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화
레이피어에 맺힌 마나 블레어드가 주인의 심정을 증명하듯 실낱같은 예기를 줄줄이 뿜어냈다.
찢어 버리겠다는 말이 허언이 아님 을 알 수 있는 광경이었다.
요단은 강현의 목을 취하기 위해서 라면 팔다리쯤은 기꺼이 내줄 정도 로 사나워져 있었다.
그야말로 성난 살쾡이 같은 모습.
하지만 강현에겐 그런 요단의 모습 이 궁지에 몰린 쥐새끼처럼 보였다.
'단순히 화가 나서 쫓아온 것 같진 않고. 날 베지 않으면 자신이 죽게 된다는 느낌이로군.’
추측에 따르자면 검문소 기사들과 의 오해를 풀고 온 게 아니라,강현 을 베면 오해를 풀겠다는 제안을 듣 고 달려온 듯한 느낌이다.
그만한 제안을 할 수 있는 자라면, 최소한 요단과 비슷한 경지이거나 그 이상의 인물일 터.
강현은 속을 떠보기 위한 한 마디 를 던졌다.
“나에게 속고,녀석에게 한 마디 듣더니 앞뒤 분간이 안 되는 모양이 군.”
녀석이라는 두루뭉술한 호칭으로 뒤에 있는 자를 알아내려 했다. 여기서 포인트는 마치 강현이 요단 뒤편의 상급자를 안다는 듯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이었다.
요단으로선 강현이 뭐든 알고 있는 것 같은 이미지가 뇌리에 박혀 있었 다.
그래서 겔로그의 존재마저 벌써 알 아챘다고 판단하곤 강현이 원하는 정보를 제 스스로 늘어놓았다.
“닥쳐라! 네놈을 죽여서 오해를 풀 고 언젠간 겔로그 그 자식까지도 족 쳐 버리겠다!”
겔로그라면 철갑기마대 부단장인 그 겔로그?
기껏해야 마나유저 상급인 그에게 요단이 꼼짝 못한다고?
그만한 영향력이 겔로그에게 생겼 다는 뜻이겠지.
사정이야 어찌 됐든 요단 뒤에 또 다른 병력이 대기하고 있단 것만은 확실해졌다.
강현은 도발하듯 빙백검 끝을 흔들 며 입을 열었다.
“시끄럽기도 하군. 사춘기 투정이 나 하려고 온 건 아닐 텐데?”
“개자식이! 그 잘난 주둥아리를 회 로 썰어 주마!”
요단이 반쯤 눈이 뒤집힌 상태로 강현에게 달려들었다.
지친 모습은 간데없이 움직임이 제 법 빠르다.
회복포션과 더불어 기력포션까지 먹은 게 틀림없다.
그런 한편 검을 쥐고 있는 모양새
는 꽤 조잡했다.
당장 죽이고 싶다.
지금 바로 강현을 베고 싶다. 성급함이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있 는 걸 거다.
반면 강현은 침착하기 그지없었다.
‘장기전이 특기이면서 급하게 구는
군. 여기까지 오면서 나한테 모든 정보를 털어놓았다는 걸 잊은 건가.’ 글레이브 산까지 오면서 간파 능력 을 이용해 요단에게서 각종 정보를 뽑아냈었다.
개중에는 요단의 무기와 스킬에 대 한 정보도 포함되어 있었다.
더불어 요단의 레이피어라면 이동 중에 감정을 해 뒀었다.
휘두르는 횟수에 따라 회피 스텟이 오르는 효과가 있는 검이다.
원래 요단은 아웃복싱처럼 치고 빠 지며 상대의 체력과 마나를 고갈시 키는 타입이었다.
요단이 가진 ‘기록하는 몬스터 백 과사전’을 포함한 5개의 스킬도 전 부 치고 빠지는데 능한 스킬들이었 다.
강현은 먼저 요단이 가진 이동기부 터 빼 두고자 했다.
‘기술명이 백 스탠드였던가. 분명 마나 없이도 상대방 등 뒤로 이동하 는 스킬이 하나 있었지.’
요단의 레이피어가 아슬아슬한 거 리에서 강현에게 날아들었다.
강현은 레이피어가 가속하기 전에 빙백검 끝으로 막아 냈다.
차앙!
빙백검의 추가 효과인 마나 동결 효과가 발동되면서 요단의 마나가 동결되었다.
마나의 흐름이 멈추면서 요단의 마 나 블레이드가 풀렸다.
반면 빙백검의 마나 블레이드는 여 전히 유지되고 있다.
마나가 없는 얇은 레이피어 따위가 빙백검을 버려 낼 리 없었다.
