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100화 (100/381)

100화

모름지기 빌로스 제국 황제의 슬하 에는 세 명의 자식이 있었으니. 첫째는 메이아,둘째는 드래코프, 셋째는 에르델이라 했다.

메이아와 드래코프는 같은 어미에 게서 났으나,에르델은 임모벨 백작 가 출신의 영애에게서 난 자식이니 형제라 해도 이복형제라 할 수 있겠 다.

강현은 지나가는 말로 황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걸 기억해 냈다.

‘황제가 첫 황비를 잃고 측근의 딸 을 두 번째 황비로 들였다고 했었 나. 두 번째 황비도 에르델을 낳고 병을 앓다가 세상을 떴다고 했었 지.’

하긴 황비가 살아 있었으면 에르델 도 좀 더 편하게 왕위계승권 싸움을 이어 갔을 거다.

제국의 법률은 여성의 사회 진출에 도 상당히 관대했다.

여제의 즉위를 인정하는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었다.

황비 역시 황족으로 인정받기에 국 정회의에 참여할 수 있고,황비가 살아 있었으면 에르델을 엄호해 주 었을 것이었다.

뭐 어디까지나 살아 있었을 경우의 일이니 지금 생각해 봤자 사족밖에 더 되겠냐만.

에르델은 여전히 난감하다는 듯 말 을 꺼냈다.

“임모벨 영지로 들어가지 말고 둘 러 가도록 해요.”

“둘러 가면 일정이 나흘이나 늦어 집니다. 임모벨 영지에 가면 안 되 는 이유라도 있습니까?”

“조용히 지나가면 상관없는데 할아 버지께 들키면 곤란해져요.”

“사이가 나쁜 거군요.”

“전혀요. 오히려 반대예요. 제가 위 험한 일에 나선 걸 알면 노발대발하 면서 막으실 거예요.”

“손녀 바보 팔불출이라는 겁니까.”

“제 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그리되겠네요.”

이번 작전은 강현과 에르델이 함께 움직여야만 성립된다.

작전 중에 굳이 불필요한 마찰을 일으킬 필요는 없었다.

그렇다고 나흘이나 둘러 가는 루트 로 갈 순 없으니,임모벨 영지를 지 나가되 최대한 조용히 지나치는 편 이 좋을 것 같았다.

해가 서쪽 산등성이에 다다랐을 무 렵.

강현과 에르델은 임모벨 영지에 도 착했다.

마굿간과 마차를 댈 수 있는 뒷마 당이 있는 곳을 찾다 보니 고급 여 관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에르델은 고급 1인실,강현은 중급

1인실을 하나씩 잡았다.

에르델은 고급 1인실이 있는 3층 으로 올라가며 미안하다는 투로 말 했다.

“저 혼자만 고급실에서 묵어서 죄 송해요.”

“상관없습니다. 일개 마부가 귀족 과 같은 등급의 방을 쓸 순 없으니 까요.”

마부와 귀족 영애로 변장하여 이동 하는 만큼 역할에 맞는 방식을 고수 해야 한다.

그 말인즉 식사도 따로 해야 된다 는 뜻이었다.

“식사는 각자 방에서 해야겠죠?”

“그래야지요. 마부와 귀족 영애가

겸상해서야 되겠습니까.”

“하아,이럴 줄 알았으면 마부와 귀족 영애보단 상인으로 변장하는 게 더 나았겠어요.”

“상인으로 변장했다면 짐이 늘어나 서 오히려 속도가 떨어졌겠지요.”

“조금 불편해도 소통이 되는 쪽이 낫죠. 모처럼의 여행인데 이리 딱딱 해서야 되겠어요?”

“너무 여행 기분 내면 곤란합니 다.”

“아,아니,강현 씨 내력이나 이것 저것 자연스럽게 물을 수 있을…… 그런 게 아니라 최대한 가까이 있는 게 더 안전하니까 하는 말이에요.”

강현 나름대로 에르델의 체력을 고려하여 가장 편한 귀족 영애와 마부 변장을 준비한 것이었다.

하지만 에르델 본인이 체력적으로 버텨 낼 재간이 있다면 상인 부부 변장도 나쁘진 않았다.

강현은 에르델의 희망을 흔쾌히 들 어주었다.

“마차는 처분하고 마수레를 구하겠 습니다. 그걸로 됐습니까?”

“차라리 그게 더 편해요. 40일 내 내 마차 안에서 혼자 멍하니 있는 것보단 낫겠죠.”

“그리하는 걸로 하고 오늘은 이만 쉬도록 하지요. 식사는 직접 황녀님 방으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네,부탁드릴게요.”

