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141화 (141/381)

141 화

루나 일행을 던전에 들여보내기에 앞서 루나의 스렛을 올려야 했다. 루나의 스텟을 올리는 법은 어렵지 않았다.

루나의 손을 잡고 상태창 정보를 제공받은 상태에서 스텟을 분배하기 만 하면 되는 거였다.

[루나 (lv.ll)]

공격 10

실드 10

회피 10

마나 10

회복 10

보너스 포인트 : 40

보유스킬 : 파이어볼(C)

레벨10을 올려 두었기에 보너스 포인트 40포인트가 들어와 있었다. 원래 1레벨에서 50레벨까지는 보 너스 포인트가 2포인트씩 들어온다. 허나 아이로스 팔찌의 효과 덕분에 보너스 포인트가 2배로 들어와서 4 씩 들어온 것이었다.

루나의 스렛은 어떻게 분배하는 게 나을까.

미라이언이나 저지먼트의 경우 개 성이 확실하기 때문에 올려야 할 스 렛이 정해져 있다.

미라이언은 공격을,저지먼트는 마

나를 올려 주면 된다.

그러나 루나의 경우엔 강현이 어떤 식으로 을려 주냐에 따라 완전히 다 른 성향의 마법사가 되어 버린다. 공격과 마나에 집중하여 화력 중심 의 마법사로 키울 것이냐,실드를 중점적으로 올리고 공격과 마나는 보구로 보충하여 철저히 보조만 해 주는 방어형 마법사로 키울 것이냐. 어떻게 키울 것인가 고민하던 차에 불쾌한 감각이 올라왔다.

이미 잊었다고 생각했던 옛 기억들 이 불쾌함을 불러일으켰다.

'애비애미도 없는 것이 알긴 뭘 알 아? 잠자코 시키는 대로 하란 말이 야!’

'너 잘 되라고 하는 건데 왜 말을 안 듣니?’

‘현아,선생님은 널 도와주려는 거 야. 왜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았니?’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수많은 사람 들이 강현을 도와주려 했었다.

친척,부모님의 지인,학교 선생

부모 잃은 아이를 측은히 여겨 손 을 뻗으려 했던 자들.

그들이 항상 강현에게 말할 때마다 공통적으로 붙이는 말이 있었다.

'다 너 잘되라고……’

‘시키는 대로……’

어린 내게 수동적인 태도만 요구하

던 어른들.

과연 도와주려고 했던 말일까?

동정이란 자신을 상대보다 위에 두 는 행위이다.

그들은 그저 나를 제물 삼아 자기 자신을 옳은 사람이라 여기고 싶었 을 뿐이다.

더욱 불쾌한 건 그들의 태도가 아 닌 당시의 내 모습이다.

그들의 눈밖에 어긋나지 않게 고분 고분 따르던 나의 모습이 눈에 아른 거린다.

답답하기 그지없었던 그때 그 시 절.

답답함에서 벗어나고 싶었기에 죽 도록 공부해서 드대 수석 장학생으로 기숙사 생활을 했었다.

그러나 기숙사는 그저 잠자리에 불 과했을 뿐이고,진짜 안식처는 친구 들과 함께하는 자리였다.

진짜 안식처라고 여겼던 그 자리도 결국엔 부서졌지만 말이다.

이제는 진정한 의미에서 스스로 판 단하며 움직이게 된 지금.

내 눈앞엔 버려질까 싶어 조마조마 해 하며 시키는 대로 무조건 따르려 고 하는 꼬맹이가 서 있다.

역시 시키는 대로만 움직이는 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게 내가 됐든,타인이 됐든 말이 다.

강현은 눈을 뜨며 루나의 손을 놓

았다.

“네 스렛은 네가 정해.”

루나는 영문을 알 수 없는 나머지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전 주인님이 스렛을 올려 주시도 록 만들어졌어요. 부디 주인님 마음 대로 해 주세요.”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주인님이 원하시는 사역마가 되어 야 하는데……

“그럼 숙제로 남기도록 하지. 여기 서 한 달 동안 머무를 테니까 그동 안 어떤 사역마가 될지 생각해 봐.”

“숙제인가요. 일단 생각해 볼게요.”

루나의 표정에서 곤란함이 묻어 나 왔다.

스스로 판단한다는 게 어떤 건지조 차 감이 안 잡히는 모양이었다. 고민한다는 것.

그녀에게는 꼭 필요한 단계였다.

대화가 일단락되면서 강현과 루나 일행이 갈라졌다.

강현은 적당한 S랭크 던전을 골라 서 들어갔다.

최우선 목표는 소환수 육성 및 CP 저축이다.

