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화
대폭포 쪽에서 발생한 굉음이 블루 워터 마운틴 전체에 메아리쳤다. 집채만 한 바위가 겹겹이 쌓여 있 는 바위 지대에도 그 소리는 여지없 이 전달되어 왔다.
바위 틈 사이에 몸을 감추고 있던 김윤중과 루나가 산 정상을 바라보 았다.
줄곧 진득하게 있던 김윤중이 간만 에 침묵을 쨌다.
“저쪽이 먼저 시작했군.”
대폭포가 더 높은 곳에 있지만 저 쪽은 길이 일직선이고,바위 지대나 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은 구불구불하여 좀 더 시간이 걸리는 것이었다. 전투를 앞두고 활을 매만지던 중 루나가 자신을 보고 있는 걸 깨달았 다.
김윤중은 부담스러운 나머지 허공 에 시선을 두며 입을 열었다.
“뭐 할 말이라도?”
“아저씨 화났어?”
계속 김윤중을 지켜보았는데 심하 다 싶을 정도로 말수가 적었다.
항상 시끌벅적한 니케,리리 남매 와 대비되는 성격이다.
너무 말을 하지 않으니 마치 일부 러 거리를 두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김윤중은 시간이라도 멈춘 양 가만
히 있다가 느릿느릿 말을 꺼냈다.
“화나지 않았단다. 아저씨가 원래 말수가 적어서 그래.”
“나 때문에 화난 줄 알았어.”
“왜 그렇게 생각했니?”
“처음에 루나가 안 따라간다고 한 것 때문에……
그러고 보니 게드팅스에서 김윤중 과 리리가 교란작전 중이던 루나와 지트에게 접근했었다.
그때 루나가 강현의 허락 없이는 절대로 못 따라간다고 거절했었다. 김윤중이 화를 낼 일이 있다면 그 것밖에 없다고 여겨서 시무룩해져 있던 거였다.
김윤중은 저도 모르게 아빠 미소를
지으며 루나를 안심시켰다.
“루나는 착한 아이구나.”
“헤헤헤,칭찬 받았다.”
“훗,내 딸아이도 딱 너만큼 귀여 웠었지.”
“딸 있어?”
루나의 질문에 김윤중은 과거를 회 상하듯 공허한 눈빛을 띠었다.
그의 눈길에선 애잔함이,억지로 웃고 있는 입가에선 씁쓸함이 배어 나왔다.
“이 아저씨가 못나서 고생만 시켰 지. 그 어린 것이 뭔 죄가 있다고. 다 내 잘못이었지.”
순수한 루나라도 김윤중이 후회하 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위로의 말을 건넸 다.
“아저씨는 딸을 엄청 좋아했나 보 네.”
“응?”
“오빠가 말했어. 엄청 좋아하면 언 제나 못해 준 것처럼 느끼게 된다 고.”
“고맙구나. 하지만 아저씨는 정말 로 못해 줬단다. 몸이 아파서 항상 누워 있기만 했지. 딸에게 너무 의 존했었어.”
“지금은 안 아파 보이는데?”
“재활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 지 일어날 수 있는 병이었으니까.”
“지금이라도 잘해 주면 돼! 오빠가 말했어. 갚을 게 있을 땐 쓸개를 씹 어서라도 갚으라고 했어!”
“뭐……. 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 닌 것 같다만 위로해 줘서 고맙구 나. 그럼 슬슬 이쪽에도 적이 오고 있으니 준비하자꾸나.”
원래 세계에서 살 무렵.
그는 경호원 일을 하던 자였다.
나름대로 실력 있는 경호원이었으 나 요인 경호 중에 다리와 어깨를 크게 다치면서 반불구의 몸이 되었 다.
어떻게든 가족을 먹여 살리고자 벌 였던 사업은 줄줄이 망했으며 그로 인해 생긴 빚만 상당한 금액에 이르렸다.
계속되는 실패는 그에게서 삶의 의 욕을 뺏어갔다.
술에 절어 지내는 나날들.
그런 그를 먹여 살리기 위해 아내 가 나가서 일했으며,딸은 대학을 포기하고 바로 현장을 뛰어다녔다.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딸은 집안의 중심을 잡아 주며 열심히 살아가려 했었다.
허나 위태위태하게 유지되던 생활 은 딸의 갑작스런 실종으로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아내는 그를 원망하며 떠나갔고, 끝내 딸은 돌아오지 않았다.
자살을 결심할 무렵, 그는 이세계
로 오게 되었고 딸도 이곳으로 왔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재활을 할 수 있었고,활을 주무기 삼아 치열하게 살아온 결과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김윤중은 등에 맨 활을 손에 쥐며 화살을 걸쳤다.
