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화
카니발 차이나타운을 떠난 후로 일 주일이 지났다.
강현 일행은 현재 ‘벌룬 포레스트’ 란 곳을 지나고 있었다.
4계절 365일 내내 나무마다 풍성 한 나뭇잎이 자라나는 곳으로,모든 나무가 아프로 스타일마냥 동그란 형태로 나뭇잎이 자라는 터라 붙은 이름이었다.
강현은 모닥불을 피워서 노숙 준비 를 했다.
그사이 세이아나는 루나를 데리고 냇가에 가서 세수를 하고 왔다.
둘 다 머리카락을 동그랗게 말아
올려 묶곤 수건으로 얼굴을 두드리 며 돌아왔다.
“아휴,우리 루나 깔끔해졌네. 씻었 으니까 이제 로션 바르자.”
“응!”
세이아나는 아공간 목걸이에서 각 종 보습제를 꺼내어 나열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살아남기 바쁜 각박한 환경과 항상 피와 먼지를 뒤집어쓴 채로 생활한 다.
게다가 로션이니 크림이니 하는 것 들을 파는 곳도 없다.
그러다 보니 늘 피부 트러블을 안 고 사는 편이다.
강현은 끝도 없이 나오는 각종 보
습제를 보며 무심히 말했다.
“지역장다운 소지품이군.”
“화장품 말하는 거야? 후후,전부 내가 직접 만든 거야. 한 방을 한 방울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수제 화 장품이지. 만드느라 꽤 고생했어.”
“그건 그거대로 지역장이라서 할 수 있는 취미로군.”
“어떤 위인이 이렇게 말했지. 치아 와 피부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키 라고.”
“휘바 할아버지가 화장품 회사에 취직하면 내걸 법한 문구 같다만.”
세이아나는 루나에게 보습제를 발 라 준 후 손을 비비며 강현을 보았 다.
“근데 지금 루나 레벨이 어떻게 돼?”
“71.”
“너무 낮아. 전설급 웨이브에서 살 아남으려면 적어도 레벨 W0이상은 돼야 해.”
“그러기엔 시간이 없었어. 지금도 시간이 없는 건 마찬가지고.”
“분할 능력을 써.”
“분할?”
“개화의 서 2번째 능력 말이야.”
강현은 미뤄 두었던 상태창 정리도 할 겸 눈을 살짝 감았다.
상태창의 이미지를 그리자 머릿속 에 일련의 정보가 홀러들었다.
[최강현 (lv.201)]
관통 : 700 흡수 : 315 수정 : 428 정제마나 : 286 리필 : 195 보너스 포인트 : 225 보유스킬 : 각성의 서(?),세이덴의 독주머니 (S), 마나폭검 (S),석상 호 걸의 갑옷(S),쉐도우 리퍼의 외갑 (SS), 명계의 서(?), 위치 되감기(S), 개화의 서(?),제왕의 화염검(S) 군 주의 서(?),석화의 마안(SS), 엘레 멘탈 웨펀(SS),개방의 서(?),업적 의 서(?),매혹(A)
특수능력 : 간파,분할
어느덧 레벨이 200을 넘기고 있었 다.
더불어 특수능력 항목에 2차 특수 능력이 개화되어 있었다.
200레벨이 넘으면서 개화의 서 조 건이 충족된 덕분이었다.
동시에 분할에 대한 정보가 머릿속 에 홀러들었다.
[분할 : 다른 이에게 분할 능력을 걸 수 있게 된다. 분할 능력이 걸린 자는 개화의 서 사용자가 얻는 경험 치의 5할을 나눠 받는다. 한 번에 여러 개체에게 걸 수 있으며 군단의 서가 가진 경험치 공유 능력과 연계하여 사용할 수 있다.]
“이제 생겼군.”
“생겼다니까 다행이네. 명계의 서 얻었지? 루나나 소환수들한테 분할 능력 걸어 둬. 그럼 명계의 서 효과 로 네가 얻는 경험치 중에서 2할이 애들한테도 적용될 거야.”
“추가로 군단의 서 경험치 공유 능 력과 연계할 수 있다고 적혀 있군.”
“군단의 서가 적용된 애들이 얻는 경험치는 전부 그대로 복사돼서 너 한테 전달되잖아. 분할 능력으로 경 험치를 나눠 줘도 군단의 서 때문에 네가 얻는 경험치는 변동이 없다는 거지.”
“이 분할이란 것도 전부 현자가 설 계한 건가?”
“맞아.”
“조금 근본적인 이야기긴 하다만 어떻게 테라 시스템에 히든 시스템 을 끼워 넣을 수 있는 거지?”
