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89화 (89/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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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롱의 숲으로 들어간 강현은 빅터 를 불러들였다.

“빅터,하멜론의 쥐로 운디네의 눈 물을 수색해.”

“알겠습니다.”

아직까지 운디네의 눈물이 어떻게 생겼는지,어떤 요령으로 찾아야 하 는지 모른다.

무작정 뒤지는 방식으로 찾는 수밖 에 없다.

그런 면에서 빅터가 가진 하멜론의 쥐만큼 수색 범위가 넓고 빠른 기술 은 없었다.

빅터는 하멜론의 쥐를 퍼트려 운디

네의 눈물을 찾아 나섰다.

한편 벤젠 기사단 2조와 3조도 수 색 준비를 갖췄다.

“그럼 저희도 수색하러 가 보겠습 니다. 합류 지점은 어디로 할까요?”

뭉쳐 있는 것보다 흩어져서 찾는 게 더 빠를 수 있다.

그 정도는 지나가는 어린애라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강현은 2조,3조의 기사들 이 자리를 지킬 것을 명령했다.

“빅터가 운디네의 눈물을 발견할 때까지 대기해.”

“대기하라고요? 뭉쳐 있으면 그만 큼 수색이 늦어질 텐데요. 이러는 사이에도 다른 기사단은 더 많은 운디네의 눈물을 확보하고 있을 겁니 다.”

“그 반대야.”

“반대라 하면?”

“다들 뭉쳐 다닐 거야. 아마 이제 부턴 서로 마주치면 운디네의 눈물 쟁탈전이 벌어지겠지.”

현재 각 기사단의 생존자는 크로스 기사단 7명,퀵실버 기사단 9명,벤 젠 기사단 9명이다.

자신의 기사단이 전원 살아남으려 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다른 두 기사단을 모두 죽여 버리 면 된다.

운디네의 눈물을 독점하기 위해,

경쟁자를 모두 제거해 버리는 것이 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조만간 기사단 끼리의 분쟁이 벌어질 터.

특히 하워드의 상태가 많이 불안해 보였다.

어쩌면 마주치자마자 공격을 해 올 지도 알 수 없었다.

강현의 말을 듣고 나니 기사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묻어났다.

“최악의 경우에는 오브렌 경과 하 워드 경을 동시에 상대해야 할 수도 있겠군요.”

“그래. 둘 다 베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지.”

주변 경계에 신경을 곤두세운 와중

에 빅터가 입을 열었다.

“하나 찾았습니다. 여기서 북동쪽 으로 300미터 떨어진 위치입니다.”

“한 덩어리로 움직이되 경계를 늦 주지 마.”

벤젠 기사단이 한 몸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빅터가 언급한 위 치로 가니 작은 개울이 나왔다. 가재가 기어 다니고 송사리가 물이 끼를 더듬는 깨끗한 개울이었다. 개울 바닥의 돌 밑에선 푸른빛을 띠는 눈물 모양의 보석이 잠겨 있었 다.

“일단 한 개 확보했군요.”

빅터가 운디네의 눈물을 꺼내기 위

해 개울 속으로 손을 뻗었다.

그렇게 그의 손이 맑은 수면에 다 다르려 할 때였다.

강현이 빅터의 상의 목깃을 우악스 럽게 잡아당겼다.

갑작스런 손길에 목깃 앞쪽이 당겨 져 목을 죈 탓에 빅터가 기침을 뱉 었다.

“객켁,무슨 일이십니까?”

강현은 빅터의 옷을 놓으며 빙백검 을 개울 속에 찔러 넣었다.

검 끝을 통해 손맛이 전해졌다.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던 개울 속에서 투명한 무언가가 꿈틀거렸 다.

과직!

강현이 빙백검을 들자 검신에 꿰뚫 린 크리스탈 엘리게이터가 딸려 나 왔다.

숲 지형의 웨이브나 던전에서 자주 등장하는 개울 속 포식자였다.

