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112화 (112/381)

112화

샹데르의 황궁에 복귀한 에르델은 벤젠 기사단의 빅터를 따로 불러들 였다.

“에르델 황녀님,여행은 평안히 다 녀 오셨습니까?”

“오셨나요,빅터 경? 오늘 부른 건 다른 게 아니고 강현 경의 일 때문 이에요.”

“안 그래도 여쯤고 싶던 참입니다. 단장님과 함께 오신 게 아닙니까?”

“사실은……

에르델이 쉬프섬에서 있었던 일을 말해 주었다.

강현이 스카텐드를 척살했고,요단

을 생포했으며,계획을 변경하여 디 벨롭을 잡으러 가기로 한 것까지 전 부사정을 알게 된 빅터는 세상 근심 다 짊어진 듯 심각한 표정을 지었 다.

“안 그래도 한 달이 넘게 자리를 비우셨는데 더 오래 비우시겠군요.”

“확실히 기사단에 있어서 단장의 존재는 크죠. 이럴 때일수록 빅터 경이 기사단을 잘 이끌어야 해요.”

“단원들은 괜찮습니다. 단장님이 없다고 방심할 녀석들은 아니니까 요. 문제는 혜림 양입니다.”

김혜림의 이름을 듣는 순간 에르델 도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혜림 양의 상태는요?”

“매우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황녀 님과 단장님이 부재중일 때 SS급 웨이브가 한 번 발생했었는데 거의 혜림 양 혼자 공략했다고 해도 과언 이 아닐 정도입니다.”

“열심히 하고 있다니 그나마 다행 이네요.”

“아뇨,그래서 더 위험하죠. 단장님 이 돌아오는 것만을 원동력 삼아서 분발하고 있는 거니까요.”

“전달 역할,괜찮으시겠어요?”

“저야 뭐 상관없습니다만……

두 사람은 겉으로만 괜찮다고 말하 며 우중충한 오오라를 내뿜을 김혜 림을 상상했다.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꼬리를 추욱 늘어뜨리는 강아지가 떠오른다.

에르델과 빅터는 동시에 팔짱을 끼 며 복잡 미묘한 기분에 잠겼다.

*

드리안 공작가에 들렀던 케이델 공 작이 본인의 영지로 되돌아갔다. 그와 동시에 제국 북쪽과 서쪽에 두 공작파의 병력들이 집결하기 시 작했다.

누가 봐도 내전 준비임을 알 수 있는 현상이었다.

황궁의 소환 기간은 이미 지난 지 오래였다.

서로 내전을 확신하는 가운데 무엇 을 숨기리.

두 공작은 각자 자신의 영지에 병 력을 모아 본대를 형성하면서 제국 곳곳의 요충지에 마나 마스터를 배 치하고자 했다.

현재 드리안 공작은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었다.

“흐음,스카텐드와 요단을 복귀시 키느냐 마느냐가 문제로군.”

원래라면 두 공작에겐 6명의 마나 마스터가 있어야 했다.

근데 지금 각 요충지에 배치된 마 나 마스터는 고작 3명이 전부였다.

처음 계획은 스카텐드와 요단이 강 현과 에르델을 제거하고,포푸를 인질 삼아 벨런에게 현역 복귀를 강요 하는 것이었다.

헌데 암살 시도가 실패하면서 모든 게 꼬여 버렸다.

공작파에 돌아왔어야 할 벨런은 에 르델에게 붙어 버렸고,스카텐드와 요단은 강현을 쫓느라 여전히 복귀 하지 못하고 있었다.

스카텐드와 요단을 복귀시켜 요충 지에 배치하느냐.

그대로 강현을 쫓게 하여 그를 제 거하느냐.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드리안 공작은 얼마간 고민하다가 결단을 내렸다.

“역시 최강현 그놈은 무조건 제거

하고 봐야겠어. 안 그래도 불안요소 인데 시건방지기까지 하니.”

아직 국경도시 빌링턴에서 맛본 굴 욕을 잊지 못하는 드리안 공작이었 다.

다른 나라도 아닌 무려 제국의 공 작이다.

권위만 놓고 봐도 공국의 공왕에 뒤지지 않는다.

그런 내게 감히 무례를 범해?