톱날이 목재를 슬근슬근 자르듯 빙 백검이 레이피어의 날에 서서히 파 고들었다.
마나의 흐름이 멈춘 것을 알아첸
요단은 이를 갈았다.
“젠장! 요상한 재주를 부리다니!”
레이피어를 다 잘라 내기도 전에 요단의 신형이 사라졌다.
그 즉시 강현은 몸을 반 바퀴 돌 리며 뒤돌려차기를 펼쳤다.
뒤를 보진 않았지만 발끝에 무언가 를 걷어찬 타격감이 전해져 왔다.
퍼억!
“꾸엑!”
자세를 바로잡으며 뒤를 돌아보니, 돌려차기에 얻어맞은 요단이 튕겨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요단 역시 마나 마스터.
보통내기가 아닌 만큼,팔을 십자 로 교차하여 강현의 발차기를 막아내 충격을 최소화시켰다.
한데,어느덧 강현의 발에는 마나 가 깃들어 있었다.
마나 블레이드처럼 선명한 수준은 아니고 마나유저 상급의 마나 오오 라 수준이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요단이 놀라 기에는 충분했다.
“발에 마나를 둘러?”
사람들이 어째서 무기 등에 마나를 두를까.
몸 전체에 마나를 두르면 더 많은 안전성을 노릴 수 있을 텐데 말이 다.
무언가에 마나를 두르기 위해선 ‘이미지’가 중요했다.
형체를 지닌 무기는 무기의 형태가 심지 역할을 하여 마나 블레어드나 마나 오오라를 형성하기가 손쉬웠 다.
게다가 무기는 들고 있으면 항상 사용자의 시야에 보이게 된다.
이 보인다는 게 중요하다.
심지가 될 형태를 눈 안에 두고 있으면 이미지를 형성하기가 쉽다. 하지만 발은 그게 안 된다.
싸울 때 자신의 발을 보면서 싸우 는 자는 없잖은가.
게다가 심장에서 가장 먼 위치인지 라 세심한 마나 운용이 필요했다. 강현은 발에 두른 마나 오오라를 회수하며 임모벨 백작의 가르침을 되새겼다.
“애송이 녀석아,검투술의 장점은 검을 휘두르는 사이사이의 예비동작 까지도 공격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니라. 손이나 발에 마나를 두른 다는 이미지보단 원하는 타격점에 마나를 부여한다는 이미지로 사용해 보거라. 네 녀석 정도의 수준이면 그것만으로도 바로 실전에서 쓸 수 있을 게다.”
임모벨 백작에게 체술까지 배워 둔 것은 절묘한 한 수였다.
그 체술을 체득하지 않았다면 방금 요단의 백 스탠드를 반사 실드나 위치 되감기로 피해야 했을 거다.
스킬 하나,스렛 효과 하나를 아낄 때마다 강현은 전력을 아껴 두고 있 는 셈이다.
한 방 먹은 요단은 손바닥을 위로 펼쳐 스킬 시동어를 옮었다.
“북 ”
기록하는 몬스터 백과사전이었다.
이내 곧 백과사전이 사라지며 맨티 코어가 소환되었다.
요단은 맨티코어와 함께 달려들며 재차 강현과의 싸움에 임했다.
“맨티코어! 놈의 다리를 노려라! 베이지 않게 치고 빠지면서 공격하 는 거다!”
“쿠어 영!”
“레벨 66의 맨티코어라. 경험치 출 장뷔페라도 차릴 생각인가 보지?”
“망할 놈의 입방정! 작작 좀 쳐 지 껄이란 말이다!”
강현과 요단의 싸움이 격렬해지는 가운데 성기사들은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다.
갑자기 난입한 저 소년은 누구이 며,어찌하여 강현을 저리 증오하는 가.
여러 가지 의문점이 우후죽순처럼 솟아나지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 었다.
자신들의 우두머리인 메르탱이 기 절한데다 심한 부상을 입은 상태다. 마나 마스터끼리의 싸움 현장에 남아 있는 건 좋지 않았다.
“자리를 뜨는 게 좋겠어. 괜히 남 아 있다가 불똥이라도 튀면 우리로 선 감당할 수 없어.”
“네 말이 맞아. 단장님도 이 모양 이니.”
“다음 방으로 가자고. 안으로 들어 가지는 말고 통로에서 단장님이 깨 어나길 기다리는 게 좋겠어.”
두 명의 성기사 중 한 명이 메르 탱을 업고 다음 방으로 이어지는 통 로로 들어갔다.
그사이 강현과 요단의 싸움은 종착 점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승부의 추는 강현에게 기운 지 오 래 였다.
