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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하는 플레이어-137화 (137/381)

137화

미궁에 들어온 지도 어언 3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잡은 거라곤 보석 벌레 5 마리가 전부였다.

지령서 6개에 기록된 총합 미궁포 인트는 70포인트가 되었다.

3층으로 넘어가기 위한 조건을 충 족하는 건 어렵지 않을 듯하다.

보석 벌레 5마리 혹은 미믹 2마리, 아니 미궁 트롤 한 마리만 잡아도 다음 층으로 넘어갈 수 있다.

아무리 몬스터의 개체가 적다 해도 100포인트를 못 모으랴.

문제는 히든방으로 들어가기 위한

조건이다.

정령의 영혼석을 끼워 넣을 구멍은 이미 찾았다.

3번째 보석 벌레를 사냥했을 때, 벽에 뚫려 있는 주먹만 한 구멍을 발견했었다.

몬스터 15마리를 더 사냥하여 영 혼석만 충전하면 되건만,정작 중요 한 몬스터가 보이지 않는다.

공략자도 부상자인 척하던 사람 이 외에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서로 사살하다가 전부 자멸한 건 가?

잠시 후,강현은 좁은 통로를 빠져 나와 널찍한 원형 공간에 도달했다. 동시에 사람이며 몬스터가 보이지 않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원형 공간 내에 몬스터들의 시체가 그득하게 쌓여 있는 게 아닌가.

먼저 들어온 자들이 몬스터들을 한 데 몰아 사냥한 것이었다.

몬스터 시체 더미 사이사이에 미 먹,미궁 트롤,함정 고블린의 시체 도 다수 섞여 있었다.

이러니 몬스터가 보이지 않을 수밖 에.

몬스터를 사냥한 자들은 전부 던전

3층으로 올라갔을 거다.

그래도 남은 몬스터를 찾아봐야 한 다.

원형 공간을 중심으로 수많은 갈림 길이 뻗어져 있었다.

아마 이곳이 미궁의 중심부인 것 같았다.

강현은 적당한 갈림길을 골라 이동 하려 했다.

그런데 어느 갈림길에서 익숙한 목 소리가 들려왔다.

“서,선배?”

갈림길에서 나온 건 다름 아닌 차 슬기였다.

발광이끼의 불빛에 어렴풋이 그녀 의 모습이 비추었다.

그녀는 벽에 기대어 발을 질질 끌 면서 오고 있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그녀의 피부 곳 곳에 보라색 반점이 우수수 돋아나 있다는 것이었다.

중독당했다는 증거였다.

차슬기는 헐떡이면서 강현을 향해 손을 뻗었다.

“호,혹시 해독 포션 있으신가요? CP는 지불할 테니까 제발…… 헤어지기 전에 악에 받쳐 있던 모 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지금 강현의 눈앞에 있는 건 드대 간판이란 체면을 집어던지고 오로지 목숨에만 집착하는 여자뿐이었다. 강현이 대답을 꺼내기도 전에 차슬 기의 뒤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꿈틀 거렸다.

그림자가 삽시간에 차슬기의 몸을 휘감았다.

“꺄악! 버,벌써 쫓아왔어! 사,살

려 줘요 선배! 뭐든 할 게요! 그러 니까 살려 줘…… 끄르륵!”

손을 틈도 없이 그림자가 차슬기의 몸에 이빨을 박아 넣었다.

그 과정에서 그림자의 일부가 발광 이끼의 불빛에 비쳐졌다.

길이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기다란 몸.

다닥다닥 나뉜 마디마다 한 쌍씩 붙어 있는 다리.

보랏빛으로 번들거리는 껍질. 그림자의 정체는 자수정으로 이루 어진 지네였다.

자수정 지네가 차슬기의 몸을 옥죄 어 그녀를 저세상으로 인도했다.

차슬기도 마나유저 중급 수준은 되

는 걸로 안다.

그런 그녀가 힘도 못 쓰고 당했다.

그렇다면 적어도 레벨 60이상의 몬스터란 게 된다.

겨우 1점밖에 주지 않는 주제에 말이다.

그래도 이왕 나타난 몬스터이니 사 냥하는 게 낫겠군.

강현은 빙백검을 쥐며 자수정 지네 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헌데 자수정 지네는 강현을 쳐다보 지도 않고 통로 안쪽으로 들어가 버 렸다.

몬스터가 사람을 앞두고 돌아가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돌아가는 이유가 있을 터.

‘여기 원형 지대가 안전지대인 건 아냐. 사람들이 몬스터를 몰아넣어 서 사냥했으니까. 내 실력을 감지하 고 위험하다 판단해서 도망간 건가? 아니,도망치는 품새는 아니었어. 그 것보다 좀 더 확실한 목적의식이 있 었던 것 같은데 말이지. 마치 볼일 이 끝나서 돌아갔다는 느낌이었어.’ 차슬기는 습격했는데 강현은 습격 하지 않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자수정 지네가 도 사리고 있는 통로 안이냐 바깥이냐 의 차이 정도일 거다.

