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화
투응!
그랜드 액스가 부딪친 것치곤 소리 가 영 시원찮다.
마치 스펀지 위에 돌을 떨어뜨린 듯한 소리다.
심지어 흡수 실드가 부서지지도 않 았다.
지금의 실드 스텟량으로 그랜드 액 스를 버텨 낼 리 없었다.
최소한 실드가 약해지기라도 해야 한다.
헌데 강현이 느끼기에 흡수 실드는 몇 번이나 더 데미지를 받아 내도 될 정도로 건재했다.
동시에 강현의 머릿속에 일련의 정 보가 홀러들었다.
[흡수 실드 : 523/315이
무엇을 나타내는 수치인 거지?
3150라는 숫자는 어딘가 익숙하다.
그래,내 흡수 스텟 수치가 315였 어. 315의 10배 효율만큼 데미지를 흡수할 수 있다는 건가?
523은 지금 흡수한 데미지,더불어 내가 방출할 수 있는 데미지란 뜻이 다.
실드 스텟은 기본적으로 스텟의 2,
3배에 해당하는 효율을 가지고 있 다.
그래서 동급의 공격 스텟을 상대로 2, 3번 정도는 버텨 낼 수 있는 거 다.
하지만 강현의 흡수 실드는 10배 의 효율을 내고 있었다.
상대방의 입장에선 강현이 실드 스 렛을 엄청 올린 것처럼 보이리라. 아니나 다를까,조직원이 그랜드 액스를 휘두르며 강현을 조롱했다.
“무식하게 실드 스렛만 찍은 겁쟁 이 녀석이로구나! 그런 주제에 감히 지부에 침입할 생각을 해? 당장에 목을 쳐 주마!”
채앵!
강현은 그랜드 액스가 가속하기 전 에 경합지점을 앞당겨서 위력을 죽였다.
동시에 빙백검의 마나 동결 효과가 발동하면서 손도끼에 둘러진 그랜드 액스가 해제되었다.
조직원은 당황한 나머지 이동 스킬 을 써서 강현과의 거리를 벌렸다.
“어,어어,뭐야? 이거 왜 풀려?”
그사이,강현의 머릿속에서는 한 가지 가설이 맴돌고 있었다.
이 흡수된 데미지량을 알려 주 는 이유가 뭐지? 단순히 실드 효율 이 좋아진 걸 알려 주기 위한 건 아닐 테고. 흡수 스텟에 또 다른 효 과가 있는 건가?’
생각만 하기보단 직접 확인하는 게 빠르다.
강현은 흡수 실드에 누적된 데미지 를 반사 데미지로 전환하여 방출했 다.
반사 데미지가 마나 덩어리의 형태 로 날아가선 조직원의 도끼에 적중 했다 퍼영!
조직원은 갑작스런 충격에 손을 절 며 얼굴을 구겼다.
“크옥,아까부터 되도 않은 수작질 을…… 오냐,더 이상 깐족거리지 못하게 해 주마.”
조직원이 발을 구르자 밭 밑에 있 던 그림자가 넘실거리면서 강현을 뒤덮었다.
순간 실명이라도 한 듯 어둠이 시
야를 뒤덮었다.
시야를 차단하는 스킬인가 보군.
몇 초 후,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서 그랜드 액스가 날아들어 강현을 두들겼다.
터영! 터영!
그랜드 액스가 흡수 실드를 강타하 면서 먹먹함이 가미된 타격음을 내 었다.
강현은 재빨리 흡수 실드에 누적된 데미지부터 확인했다.
[흡수 실드 : 1120/3150]
홉수한 데미지는 약 1100.
여태까지 그랜드 액스에 세 번 가
격 당했다.
헌데 그랜드 액스에 두 번 가격당 한 데미지만 표기되어 있었다.
처음 가격당한 데미지는 방출됨과 동시에 사라진 거다.
데미지를 방출한 만큼 실드의 누적 데미지가 초기화되는 건가.
