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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하는 플레이어-72화 (72/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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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방의 별은,평상시 보아 온 밤하늘에 뜬 별이 아니었다. 겉모습만 별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뿐이지,그 속성은 몬스터였다.

붉은별이 쏟아 낸 화염덩어리는 일 전 스타폴 미궁의 보스,라그나로스 의 불 주먹에 비견될 정도로 강렬하 고도 사나웠다.

강현은 붉은별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길을 막기 위해 반사 실드를 한껏 끌어 올렸다.

그런데 붉은별은 강현이 아닌,언 덕 남쪽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언덕 위쪽에서 웬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크아아악!”

화염이 떨어진 언덕 남쪽 면에서 불길에 휩싸인 사람 한 명이 보였 다.

살로만 남작이 미리 들여보낸 기사 였다.

그러고 보니 언덕 곳곳에 기사들의 시체가 여럿 눈에 띄었다.

불에 타서 죽은 자,냉풍에 얼은 자,독물에 녹은 자,바위 세례에 뭉개진 자 등.

여러 방향으로 언덕을 오르다 죽은 흔적이 역력했다.

그리고 방금의 불길로 마지막 남은 한 명은 언덕 꼭대기를 목전에 두고 화염에 휩싸였다.

화르륵!

화염에 휩싸인 기사는 즉사했는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언덕 빗면 에서 굴러 떨어졌다.

붉은별이 내뿜은 화염은 언덕 남쪽 면 전체를 뒤덮었기에 피할 수조차 없었다.

아니,붉은별만이 아니라 4개의 별 모두 한쪽 면 전체에 공격을 퍼붓는 것이리라.

“무조건 부딪치면서 올라가라 이건 가.”

“으엑,무슨 취향대로 골라 맞으라 는 것도 아니고.”

김혜림이 미간을 찌푸리며 혀를 내

두르는 사이,잠시 생각에 잠겼던 강현이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니군. 충분히 피하면서 올라갈 수 있겠어.”

“어떻게요?”

강현이 삼각형의 빗금 모서리 부분 을 가리켰다.

붉은별의 화염 공격은 어디까지나 남쪽 단면에만 작열했다.

그 말인즉 화염 공격이 날아들 때 언덕 동쪽 면,또는 서쪽 면으로 이 동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김혜림도 강현이 말하고자 하는 바 를 금세 알아들었다.

“별들이 공격할 때마다 다른 방향 의 면으로 이동하자는 거네요. 근데 그렇게 하면,다른 별들의 공격이 쏟아질 텐데 가능하겠어요?”

“해 보면 알겠지.”

강현만 올라가는 거라면 일직선으 로 쭉 달려도 상관없다.

반사 실드로 별들의 공격을 막으며 반사시키면 되니까.

하지만 반사 실드가 얼마나 버텨 줄지도 불확실하고,별들의 위치가 높아 언덕 꼭대기에 도착한다 하더 라도 강현의 마나폭검은 닿지 않는 다.

사거리만 따지면 김혜림의 화살이 마나폭검보다 몇 배는 더 날기에 반 드시 함께 가야 했다.

김혜림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하긴 뭐든 해 봐야 아는 거죠. 바 로 올라갈 거예요?”

“그 전에 다른 방 상황부터 체크해 야지.”

강현은 공략에 들어가기 앞서 아까 꺼내려다 말았던 통신 보구를 꺼냈 다.

이내 곧 아공간 주머니에서 구리로 만든 컵 형태의 물건이 딸려 나왔 다.

‘소리잔’이라 불리는 B급 통신 보 구로 반경 Wkm내에 있는 다른 소 리잔 보유자와 대화를 할 수 있는 효과를 지니고 있었다.

소리잔은 B급 보구인만큼 공급량 이 많은 편이었지만,고유번호가 있어서 같은 고유번호를 지닌 것끼리 만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강현은 컵 안쪽에 대고 말했다.

