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123화 (123/381)

123화

처음에는 최강현의 이름을 인지하 지 못한 테라노 자작이었다.

그러나 최강현 이름 석 자를 되뇌 던 중에 그의 이름을 떠올려 냈다.

“최강현이라면 공국의 기사인 그 최강현?”

“네,아시는 그대로입니다.”

“그자가 어째서 자네의 집에 있는 가?”

“얼마 전에 에르델 황녀로부터 서 신 한 장이 도착했었습니다. 최강현 이 이곳 공국에 도착할 예정이니 도 와 달라더군요. 그래서 도우는 척 검문소 통과를 도와주고 저택으로 끌어들였습니다.”

크레인 공국 내에 강현의 입국금지 령이 내려져 있는 건 공국 귀족이라 면 누구나 아는 얘기다.

그에 덧붙여 왕궁에서 한 가지 더 내건 조건이 있었다.

만약 강현이 입국했을 경우 그를 죽이거나 생포하는 자에겐 큰 보상 을 내리겠다는 것이었다.

잡은 자가 귀족이면 작위 상승을, 평민이면 평생 쓰고도 남을 금은보 화를 내릴 거라 했었다.

중앙정계 진출을 꾀하는 테라노 자 작으로선 그야말로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 온 셈이었다.

테라노 자작은 벌어지려는 입가를

애써 가다듬으며 엄지와 중지를 비 볐다.

“어쩐지 어제 행동거지가 의심스럽 더라니 그런 이유에서였나. 흥미가 돋기는 하다만 설명이 살짝 모자라 군. 어제 내가 찾아갔을 때 벌써 최 강현을 데려온 게 아니었나? 그때 얘기했다면 일이 더 수월했을 텐데 왜 지금에야 찾아왔지?”

“죄,죄송합니다. 저 혼자 공을 독 식하려고 욕심을 부렸습니다. 하지 만 제 병사들이 겁을 먹고 명령을 듣지 않고 도망가 버린 탓에……

“크크,뭐 무리도 아니지. 애당초 자네의 병사들은 겁쟁이들뿐일 테 니. 주인이 시원잖으니 병사들도 그 모양 그 꼴이지 않은가.”

테라노 자작이 한껏 비아냥거렸다. 상당한 모욕임에도 데이나스 남작 은 그저 고개를 숙이며 말을 이었 다.

“지금 일단 저택에 있는 손님방에 서 기다리라고 해 뒀습니다. 이만한 정보를 내드렸으니 일이 잘되었을 때 빚 변제와 함께 추가적으로 자금 지원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좋은 정보이긴 하다만 상대는 마 나 마스터이지 않나? 고작 방에 가 둬 둔 정도로는 잡았다고 할 수 없 지.”

“그래서 드리는 말입니다만 마나 억제 효과가 있는 약 같은 걸 구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소량으론 효과 를 보지 못할 수도 있으니 대량으로 필요합니다.”

마나 억제 효과가 있는 약이라면 가격이 조금 비싸서 그렇지 구하기 어려운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효과가 그리 좋진 않다.

기껏해야 마나유저 초급 수준의 마 나를 억제하는 정도랄까.

스렛으로 비유하자면 마나 스텟 3, 40포인트를 낮추는 효과라고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는 마나폭주가 일어난 환자에게 쓰는 걸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대량으로 먹일 수만 있다면 제아무리 마나 마스터라도 마나를 봉쇄당하지 않을까?

테라노 자작은 거금을 들여야 한다 는 말에 속으로 손익계산을 해 보았 다.

‘어디 보자. 베니스 백작에게 뇌물 을 바쳐서 자리를 사려면 최소한 수 천 골드는 들어. 반면에 약값은 기 껏해야 100골드 정도 들려나. 완전 히 남는 장산데?’

“최강현에게 약을 먹일 수 있겠 나?”

“음식에 섞어서 먹이면 됩니다. 반

드시 먹일 테니까 부디 빚 변제 르.. ,,

“알겠으니까 빚 얘기는 그만하게. 일만 잘 풀리면 어련히 다 챙겨 줄테니.”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자 작님.”

데이낙스 남작의 행동 하나하나에 서 비굴함이 뚝뚝 묻어났다.

테라노 자작은 속으로 데이낙스 남 작의 작은 그릇을 비웃었다.

더불어 앞으로 자신이 얻게 될 지 위를 상상하며 그릇에 담긴 고기를 즐거운 손짓으로 썰었다.

?

강현이 일어났을 땐 해가 중천에 뜬 후였다.