겸사겸사 히든방에 들어갈 수 있으 면 들어가고 말이다.

CP 저축에서 가장 좋은 건 역시 무기 타입 보구를 얻는 거다.

무기 타입 보구는 다른 보구들보다 등급 올리기가 쉬우니까 저등급을 얻어도 금방 고등급으로 바꿔서 CP 로 환전할 수 있다.

‘숙련도를 올리기에는 몬스터 수가 많은 S랭크 던전이 낫지.’

SS랭크는 방 하나당 개체수가 적 은 대신 몬스터가 강하고,공략 규 척이 까다롭다.

반면 S랭크는 대부분 개체수가 많 고,몬스터의 분포도도 다양한데다, 규칙도 SS랭크에 비하면 단순한 편 이다.

강현이 선택한 던전은 지하동굴 형 태의 S랭크 던전이었다.

강현은 경사진 통로를 미끄러지듯 발을 끌며 내려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하 1층의 평

평한 바닥에 발이 닿았다.

발광이끼가 자라나 있는 좁은 공간 에는 던전으로 들어가는 문이 설치 되어 있었다.

강현은 문을 열고 마나 기류를 통 과하여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던전 안은 잿빛구름과 붉은 용암으 로 이루어진 화산지대였다.

입구 근처에 있는 표지판에 던전 공략법이 적혀 있었다.

[블레이즈 마운틴 공략법]

[블레이즈 마운틴을 중심으로 동서 남북 끝자리에 화산 거북이 있다. 네 마리의 화산 거북은 죽은 이후에 1시간이 지나면 새로이 리젠된다.

네 마리의 화산 거북이 전부 사라진 상태에서만 보스 몬스터를 깨울 수 있다.]

S랭크 던전은 숨겨진 공략법이 없 다.

있는 그대로 조건을 충족한 후에 보스 몬스터를 사냥하면 끝이다. 화산 동서남북에 있는 화산 거북만 잡으면 보스 몬스터와 조우할 수 있 다.

강현은 등 뒤에 문이 있는 걸 보 곤 문고리를 잡아당겨 보았다.

문은 가볍게 당긴 것만으로도 쉽게 열렸다.

‘중간에 나갈 수 있는 던전이군.’

다음으론 주변을 둘러보아 화산의 크기를 가늠했다.

‘300미터가 조금 넘으려나. 화산의 높이는 그리 높지 않군. 그것보다 공간의 둘레가 제법 길어. 이 정도 크기면 한 바퀴 도는데 2시간은 걸 리겠어.’

아마 현재 위치는 블레이즈 마운틴 남쪽일 거다.

던전에 들어서면 무조건 공간 6시 방향에서 시작하게 되니까.

6시 방향이라는 건 현재 강현이 남쪽에 있다는 걸 의미한다.

아니나 다를까 멀지 않은 곳에서 커다란 거북이가 엉금엉금 걸어 다 니고 있었다.

화산 거북은 집채만 한 크기에 검 게 그을린 껍질,돌처럼 단단한 피 부를 가진 몬스터였다.

화산 거북의 입에서 시종일관 검은 연기가 솔솔 새어 나오는 게 마치 굴뚝집 한 채가 움직이는 듯했다. 강현은 화산 거북을 사냥하기 위해 무기를 들었다.

이번에는 언제나 사용하던 빙백검 이 아닌 몽환검을 쥐었다.

‘여기선 몽환검을 SS랭크로 만들어 둬야겠군. 빙백검,제왕의 화염검, 몽환검 이 세 자루를 기본으로 두고 더 좋은 검이 생기면 교체하는 게 낫겠지.’

일단 가지고 있던 포이즌 소드는

저지먼트가 쓰게 할 거다.

저지먼트는 빠른 속도로 검을 찌르 는 것이 특기이니 얇은 포이즌 소드 가 어울릴 거다.

나로선 세 자루 이상의 검을 활용 할 생각이 없다.

무기가 많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무기를 교체해서 상대해야 할 정도 의 상대라면 교체할 틈조차 잡기 힘 들 거다.

주력 검으로 빙백검,차선책으로 마나를 태울 일이 있으면 화염검, 필요한 상황에서만 로테이션용으로 몽환검을 사용할 예정이다.

[몽환검]

등급 : S

타입 : 검

특성 : 유령왕국에서 만들어진 검. 마나를 불어넣을 경우 유도 기능이 달린 환영검을 소환할 수 있다. 환 영검의 소환 갯수와 위력은 사용자 의 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숙련도 : 생명체를 사살할 때마다 숙련도 1상승 (0/5000)]

‘S급에서 S+급으로 올리는데 숙련 도가 5000이나 필요하군. 이거 SS 랭크까지 만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는걸.’ 카니발의 필드에는 벌레나 짐승이 랄 만한 게 살고 있지 않다.