기록하는 몬스터 백과사전에 있는 몬스터는 모두 소진되었고,레이피 어의 날도 잘려 나가 검 자루만 남 아 있었다.
요단은 상처 하나 없이 서 있는 강현을 보며 숨을 몰아쉬었다.
“하아하아,미친 괴물 놈. 이렇게까 지 했는데도 안 통하다니.”
“전력 차를 인정하면서도 덤빈 건 가?”
“네가 뭘 안다고 지껄여? 고작 10 살에 이쪽으로 이동해 와서……
요단이 자신의 과거사를 피력하려 는 듯 입을 크게 벌렸다.
그러나 요단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 지 못했다.
강현이 마지막까지 아껴 두었던 위 치 되감기로 요단의 뒤를 점하며 빙 백검을 휘둘렀다.
서격!
빙백검은 요단의 목을 떨어뜨렸고, 살얼음 낀 핏물 조각이 만주사화마 냥 허공을 수놓았다.
요단의 목이 바닥에 떨어짐과 동시 에 강현의 나지막한 한 마디가 흘러 나왔다.
“신세한탄할 장소를 잘못 골랐어.”
강현은 빙백검을 검집에 넣지 않고 경계심을 드높였다.
아직 겔로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 다.
강현이 얼마나 성가신 존재인지 알
고 있는 겔로그다.
공세를 취할 거라면 요단과 함께 공격하는 편이 나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나타 나지 않는다는 게 이상했다. 가능성은 두 가지다.
강현을 수색하기 위해 요단과 갈라 졌거나,요단과 함께 싸우면 안 되 기 때문이거나.
강현은 이내 곧 후자 쪽임을 알아 챘다.
죽은 요단의 몸이 부풀면서 이상증 세를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독? 보구? 저주?
그 순간,풍선처럼 부풀던 요단의 몸이 강한 폭발을 일으켰다.
과앙!
요단이 염려하던 폭사 걱정이 실제 로 벌어진 셈이었다.
폭발로 인해 요단의 시신이 잘게 쪼개져 탄환마냥 강현을 덮쳤다.
그 범위만 하더라도 공간 전체에 이르는지라 피할 구석은 없는데다 위력 또한 강력했다.
강현은 팔을 교차하며 폭발에 휩쓸 리고 말았다.
?
한 차례의 폭발이 휩쓸고 간 탐욕 의 방 안.
시체 조각과 핏물,폭발의 여파로
엉망이 된 실내에 한 무리의 기사들 이 나타났다.
기사들의 선두에 서 있던 겔로그가 눈살을 찌푸렸다.
“내 기술이지만 언제 봐도 기분 나 쁘군.”
요단의 폭발은 겔로그의 스킬,드 라고라의 만독보주 효과였다.
각종 독을 보구나 포션에 부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요단에게 먹였던 포션은,복용자의 죽음과 동시에 시체가 폭발하는 효 과를 지닌 독이었다.
폭발에는 독기운도 섞여 있는지라, 겔로그 일행은 미리 해독포션을 먹 고 방에 들어선 참이었다.
겔로그는 엉망이 된 탐욕의 방을 둘러보며 부하 기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최강현의 시체를 찾아라.”
“네!”
부하 기사들이 역겨운 현장 곳곳에 퍼지며 강현의 시체를 찾아보았다. 워낙에 방이 엉망인지라 수색에 꽤 애를 먹었다.
10분 후,부하 기사들이 하나둘 겔 로그에게 돌아와선 보고를 올렸다.
“겔로그 경, 시체가 여럿 있긴 한 데 전부 걸레짝이 돼서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떨어진 보구로 판명하면 되잖느냐. 빙백검조차 발견되지 않았느냐?”
“그것이 아무래도 전혀 보이지가 않아서……
“그럼 놈은 살아 있는 거겠군.”
“괘,괜찮은 겁니까?”
강현의 생존을 확신하는 모습에 기 사들이 의아해했다.
하나 겔로그는 그 와중에도 여유로 웠다.
“기껏해야 실드로 막아 낸 거겠지. 최소한 실드를 모두 소모했거나 부 상을 입거나 했을 게야. 어느 쪽이 든 놈에게도 피해는 있을 거다. 놈 은 분명 다음 방으로 향하는 통로에 있을 거다! 당장 쫓아라!”
*
한편 미리 도망친 성기사들은 위선 의 방으로 이어지는 문 앞에 도달했 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기 앞서 메르 탱을 눕혀 놓고 그가 깨어나기를 기 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메르탱이 눈을 뜨며 손으로 머리를 짚었다.
“으옥,머리가 깨질 것 같군.”
“단장님,정신이 드십니까?”