앞으로 다시 바빠질 것이기에 쉴

수 있을 때 쉬어 둬야 했다.

그래서 몸에 기력을 꽉꽉 눌러 넣 듯 수면을 취하고 일어난 참이었다. 막 식사를 마쳤을 무렵,데이낙스 남작이 찾아왔다.

“간밤에 푹 쉬었는가?”

“덕분에 잘 쉬었습니다. 작전은 어

떻게 되었습니까?”

“순조롭게 진행 중일세. 이건 부탁

했던 약이네. 물에 넣으면 바로 녹 는 물건이라는군. 참고해서 쓰게.”

데이낙스 남작이 손바닥만 한 크기 의 천주머니를 내밀었다.

천 주머니 입구를 봉한 끈을 풀자, 주머니 안에 녹색 환단이 가득 들어 있었다.

마나 억제 효과가 있는 약초를 달 여서 그 즙으로 반죽을 만들어 만든 환단이었다.

강현은 회복포션 한 병을 꺼내어 환단을 하나씩 넣었다.

환단이 포션액에 빠지면서 발포제 마냥 삽시간에 녹아내렸다.

하나에 그치지 않고 연이어 환단이 들어가면서 포션이 걸쭉해졌다.

데이낙스 남작은 강현의 행동을 보 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궁금해서 묻는 건데 굳이 포션에 녹이는 이유가 뭔가?”

“궁지에 몰린 쥐에게 먹일 자백제 로 쓸 예정입니다.”

“마나 억제 효과가 들어간 포션이

자백제가 된단 건가. 나 같은 범인 에겐 어떻게 쓰일지 상상조차 안 되 는군.”

“일이 잘 풀린다면 쓸 일이 있겠지 요. 달리 부탁드린 물건은 어떻게 됐습니까?”

강현의 말에 데이낙스 남작이 보따 리 하나를 더 건넸다.

“부탁한 대로 분장 도구를 구해 왔 네. 이걸로 되겠나?”

보따리 안에는 갈색 가발과 가짜 콧수염,점 찍는 도구 등이 들어 있 었다.

강현은 분장 도구를 착용한 후 거 울을 보았다.

방금까지 있던 차가운 인상의 청년

이 순식간에 자기관리가 소홀한 폐 인으로 변모했다.

“이만하면 쓸만하겠군요. 그보다 테라노 자작이 의심하진 않았습니 까?”

“처음에는 조금 의심하다가 바로 넘어오더군. 의심하는 것보단 중앙 정계로의 유혹이 더 컸던 거겠지. 지금은 내 저택 담장 너머에서 병력 과 함께 대기 중일세. 내가 신호를 보내면 공격을 시작하기로 했네.”

“그럼 조금 이따가 움직이겠습니 다. 미리 상의한 대로 움직여 주십 시오.”

“그러지. 헌데 최강현 경.”

“네,말씀하십시오.”

“자네가 보기엔 내 각오가 너무 물 러 보였나?”

가진 것도 없고,능력도 없고,그 러면서도 나라는 바꾸고 싶고.

목숨 걸고 강현을 돕기로 마음먹었 지만 단번에 작전을 부정당해 버렸다. 어제 강현이 말한 목숨을 가벼이 여긴다는 말.

그 말이 자꾸 마음에 걸려 염치 불구하고 질문을 던진 거였다. 강현은 로브를 몸에 걸치며 말했 다.

“남의 손을 빌어 나라가 바뀌길 바 라는 심보부터가 문제지요.”

독설에 가까운 거친 말이었다. 그런대도 이상하게 웃음이 나온다.

시원하게 말해 주니 듣는 입장에서 도 속이 뻥 뚫렸다.

데이낙스 남작은 저도 모르게 미소 를 지으며 말했다.

“송충이도 제 몸을 비틀면 어떤 거 목이든 오를 수 있다 했으니. 자네 말대로 힘내 보도록 하지.”

강현은 빙백검을 허리춤에 차며 나 갈 채비를 마쳤다. 그러곤 나지막이 말을 전했다.

“이번 일에 대한 보답은 황녀님께 직접 요구하십시오. 그때는 목숨 이 외의 것도 걸 수 있는 위치에 있길 바라겠습니다.”

강현이 데이낙스 남작의 곁을 지나 치며 바깥으로 나갔다.

열린 문틈으로 들어오는 찬바람이 빈자리를 채우는 가운데 데이낙스 남작의 시선이 앞을 향했다.

“보란 듯이 그래 주겠네.”

*

담벼락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테라 노 자작은 손톱을 깨작깨작 깨물었 다.

