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142화 (142/381)

142화

화산 거북은 20미터쯤 떨어진 거 리에서 멈춰 섰다. 그러곤 짧은 다 리를 바닥에 굳건히 디디곤 입을 쩌 억 벌렸다.

연기가 피어나는 입 속에서 화염이 일렁거리는 게 보였다.

거북을 빙자한 대포나 다름없었다. 이내 곧 화산 거북의 입에서 화염 구가 발사되었다.

투응!

동그란 불꽃덩어리가 포물선을 그 리면서 날아들었다.

강현은 몸 주위에 남아 있던 환영 검을 날려서 불꽃덩어리를 베어 냈다.

반으로 갈라진 불꽃덩어리는 허공 에서 그대로 폭발했다.

퍼영!

그사이,화산 거북의 입에선 다음 포격이 준비되고 있었다.

근거리에선 마그마 슬라임들이 끝 없이 덤벼 대고,멀리선 화산 거북 이 포탄을 쏘아 댄다.

강현은 몸을 한 바퀴 돌리며 몽환 검으로 큰 원을 그렸다.

튀어 오르던 마그마 슬라임들이 몽 환검에 부딪칠 때마다 호쾌하게 터 져 나갔다.

그와 더불어 주위를 맴돌던 환영검 두 자루에 엘레멘탈 웨펀 수 속성을 부여해서 날렸다.

두 자루의 환영검은 제비 한 쌍마 냥 허공을 유려하게 누비며 화산 거 북에게 날아갔다.

먼저 두 자루 중 한 자루가 화산 거북의 등껍질을 두들겼다.

쩌정!

첫 번째 환영검이 적중하면서 등껍 질의 일부가 갈라졌다.

강현의 공격 스텟으로 인해 마나 블레이드급의 강도를 지닌 환영검이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가르지 는 못했다.

그래도 상관없다.

두 번째 환영검이 같은 부위를 찔

렸기에.

푸욱!

두 번째 환영검은 검자루까지 박힐 정도로 깊숙이 찔러 들어갔다.

그로 인해 화산 거북의 다리가 풀 리면서 껍질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 고 쓰러졌다.

껍질을 뚫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엘레멘탈 웨펀을 부여해 뒀지만 거 기까진 필요 없었던 것 같다.

강현은 화산 거북의 시체에서 전리 품 반응이 나온 걸 보았다.

‘음? 리젠되는 몬스터인데도 전리 품을 준다고?’

다가가서 추출하니 C급 보구 하나 가 나왔다.

[기름 망치]

등급 : c

타입 : 해머

특성 : 망치 머리 부분에 열은 기 름막이 생성되는 망치. 불을 불이면 불붙은 망치로 사용할 수 있다. 단, 망치 머리에 흐르는 기름은 극히 소 량씩 나오니 기름부자가 될 생각은 일찌감치 접는 게 좋다.

C급 보구라 그런지 효과가 영 미 덥지 못하다.

일반 망치를 사다가 기름을 묻힌 후 불을 붙여도 똑같은 망치를 만들 수 있다.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기름 망치 쪽은 일일이 기름을 묻히지 않아도 된다는 점일까.

그리 좋은 보구는 아니지만 무기라 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강현은 기름 망치에 개방의 서를 적용해 두었다.

[숙련도 : 생명체를 사살할 때마다 숙련도 1상승 (0/30)]

?급이라 그런지 고작 30마리만 사 냥하면 C+급으로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리젠되는 몬스터에게서 전리품이 나왔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느냐.

계속 전리품을 얻을 수 있다는 거 다.

물론 잡을 때마다 전리품을 주는 건 아닐 테다.

그러나 낮은 확률이라도 보구를 주 는 게 분명해. 여기 머무르면서 숙 련도 작업을 하는 동안 계속 보구를 보급할 수 있단 거잖아.

몽환검 작업이 끝나면 다른 던전에 서 보구를 얻어서 다시 이곳에 오려 했었다.