각자의 방에서 식사를 마친 후,강 현은 2층의 중급 1인실에 틀어박혀 상태창을 점검했다.

[최강현 (lv. 140)]

증폭 : 330

반사 : 123

수정 : 413

정제마나 : 266

리필 : 195

보너스 포인트 : 108

보유스킬 : 각성의 서(?),세이덴의 독주머니(S),마나폭검(S),석상 호 걸의 갑옷(S), 쉐도우 리퍼의 외갑 (SS), 명계의 서(?),위치 되감기(S), 개화의 서(刀,제왕의 화염검(S),군 주의 서(?),석화의 마안(SS), 엘레 멘탈 웨펀(SS),개방의 서(기,업적 의 서⑵특수능력 : 간파 SSS랭크 웨이브 공략 이후,약 한 달이 지났다.

명계의 서 효과가 계속 적용되어 어느덧 레벨이 140에 달해 있었다. 쭈욱 공격 쪽에 계속 투자를 하느 냐,아니면 실드 계열 스텟을 올려 2차 각성을 노리느냐.

SSS랭크 웨이브 공략 때도 강현의 공격력은 여전히 강력했다.

스렛 3배 효과가 적용되었던 오브 렌의 실드조차 단 두 방으로 걷어 낼 정도였지 않은가.

지금으로서도 공격력은 제국 최강 수준이지 않을까.

밸런스를 생각하면 요즘 계속 소홀 했던 실드 계열 스렛을 올리는 게 나을 것 같다.

강현은 108포인트 전부 실드 계열 스렛인 반사 스렛에 투자했다.

[최강현 (lv. 140)]

증폭 : 330

반사 : 231

수정 : 413

정제마나 : 266

리필 : 195

보너스 포인트 : 0

보유스킬 : 각성의 서(?),세이덴의 독주머니(S),마나폭검(S),석상 호 걸의 갑옷(S),쉐도우 리퍼의 외갑 (SS), 명계의 서(?),위치 되감기(S), 개화의 서(?),제왕의 화염검 (S),군 주의 서(?),석화의 마안(SS),엘레 멘탈 웨펀(SS),개방의 서(?),업적 의 서(?)

특수능력 : 간파

더불어 강현은 슬슬 개방의 서 효 과를 부여할 때가 되었다고 여겼다. 보구에 숙련도 시스템을 이용하여 보구의 등급을 올릴 수 있는 능력이 었다.

강현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보구야

두말할 것도 없다.

강현은 빙백검을 뽑아서 푸른 검신 에 손바닥을 올렸다.

“숙련도 시스템 개방.”

스킬 시동어를 영창하자 손바닥에 서 홀러나온 녹색빛이 빙백검에 스 며들었다.

숙련도 시스템을 적용한 이후,빙 백검에 감정서를 붙이자 기존의 설 명에 또 다른 문구가 추가된 걸 확 인할 수 있었다.

[빙백검]

등급 : A

타입 : 검

특징 : 검신에서 냉기를 내뿜는

검. 검신에 부여하는 마나의 양에 따라 냉기의 양을 조절 가능하다. 숙련도 : 생명체를 사살할 때마다 숙련도 1상승(0/300) 강현의 신분이라면 곧바로 S급 검 을 구할 수도 있었다.

그래도 이왕이면 빙백검을 계속 쓰 고 싶었다.

이미 손잡이의 감각이나 검의 길이 등에 익숙해진 것도 있지만 이상하 게도 빙백검을 잡으면 마음이 편해 지고는 했다.

숙련도 시스템으로 보구의 등급을 올릴 수 있게 된 이상 구태여 S급 검을 구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그렇다곤 해도 생명체 300은 너무 많은 감이 있지만 말이다.

이어서 강현은 아공간에서 통신 보 구인 소리잔을 꺼냈다.

방이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도움 을 요청하는 소리를 듣기가 힘들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여 에르델 에게 소리잔을 맡겨 두는 편이 나으 리라.

소리잔을 손에 쥔 강현이 복도로 나섰다.

그렇게 3층,에르델의 숙소로 향하 는 중이었다.

갑자기 1층 로비 쪽에서 갑작스런 소란이 들려왔다.

“임모벨 백작가에서 나온 토파즈

기사단입니다! 지저감옥에서 탈출한 탈옥수로 보이는 남자가 임모벨 영 지에 들어왔다는 신고가 있어 수색 중이니 협조 부탁드립니다!”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2층까지 생생 하게 들려왔다.

아무래도 탈옥수가 이 근처에서 발 견된 모양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탈옥수가 고급 여관에서 지낼 만한 재력을 가지고 있을 리 없다.