“단장이다. 각 조 현 상황 보고토

■록

말을 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소 리잔 안에서 2조와 3조의 보고가 들려왔다.

- 태양의 방에서의 보고입니다. 태 양 모습의 불 바퀴가 굴러다니는데 공격무효화 능력이 있어 공격할 수 없습니다. 공격무효화 능력을 해제 하려면 ‘별의 조각’이란 게 필요하 답니다!

- 달의 방에서의 보고입니다! 방 안에 달의 모습을 한 슬라임이 있습 니다! 슬라임의 외형이 초승달에서 보름달로 차오를 때마다 공간 안에 물이 차오릅니다! 이쪽도 공격무효 화 능력이 있어서 ‘태양의 조각’이 란 걸로 해제해야 합니다!

별의 조각과 태양의 조각.

둘 다 별의 방과 태양의 방을 공 략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리라. 이로써 별,태양,달 순서로 공략 해야 한다는 건 확실해졌다.

강현은 소리잔에 대고 말했다.

“금방 공략하고 갈 테니 버티고 있 도록.”

명령을 마친 후 소리잔을 도로 아 공간 주머니에 넣었다. 그러곤 뽑아 든 빙백검을 고쳐 쥐며 언덕 꼭대기 를 바라보았다.

언덕을 중심으로 나선을 그리듯 달 려야 하는 만큼 동선도 길어진다. 한순간이라도 주저하면 공격을 뒤 집어쓰게 된다.

강현과 김혜림은 언덕 남쪽 빗금에 발을 올리며 꼭대기를 향해 달렸다. 지금 발을 딛고 있는 부분은 언덕 남쪽.

둘의 기척을 감지한 붉은별이 빛을 발했다.

붉은빛은 곧 화염이 되어 언덕 남 쪽 면에 작렬했다.

화르륵!

강현과 김혜림은 화염이 떨어지기 직전 동쪽 면으로 옮겨 갔다. 이번에는 노란별이 강하게 몸을 흔 들었다.

그러자 노란별의 뒷면에서 바위가 와르르 쏟아져 내렸다.

노란별의 바위 세례 투척을 바라본 김혜림이 몸서리를 쳤다.

“우씨,꼭 뭐 싸듯이 떨어뜨리고 앉았네. 사람 집찝하게.”

“주절거릴 시간에 달리기나 해.”

“아! 강현 씨! 바로 위! 위요!”

강현이 달리다 말고 바로 위를 보 았다.

그러자 김혜림이 답답하다는 듯 다

시 외쳤다.

“공중 말고 언덕 위쪽 말이에요!”

과르르르! 쿵! 쿵! 쿠궁!

언덕 위쪽에 떨어진 바위들이 아래 쪽으로 굴러 떨어지고 있었다. 공중에서도 바위가 추락하고,언덕 위쪽에서도 바위가 굴러오는 상황이 었다.

강현은 급한 대로 빙백검을 십자로 그었다.

검의 잔상이 십자 모양으로 얽히면 서 마나폭검이 발동되었다.

파파바팟!

광! 과쾅!

마나 블레이드에서 산개한 마나 파 편들이 양방향으로 퍼지며 바위들을 잘게 쪼개 버렸다.

조각 난 돌멩이들이 와수수 떨어지 는 와중에도 두 사람은 계속 달렸 다.

그리고 흙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후 에야 간신히 언덕 북쪽 면에 다다를 수 있었다.

강현은 언덕 아래를 힐끗 보며 높 이를 가늠했다.

‘절반 정도 올라왔군.’

두 사람이 언덕 북쪽에 발을 들이 면서 이번에는 푸른별이 푸른빛을 발했다.

푸른빛은 서리 낀 냉풍이 되어 언 덕 북쪽을 휘몰아쳤다.

강현과 김혜림이 채 언덕 서쪽으로

빠지기도 전에 냉풍이 들이닥쳤다. 강현은 제왕의 화염검을 소환하여 열기를 퍼뜨렸다.