만약 빅터가 그대로 손을 집어넣었 다면 놈의 아가리에 손목째로 뜯겨 나갔을 것이었다.

광롱의 숲이라 해서 광롱만 있는 게 아니로군. 숲 곳곳에 있는 몬스 터들과 싸우면서 운디네의 눈물을 확보하라는 건가.

강현은 첫 번째로 확보한 운디네의 눈물에 감정서를 붙여 보았다.

[운디네의 눈물]

등급 : S

타입 : 영약

특성 : 중급 정령인 운디네가 흘린 눈물이 굳은 물건. 섭취할 경우 5초 간 모든 공격을 무효화할 수 있는 보호막이 들러진다.

무려 공격무효화 효과가 있는 영약 이었다.

등급이 S급인 건 소모품이기 때문 이리라.

전투용으로도 꽤 쓸 만하지만 적어 도 이번 구간에선 광룡의 포효를 피 하는데 써야 한다.

첫 번째로 찾은 운디네의 눈물을 챙기는데 먼 곳에서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갸아악!”

숲 속의 나무들이 크게 흔들리며 머리 셋 달린 까마귀가 날아올랐다. 지옥까마귀 였다.

S랭크 웨이브에선 보스 취급 받는 지옥까마귀가 SSS랭크 웨이브에선 일반 몬스터로 등장하고 있었다.

지옥까마귀가 날아오른 자리에선 굵은 마나 화살이 솟아올랐다.

지금 지옥까마귀와 대치하고 있는 게 하워드의 퀵실버 기사단임을 짐 작할 수 있었다.

각자 따로 움직이자고 제안하더니 저희들이 가장 고생하는군. 알아서 들 대처하겠지.

강현은 신경 쓰지 않고 수색을 재 개했다.

“우리와 마주치는 몬스터만 신경 써.”

벤젠 기사단 역시 지옥까마귀와 같 은 번거로운 몬스터를 만나지 말란 법은 없었다.

첫 번째 운디네의 눈물을 찾은 이 후,계속해서 운디네의 눈물을 찾는 동안 상당수의 몬스터와 맞닥뜨렸 다.

데릭로우스,세븐 슬라임,쉐도우 리퍼 등등.

S랭크에서 나오는 몬스터뿐만 아니 라 SS랭크에서도 보스 혹은 중간보 스로 취급되는 몬스터가 가득했다.

강현은 사냥할 수 있는 몬스터는 사냥하고,성가신 몬스터는 회피하 는 식으로 유연하게 병력을 운용했 다.

한창 사냥과 수색을 이어 가던 차 에,레벨 84인 고레벨 몬스터 트윈 사이클롭스와 마주쳤다.

“끄르륵!”

하나,강현에겐 큰 문젯거리가 되 지 않았다.

두 개의 머리를 지닌 외눈박이 거 인이 마나 블레이드에 꿰뚫리며 쓰 러 졌다.

강현은 트윈 사이클롭스의 가슴을 발로 밀며 깊이 박힌 빙백검을 뽑아 냈다.

녹색 피가 진득하게 묻어 나오는 가운데 전리품 반응이 나타났다.

광통의 숲 구간에 들어선 이후 처 음으로 나타난 전리품 반응이었다.

“추출.”

전리품은 한 장의 두루마리였다.

두루마리를 펼쳐 보니 중앙이 비어 있는 원형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다. 이것만으로는 효과를 알 수 없다. 감정서를 붙여 보았다.

감정서에 글씨가 새겨지기 시작했 다.

[열쇠 장인의 두루마리]

등급 : 히든

타입 : 기타

특성 : 열쇠 장인의 두루마리. 두 루마리에 있는 마법진 중앙에 광룡 의 비늘을 올리면 열쇠가 생성된다. 만들어진 광롱의 열쇠로 광롱의 레 어에 들어갈 수 있다.

이번 웨이브 안에선 히든 보구가 나오지 않는 건가 싶었다.

웨이브나 던전 안이라고 무조건 히 든 보구가 나오는 건 아니니까.