현자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이 었으나 현자는 이미 죽었고,그의 사념체 또한 사라진 지 오래다. 세이아나는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지 으며 입을 오므렸다.
“으음,진짜로 근본적인 이야기네. 어디 보자 어떻게 설명하면 이해하 기 쉬우려나. 비유하자면 테라 시스 템은 차원이란 하드웨어에 깔린 운 영체제 같은 거야. 혹시 각성의 서를 처음 얻었을 때 적혀 있었던 문 구를 기억해?”
“물론. 각성의 서를 습득하면 히든 시스템이 적용된다고 적혀 있었지.”
“각성의 서는 일종의 레지스트리 역할이라고 보면 돼. 네가 던전이나 웨이브에 입장하면 테라 시스템의 일부 값을 변경해서 비밀방을 만드 는 거지.”
“대단한 발상이군.”
“거의 다 스승님하고 다른 사람들 이 만든 거야. 나는 거의 보조 역할 만 했었어. 1을 2나 3으로 만드는 건 쉽지만 0에서 1을 만드는 건 정 말 어려운 일이야. 그런 면에서 스 승님도 천재에 속하는 부류였다고 할 수 있겠지. 대답이 됐어?”
마법 쪽에는 문외한인 강현도 알기 쉬울 정도로 명쾌한 설명이었다. 이로써 오랜 의문 하나가 풀렸다. 전지전능한 힘이 가해진 것 같아 보였지만 베일을 하나씩 벗기다 보 니 결국 가능할 만했기에 가능한 일 이었다는 결론에 이르렸다.
강현은 납득했단 의미로 고개를 끄 덕이며 아공간 주머니에 손을 넣었 다. 그러곤 지트와 라이를 소환하여 루나 옆에 세웠다.
“그르르르”
“지트가 주군을 뵙습니다. 무슨 일 이신지요.”
분할 능력이 생겼으니 사용해 봐야
하지 않겠나.
강현은 지트와 라이,루나에게 각 각 분할 능력을 걸어 두었다.
더불어 루나에겐 아이로스 팔찌를 착용시 켰다.
효과를 확실히 확인하기 위해 일단
1시간 동안 기다려 보았다.
기다리는 동안 강현은 노스 아일랜 드에서 얻은 빙백검을 일일이 해체 했고,루나와 지트와 라이는 저희들 끼리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며 노닐 었다.
1시간 후 루나가 자신의 상태창을 확인하곤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빠! 나 레벨 올랐어!”
막 강현도 해체 작업을 마친 참이
었다.
강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루나의 손을 잡았다.
눈을 감고 루나의 상태창을 확인한 결과 눈에 띄는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다.
[루나 (lv.73)]
공격 : 144 실드 : 50 회피 : 10 마나 : 144 회복 : 10 보너스 스텟 : 12 보유스킬 : 파이어볼(C),윈드스톰 (B), 스노우맨(A) 고작 한 시간만에 레벨이 2나 오 른 것이다.
지트와 라이도 각각 레벨이 1씩 올라 있었다.
강현의 레벨이 200에 달한다.
레벨200의 레벨업에 필요한 경험 치 1퍼센트에서 5할이면 0.5퍼센트 다.
강현에겐 고작 0.5퍼센트에 불과한 경험치지만 저레벨에겐 레벨업을 하 고도 남을 양이었던 거다.
지금 추세라면 전설급 웨이브에 도 착할 즈음엔 모두 레벨 100을 넘길 듯하다.
분할 능력의 효과도 확인했겠다 강
현은 지트와 라이를 소환석 상태로 되돌렸다.
더하여 침낭을 꺼내 루나를 재웠 다.
밤이 깊어지는 가운데 강현과 세이 아나가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강현은 세이아나에게 신경을 끈 채 로 오로지 자신의 일에만 집중했다. 분할 능력의 효과를 확인하느라 미 뤄 두었던 스텟 정리부터 할 생각이 었다.
‘정제마나를 2차 각성시켜 놓고 나 머지는 골고루 분배해 둬야겠군.’ 먼저 정제마나 스렛에 14포인트를 투자해 두었다.
그러자 정제마나 스텟이 2차 각성 을 이루면서 머릿속에 선택지가 홀 러들었다.
[마나계열 스렛이 2차 각성 조건을 달성했습니다. 어느 쪽으로 각성시 키겠습니까?
1. 순수마나 : 마나오오라,마나 블레이드, 그랜드 오러 등을 사용할 때 해당 마나 능력의 위력이 2배로 증가합니다. 정제 마나의 효과는 그 대로 유지됩니다.