‘부디 살아 있거라,혜림아. 이 아 비에게 이제부터라도 만회할 수 있 는 기회를 다오.’
?
바위 지대의 중간 지점에 디스트로 이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중간까지만 로브 쓴 자를
쫓다가 몰래 바위 지대 뒤편으로 우 회했다.
블랑코를 통해 혁명군이 바위 지대 뒤편에 매복하고 있단 걸 들었기 때 문이었다.
디스트로이들은 기밀하게 움직이기 위해 데릭로우스를 모두 소환석 상 태로 되돌렸고,혹시나 혁명군이 알 아차릴까 싶어 무기에 마나조차 부 여하지 않았다.
혁명군이 숨어 있다는 지점에 다다 랐을 때.
순간 산꼭대기 쪽에서 폭발음이 전 해져 왔다.
과과광!
깜짝 놀란 디스트로이들의 이목이
산꼭대기에 쏠렸다.
“바,방금 무슨 소리야?”
“산꼭대기에서 났어. 지역장님의 스 킬은 아니야. 설마 최강현이……
“다들 진정해. 지역장님이 당하는 일은 절대 없어. 우린 상관하지 말 고 주어진 임무만 수행하면 될 일이 야.”
디스트로이들이 기세를 다잡으려던 찰나.
어느 한 명이 자신들이 디디고 있 는 바위 아래로 무언가가 빛나는 것 을 보았다.
“저건 뭐지?”
의문을 가진 순간.
바위틈에서 불길이 치솟으며 폭발
이 일어났다.
쿠구궁!
먼저 이변을 알아차린 몇몇만이 실 드를 끌어올려 불길로부터 자신을 보호했다.
그러나 폭발로 인해 쌓여 있던 바 위가 무너지면서 낙석이 발생했다.
디스트로이들은 떨어지는 바위를 부수기 위해 각자 마나를 끌어올렸 다.
동시에 그들은 목격했다.
무너진 바위 사이로 나타난 혁명군 및 눈사람 부대를.
멀리서 매복 부대를 이끄는 한 중 년 사내의 입이 달싹였다.
“전원 공격!”
*
대폭포 위에 서 있던 강현은 바위 지대와 계곡 쪽이 소란스러워진 걸 확인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였다.
블랑코에게 알려 준 매복 지점은 전부 거짓 정보였다.
큰 공을 세울 기회라 여겨 신나게 정보를 퍼 날랐을 거다.
사실 알려 준 매복 지점이 함정을 파 놓은 지점인 줄도 모르고 말이 다.
강현은 각 지점에서 둥게둥게 피어 오르는 연기를 보며 생각했다.
경급 보구지만 한번에 수십 개씩 터뜨리니까 위력이 장난 아니군.’ 묻어 놓은 보구는 화산 거북 포탄, 블레이즈 리자드의 부싯돌 등 폭발 을 일으키는 B급 보구들이다.
니케에게 혁명군 동료들을 모으러 가면서 있는 대로 모두 사 오라고 시켰었다.
요란하게 폭발하긴 했다만 위력 자 체는 딱히 강하지 않다.
기껏해야 하급 마법의 일종인 파이 어볼이 잇따라 터진 수준에 불과하 다.
실드만 사용해도 충분히 막아 낼 수 있다.
대폭포 아래에서 자욱하게 올라오
는 검은 연기.
그 안에 고메즈 일행이 살아 있을 게 분명하다.
모든 걸 아는 강현과 달리 블랑코 와 함께 지내 온 혁명군 사람들은 도저히 영문을 알 수 없어 강현을 경계했다.
“이봐,어째서 블랑코를 죽였지? 제대로 설명해.”
정확하게 강현을 따라온 고메즈, 갑작스럽게 고메즈를 덮친 폭발,강 현이 블랑코에게 했던 말.
이것만 봐도 어떤 상황인지는 자명 하거늘 아직도 사태를 파악하지 못 하고 있었다.
강현은 경계하는 이들을 향해 간단
히 한 마디 날렸다.
“블랑코가 커뮤니티의 밀정이었으 니까.”
“브,블랑코가 밀정?”
“다른 매복 장소에서 일어나고 있 는 일만 봐도 알 수 있지.”
혁명군 사람들은 봉우리 아래를 내 려다보았다. 그러곤 뒤늦게 혁명군 의 매복 장소마다 연기가 피어오르 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한 결과 블 랑코가 배신했음을 알 수 있었다.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가슴으론 받 아들일 수 없었다.