단번에 허용량을 넘는 데미지를 받 지만 않으면 실드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겠군.
확인은 이만하면 됐어.
강현은 또 한 번 그랜드 액스를 받아 냈다.
터영!
공격을 받다 보면 상대의 위치 정 도는 눈 감고도 가늠할 수 있다.
강현은 그랜드 액스가 날아든 방향 으로 빙백검을 뻗었다.
쇄도하던 빙백검에서 손맛이 전해 져 왔다.
푸욱!
“쿨력! 이놈…… 안 보이는 상태에 서 어떻게……
시야 차단 스킬이 풀리면서 빙백검 이 가슴에 박힌 조직원의 모습이 보 였다.
맞으면서도 일부러 벽 구석으로 물 러났었다.
벽 구석이라는 그만큼 활동 영역을 차단당하는 것이지만,반대로 말하 면 상대방 역시 공격 범위가 정해질 수밖에 없는 위치이기도 하다.
적이 정면으로만 올 수 있단 것만 알면 검을 적중시키는 건 어렵지 않 았다.
더욱이 스킬의 효과에 자만하여 동 작이 커진 상대라면 두말할 것도 없 다.
강현은 조직원의 가슴에서 빙백검 을 뽑아내며 말했다.
“스텟은 높은데 사용자가 영 못 미 덥군. 그래서야 돼지 목의 진주목걸 이지.”
“꾸르륵,빌어먹을……
조직원이 쓰러지면서 바닥에 피가 흘러 넘쳤다.
강현은 빙백검에 묻은 핏조각을 털 어 내며 지하 2층으로 들어갔다.
지하 2층은 딱히 오래 둘러볼 것 도 없었다.
방이라곤 하나밖에 없었기에.
복도 끝에 있는 단 하나의 문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방 안에는 사람 몸체만 한 크기의 비석이 하나 있었다.
그랜드 오러의 색과 똑같은 황금색 의 비석이었다.
말하지 않아도 그랜드 스톤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랜드 스톤은 희미한 발광이끼의 불빛을 받아 영롱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여기서 정확히 어떻게 해야 그랜드 마스터로 승급할 수 있는 거지?
강현은 홀린 듯 그랜드 스톤으로 다가가 손을 대었다.
따로 설명을 들은 것도 아니건만 왠지 모르게 손을 대면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승급 자격을 갖춘 이는 은 연중에 그랜드 스톤에게 이끌리는 걸지도 모른다.
손을 올리자 그랜드 스톤에서 황금 빛이 홀러나오며 강현의 몸에 스며 들었다.
이윽고 황금빛이 사그라졌을 때.
강현은 그랜드 스톤에서 손을 떼며 빙백검에 마나를 부여했다.
지이엉!
빙백검의 푸른 검신에 황금색 마나
검이 둘러졌다.
그랜드 마스터의 상징인 그랜드 오 러 였다.
강현의 경우 검을 쓰고 있으니 그 랜드 소드라 할 수 있었다.
이로써 당초의 목적은 달성했다. 이제 조용히 빠져나가기만 하면 된 다.
그런데 별안간 등 뒤에서 성난 목 소리가 날아들었다.
“역시 목적은 그랜드 스톤이었군. 분수도 모르는 쥐새끼 놈아. 살아서 나갈 생각은 하지 마라.”
뒤를 돌아보자 뉴튼이 머리털을 곤 두세운 채로 서 있었다.
뉴튼이 반쯤 눈이 뒤집혀선 사나운
기세로 랜스를 집어던졌다.
후응!
하늘색 원각을 지닌 랜스에 그랜드 랜스가 부여되며 맹렬하게 회전했 다.
그 이전에 랜스의 색깔이 많이 부 자연스럽다.
마치 일부러 하늘색으로 칠해 둔 느낌이다.
강현은 랜스를 막아 내는 대신 옆 으로 뛰었다.
강현을 지나친 랜스가 바닥에 틀어 박혔다.