한쪽 통로에서만 활동하도록 설정 된 몬스터일지도 모른다.

원래 지네는 상당히 공격적인 벌레

다.

특히 알을 낳으면 특히나 더 공격 ??????.

“아!”

머릿속에 한 줄기 번갯불이 스쳐 지나갔다.

강현은 자수정 지네가 있는 통로로 들어갔다.

저만치 먼 곳에 자수정 지네가 타 리를 틀고 있는 게 보였다.

타리 사이에는 약 20개의 알이 놓 여 있었다.

지네는 모성이 강한 벌레다.

알을 지키기 위해 통로에 들어선 자를 철저하게 배제하려 했고,알에 서 멀리 떨어지지 않으려고 통로 바깥으로 나오지 않은 거였다.

자수정 지네는 알을 지키기 위해 좌리를 풀며 머리를 들었다. 그러곤 강현을 향해 독을 뿜어냈다.

쉬릭!

누런 독물이 강현에게로 뿜어져 나 왔다.

세이덴의 독주머니 덕에 중독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독물에 젖는 건 사 양이다.

반사 실드로 독물을 받아 내며 빙 백검을 휘둘렀다.

마나 블레이드의 끄트머리가 자수 정 지네의 머리 아래쪽을 꿰뚫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증폭 스텟의 효과가 발휘되면서 자

수정 지네의 머리 안쪽이 파괴되었 다.

자수정 지네는 머리가 파괴된 후에 도 입에 달린 집게를 벌름거리며 강 현을 공격하려 했다.

강현은 자수정 지네의 머리를 확실 하게 잘라 냈다.

머리를 잃고 나서야 자수정 지네의 몸이 힘을 잃고 쓰러졌다.

쿠응!

자수정 지네의 시체 너머에는 보랏 빛 껍질을 지닌 알들이 놓여 있었 다.

마나 파편을 날려 알들까지 모두 깨부쉈다.

날치알 터지듯 알들이 톡톡 터지면

서 통로 가득 보랏빛 액체가 흘러내 렸다.

자수정 지네까지 포함하여 대략

20여 마리의 몬스터를 사냥했다. 강현은 미궁포인트가 들어왔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령서를 펼쳐 들었 다.

소유하고 있는 6개의 지령서에 각 각 25포인트씩 들어와 있었다.

원래 가진 미궁포인트가 70포인트, 방금 얻은 미궁포인트가 150포인트. 총합 220포인트가 모였다.

3층으로 올라가기 위한 미궁포인트 100포인트를 지불하고도 120포인트 가 남는다.

CPS. 환산하면 240만 CP다.

A급 보구를 해체한 것의 2배나 되 는 CP} 들어오는 셈이다.

게다가 방금 걸로 정령의 영혼석이 충전되었다.

‘히든방 입장 조건은 충족했군.’

강현은 왔던 길을 되돌아가서 미리 알아봐 두었던 열쇠구멍을 찾아갔 다.

구멍이 있는 장소에 도착해서 정령 의 영혼석을 끼워 넣었다.

그러자 벽의 일부분이 갈라지면서 문이 생겼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문 안쪽에는 방 하나가 있었다.

방 중앙에는 여자애 한 명이 사슬 에 묶인 채로 봉인된 상태였다.

신장은 150cm 정도 될까.

우윳빛처럼 새하얀 피부에 허리까 지 내려오는 긴 은발,눈송이가 내 려앉을 듯 기다란 속눈썹.

다소 어린 티가 남아 있는 게 10 대 초중반 정도가 아닐까 싶었다. 이내 곧 강현이 완전히 문 안쪽으 로 몸을 들였다.

그러자 등 뒤에서 문이 자동으로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끼이이익! 탕!

동시에 눈을 감고 있던 여자가 눈 을 떴다.

눈꺼풀 사이로 신비한 느낌을 풍기 는 회색 눈동자가 드러났다.

여자는 강현을 보곤 희미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드디어 오셨군요,현자의 의지를 이어 받으신 분이시여.”

이 여자가 스킬북을 주는 걸까. 언제나 히든방에선 스킬북을 얻어 갔기에 이번에도 스킬북을 줄 거라 여겼다.

강현이 손을 내밀고 말했다.

“스킬북 내놔.”

“네? 스킬북이요? 아? ,앞선 히든 방에는 스킬북만 있었죠? 하지만 이 번에는 다르답니다.”

“스킬북이 아닌 다른 걸 준다는 얘 기인가.”

“네! 이번 히든방의 보상은 무려 접니다!”

스킬북이 아니라 이 여자가 보상이 라고 한다.

강현은 김이 새는 걸 느끼며 획 몸을 돌렸다.