“그,그렇게 열정적이던 블랑코가 밀정이 었다니……
“믿을 수가 없어. 정말로 좋은 녀 석이었는데……
강현은 손 안에 미라이언의 소환석 이 되돌아온 걸 확인하며 입을 됐 다.
“모든 밀정은 좋은 사람이지. 들키 기 전까지는 말이야.”
혁명군 사람들은 블랑코가 밀정이 었다는 것에 심정이 복잡해졌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지역장을 잡은 것에 기뻐했다.
“정보가 유출되는 걸 역으로 이용 한 셈인가. 저만한 폭발이면 제아무 리 지역장이라도 꼼짝 없이 당했겠 지?”
“가까이에 밀정이 있었다고 생각하
니 소름 돋는군. 그래도 덕분에 지 역장을 잡았으니까 잘된 셈인가.”
“잠깐! 아래를 봐! 놈은 아직 살아 있어!”
바람이 불면서 연기가 걷혀 나갔 다.
아스라이 흩어지는 연기 사이에서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한 고메즈가 서 있었다.
고메즈가 데리고 온 디스트로이 5 명도 실드만 다소 소모했을 뿐 다친 곳 하나 없었다.
고메즈는 씹어 먹을 듯 성난 표정 으로 대폭포 위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따위 애들 장난으로 날 잡으려 하다니 배짱 한 번 좋구나.”
강현은 무뚝뚝한 말투로 신랄하게 고메즈를 도발했다.
“애들 장난질로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만.”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더니 딱 그 꼴이군. 커뮤니티의 지 역장을 얕본 대가를 치르게 해 주 마!”
고메즈가 일갈을 터뜨리며 데릭로 우스 옆구리에 달아 놓은 아공간 보 자기에 손을 넣었다.
그러곤 기다란 장창 한 자루를 꺼 내어 그랜드 스피어를 부여한 후 강 현에게 힘껏 던졌다.
그를 본 혁명군 사람들이 허겁지겁 뒤로 물러났다.
“물러나! 소멸 효과를 부여한 장창 이야!”
고메즈의 능력은 꽤 유명한 편이 다.
그의 스킬인 소멸 부여는 보구나 마나 능력에 소멸 능력을 부여한다. 스킬이 가미된 공격에 닿으면 실드 나 보구,적중당한 신체의 일부가 즉시 소멸한다.
다만 공격무효화 능력을 뚫지 못한 다고 한다.
일반적인 수단으론 막을 수 없는 이상 피하는 게 당연했다.
그러나 강현은 제자리에 서서 꿈쩍 도 하지 않았다.
“이런 건 말이지. 졸면 지는 거야.”
소멸 부여가 된 장창이 머리를 향 해 날아들었다.
그를 두고 강현은 수정 스렛의 효 과를 이용해 장창의 궤도를 비틀었 다.
그로 인해 가만히 서 있음에도 불 구하고 장창이 스스로 비껴 나갔다. 허둥지둥대던 혁명군 사람들은 입 을 쩌억 벌릴 수밖에 없었다.
뭐 이런 강심장이 다 있나!
아무리 피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 하더라도 날아드는 장창을 두고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심장이 강철이 아닌 이상에야 말이 다.
기세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강현 을 두고 고메즈는 울화통이 터질 수 밖에 없었다.
“빌어먹을 놈! 아까부터 계속 날 내려다봐? 뭣들 하느냐! 당장 폭포 위로 가는 길을 만들지 않고!”
고메즈도 바위 지대와 계곡 쪽에서 도 폭발음이 들렸다는 것 정돈 알고 있다.
매복 작전 자체가 함정이었다면 다 른 쪽에서도 커뮤니티의 병력이 고 전하고 있을 거다.
허나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고메즈로선 처음으로 자신에게 굴 욕감을 선사한 강현을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성난 재촉 속에서 디스트로이 한 명이 땅에 손을 짚었다.
“변형.”
시동어와 함께 스킬이 발동되면서 검게 그을린 땅바닥이 들썩였다. 바닥의 홁자갈이 한데 모이면서 대 폭포 위로 이어지는 굵은 돌다리가 생겨났다.
고메즈와 디스트로이들이 그 돌다 리를 타고 강현이 있는 곳으로 달려 왔다.
강현은 미라이언을 재차 소환하며 등 위에 올라탔다. 그러곤 엉거주춤 서 있는 혁명군 사람들을 향해 말했 다.
“바위 지대로 내려가서 니케와 합
류하도록.”
마치 혼자 고메즈를 상대하겠다는 듯한 말투였다.