퍼벅!
랜스가 적중함과 동시에 랜스 윗부 분에 두 개의 눈이 생겼다.
눈알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다 시 눈을 감았다.
그와 더불어 랜스가 사라지면서 뉴 튼의 손에서 재소환되었다.
강현은 빙백검을 앞으로 겨누며 말 했다.
“그 눈. 아무래도 보구가 아니라 소환수인 것 같군.”
보구 대신 쓸 정도면 상당한 능력 을 가진 소환수일 거다.
허나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다. 소환수에도 스킬이 적용된다는 것 까진 강현도 알고 있다.
강현도 라이에게 엘레멘탈 웨펀 효 과를 적용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마나 블레이드나 그랜드 소
드 같은 마나 능력은 얘기가 다르 다.
마나 능력은 스킬과 달리 공격 스 랫에서 비롯되는 능력이다.
무기에는 부여할 수 있어도,다른 생물체에 부여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런데도 뉴튼은 실제로 소환수에 마나 능력을 부여하고 있었다. 무언가 트릭이 존재하는 게 틀림없 다.
그사이,뉴튼은 랜스 손잡이를 옆 구리에 끼며 눈매를 세웠다.
“네놈,혁명군의 끄나풀이더냐?”
“혁명군? 카니발엔 그런 것도 있나 보지?”
“시침 떼는 능력 하나는 일품이군.
뭐 상관없나. 몸에 바람구멍이 나면 솔직해질 생각이 들 테지.”
뉴튼은 랜스를 앞세우며 강현에게 달려들었다.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삽시간에 둘 사이의 거리가 좁혀졌다.
랜스가 강현의 복부를 향해 날아들 었다.
강현은 위치되감기를 발동했다.
1분 전의 위치.
바로 뉴튼의 뒤로 이동하게 되었 다.
강현은 지체할 것 없이 빙백검을 아래로 내리쳤다.
랜스의 무게 때문에 중심이 앞으로 쏠려 있는 뉴튼으로선 피할 재간이 없었다.
빙백검의 검날이 떨어지면서 뉴튼 의 몸을 세로로 갈랐다.
쩌억!
일격을 먹인 것까진 좋다.
근데 너무 쉽게 해치웠다.
아무리 등 뒤에서의 공격이었다지 만 실드조차 쓰지 않다니.
불길한 예감이 등줄기를 타고 오른 다.
별안간 갈라진 뉴튼의 몸이 도로 붙으면서 상처가 재생되었다.
뉴튼은 몸 상태가 회복되자마자 몸 을 돌리며 랜스를 휘둘렀다.
그에 대응하여 검을 세로로 들어서 막아 냈다.
그런데 뉴튼의 랜스가 도달하도 전 에 빙백검의 검날이 보이지 않는 무 언가에 부딪쳤다.
쩌영!
뒤이어 뉴튼의 랜스가 빙백검을 가 격했다.
채앵!
예상했던 경합지점이 어긋난 탓에 강현의 무게중심이 흐트러지고 말았 다.
그 와중에 묵직한 랜스가 날아들었 으니 제대로 막아 낼 수 있을 리 없었다.
힘에 밀린 강현이 뒤로 주르륵 밀 려났다.
다행히도 팔이 뻐근한 것 외에는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았다.
그보다 뉴튼이 보인 기이한 능력이 문제였다.
‘몸이 반으로 쪼개졌는데도 재생했 다? 보구에 의한 효과인가. 그만한 보구가 있다 하더라도 재사용대기시 간이나 사용 횟수에 제한이 있을 거 야. 보통은 아끼면서 사용할 텐데 말이지. 근데 놈은 아끼긴커녕 실드 조차 사용하지 않았었어.’
게다가 랜스와 경합했음에도 불구 하고 빙백검의 마나 동결 능력이 발 동하지 않았다.
무기끼리 직접 부딪친 게 아니란 소리다.
어떤 능력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
다.