최근 들어서도 간간이 떠오르는 굴

욕감이 드리안 공작으로 하여금 강 현의 제거에 집착하게 만들었다. 그러던 차에 노크 소리가 들려왔 다.

똑똑.

“공작님,겔로그입니다. 한 가지 보 고 드릴 게 있는데 들어가도 되겠습 니까?”

드리안 공작가 소속의 철갑기마대 는 오늘 고르디로 떠나기로 했었다. 한데 철갑기마대 부단장인 겔로그 가 출발을 미루고 따로 찾아온 것이 다.

드리안 공작은 그에 준하는 중요한 보고라 여기고 출입을 허용했다.

“들어와라.”

문이 열리고 겔로그가 들어와선 예 를 갖췄다.

드리안 공작은 가벼운 손짓으로 인 사를 대신하며 입을 열었다.

“그래. 보고할 건?”

“업자를 통해서 좋은 영약 하나를 구했습니다. 공격 스렛을 1.5배 늘 려 주는 물건이더군요.”

겔로그는 예전부터 사비를 털어 가 며 영약을 사 모으던 걸로 유명했 다.

고연봉의 기사답지 않게 상당량의 빚을 지고 있다는 소문까지 들릴 정 도였다.

그렇게까지 해서 겔로그가 도달하 려는 경지는 두말할 것도 없다.

드리안 공작은 개구리 숨 쉬듯 늘 어진 턱을 흔들며 웃었다.

“겔로그,난 자네가 지금 할 말이 매우 기대되네.”

“네,드리안 공작님. 오늘 부로 마

나 마스터의 경지에 들었습니다.”

“하하하! 축하하네,겔로그. 이로써 제국에 또 한 명의 마나 마스터가 생긴 셈이구먼. 축하 선물을 겸해서 빠른 시일 내에 좋은 보구 하나 장 만해 주겠네.”

“모두 공작님의 은혜 덕분입니다.”

“하하하,말 한 번 듣기 좋게 하는 군. 스카텐드나 사이런스도 자네처 럼 겸손하면 좋을 텐데 말이지.”

“드리안 공작님. 말이 나온 김에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말해 보게.”

“제게 따로 부대를 주어 구름다리 검문소로 보내 주시면 안 되겠습니 까?”

“구름다리로? 경사스럽게도 마나 마스터가 되었건만 굳이 뭐 하러 깡 촌까지 가려 하나?”

구름다리 검문소는 제국 북서쪽 끝 단의 글레이브 산봉우리에 있었다. 제국 북서쪽 끝까지 가야 함은 물 론이고 높은 산까지 타야 한다.

이제 마나 마스터가 되어 따로 개 인부대를 가져도 이상하지 않은 겔 로그다.

굳이 외진 곳이 아닌,더 중요한 위치로 가는 게 서로에게 좋은 일이 었다.

드리안 공작으로선 병력을 주어 상 데르로 향하는 길목에 배치하고 싶 었다.

그러나 겔로그는 다소 강하게 자신 의 의견을 피력했다.

“최강현 그놈이 구름다리로 향한다 고 들었습니다. 놈을 잡을 때까지만 검문소에 머무르게 해 주십시오.”

“최강현의 행선지에 관한 건 누구 에게 들었나?”

“사이런스 단장에게 들었습니다.”

“망할 주정뱅이 녀석. 기밀이라 했 거늘 또 술 마시고 입방정을 떨었 군. 최강현은 스카텐드와 요단이 쫓 고 있다. 그놈 하나 잡는데 마나 마 스터 3명을 투입하라고 말하는 것이 냐?”

“엄밀히 말하면 황제파에 남아 있 는 마나 마스터는 황제의 기사와 비밀 감찰관,벨런까지 해서 3명입니 다. 브리니아 공국도 한통속이라 쳐 야 하니 최강현과 네베르,하이젠까 지 넣어야겠죠.”

드리안 공작은 잠시 머뭇거리며 생 각에 잠겼다.

황제파의 마나 마스터인 하워드와 오브렌이 죽으면서 자신들 쪽에 마 나 마스터가 더 많아졌다고 생각했 는데,따지고 보니 전혀 아니었다. 브리니아 공국의 마나 마스터들도 황제파에 포함시켜서 계산해야 한 다.