제아무리 함정에 빠뜨렸다지만 고 메즈는 조금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거기에 디스트로이 5명까지 함께하 고 있지 않은가.
대체 뭘 어쩌려는 거지?
의문이 솟아났지만 물을 시간 따윈 없었다.
벌써 고메즈와 디스트로이들은 다 리를 절반 이상 주파하고 있었다. 혁명군 사람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바위 지대로 가는 길로 빠져나갔다. 홀로 남은 강현은 미라이언의 옆구 리를 발로 차며 봉우리 반대편을 향해 내달렸다.
뒤에선 열이 뻗칠 대로 뻗친 고메 즈가 부리나케 강현을 추격해 왔다.
“겁쟁이 놈아! 꼬랑지 말고 도망가 는 게 네놈의 싸움법이더냐!”
강현은 대답을 하긴커녕 상대조차 하지 않았다.
한껏 도발한 이후에 무시당하기까 지 하니 고메즈로선 답답해 미칠 지 경이었다.
숨 막히는 추격전은 봉우리 반대편 능선에 들어서면서 더욱 치열해졌 다.
내리막길인 데다 다양한 형태의 던 전이 방해물처럼 늘어서 있어서 한 번의 실수가 낙마로 이어지는 곳이었다.
강현은 능숙하게 미라이언을 몰며 뒤를 힐끗 보았다.
추격해 오는 고메즈 일행은 이탈자 한 명 없이 잘 따라오고 있었다.
‘이름값은 하는군.’
어차피 낙마나 노리려고 시작한 추 격전이 아니다.
강현은 얼마쯤 산을 타고 내려가다 가 측면으로 급격히 방향을 꺾었다. 그러곤 수풀 사이에 있는 동굴로 들 어갔다.
강현을 바짝 뒤쫓던 고메즈는 인정 사정 볼 것 없이 동굴로 돌진했다. 다만 뒤따르던 디스트로이들은 수 상함을 느끼고 고메즈에게 간언을 올렸다.
“지역장님,일부러 동굴 안으로 유 인하려는 느낌이 강합니다. 여기선 자중하시고 다른 부대와 합류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벌써 한 번 함정에 빠져서 굴욕을 겪은 후이다.
같은 수법에 또 걸리는 것만큼 멍 청한 일은 없다.
그러나 열이 오를 대로 오른 고메 즈에겐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고메즈는 살의에 찬에 눈빛을 띠며 이 갈린 목소리를 내었다.
“날 그토록 모욕한 놈을 놓아주라 고? 그걸 지금 말이라고 씨부린 것 이냐?”
“아까와 달리 밀폐된 공간입니다. 또 한 번 폭발이 일어나면……
“닥쳐라! 무슨 짓을 벌이든 소멸시 키면 그만인 것을! 여기서 당장 놈 을 죽인다. 이 내가 당장 죽이겠다 고 하면 당장 죽이는 거다. 알아들 었느냐!”
“며,명령을 따르겠습니다.”
고메즈는 고집을 부리면서 동굴 안 으로 들어갔다.
어두운 동굴 안쪽에서 미라이언의 발소리가 강하게 울려 퍼졌다.
미라이언의 발소리는 곧 강현의 위 치를 알려 주는 지표가 되어 주었 다.
고메즈 일행은 무기에 그랜드 오러
를 부여하여 동굴 안쪽을 비췄다.
저 멀리서 미라이언이 막다른 길에 다다른 것이 보였다.
막다른길에는 마나 기류가 흐르는 문이 있었다.
단순한 동굴이라 여겼는데 던전이 었던 것이다.
고메즈는 진득한 살기를 풍기며 데 릭로우스의 옆구리를 연신 걷어찼 다.
“거 보거라! 도망치기 위한 움직임 이었잖느냐! 도망가게 놔두지 마 라!”
문이 닫히기 직전.
고메즈 일행이 타고 있는 데릭로우 스가 몸을 날리면서 모두가 던전 안에 입장했다.
마나기류를 타고 안에 들어선 고메 즈 일행은 드넓은 숲과 조우했다. 그와 함께 두 가지 사실을 직면하 게 되었다.
아무도 태우지 않은 채로 서 있는 미라이언과 숲 앞에 세워져 있는 표 지판을 말이다.
[베스티르스 숲 공략법(난이도 :
SSS 랭크)]
*
동굴 입구 앞에 별안간 한 사내가 우뚝 섰다.
그는 다름 아닌 강현이었다.
동굴을 달리다가 위치 되감기로 혼 자 빠져나온 것이었다.
강현은 어두운 동굴 안쪽을 바라보 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어디 제물 없이 잘해 보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