이번 히든 보구는 보스 몬스터를 사냥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건가. 보통은 공략 이후에 바깥으로 나가 는데 밀끼지.

생각지도 않은 잔업을 하게 생겼 다.

강현은 아공간 주머니에 두루마리 를 넣어 두며 김혜림을 보았다.

“시간은 얼마나 남았지?”

“숲에 들어온 지 50분 정도 지났

어요. 아마 10분 뒤에 광룡의 포효 가 시작될 거예요. 운디네의 눈물은 6개밖에 못 모았고요.”

“생각보다 찾기 어렵군.”

“우리 중에서 3명은 못 먹을 것

같은데 어쩌죠?”

“나랑 너,빅터만 먹는 걸로 하지.”

“3명만요? 그럼 나머지 6명은요?”

“석상으로 만들면 피할 수 있지 않

을까?”

희생의 새장 구간에서 석화의 마안 이란 스킬북을 얻었었다.

강현,김혜림,빅터를 제외한 나머 지 기사들을 석상으로 만들면 광룡 의 포효를 면할 수 있지 않을까 싶 다.

광통의 포효는 소리로 전달되는 패 턴이니 석상 상태에선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석상이 된 이후에 석화 해 제 포션을 부으면 원래 몸으로 돌아 갈 수 있다.

석화 능력에 당한 자가 수개월 뒤 에 발견되어 구조된 사례는 비일비 재하게 들리는 편이었다.

김혜림은 고민하는 기색을 보였다.

“이론상으로는 가능할 것 같긴 한 데 위험하지 않을까요? 석상으로 변할 때 충격은 몸이 얼어붙는 것보다 더 심하다고 들었어요. 쇼크사의 위 험성을 감안해야 해요.”

“포션 중에 마취 효과가 있는 건 없나?”

“적어도 우리가 가진 것 중에는 없 어요. 아직 시간이 있으니 마취 효 과를 지닌 약초를 찾아보죠.”

강현은 기사들을 불러 모아 광롱의 포효를 피할 방법을 전달했다.

기사들은 의외의 묘책이라 여겼다.

“그거 괜찮은데요? 석화 상태에선 저주도 안 통한다고 하니 충분히 가 능성이 있습니다.”

“웨인포드가 예전에 석상이 되었다 가 보름 만에 구출된 적이 있지 않았나?”

기사들 중 유일하게 석상이 된 경 험이 있는 웨인포드가 고개를 끄덕 였다.

“메두사를 사냥하다가 한 번 당했 었지. 다시 경험하고 싶은 일은 아 니지만 이 경우에는 어쩔 수 없구 만.”

“그때 충격이 어느 정도였어?”

“수백 마리의 개미가 몸속을 헤집 는 느낌이랄까. 그냥 개미집에 자아 가 있다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싶더 라고.”

“상상조차 안 되는군.”

“마취 효과가 있다면 조금은 나을 지도. 할 거면 지금 당장 약초를 찾아보죠.”

10분밖에 안 남았기에 바로 주변 을 뒤져 도움이 될 만한 약초를 긁 어 모았다.

다들 임기응변으로 약초를 모아 본 경험이 있기에 금방 약초가 모였다. 석상이 될 자들은 약초를 씹어 조 금이나마 마취 효과를 높였다. 강현은 준비를 마친 걸 확인하곤 석화의 마안 스킬을 사용했다.

스킬 발동과 동시에 강현의 눈이 붉은빛을 띠었다.

강현과 눈이 마주친 기사들은 손 끝,발끝부터 서서히 돌로 변하기 시작했다.

10초도 채 되지 않아서 벤젠 기사

단 9명 중 6명이 석상으로 변했다. 강현,김혜림,빅터는 혹시나 석상 이 넘어져 신체 일부가 파괴될까 싶 어 6명을 바닥에 눕혀 놓았다. 작업을 마친 강현은 숲 북쪽 끝에 있는 산봉우리를 바라보았다.

“이제 곧 시작하겠군.”