한 번 더 놈을 베어 보는 수밖에.
강현은 흡수 실드를 한껏 끌어올리 며 뉴튼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빙백검이 거칠게 허공을 찢어발기 며 뉴튼의 목을 향해 승천했다.
그에 대응하여 뉴튼은 랜스를 비스 듬히 기울였다.
“접근전이면 할 만하다 여겼나 보 지? 어림없다!”
빙백검이 아까처럼 랜스에 닿기도 전에 무언가와 부딪쳤다.
채앵!
동시에 뉴튼의 랜스 끝에서 마나의 창이 뿜어져 나왔다.
강현은 고개를 옆으로 뉘이면서 수
정 스텟의 효과로 마나의 창을 비틀 어 냈다.
그러곤 물 흐르듯 몸을 측면으로 비틀며 뉴튼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뉴튼의 몸이 균형을 잃으면서 빙백 검을 누르고 있던 랜스가 미끄러졌 다.
강현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뉴튼 의 목을 쳤다.
서격!
몸이 갈라져도 회복해 버리니 차라 리 목을 날려 보았다.
부활에 가까운 회복 보구가 있다 하더라도 날아간 목까지 재생하진 못할 터.
그리 생각하던 찰나.
뉴튼이 들고 있던 랜스가 눈을 떴 다.
랜스가 강현을 힐끗 보는가 싶더니 뉴튼이 랜스를 휘둘렀다.
목이 없는 상태에서도 움직인다고? 강현은 빙백검을 가로로 뉘이며 랜 스를 받아 냈다.
차아앙!
반발력에 의해 강현의 몸이 뒤로 밀려났다.
뉴튼은 강현과의 거리를 벌리며 바 닥을 뒹구는 자신의 머리를 집어 들 었다.
그가 머리를 잘린 단면에 붙이자 거짓말처럼 목이 붙었다.
흡사 불사신과도 같은 몸뚱이였다.
그럴 리가 없다.
사람인 이상 목이 날아간 후에도 살아 있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생각해 내.
놈이 어떤 능력으로 베이고 나서도 살아 있는 건지 알아내야 해.
분명 내가 놓친 부분이 있을 거야. 놈은 능력을 과신한 채로 실드조차 쓰지 않고 있어.
잠깐! 실드를 쓰지 않아?
실드를 안 쓰는 게 아니라 못 쓰 는 것일 수도 있어. 그리고 랜스가 눈을 뜨는 타이밍이 자꾸 신경 쓰인 단 말이지.
놈의 손을 떠났을 때와 놈의 목이 날아갔을 때.
그때만 랜스가 눈을 떴었지.
마치 랜스가 직접 상황을 확인하려 고 하는 것처럼…… 아!
머릿속에 한 가지 가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강현은 뉴튼을 향해 마나폭검을 날 려 보았다.
그랜드 소드가 부서지면서 마나파 편이 뉴튼에게로 쇄도했다.
뉴튼이 옆으로 달리며 피해 보려 했으나 마나폭검의 범위가 넓어 모 두 피하는 건 불가능했다.
때문에 마나 파편의 일부분이 뉴튼 의 머리에 적중했다.
퍼석!
마나 파편은 어김없이 뉴튼의 머리
를 파괴했다.
그와 더불어 랜스의 원각에 달려 있던 눈꺼풀이 벌어졌다.
순간,강현은 석화의 마안을 사용 하며 랜스를 바라보았다.
강현의 눈동자가 변한 것을 본 랜 스의 눈이 급하게 눈꺼풀을 닫았다.
“이런 제길!”
두 귀로 똑똑히 들었다.
방금 랜스에서 목소리가 홀러나온 게 틀림없었다.
이걸로 확실해졌다.
랜스가 소환수라고 생각한 것 자체 가 착각이었던 거다.
강현은 빙백검을 늘어뜨리며 차가 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쪽의 사람이 소환수고,네가 랜 스로 변해 있던 거였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