벌써 1시간째 대기 중이다.

강현에게 몰래 마나 억제제를 먹이 고도 남을 시간이다.

설마 일이 틀어진 건 아니겠지? 스멀스멀 불안감이 엄습한다. 아니나 다를까,저택 안쪽에서 요란한 고함이 들려왔다.

“놈이 도망쳤다!”

데이낙스 남작의 목소리였다.

불안감이 현실이 된 것을 느낀 테 라노 자작이 몸을 일으키고 담장 창 살 너머로 저택 안을 보았다.

저택 본채에서 데이낙스 남작이 헐 레벌떡 뛰쳐나와선 테라노 자작이 있는 담장 쪽으로 달려왔다.

“허억허억,테라노 자작님. 큰일입 니다. 최강현 그놈이 도망쳐 버렸습 니다!”

“제대로 설명하게! 뭐가 어떻게 된 건가!”

“작전대로 최강현에게 마나 억제제 를 대량으로 먹이는 데엔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최강현이 함정인 걸 눈치채고 뒷문으로 도망가 버렸습니 다.”

“붙잡아 두지 않고 뭘 했나!”

“전에도 말씀 드렸다시피 제겐 남 은 병사들이 없어서……

“쓸모없긴! 일단 놈을 쫓는다! 마 나를 쓰지 못할 테니 겁먹지 말고 놈을 척살해라!”

마나 마스터인 강현이 속았음을 알 고도 응전하지 않고 도망을 택했다. 그것만 봐도 마나를 제대로 사용하 지 못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테라노 자작과 그의 기사 및 병사 들이 남작가 저택 뒤쪽을 향해 달렸 다.

데이낙스 남작가 뒤쪽에는 테라노 자작령과 이어지는 야트막한 산이 있었다.

테라노 자작과 그의 병력들에게 있 어선 안마당이나 다름없으니 서둘러 달리면 따라잡을 수 있을 거다. 황급히 추격에 나서는 테라노 자작 을 보던 데이낙스 남작은 가슴에 손 을 올리며 작게 중얼거렸다.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 지군. 후에 다시 보세,최강현 경.”

*

낙엽이 무성히 쌓인 산길.

간밤의 이슬로 젖은 낙엽이 아직

마르지 않아 미끄러지기 쉬운 환경 이었다.

그래도 달리기 어렵다고 말할 정도 는 아니군.

산길이라면 지겹도록 달려 봤으니.

무성한 수풀 사이를 달리는데 아래 쪽 능선에서 고함 소리의 편린이 전 해져 왔다.

테라노 자작이 추격을 시작한 건 가.

내가 마나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철 썩같이 믿고 있나 보군.

강현은 낙엽 대신 단단한 나무뿌리 를 골라 밟으며 등산에 박차를 가했 다.

낮은 산봉우리에 오르는데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여기서부턴 테라노 자작령이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테라노 자작의 병력이 3인 1조로,총 6개의 조를 이루어 흩어져 있었다.

강현이 숨을 경우를 대비해 병력을 퍼트린 것이었다.

마나 마스터라도 마나가 없으면 평 범한 검사에 불과하단 생각에서 나 온 조치이리라.

강현은 얼기설기 얽힌 나무들을 엄 폐물 삼아 움직이며 빙백검을 뽑았 다.

낙엽으로 덮여 있는 바위 너머로 추격대 1개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충대충 훑어보지 말고 제대로

살펴. 낙엽 밑도 확실히 확인하라 고.”

“젠장,귀찮아 죽겠네. 안 그래도 숙취 때문에 죽겠는데 거기에 등산 까지 해야 한다니. 아주 고역이구만 고역이야.”

“저번에 말한 방앗간 집 고년 드디 어 자빠드렸나 보지?”

“낄낄,제 아비한테 겁 좀 주니까 그제야 고분고분 수청을 들더만.”

긴장감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대화였다.

호가호위라고 테라노 자작의 이름 을 등에 업고 편히 지내 온 탓이겠 지.

아주 고맙게 느껴진다.

가차 없이 사냥해도 되게 만들어 주었으니까.

나무 옆으로 빠져나온 강현이 기사 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동시에 가속도를 붙여 단숨에 거리 를 좁혔다.

땅을 박찬 자리에서 낙엽이 요란하 게 솟구쳤다.

“누구…… 크억!”

“이런! 여기에 숨어 있었…… 아 악!”

뒤늦게 강현을 알아차린 기사들이 분분히 무기를 들었으나 긴장을 풀 고 있던 그들이 강현의 발검을 막아 낼 수 있을 리 없었다.