2. 농축 마나 : 마나 스텟의 효율 이 3배로 증가합니다.]
순수마나는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위력을 얻기 위한 스텟,농축 마나 는 전투 유지력을 높이기 위한 스텟 이었다.
전자는 근접전에 속전속결을 내는 타입에게 맞도록 설계되었고,후자 는 치고 빠지며 지구전을 펼치는 타 입에게 맞도록 설계된 듯했다.
물론 강현은 전자에 속한다.
강현은 정제 마나를 순수마나로 각 성시 켰다.
더불어 남은 보너스 포인트는 방금 각성한 순수마나 스텟을 포함하여 각 스렛에 골고루 분배했다.
[최강현(lv. 201)]
관통 : 740
흡수 : 355 수정 : 468 순수마나 : 351 리필 : 235 보너스 포인트 : 0 보유스킬 : 각성의 서(?),세이덴의 독주머니 (S), 마나폭검 (S),석상 호 걸의 갑옷(S), 쉐도우 리퍼의 외갑 (SS), 명계의 서(?),위치 되감기(S), 개화의 서(기,제왕의 화염검(S) 군 주의 서(?),석화의 마안(SS), 엘레 멘탈 웨펀(SS),개방의 서(?),업적 의 서(?),매혹(A)
특수능력 : 간파,분할
상태창 정리를 마치고 눈을 뜨자
세이아나의 시선이 느껴졌다.
정리를 하는 내내 강현을 보고 있 었던 듯하다.
강현은 한순간 마주쳤던 시선을 거 두며 모닥불을 보았다. 그리고 괜스 레 부지깽이로 모닥불을 들쑤시며 말했다.
“할 말 있으면 해.”
“루나에게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하 라고 말했던 거 기억해?”
스타더스트 북쪽의 던전 지대에서 지낼 때,스렛을 부여해 달라는 루 나에게 스스로 판단하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보구로 줄곧 강현과 루나의 모습을 지켜봐 왔기에 그녀 역시 당시의 대화를 알고 있는 것이었다.
강현은 그때 루나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말을 하긴 했었지.”
“사역마가 아니라 인간으로 대해 줘서 고마워.”
“루나를 정말 아끼는군.”
“나도 얼마 전까지는 사역마 그 이
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여겼는데 너랑 지내는 모습을 보니까 생각이 바뀌더라고. 나도 어린 시절에 너 같은 사람을 만났으면 루나처럼 지 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사연을 털어놓고 싶은 눈치다. 하늘엔 보름달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는 담백한 밤이다.
약간은 정취에 젖어도 좋을 밤이지 않은가.
강현은 모닥불에 걸어 둔 수통에 전나무잎을 넣으며 말했다.
“어차피 지금 불침번 차례는 나야. 네가 취침시간을 포기하고 싶다면 말리지 않도록 하지.”
말하고 싶다면 들어는 주겠다는 말 이었다.
무심함 속에 배려가 담겨 있다.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 속성이 공 존한다는 게 강현의 매력이기도 했 다.
세이아나는 수통의 물에 전나무잎 이 우러나는 것을 보며 찬찬히 입을 뗐다.
“지금이야 은발 그대로 다니지만 예전에는 염색을 하고 다녔었어. 그 왜 우리가 살던 세계에선 은발이 흔 한 편은 아니잖아?”
“괴롭힘이라도 당했었나?”
“그 정도면 오히려 다행이지. 외모 도 이 모양이다 보니까 변질자들이 많이 꼬이더라고. 치안이 좋은 도시 에서 살던 것도 아니라서 꽤 고생하 면서 지냈었지. 한탄이나 하자고 꺼 낸 이야기는 아냐. 그냥 내 어릴 적 과 똑같은 모습의 아이가 구김 없이 자라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 어서 말이지.”
“세간에선 그런 걸 두고 모성이라 한다만.”
“후후,한번도 안 해 본 입장에선 심정이 복잡한걸?”
“불필요한 정보로군.”
전나무잎으로 끓인 차가 완성되었 을 즈음.
강현은 수통을 향해 손을 뻗으려다 가 말았다.
오늘따라 유달리 밤이 조용하다 싶 더니.
숲이 조용하면 경계부터 하라 했던 가.
그 순간,어둠 사이에서 누런빛을 머금은 화살 한 발이 위로 쏘아 올 려 졌다.
신호탄 같은 의미로 쏜 건가?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었다.
하늘로 쏘아 올려진 화살은 공중에 서 수십 개로 분할되는 게 아닌가. 그것도 그랜드 애로우가 깃든 화살 이!
그랜드 애로우가 깃든 화살 세례가 곧장 강현에게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