그러나 이 안에서도 계속 보구를 보급 받을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다르 다.

숙련도 작업과 보구 공급을 한 자

리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강현은 기름 망치에 개방의 서 효 과를 부여하며 슬며시 미소를 지었 다.

“아무래도 최고의 작업장을 찾은 것 같군.”

*

‘잘 듣거라,루나. 언젠가 널 데리 러 오는 이가 있을 거야. 그를 잘 따르도록 하거라.’

“우응. 꿈인가.”

안녕하세요,루나예요.

오랜만에 꿈을 꿨네요.

봉인에서 풀려난 덕분일까요.

히든방에서 자고 있을 땐 꿈같은 건 한 번도 꾸지 않았는데 말이죠. 아참,제 소개가 늦었네요.

전 주인님의 사역마예요.

주인님께 도움이 되도록 현자님께 서 만드신 존재죠.

안 그래도 주인님이 절 보고 계시 네요.

제가 깨어나길 기다리셨나 봐요.

“깼군. 일어나서 몸 풀어 둬.”

우리 주인님은 표정이 거의 없고, 말투도 엄청 무뚝뚝하셔요.

처음에는 엄청 무서운 분일 거라 여겨서 얼마나 떨렸는지 몰라요.

근데 보름쯤 같이 지내니까 어느 정도 어떤 분이신지 알 것 같기도 해요.

일단 효율적인 걸 엄청 좋아하셔 요. 성격상 비효율적인 건 못 참으 시나 봐요.

며칠 전에는 마을에 들르셨다가 즉 석에서 먹을 수 있는 치즈스턱을 사 오셨어요. 식사하실 때마다 일일이 불을 피우는 게 별로라고 생각하셨 나 봐요.

근데 데워 먹는 게 더 맛있을 것 같다고 다시 불을 피우셨었죠. 결과 적으로는 엄청 맛있게 드시긴 했는 데…… 그런 걸 보면 가끔은 정말 귀여우신 것 같아요.

가만히 있으니까 주인님이 또 뭐라 고 하시네요.

“잠 덜 쨌으면 세수라도 하고 와.”

“일어났어요. 오늘도 미라이언 씨 랑 저지먼트 씨랑 같이 레벨 올릴까 요?”

“그래야지. 지금 레벨은 어떻게 돼?”

“33이에요.”

“그럭저럭이군. 스텟은 어떻게 부 여하고 있어?”

“지금까진 공격이랑 마나에 투자하 고 있어요.”

“왜 그렇게 했지?”

“저기 그게…… 기여도를 많이 챙 기려면 공격력이 높아야 된다고 생 각했어요.”

“나쁘지 않군.”

아이,좋아라.

주인님이 칭찬해 주셨어요.

제가 면밀히 관찰해 봤는데 주인님 의 나쁘지 않다는 말은 칭찬이더라 고요.

아침부터 주인님의 칭찬이라니. 후 후,오늘은 왠지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아요.

아침 일과는 항상 똑같아요.

주인님이 식사하시는 동안 전 옆에 서 가만히 앉아 있어요.

제가 물끄러미 보고 있으면 주인님 이 항상 사탕을 꺼내세요.

“먹어.”

혼자만 식사하는 게 불편하신지 저 도 무언가 입에 물고 있길 원하세요.

근데 그냥 주시진 않아요.

제가 사탕을 잡으려고 손을 뻗으

쏘옥.

역시나 위로 들어 버리시네요.

제가 사탕을 잡으려고 버둥거리는 게 재밌으신가 봐요.

아무리 저라도 매일 아침마다 놀림 당하면 조금은 섭섭하다고요.

하는 수 없죠.

이것도 주인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라 여기고 맞춰 드리는 수밖에요. 절대 제가 단 걸 좋아해서 넘어가 드리는 게 아녜요.

에잇! 에잇! 아,잡을 수 있었는데.

우물우물.