“움직일 정도는 되니까 걱정 말거 라. 그보다 얼마쯤 정신을 잃고 있 었느냐?”
“15분 정도입니다.”
“나 정도 되는 사람이 15분씩이
나…… 불찰도 이런 불찰이 있을 수 가 없구나. 아! 최강현 경은? 탐욕 의 방은 어떻게 되었지?”
“방은 공략되었습니다. 근데 그 뒤 에 이상한 소년이 나타나서 갑자기 최강현 경과 싸우더군요. 마나 마스 터끼리 싸움인지라 위험하다 여겨 여기까지 피신했습니다.”
“소년? 마나 마스터끼리 싸웠다고? 사정을 알아보지도 않고 피신했느 냐?”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저희가 무슨 힘이 있어 마나 마스터끼리의 싸움 에 끼어들겠습니까. 게다가 본인들 끼리 은원관계가 있는 것 같았습니 다. 모름지기 은원관계는 당사자들끼리 해결해야 되는 일이지 않습니 까.”
메르탱은 억지로 몸을 일으키며 훈 계를 늘어놓았다.
“혹여나 당사자들끼리의 일이라도 칼부림이 가당키나 하느냐. 그런 자 들 또한 올바르게 이끄는 게 우리의 사명 이거늘.”
“아직 포션의 효과가 완전히 돌지 않았습니다. 좀 더 쉬시지요.”
“나 메르탱. 무지한 백성들에게 가 르침을 설파하기 위해 성기사가 되 었노라. 이 정도는 역경의 축에도 끼지 못하니 말리지 밀거라.”
기어코 일어나겠다며 고집을 부리 는 메르탱이었다.
성기사들은 부축하려는 건지,말리 려는 건지 모를 애매한 자세로 메르 탱의 팔을 붙들었다.
그 때, 통로 저편에서 발소리가 들 려왔다.
저벅저벅.
저 멀리 어슴푸레 사람 신형 비쳤 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다가오는 자 의 정체가 선명해졌다.
통로를 지나오고 있는 이는 강현이 었다.
서로의 거리가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을 무렵.
메르탱이 옅은 미소로 강현을 반겼 다.
“무사해서 다행……
강현은 메르탱의 반응을 가볍게 무 시하며 그를 지나쳤다. 무시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메르탱은 연달아 강현에게 말을 걸었다.
“무사해서 다행이네. 분쟁이 있다 고 들었는데 잘 해결됐나?”
“으음,말이 없는 걸 보니 피를 봤 나 보군. 너무 자책하진 말게. 앞으 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면 될 일 아닌가.”
강현은 말없이 위선의 방으로 이어 지는 문을 열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공간 중앙에 기둥
하나만 달랑 있는 게 전부였다. 몬스터는 보이지 않는다.
6시 방향에 있는 표지판부터 읽어 봐야 할 둣싶다.
메르탱은 기어이 강현을 따라 들어 와선 표지판에 가는 내내 설교를 계 속했다.
“내가 평소에도 누누이 신도들에게 하는 말이 있네. 분쟁에선 아무것도 생겨나지 않는다. 자네가 얼마나 힘 들게 살아왔는지 보이는군. 자,얼마 든지 들어 줄 테니 속을 털어놓아 보게나. 때로는 누군가에게 털어놓 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네.”
메르탱이 두 팔을 벌리며 포용하겠 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런데 이어서 메르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자여. 신께 총애 받는 내가 네게 은혜를 베푸마. 우매하게 굴지 말고 교단의 섭리에 취해 보거라.
메르탱의 목소리이긴 한데 다소 말 투가 이상했다.
메르탱 본인도 당황한 나머지 주변 을 두리번거렸다.
“내,내 목소리? 이 목소리는 내가 아닐세. 이런 말한 적 없네.”
한데,어느덧 메르탱의 머리 위에 손바닥만 한 거울 하나가 떠 있었다.
거울에는 메르탱의 전신이 비치고 있었고,거울 속 메르탱이 속마음을 대변하듯 계속 말을 주절거렸다.
- 마나 마스터에게 포교를 하면 브리튼 교,아니 나아가 신께서도 반기시겠지. 이 얼마나 독실한 신자 인고.
강현은 당황하는 메르탱을 제쳐 두 고 위선의 방 표지판을 확인했다.
[위선의 방에 들어선 공략자에겐 각각 위선의 거울이 따라붙는다. 위 선의 거울은 공략자의 속마음을 비 친다. 공략자들이여,정해라. 누굴죽여서 기둥에 매달지. 공략자 한 명을 제물로 바치면 왕의 두개골을 품은 방의 주인이 나타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