드리안 공작은 머릿속이 복잡해지 는 걸 느끼며 차근차근 계산에 나섰 다.

‘나와 케이델 공작에게 남은 마나 마스터가 5명. 아니지 겔로그까지 포함하면 6명이군. 벨런이 저쪽에 가담했으니 황제파에 3명,브리니아 공국에 3명인가. 젠장,이렇게 계산 하니까 서로 동률이군.’

디벨롭이 하니온 공국과 크레인 공 국 설득에 성공해도 마찬가지다.

두 공국이 내전에 참여를 못하게 할 뿐이지,그들의 마나 마스터나 병력을 제공 받는 게 아니다. 안심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아직 내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지금이라면 강현 제거에 겔로그까지 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했다.

생각을 정리한 드리안 공작이 명령 을 내렸다.

“특별히 구름다리로 가는 걸 허락 하마. 대신 스카텐드,요단과 함께 반드시 최강현의 목을 따 오도록. 알겠나?”

*

케시어를 떠난 강현은 해저동굴이 있는 제국 서해안으로 향하며 지도 를 펼쳤다.

제국 서부 지방이 상세하게 확대된 지도였다.

왜 육로가 아닌 해저동굴을 이용하 나 싶었는데 지도를 보니 그 경로가 명확해졌다.

“육로로 갔다간 한 달이 넘게 걸렸 겠군.”

뒤에서 요단이 힘겹게 따라붙으며 숨을 몰아쉬었다.

“하아하아,그래서…… 쓰으읍! 후 우,그래서 말했잖아요. 해저동굴로 가는 게 더 빠르다고요.”

요단은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있 었다.

요단이 가지고 있던 아공간 팔찌는 강현에게 압수당한 지 오래다. 무엇을 넣었을지 모를 물건을 소지 하게 놔둘 수야 있겠는가.

당연히 압수했다.

그렇다고 맨손으로 이동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케시어에서 해저동굴까지 가는 길 은 온통 산길과 숲길만 이어졌다. 때문에 야영을 비롯한 갖가지 용품 들이 필요했다.

계절은 어느덧 가을에 들어서 있었 다.

그래서 요단이 쓸 침낭이며 식량 따위를 전부 배낭에 넣어 매게 한 것이었다.

물론 요단이 쓸 물건은 요단의 돈 으로 결제했다.

요단이 저 홀로 행군 중인 가운데 강현이 입을 열었다.

“해저동굴을 이용하면 5일 만에 글 레이브 산에 도착하는 건가. 나쁘지 않군.”

“하아하아,빌로스 제국 서쪽 해안 선은 굉장히 불규칙한 모양새니까 요. 배를 타고 이동하려 해도 오크 평원이 이탈리아 반도처럼 뻗어 나 와 있어서 배를 타도 느려요.”

원래 제국 서남쪽에서 서북쪽으로 가려면 육로로는 한 달,바닷길로는 이십여 일이 걸렸었다고 한다.

그런데 200년 전에 즉위한 빌로스 황제가 해저섬 용왕과의 회담을 위 해 이동하다가 너무 오래 걸린 나머 지 명령을 내렸다.

“오크 평원을 건너뛰고 이동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라!”

그 한 마디에 드워프의 오르비르 산,인어의 해저섬,인간의 빌로스 제국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해저동굴 을 뚫었다.

뚫은 동굴의 개수는 총 5개.

각 동굴의 평균 길이만 하더라도

10? 20km에 달했다.

강현과 요단은 5개의 동굴 중에서 도 중간 지점에 있는 제3호 동굴부 터 들어가서,글레이브 산과 이어지 는 제5동굴까지 이용할 예정이었다. 요단은 제 몸집만 한 크기의 배낭 을 짊어지고 이동하며 골몰히 생각 에 잠겼다.

‘잘 생각해 보면 이 남자 스스로

자신의 동선을 드리안 공작님께 알 린 꼴이잖아. 분명 드리안 공작님이 구름다리 검문소에 경비를 강화해 뒀을 거야. 그때를 노려서…… 아니 지 아니지. 그래 봤자 무당벌레를 터뜨리면 죽는 건 마찬가지야. 무당 벌레를 빼앗지 못하는 이상 이놈에 게서 벗어날 수 없어.’