아침 식사가 끝나면 곧바로 미라이 언 씨와 저지먼트 씨를 소환해 주셔 요.

오늘부터 A랭크 던전에 들어가기 로 했어요.

주인님은 항상 정해진 S랭크 던전 에 들어가셔요.

신기한 건 S랭크 던전에서 하루 종일 계시는데도 상처 하나 없이 돌 아오신다니까요.

아차차,들어가시기 전에 깜빡 잊 고 말씀드리지 않은 걸 알려 드려야 겠어요.

“주인님,깜빡하고 말씀드리지 못 했는데 소환수들의 이름도 바꾸실 수 있어요.”

“중복되는 소환수를 구별하기 위한 기능인가.”

“네. 스렛창에 표시되는 이름이 같 으면 스렛 분배할 때 헷갈리실 수도 있으니까요. 제 손을 잡고 상태창을 떠올린 다음에 이름을 변경하시면 돼요.”

“그러지.”

주인님의 손은 엄청 딱딱해요.

하지만 따뜻해서 잡고 있으면 안심 이 돼요.

손이 차가운 사람은 마음이 따뜻하 다잖아요. 손이 따뜻한 사람은 마음 이 더 따뜻하지 않을까요.

후후,주인님 손을 잡을 때마다 그

런 생각도 해 본답니다.

주인님께서 미라이언 씨와 저지먼 트 씨의 이름을 바꾸시네요.

어디 어떤 이름으로 바꿨는지 확인 해 볼까요.

[제물용 고양이 (lv.86)]

[공격용 기사A(lv.9O)]

주인님,제가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이러다 미라이언 씨랑 저지먼트 씨 울겠어요.

확실히 편하신 대로 지으라고 했지 만…… 그렇지만……

“저기…… 너무 실용적으로 지으신 것 같아요.”

“이게 제일 구별하기 쉬워.”

“미라이언 씨도, 저지먼트 씨도 멋 진 이름이 붙으면 이름을 지어 주신 주인님께 감사할 거예요. 그렇죠? 미라이언 씨? 저지먼트 씨?”

“전 주군께서 지어 주신 이름이라 면 뭐든지 좋습니다.”

“그롱?”

아니아니,저지먼트 씨.

이대로라면 전 저지먼트 씨를 공격 씨나 A씨로 불러야 된다고요.

미라이언 씨는 아예 본인한테 무슨 이름이 붙었는지 모르는 것 같네요. 지금 저지먼트 씨 갑옷에 그루밍이나 할 때가 아네요.

제물 씨란 이름은 귀엽지 않다고 요.

결국 제가 부탁하니까 주인님이 다 른 이름으로 바꿔 주셨어요.

[라이 (lv.86)]

[지 트 (lv.90)]

아하,미라이언 씨와 저지먼트 씨 의 이름에서 두 글자씩 따서 이름을 지어 주셨네요.

후,다행이다.

제물 씨랑 공격 씨로 부르는 일만 큼은 피하게 됐어요.

사냥할 때 ‘공격할 수 없어요!’,

‘하하,루나 양. 제가 할 수 없다고 하신 겁니까?’ 같은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되었네요.

오전부터 저녁때까지는 사냥 시간 이에요.

오늘부터 A랭크에 들어가게 돼서 상당히 긴장되네요.

미라이 언 씨,저지먼트 씨.. 아

니지,이젠 라이 씨랑 지트 씨라 불 러야 되죠.

두 분이 몬스터들의 주의를 끌어 주고,제가 마법을 날려서 몬스터를 잡는 방식을 쓰고 있어요.

“쉬에에엑.”

1층부터 바위 코브라가 우글우글하 네요.

A랭크라서 몬스터 숫자가 많아지 고,몬스터들의 평균레벨도 상당히 을라갔어요.

이거 오늘부터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겠는데요.

레벨30이 되면서 파이어볼 이외에 도 윈드 스톰이란 마법을 배우게 됐 어요.