잠시나마 냉기를 막기 위한 방책으 로,화염검의 불꽃이 냉기를 태우며 허공을 타고 올라갔다.

화염검의 불꽃은 마나를 태우는 불

:天: ?

푸른별이 쏘아 낸 냉기가 마나로 이루어진 마법이라는 증거였다.

냉풍의 일부가 걷히면서 강현과 김 혜림이 언덕 서쪽으로 빠져나갔다.

더불어 냉풍의 마나를 장작 삼아 올라가던 화염은 푸른별이 냉풍을 뿜어내지 않게 되면서 함께 사라졌 다.

마지막은 녹색별의 독물 세례.

녹색별은 다른 별들보다 공격을 전 개하는 속도가 느려 어려움 없이 지 나칠 수 있었다.

이로써 마지막 녹색별의 구역까지 지나면서 언덕 꼭대기에 이르렸다. 꼭대기에선 어느 별이든 공격을 해 오지 않았다.

덕분에 강현은 차분하게 각 별과의 거리를 가늠할 수 있었다.

“여기서 별까지 100미터가량 되겠 군. 맞출 수 있나?”

“절 뭘로 보고요. 150미터까진 적 중률 9할이에요.”

말이 100미터지 공중을 향해 쏴 올려야 하는지라 사거리가 짧아질 수밖에 없었다.

하나,김혜림의 활 사거리는 대략

2, 300미터 전후.

공중으로 쏴 올려도 얼추 맞출 수 있는 거리였다.

“저기 있는 붉은별부터 격추할 게 요. 왠지 절대반지 주인같이 생겨서 기분 나빠요.”

“누가 들으면 곤도르 주민인 줄 알 겠군.”

김혜림은 크로우 보우에 애시드 에 로우를 소환하며 시위를 당겼다. 수많은 연습으로 굳은살이 배긴 손 가락이 잡고 있던 시위를 놓았다. 하늘을 향해 날아가던 애시드 에로 우가 붉은별에 적중했다.

그런데 적중한 애시드 에로우는 붉 은별에 타격을 주긴커녕 그냥 증발 해 버렸다.

매우 익숙한 현상이었다.

“강현 씨! 공격무효화 능력이 걸려 있어요!”

“그런 것 같군.”

“태평하게 말할 때가 아니라고요. 언덕 꼭대기에서 공격하는 게 공략 법 아니었어요?”

언덕 꼭대기에서 공격하는 게 공략 법인 줄로만 알았던 김혜림이다. 실제로 앞서 공략을 해 왔던 살로 만 영지의 기사들도 목숨 걸고 언덕 꼭대기에 오르려다가 당하지 않았던 가.

강현은 무엇을 놓쳤는지 생각해 보 았다.

‘언덕을 오른다는 게 꼭대기까지 오르란 말은 아니었던 건가. 그럼 어디서 공격을 하라는 거지?’

생각을 거듭하던 차에 강현의 시선 이 푸른별에 머물렀다.

푸른별의 표면이 약간 그을려 있었 다.

아까 화염검의 불꽃이 닿았을 때 그을린 흔적이었다.

아무리 화염검의 불꽃이라 해도 공 격무효화 능력까진 뚫지 못한다.

한데 어째서 그을린 흔적이 있는 걸까?

순간,강현이 눈을 빛냈다.

“별들이 공격할 땐 공격무효화 능 력도 풀리게 된다는 거군.”

“그런 거였어요? 그럼 언덕에 을라 서 별을 부수란 건……

“공격을 받아 내야만 별을 부술 수 있다는 뜻이었던 거지.”

“잠깐 정리 좀 해 보죠. 공격을 받 으면서 반격해야 한다는 거죠? 근데 별을 공격할 수 있는 건 저뿐이에 요.”

“확실히 해 두지. 푸른별은 나도 공격할 수 있어.”

푸른별은 본체가 계속 냉풍을 뿜어 내기에 냉풍에 담긴 마나를 태우면 불길이 본체에 다다른다.

