 지닌 펠리컨이 출렁이 는 파도 위를 유유히 날아다녔다. 어째서 레비아탄은 펠리컨을 좋아 하는 걸까.
레비아탄의 경우 바다의 규칙을 어 기는 자를 벌하기 위해 태어난 바다 의 수호자라고 한다.
어기지 말아야 할 규칙에는 원정 나가는 어선에 남의 여자를 태우지 말 것,물고기를 먹음에 있어 탐욕 을 부리지 말 것,침몰한 배에 들어 가 타인의 시체를 뒤지지 말 것 등이 있다.
한편 펠리컨의 전설 중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물고기를 좋아하여 밤중에 남의 통 발을 잘라 훔쳐 가던 사람이 있었다 고 한다.
그자는 결국 도둑질을 하다 들켜 바다로 도망갔는데,그를 벌하기 위 해 바다의 신이 저주를 내려서 펠리 컨이 되었다고 한다.
‘펠리컨이 좋아서 먹는다기보단 탐 욕을 부리는 새의 상징이라서 벌하 기 위해 먹는다는 느낌이 강하군.’ 생각에 잠겨 있던 중 바다 한가운 데에 눈길이 갔다.
수면에 대량의 거품이 뽀글뽀글 을
라오고 있었다.
레비아탄이 나오려는 건가.
강현은 몽환검을 꺼내어 환영검을
다수 소환했다.
환영검은 물론이고 몽환검에 맺힌 그랜드 소드 또한 마나폭검으로 부 수어 공격할 생각이다.
“루나,준비해.”
루나 역시 레드 그리폰 스태프를 앞으로 내세우며 썬더 크래쉬를 쓸 준비를 했다.
이제 레비아탄이 나오기만 하면 된 다.
새어 나오던 거품의 양이 점점 더 많아지더니 몬스터 한 마리가 수면 위로 튀어 올랐다.
과아아아!
한데 물기둥을 만들어 내며 튀어나 온 건 크라켄의 다리였다.
레비아탄이 아닌 크라켄이 나타난 것이다.
그러고 보니 레비아탄의 구역에 20마리의 다른 바다몬스터도 존재 한다 했었나.
먹이를 먹고 싶어 하는 건 레비아 탄만이 아니라는 거다.
'레비아탄을 끌어내려면 다른 바다 몬스터를 전부 잡아야 된다는 거군. 다른 바다몬스터를 정리하려면 적어 도 펠리컨 19마리를 띄워야 되는 건가. 레비아탄까지 포함하면 아무 리 못해도 20명을 제물로 바쳐야 하는 구조인 셈이군. 일단 수면 바 깔으로 나온 크라켄부터 정리해야겠 어.’
강현은 크라켄을 향해 환영검을 날 렸다.
환영검들이 제비 떼마냥 수면 위를 스치듯 날아갔다.
궤도도 나쁘지 않고 위력도 크라켄 정도는 단칼에 꿰뚫을 수 있는 수준 이다.
그러나 문제는 크라켄의 위치가 제 법 멀다는 점이었다.
환영검이 닿기도 전에 크라켄의 다 리가 펠리컨을 휘감아선 바다 안으 로 끌고 들어갔다.
환영검이 다다를 즈음,크라켄은
이미 펠리컨을 잡아먹고 깊은 바다 로 들어간 후였다.
제아무리 강현이라도 보이지 않는 곳까지 환영검을 날릴 순 없다. 강현의 환영검은 목표를 잃고 벌떼 마냥 8자 모양으로 바다 위를 부유 했다.
‘몬스터가 수면 바깥에 체공하는 시간이 너무 짧아. 환영검을 펠리컨 바로 밑에 붙여서 몬스터가 나오면 바로 공격하는 수밖에 없겠어. 이번 건 탐색전으로 치고 다음 펠리컨 을..?
턱을 매만지며 머리를 굴리던 찰 나.
옆에서 루나의 외침이 들려왔다.
“썬더 크래쉬!”
방금 막 크라켄이 나타난 수면 위 로 번개 구름이 생겨났다.
루나가 레드 그리폰 스태프를 올렸 다가 내리며 스킬을 시전했다.
번개 구름에서 굵은 번개 줄기가 뻗어 나오며 수면을 강타했다.
지지지직!
전류가 물을 타고 흐르며 뿌연 증 기를 만들어 냈다.
증기 사이로 새로이 물거품이 솟아 났다.
물거품 사이로 크라켄의 몸체가 얼 핏 보였다.
강한 전류가 번지자 물속에 들어간 크라켄을 기절시킨 것이었다.
루나는 썬더 크래쉬를 풀면서 강현 을 향해 강하게 외쳤다.
“오빠,지금이야! 놈이 깨어나기 전에 사냥해!”
강현이 환영검을 조종하여 일제히 크라켄에게 내리꽂았다.
그랜드 마스터급의 위력이 담긴 환 영검이 단박에 크라켄의 몸을 토막 내어 오징어 회로 만들었다.
이걸로 레비아탄을 포함하여 총 19마리의 바다몬스터가 남았다. 강현은 라이를 소환하기 앞서 루나 를 내려다보았다.