산봉우리에 봉인되어 있는 광롱이 입을 벌리기 시작한 참이었다. 강현과 김혜림,빅터는 운디네의 눈물을 하나씩 입에 머금었다.

타액에 젖은 운디네의 눈물이 녹아 내리면서 세 사람의 몸 주변에 푸른 빛이 둘러졌다.

공격무효화 능력이 세 사람을 보호 하는 가운데 광룡의 포효가 시작되었다.

“콰아아아!”

숲 속의 초목이 파르르 떨고,개울 의 수면이 요동치며,무거운 바위가 들썩거렸다.

석상이 된 기사들도 미약하게 흔들 렸지만 피해는 없었다.

강현의 묘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 한 셈이었다.

광룡의 포효는 3초간 지속되다가 멈추었다.

석화 해제 포션으로 석상이 된 기 사들을 원래대로 되돌리기만 하면 되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김혜림은 자신의 아공간 반지를 문 지르다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석화 해제 포션이 10개밖에 없어 요. 이번에 쓰면 광룡의 포효 2회 차,3회차 때 쓸 분량이 모자라게 돼요.”

“넉넉하게 챙기지 않았나?”

“보통 10개면 넉넉한 편이잖아요. 석화 상태가 되는 경우가 흔한 것도 아니고.”

포션의 공급량은 항상 들쭉날쭉하 다.

공급량이 많을 때는 많이 챙기고, 공급량이 적을 때는 적게 챙기는 게 당연하다.

석화 해제 포션은 다른 포션과 다 르게 생산이 까다롭고 쓸 일이 거의 없어 공급량이 적은 편이었다.

수량이 10개면 너무 애매하다.

6명을 모두 되돌리면 겨우 4개가 남는다. 다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차라리 3회차가 끝난 후에 석화를 해제하는 게 나았다.

강현은 남은 3명이 다시 역할 분 담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왔던 길에 동굴 하나가 있었지. 거기로 석상을 옮기는 게 좋겠어.”

“3회차 포효가 끝날 때까지 숨겨 놓자는 거군요. 적어도 한 명은 석 상을 지켜야 합니다.”

“나와 빅터는 운디네의 눈물을 확 보,석상은 김혜림이 지키도록 해.”

앞으로 운디네의 눈물을 3개만 더 확보하면 된다.

3개 정도는 조금만 발품을 팔면 될 거다.

빅터가 하멜론의 쥐로 운디네의 눈 물을 수색하는 사이, 강현과 김혜림 은 기사들의 석상을 가까운 동굴 안 으로 옮겼다.

동굴 입구에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 나 있으니 어지간해선 들키지 않으 리라.

강현은 김혜림을 동굴에 남겨 두며 거듭 주의를 강조했다.

“무슨 일 있으면 통신 보구로 연락 해. 정 위험하면 석화 해제 포션을 사용해도 상관없어.”

“그럴게요. 최대한 빨리 돌아오세 요.”

이윽고 강현이 바깥으로 나가며 동 굴 안엔 김혜림과 6구의 석상만이 남았다.

운디네의 눈물을 확보하는데 얼마 쯤 걸릴까.

못해도 1시간 이내에 확보해 주면 좋으련만.

김혜림은 동굴 입구 주변에 자라난 수풀 사이에 숨어 신경을 곤두세웠 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살벌한 목소 리가 들려왔다.

“두 손을 위로 들어라. 허튼 짓은 꿈도 꾸지 않는 게 좋을 거다.”

김혜림은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 았다.

동굴 안쪽에서 녹색빛이 아른거리 더니 하워드를 비롯한 퀵실버 기사 단이 나타났다.

대체 언제부터 미행을?

숨어서 강현과 빅터가 떠날 때까지 기다렸던 건가.

설마 하워드도 은신 스킬을 가지고 있었을 줄이야.

하워드는 김혜림과 벤젠 기사단 기 사들의 석상을 번갈아 보며 입꼬리 를 길게 늘어뜨렸다.

“드디어 네놈들이 뒈지는 꼴을 볼 수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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