빙백검이 기다란 반원을 만들면서

기사들의 목을 단번에 동강 냈다. 아까까지만 해도 실실 웃고 있던 얼굴들이 새파랗게 질려선 바닥을 굴렀다.

목을 잃은 몸뚱이들은 힘없이 바닥 에 고꾸라졌다.

강현은 바닥에 엎어진 시체 사이를 지나치며 다음 사냥감을 찾았다.

멀지 않은 곳에서 투덜거리는 투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강현의 몸이 소리가 들리는 쪽을 향해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

산을 타던 테라노 자작은 손톱을

잘근잘근 씹었다.

그의 눈앞에는 수색을 위해 퍼뜨려 놓은 기사들의 시체가 나뒹굴고 있 었다.

누구에게 당한 건지는 말하지 않아 도 알 일이었다.

테라노 자작과 함께 있던 기사들이 불안한 듯 어깨를 움츠렸다.

“뭔가 이상합니다,자작님. 정말 놈 이 마나 억제제를 먹은 게 맞습니 까?”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이냐?”

“솔직히 이번 일 자체가 수상한 점 투성이입니다. 데이낙스 남작이 정 말 최강현에게 마나 억제제를 먹이 긴 했을까요?”

“데이낙스가 날 속였다고 말하고 싶은 게냐. 그 소인배에게 날 속일 배짱이 있다고?”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지 않습니까. 지금은 물 러나고 베니스 백작가에 서신을 띄 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테라노 자작은 간언을 올리던 기사 의 멱살을 부여잡았다. 그러곤 그의 멱살을 잡아당기며 으르렁거리듯 갈 린 목소리를 내었다.

“만약 정말로 놈이 마나 억제제를 먹은 거면 어떻게 할 거냐? 당장 중앙정계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코앞에서 걷어차는 셈인데 네놈이 그 뒷감당을 할 수 있겠느냐?”

“그,그건 좀……

“무엇 때문에 비싼 연봉을 줘 가며 너훨 데리고 있다 생각하느냐. 쓸데 없는 소리를 지껄이기 전에 놈을 처 리하란 말이다!”

그때 뒤편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 려왔다.

“그런 걸 두고 무리한 요구라고 한 다지.”

“뭐라? 지금 뭐라 지껄였느냐?”

“제,제가 한 말이 아니라……

멱살이 잡혀 있던 기사가 테라노 자작의 등 뒤를 가리켰다.

순간,테라노 자작은 싸늘함이 등 줄기를 타고 흐르는 걸 느끼며 천천 히 고개를 돌렸다.

자신의 뒤편에는 핏방울이 뚝뚝 떨 어지는 검을 든 사내가 서 있었다. 좀처럼 보기 힘든 푸른 검신.

빙백검을 든 강현이 보란 듯이 검 에 마나 블레이드를 전개했다.

빙백검에서 솟아오른 마나 블레어 드가 청명한 자태를 뽐냈다.

테라노 자작은 기사의 멱살을 놓으 며 그의 말이 옳았음을 깨달았다.

“이런 개 같은! 데이낙스 그 미친 놈이 날 속였……

테라노 자작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 지 못했다.

이미 무수히 많은 마나 파편들이 그의 시야를 가득 드리우고 있었다. 마나폭검으로 인해 발생한 마나 파편들이 테라노 자작을 비롯한 그의 기사들까지 모두 집어삼키며 전방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쿠르릉!

부러진 나무가 비탈길을 구르며 굉 음을 일으켰다.

들썩이는 흙먼지 사이로 강현이 뚜 벅뚜벅 나타났다.

강현은 걸레짝이 된 시신 중에서 그나마 옷이 성한 시신 앞에 섰다. 투구며 갑옷,갑옷 안쪽의 제복까 지.

적당히 누더기가 된데다 피투성이 가 되어 있다.

강현은 그 복장들을 수거해 갈아입 었다.

투구 안에 고인 핏물이 콧잔등과 뺨을 타고 흐르며 분장 위에 분장을 더했다.

누가 봐도 패주하는 기사처럼 보이 는 몰골이었다.

이 상태로 베니스 백작가로 갈 작 정이었다.

산 너머에 데이낙스 남작이 말을 가져다 놓았다고 했으니 그걸 타고 가면 된다.

강현은 이동하다가 문득 이 상황을 알면 펄펄 될 한 여자를 떠올렸다.

“녀석이 알면 피부 버린다고 난리 였겠군.”

그녀를 떠올린 순간.

좀처럼 표정 변화가 없는 강현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