마나포션을 꼴깍꼴깍 마시던 루나 가 강현의 시선을 느끼곤 말똥말똥 한 눈을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 잘했어?”
“그럭저럭.”
“헤헤,그럭저럭이면 칭찬인 거네.”
“다음 펠리컨 소환할 테니 제대로 마나 보충해 둬. 네가 기절시키고 내가 친다. 역할분담을 하자고.”
“응! 되도록 펠리컨이 잡아먹히기 전에 몬스터를 사냥하자.”
“그래. 그편이 공략시간을 단축시 킬 수 있겠지.”
“그게 아니라 라이가 조금이라도 더 제물이 덜 되게 하고 싶어서 한 말이야.”
“계속 라이가 제물이 되는 게 신경 쓰여?”
“그것도 있긴 한데,나 요즘 라이
가 무슨 말하는지 조금은 알아듣거 든. 근데 방금 라이가 이상한 말했 어.”
“무슨 말?”
“요즘 따라 부서질 때마다 묘한 쾌 감이 느껴진대.”
제물 역할을 받아들이고 나니 이상 한 쾌감에 눈을 뜨게 된 건가.
적응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 군.
강현은 한동안 침묵을 고수하다가 심각하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최대한 제물을 덜 바치는 방향으 로 공략하는 게 좋겠군.”
당장은 펠리컨을 소환해야 하니 라
이를 제물로 바쳐야 했다.
라이는 소환되자마자 자연스럽게 제물을 바치는 석상으로 향했다. 자세히 보니 깨금발을 뛰듯 뒷발이 들썩이고 있었다.
라이,이번 펠리컨만으로 끝낼 수 있게 최대한 집중하마.
라이가 제물 역을 소화하면서 새로 이 펠리컨 한 마리가 소환되었다. 강현은 소환된 펠리컨 아래로 환영 검을 바짝 붙였다.
거기에 루나도 썬더 크래쉬를 시전 하여 번개 구름을 소환해 두었다. 환영검과 번개 구름이 펠리컨을 따 라다니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펠리컨이 멀리 떨어진 바다로 나아갔을 즈음.
강현이 눈을 가늘게 뜨며 먼 바다 를 집중해서 보았다.
“펠리컨 바로 밑에 거품이 올라오 고 있어. 보여?”
“응! 바로 번개 떨어뜨릴게!”
과르릉! 광쾅!
바다몬스터가 채 뛰어오르기도 전 에 루나가 번개를 떨어뜨렸다.
거품이 올라오던 수면에 번개가 떨 어지면서 전류가 흘렀다.
지지지직!
전류는 아까처럼 뿌연 수증기를 만 들어 냈고,상어 몬스터 한 마리가 배를 까뒤집고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강현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몽환검을 아래로 내리쳤다.
몽환검의 움직임을 따라 환영검이 우수수 낙하하며 상어 몬스터의 배 를 갈랐다.
루나는 폴짝폴짝 뛰면서 하이파이 브롤 요구하듯 손을 번쩍 들었다.
“헤헤! 해냈다! 오빠,펠리컨 소모 하지 않고 바다몬스터를 잡았어!”
강현은 손을 뻗어 가볍게 하이파이 브롤 해 주곤 재차 환영검을 소환했 다.
“아직 18마리 남았어. 집중해.”
“응! 그 전에 마나포션 좀 마실 게.”
꼴깍꼴깍꼴깍.
이후에 강현과 루나는 펠리컨을 따
라 환영검 및 뇌운을 움직이며 바다 몬스터를 사냥했다.
마치 펠리컨이란 미끼를 이용해서 환영검이란 작살과 뇌운이란 그물을 사용해 바다생물을 낚는 듯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바다몬스터의 시 체가 늘어났다.
1 마리,2마리,3마리……. 17마리,
18마리,19마리.
마침내 레비아탄을 제외한 몬스터 를 모두 제거했다.
이제 이곳의 보스몬스터인 레비아 탄만 나타나면 된다.
집중하여 거품이 올라오는지 살펴 보던 중.
별안간 수평선 쪽에서 물결이 크게
일렁이는 것이 보였다.
쏴아 아아아 아아아 1 자세히 보니 물이 일렁이는 게 아 니었다.
무려 거대한 해일이 몰려오고 있는 게 아닌가.
해일 안쪽에서는 거대한 물뱀의 실 루옛이 아른거렸다.
과연 바다의 수호자랄까.
나타나는 방법에서부터 웅장함이 홀러 넘쳤다.
강현은 몽환검에 마나를 한껏 불어 넣으며 추가로 환영검을 소환했다. ‘저 정도 규모의 해일이면 여기까 지 도달하겠군. 환영검으로 놈을 치 고 곧바로 해일에 대비해야겠어.’
한창 레비아탄에게 집중하고 있을 때.
갑자기 목덜미에서 서늘함이 느껴 졌다.
무언가 뒤에 있다.
뒤에 있는 무언가는 강현의 목덜미 에 대고 스산한 울음소리를 자아냈 다.
“고오오오.”
강현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뒤로 돌 렸다.
어느새 등 뒤에는 얼어붙은 낫을 들고 있는 사신 한 마리가 자리 잡 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