빙백검을 SS랭크로 만들었던 때와 같은 꼼수는 불가능하다.

시간은 넉넉하니까 느긋하게 생각 하는 수밖에.

강현은 바스타드 소드를 옆으로 늘 어뜨리며 화산 거북을 향해 달렸다. 잿빛 땅 곳곳에 용암이 흐르고 있 었다.

뜨거운 용암을 뛰어넘으며 나아가 려던 찰나.

갑자기 용암 한 덩어리가 솟구쳤 다.

푸확!

강현은 재빠르게 실드를 끌어올렸 다.

용암은 반사 실드에 부딪쳤다가 반

사 데미지를 받곤 튕겨져 나갔다.

철퍼덕!

토마토가 떨어진 양 바닥에 엎어진 용암은 슬금슬금 한데 뭉치며 둥근 형태를 갖췄다.

용암으로 이루어진 슬라임인 마그 마 슬라임이었다.

가이아 대륙 저레벨 이세계인들 사 이에서 이런 말이 있다.

‘귀찮은 일은 질색인 성격이라면 두 가지만 지키면 된다. 첫째는 바 람을 피우지 말 것이고,둘째는 마 그마 슬라임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다.’

마그마 슬라임의 레벨은 기껏해야

40밖에 안 된다.

일반 슬라임의 1.5배밖에 안 된다 는 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드리기 꺼리 는 이유는 바로 마그마 슬라임의 재 생 능력에 있다.

이 녀석들은 어떻게 된 게 아예 소멸시켜 버려도 되살아난다.

말이 재생이지 부활이나 다름없는 능력이었다.

심지어 경험치는 처음 죽였을 때만 주고,재상한 이후부턴 아무리 죽여 도 경험치를 주지 않는다.

허나 강현에겐 더할 나위 없이 반 가운 몬스터였다.

‘숙련도 올리기에는 이만한 몬스터 가 없지. 생각보다 시간이 단축되겠군.’

강현은 화산 거북을 뒷전으로 미루 며 마그마 슬라임을 사냥하기 시작 했다.

흐르는 용암지대 곳곳마다 녀석들 이 튀어나왔기에 온통 사냥거리가 넘쳐났다.

마치 마르지 않는 샘물을 발견한 기분이다.

몽환검의 두꺼운 검날이 마그마 슬 라임에게로 떨어졌다.

어찌나 날이 두꺼운지 둔기로 내리 친 양 마그마 슬라임이 박살났다.

철픽!

마그마 슬라임이 뭉개지면서 뜨거 운 용암이 사방으로 튀었다.

강현은 흡수 실드로 용암을 받아 내며 몽환검을 사선으로 들었다.

이미 강현의 양옆에선 다른 마그마 슬라임들이 우수수 뛰어들고 있었 다.

흡사 토마토 축제의 한복판에 서 있는 기분이다.

날아드는 게 열기를 과하게 머금은 토마토라는 점만 빼고 말이다. 강현은 몽환검의 능력인 환영검을 소환했다.

강현의 주변으로 몽환검을 빼다 박 은 마나의 검들이 우수수 소환되었 다.

환영검은 강현의 이미지대로 공중 에 굵은 궤적을 그리며 마그마 슬라임 무리를 꿰뚫었다.

철퍽! 철푸덕!

꿰뚫으면 재생하고, 재생하면 다시 꿰뚫고.

반복되는 작업 속에서 몽환검에 차 곡차곡 숙련도가 쌓이기 시작했다. 쌓이는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1시 간도 안 됐는데 벌써 숙련도가 300 을 넘겼다.

마나량이라면 걱정할 거 없다.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으 니까.

아마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10 시간쯤 지났을 때 마나가 떨어질 것 같다.

그때가 되면 리필 스텟 효과를 발

동하면 되는 거고.

안정적으로 숙련도를 쌓고 있는데 저 멀리에서 증기 내뿜는 소리가 강 하게 전해져 왔다.

뿌우!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느릿느릿 걸 어 다니던 화산 거북이 달려오는 중 이었다.

속도도 거북답게 않게 상당히 빠르 다.

흡사 증기 기관차가 달려오는 듯했 다.

강현은 주변의 마그마 슬라임을 한 꺼번에 떨쳐 내며 환영검에 마나 블 레이드를 씌웠다.

‘분명 저 녀석도 리젠 된다고 적혀

있었지. 일단 사냥해 둘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