“던전 공략이나 마저 해야겠군.”

“가,가지 마세요! 무려 제가 보상

이라니까요!”

“필요 없어.”

“필요해요! 분명 필요할 거예요!”

강현은 나가려던 걸음을 멈추며 고 개를 살짝 돌렸다.

“내가 널 받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 해 봐.”

“일단 예뻐요!”

“잘 있어라.”

“으아아! 잠시만요! 절 안 데리고

가면 다음 히든방에서 또 제가 나온 다고요!”

“그럼 여기서 널 제거해 버려야겠 군.”

“꺄악! 잘못했어요! 잘못한 건 없 지만 잘못했어요!”

“3초 안에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 3, 2……

“그러니까 저는 사흑마예여.”

시키는 대로 3초 안에 설명하려다 보니 혀 꼬인 발음이 터져 나왔다. 사역마라고 말하고 싶었다 보다. 그래도 히든방의 보상이니까 특별 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거다.

강현은 코로 긴 숨을 내쉬며 여자 에게 다가갔다.

“들어 줄 테니까 자세히 설명해 봐.”

“으으,죄송해요.”

“사과는 됐으니까.”

“네. 전 현자께서 만든 사역마예요. 아,사역마라 해도 구조는 사람이랑 별반 다르지 않아요. 언젠가 히든 시스템을 이어 받은 자가 오면 따르 기 위해서 여기 봉인되어 있었죠.”

“널 보상으로 남겼다면 그만한 능 력이 있다는 얘기 아닌가?”

“전 마법사예요. 레벨이 오를수록 쓸 수 있는 마법이 추가되죠. 그리 고 소환수에게 테라 시스템을 부여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소환수에게 테라 시스템을?

원래 소환석으로 소환하는 소환수 의 레벨은 고정되어 있다.

헌데 이 사역마가 있으면 소환수를 강화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강현은 또 한 가지 가설을 떠올려 냈다.

“너 사람이랑 똑같은 구조라 했었 지?”

“네.”

“너한테도 군단의 서가 적용된다는 소리인가?”

“이해가 굉장히 빠르시네요. 안 그 래도 그 말을 꺼내려던 참이었어요. 저뿐만 아니라 테라 시스템을 부여 받은 소환수에게도 군단의 서를 적 용할 수 있게 돼요.”

이제야 군단의 서의 진짜 사용법을 알 수 있었다.

타인과 연계하기 위한 스킬이 아니 라 사역마와 소환수에게 부여하기 위한 스킬이었던 거다.

서로 이용하려는 성향이 강한 카니 발에서 타인에게 군단의 서를 적용 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사역마와 소환수라면 얘기 가 다르다.

소환수를 얻는 족족 군단의 서 효 과를 부여할 수 있다.

강현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또 다른 질문을 날렸다.

“만약 내가 SSS랭크 웨이브에 들 어갔다 치자. 그때 테라 시스템이 적용된 소환수를 이용해서 강제클리 어를 할 수 있나?”

“글쎄요. 보통 강제클리어 조건은 시체를 일정 숫자 이상 만드는 거니 까 그만큼 많은 소환수가 필요하겠 죠

“문구에 사람을 제물로 바쳐야 된 다고 적혀 있어도?”

“네. 웨이브든 던전이든 테라 시스 템 적용 여부로 사람인지 아닌지 판 단하니까요. 테라 시스템이 적용된 소환수도 사람으로 인식할 걸요.”

“테라 시스템으로 인식하는 방식이 었군.”

“그럼 데려가 주시는 건가요?”

“현자에 대해서도 듣고 싶군. 도대

체 현자란 녀석은 정체가 뭐지?”

“그건 저도 몰라요. 대신 현자님의 연구소가 어디 있는지는 알아요.”

“위치는?”

“카니발 대륙 북쪽에 있는 노스 아 일랜드에 있어요.”

뜻하지 않은 곳에서 현자에 대한 단서를 잡았다.

현자의 연구소에 가면 테라 시스템 과 관련된 정보를 얻을지도 모른다. 더하여 히든 시스템을 만든 이유 역시 알아낼 수 있을 듯하다.

“나쁘지 않군.”

“그럼 데려가 주시는 거죠? 저 열 심히 충성할게요! 일단 이 쇠사슬을 푸는 방법은……

강현은 무심한 표정으로 빙백검을 휘둘렀다.

빙백검의 날이 복잡하게 얽힌 쇠사 슬을 깔끔하게 잘라 냈다.

쇠사슬이 느슨해지면서 묶여 있던 여자가 엉덩방아를 찧었다.

“아야야,빠르기도 하셔라. 일단 호 쾌하신 분이라는 건 알았어요.”

강현은 빙백검을 검집에 도로 집어 넣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이름은?”

여자는 로브에 내려앉은 먼지를 털 어내며 활기차게 대답했다.

“루나라고 불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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