하지만 다른 세 개의 별 몬스터는

투척하는 방식의 공격을 고수하고 있어서,투사체를 태운다 한들 본체 에는 닿지 않는다.

김혜림은 눈을 가늘게 뜨며 강현을 올려다보았다.

“네네,대단하시네요. 그래서 다른 별 세 개도 공격할 수 있으시겠죠?”

“남은 세 개의 별은 네가 공격해야 지.”

“강현 씨라면 모를까 제가 공격을 버티면서 반격까지 하는 건 힘들어 요. 제 실드 스텟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고 계시잖아요.”

“공격은 내가 받아 내지. 내 등 뒤 에서 쏘도록.”

“활을 쏘려면 어깨를 완전히 펴야

해요. 강현 씨 체격으론 절 완전히 감싸기 힘들지 않겠어요?”

“내 등이 그리 좁아 보이던가?”

역시 말빨로는 안 된다고 여긴 김 혜림이 헤프게 웃어 보였다.

강현이 막아 주겠다고 한 이상 김 혜림은 화살을 적중시키는 데에만 집중하면 될 일이었다.

김혜림은 강현의 작전대로 따르기 로 하고 활을 다시 들었다.

“제대로 버텨 주세요. 제 화력으론 W,11발 이상 맞춰야 격추시킬 수 있을 거예요.”

“제대로 맞추기나 해.”

“넵,단장님.”

강현과 김혜림은 가장 먼저 공격

속도가 가장 느린 녹색별부터 처리 하고자 했다.

공격을 하기 위해 꼭대기에서 내려 와 녹색별이 있는 언덕 서쪽에 발을 들였다.

자신의 영역에 발을 들인 자를 감 지한 녹색별이 독물 세례를 쏟아 냈 다.

시커먼 독물이 공중에 그물덫처럼 넓게 퍼지며 강현과 김혜림을 덮치 려 했다.

강현은 김혜림을 등 뒤에 두며 오 른손에는 빙백검을,왼손에는 화염 검을 쥐었다.

그러고는 떨어지는 독물들의 일부 는 얼렸고,일부는 화염검으로 태워버렸다.

과드득! 치이익!

극과 극이라 불리는 두 개의 속성 이 동시에 펼쳐졌다.

얼어붙은 독물 덩어리는 땅을 굴렀 으며,화염검에 닿은 독물은 매캐한 독 연기를 풍기며 증발했다.

강현은 독 연기가 김혜림에게 닿지 않도록 증폭 스텟의 효과로 후폭풍 을 일으켜 독 연기를 밀어냈다.

한편 강현의 등 뒤에 서 있던 김 혜림은 숨을 최대한 참으면서 활을 들었다.

강현의 어깨 너머로 얼핏 엿보이는 녹색별 몬스터.

그를 격추하기 위해 고도의 집중력

을 발휘했다.

하지만 제아무리 강현이라 한들 모 든 독물을 막아 낼 순 없었다.

강현이 미처 처리하지 못한 독물 몇 방울이 강현을 지나치며 김혜림 에게로 날아들었다.

김혜림은 독물이 날아드는 걸 알면 서도 피하는 대신 화살을 겨냥했다.

‘중독되더라도 최소한 녹색별은 격 추시 키고……

강현이 목숨 걸고 막아 주고 있는 데 어찌 혼자 피할 수 있으랴. 중독되더라도 녹색별을 격추시킬 때까진 버틸 수 있을 거다.

그 뒤에 해독 포션을 먹으면 될 일이다.

김혜림은 중독될 각오로 시위를 놓 았다.

피잉!

화살이 시위를 떠나면서 녹색별에 틀어 박혔다.

공격하는 동안엔 공격무효화 능력 이 사라지기에 애시드 에로우가 제 대로 녹색별 표면을 녹여 냈다. 동시에 김혜림에겐 독물 방울이 알 알이 떨어졌다.

치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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