바람의 칼날로 이루어진 작은 돌풍 을 만드는 마법이랍니다.

어제 필드에서 몇 번 연습했지만 실전에서 쓰는 건 처음이에요.

언제까지고 라이 씨와 지트 씨의 도움만 받을 순 없죠.

얼른 새 마법에 익숙해지고 싶어 요.

“윈드 스톰!”

정신없이 사냥을 하다 보면 금방 저녁이 돼요.

저녁이 되면 던전에서 나와서 불을 피우고 주인님을 기다리죠.

주인님이 돌아오면 그날 얻은 성과 를 보고해요.

어디 보자.

오늘은 레벨 38이 되었고,보구는 C급 화상치료제 하나를 얻었네요. 제가 보고를 마치면 주인님도 그날 얻은 성과를 정리하기 시작하셔요.

“드디어 SS랭크로 만들었군. 해체. 흠,700만 CP인가.”

얼마 전부터 기름 망치라는 보구를 사용하셨는데 결국 SS랭크까지 을리셨나 봐요.

밤마다 망치 쓰는 법을 열심히 연 습하시는 것 같던데 그냥 해체해 버 리셨네요.

검 이외에는 쓰실 생각이 없으신 것 같아요.

특히 빙백검이란 검에 굉장히 애착 이 강하시더라고요.

처음으로 손에 넣은 보구라고 하셨 었어요.

주인님에게도 취향이라는 게 있는 거겠죠.

정리가 끝나면 라이 씨와 지트 씨 를 소환석으로 되돌리고 잠자리에 들어요.

항상 저 보고 먼저 자라고 하시고

주인님은 한참 동안 불침번을 서 주 세요.

제가 불침번을 서려고 하면 바로 핀잔이 되돌아와요.

“꼬맹이는 일찍 자.”

언제쯤 주인님께 도움이 될 수 있 을까요.

주인님은 저 스스로 판단해서 어떤 사역마가 될지 정하라고 하셨지만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냥 주인님 곁에만 있을 수 있으 면 되는데.

언제까지고 계속 곁에……

*

카니발 북부 지방에 위치한 커뮤니 티의 어느 지부 안.

귀걸이를 낀 백인 한 명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3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백인은 손 안에서 호두를 굴리며 입을 열었 다.

“디벨롭은 죽었고,경계의 문은 열 려 있었다?”

보고를 하러 온 부하가 고개를 깊 이 숙이며 대답했다.

“네,조사해 보니 디벨롭은 가이아 대륙 정복 계획에 실패해서 쫓기던 중이었던 것 같습니다.”

“야심도 분수껏 가져야 하는 법이 지. 놈은 무언가를 정복해 낼 그릇이 아니었어. 하여간 장로회에선 무 슨 생각으로 놈의 계획을 허가해 줬 는지 모르겠군.”

“본부에서 공문이 내려왔었습니다. 차원관리자를 뽑을 때까지 임시로 경비를 세워 두라는군요. 그리고 지 역장님깬 디벨롭을 죽인 자를 처리 하란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뭐? 지들 똥을 나더러 치우라고?”

“그게…… 가이아 대륙과 이어지는 길은 저희 관할지 안에 있지 않습니 까? 본부까지 나서게 하지 말고 지 역장님 선에서 정리하시랍니다.”

“젠장,지들 필요할 때만 지역장 대접이냐고.”

“다른 핑계를 댈까요? 하이웨이브

가 다가오고 있기도 하니 핑젯거리 는 많습니다만.”

“됐어. 이참에 장로회에 빚을 만들 어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일단 디벨롭을 죽인 놈이 누군지 알아 봐.”

“그거라면 이미 알아냈습니다. 당 돌하게도 디벨롭을 죽이고 카니발로 넘어온 것 같더군요. 어디 보자 이 름이...

부하가 가진 서류를 몇 장 넘기더 니 이내 곧 입을 열었다.

“최강현이란 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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