그러나 탈옥수 입장에선 역으로 그 상식을 뒤집고 고급 여관에 숨어 있 을 가능성도 충분했다.

제국 최고 등급의 감옥 중 하나인 지저감옥의 탈옥수라면 상당한 흉악범일 터.

임모벨 백작가의 기사들은 무례를 무릅쓰는 한이 있더라도 여관을 샅 살이 뒤질 거다.

그 말인즉,에르델의 정체가 드러 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의미했다. 강현은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밟으며 생각했다.

‘기사들뿐이라면 적당히 넘겨 버릴 수 있어. 망사 모자로 가리고 흉터 때문에 얼굴을 드러내기 껄끄럽다고 핑계를 대면 무리해서 확인까진 하 지 않겠지.’

에르델은 귀족 영애 신분으로 위장 했으니까 기사들도 거칠게 수색하려 들진 않을 거다.

들려오는 소리로는 탈옥수의 성별 은 남자라고 했다.

하니,얼굴만 가리면 누구도 에르 델임을 알지 못할 거다.

그러나 이내 그 생각을 뒤집는 말 소리가 들려왔다.

“뭣들 하느냐!”

“아! 임모벨 백작님,오셨습니까!”

“여자들도 확실하게 수색해라! 탈 옥수가 여장하지 않았다는 보장이 어디 있더냐!”

“여장이란 수단도 있었군요. 죄송 하지만 여성 분들도 화장을 지우고 수색에 협조해 주십시오.”

가장 우려하던 인물까지 나타나 버 렸다.

임모벨 백작이 직접 수색에 참가했 을 줄이야.

에르델에게 듣기로 상당한 팔불출 이라 하지 않았던가.

에르델과 직면한다면 곧장 알아볼 거다.

조금 의심 받더라도 지금은 바깥으 로 나가야만 했다.

나중에 돌아와서 다시 조사를 받더 라도 최소한 임모벨 백작을 피해 조 사를 받아야 한다.

강현은 계단을 2, 3칸씩 성큼성큼 뛰어올라 에르델의 방으로 갔다. 똑똑.

“접니다,열어 주십시오.”

똑똑! 똑똑똑!

에르델의 방 앞에서 몇 번이나 노 크를 했는데도 반응이 없었다.

벌써 잠이 들었나.

그녀가 잠들었을 경우를 생각해 문 을 세게 두드리는데도 나올 기미가 안 보였다.

어느덧 임모벨 백작가의 기사들이

3층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1층,2층 수색을 시작한 지 몇 분 도 채 되지 않았건만 벌써 올라오는 건가.

인원을 나누어 모든 층을 한꺼번에 수색하는 듯했다.

3층으로 올라오는 이들의 목소리 속에 가장 껄끄러운 자의 목소리가 섞여 있었다.

“3층도 빠짐없이 수색해라!”

“귀족 분이 있으면 어떻게 할까 요?”

“귀족은 내가 직접 양해를 구하고 수색하겠다. 그러니 신경 쓰지 말고 신속하게 움직여라.”

하필 3층 수색대에 임모밸 백작이 동참했다.

3층 계단 쪽에서 풍성한 백발이 돋보이는 사내가 올라오는 게 보였 다.

부리부리한 눈매와 떡 벌어진 어깨 가 인상적인 풍채,이마에 깊이 패 여 있는 세 줄의 주름까지.

도깨비 영감이란 수식어가 어울릴 것 같은 인상이었다.

3층으로 올라온 임모벨 백작가 기 사들이 강현을 보더니 별안간 검지 를 치켜 올렸다.

“아! 놈입니다! 탈옥수가 있습니 다!”

“도망치려던 중이었나! 얼른 놈을 잡아라!”

별안간 강현에게 탈옥수라고 한다.

탈옥수의 외모가 강현과 닮기라도 한 건가.

아니,강현을 향한 외침이 아니다.

임모벨 백작을 비롯한 수색대는 강 현이 아닌,강현의 뒤를 가리키고 있었다.

3층의 어느 방에서 나오던 사내가 아무것도 몰랐던지 눈을 끔뻑였다.

탈옥수로 지명된 사내가 뒤늦게 사 태를 깨닫곤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제기랄,일부러 고급 여관을 잡았 건만.”

탈옥수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임 모벨 백작가 기사들을 보곤 재빨리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나,복도가 막혀 있어 도주로는 없었다.

그러던 중 그의 눈에 강현이 들어 왔다.

“이리된 이상 인질이라도 잡을 수 밖에!”

탈옥수의 우악스런 손길이 강현에 게로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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