여전히 음양 무당벌레의 효과를 오 해하고 있는 요단이었다.

뭔가 수작을 부리자니 폭사당할 것 같고,얌전히 통행증 역할을 하자니 용건이 끝나면 죽일 것 같다.

외통수도 이런 외통수가 없다.

요단은 강현의 뒤통수를 칠 수 있 는 기회가 올 때까지 참아 보기로 했다.

‘이동 중에 무슨 일이라도 벌어지 면 기회라도 엿볼 텐데.’

한 번쯤은 기회가 올 거라 여기며 묵묵히 인내하는 요단,그런 요단 옆에선 강현이 한심하단 눈빛을 띠 고 있었다.

여전히 음양 무당벌레 때문에 여유 가 없나 보군.

검문소라는 게 얼굴 확인도 안 하 고 넘어가는 곳은 아닌데 말이지.

내가 아무리 스카텐드인 척해 봤자 구름다리 검문소에서 들키게 돼 있 단다.

뭐 검문소에 가면 이 녀석도 ‘통행 증’의 의미를 알게 될 테지.

요단이 머리를 굴리느라 정신이 없 는 사이,강현이 별안간 빙백검을 쥐더니 요단 쪽으로 휘둘렀다.

휘잉!

빙백검이 요단의 얼굴 앞을 지나며 허공을 갈랐다.

갑자기 날아든 푸른 검신 때문에 요단이 깜짝 놀라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너무 놀란 나머지 말조차 나오지 않는 가운데 반 토막난 말벌이 바닥 에 떨어졌다.

“말벌?”

말벌을 벤 건 또 무슨 의미지?

말벌이 날 쏘려고 했나? 아니면 내 생각을 읽고 무언의 압박이라도 준 건가?

신도 아니고 남의 생각을 읽을 수 있을 리 없잖아.

요단이 저 혼자 강현의 행동을 확 대해석 하느라 바쁘게 머리를 굴렀 다.

정작 강현 본인은 전혀 다른 생각 을 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강현은 말벌을 벤 후에 빙백검에 감정서를 붙여 보았다.

[빙백검]

등급 : A

타입 : 검

특징 : 검신에서 냉기를 내뿜는 검. 검신에 부여하는 마나의 양에 따라 냉기의 양을 조절 가능하다. 숙련도 : 생명체를 사살할 때마다 숙련도 1상승(3/300) 고작 벌레 한 마리를 베었을 뿐인 데도 숙련도가 올라 있다.

몬스터,사람은 물론이고 지나가는 벌레에도 숙련도 시스템이 적용되는 게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개방의 서를 두고 오래 걸리는 길 이라 했었나.

만든 자는 사용자가 몬스터나 사람 으로 숙련도를 채울 거라 생각하고 만든 거겠지.

보통 벌레 잡는데 보구를 사용하진 않을 테니.

자잘한 벌레까지 숙련도로 친다면 이건 뭐 개미집 하나,벌집 하나만 잡아도 등급이 오르겠군.

오래 걸리는 길이라더니,오히려 업적의 서보다 더 빠른 길 같았다. 강현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근처 나무 위에 자리 잡은 말벌집이 보였다.

동시에 말벌집을 향해 마나폭검을 날려 깔끔하게 벌집을 제거했다.

일련의 과정이 끝나면서 빙백검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검신을 이루고 있는 푸른 비늘이 좀 더 촘촘해졌으며,마나를 거두었 는데도 조금씩 냉기가 홀러나오고 있었다.

강현은 등급이 올라간 빙백검에 대 고 새로이 감정서를 붙여 보았다.

[빙백검]

등급 : SS

타입 : 검

특징 : 검신에서 냉기를 내뿜는 검. 검신에 부여하는 마나의 양에 따라 냉기의 양을 조절 가능하다. 일정 범위 내의 특정 적을 얼릴 수 있는 오오라를 생성할 수 있으며, 빙백검으로 적과 경합 혹은 적을 적 중시켰을 시 3초간 상대방의 마나를 동결시킬 수 있다.

숙련도 : 현 보구의 최고등급까지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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