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70화 (70/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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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우두머리로 추정되는 자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강현으로선 꺼림직할 수밖에 없었 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상대에게 정보를 캐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 다.

강현은 단 한 점의 표정 변화 없 이 태연하게 그를 대했다.

“자리를 옮기지.”

강현과 디벨롭은 발코니로 나갔다.

강현으로선 같은 발코니에 두 번째 로 발을 들인 셈이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발코니에서 두 사람 모두 난간에 기대섰다.

강현은 디벨롭의 모습을 찬찬히 살 펴보았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젊은 사내였 다.

모델이라 해도 좋을 긴 다리와 말 쑥한 외모,과하지 않을 정도의 향 수와 백인 특유의 오독한 콧날이 돋 보였다.

전체적으로 여리여리한 인상이랄 까.

디벨롭은 화장한 입술에 매력적인 미소를 띠며 말했다.

“아직 말도 안 꺼냈는데 너무 적대 적으로 바라보시는군요. 하긴 조직 간부가 먼저 말을 걸어왔으니 그런 모습도 무리는 아니죠.”

디벨롭은 숨길 것도 없다는 듯 대

범하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냈다. 물론 듣고 있는 사람이 강현뿐이기 에 가능한 말소리였다.

다른 증인이 없는 이상 디벨롭이 무슨 말을 하든 공식적인 처벌은 불 가능했다.

여리여리한 겉모습과 달리 속에는 능구렁이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할 말이 있다 하지 않았나?”

“하하, 가벼운 적진 시찰이지요.”

“애가 탔나 보군. 그쪽이 직접 나

올 정도면 말이야.”

“절 너무 높이 사시는군요. 저도

그저 조직에 속한 수많은 일원 중

하나일 뿐입니다.”

“뭐가 됐든 벨 이유는 충분하군. 우두머리든,조무래기든 조직이 타 격을 입는 건 확실하지.”

“떨어지는 목이 제 것이라고 단정 짓는 건 위험할 텐데요?”

강현과의 대화에서 한 마디도 밀리 지 않는 디벨롭이었다.

심지어 여태까지의 말 중 노이즈는 한 번도 섞이지 않았다.

여지없이 속내를 드러낼 만큼 자신 감이 넘쳐 난다는 뜻이다.

화술도 화술이지만 풍겨 나오는 분 위기 또한 남달랐다.

남자이면서도 화장까지 하고 갈대 같은 인상을 남기지만,살인에 익숙한 듯 피 냄새가 풍겨 왔다.

최소한 여태까지 본 어중이떠중이 조직원들과는 확실히 지닌바 경지가 달랐다.

잠깐 동안 대화가 끊기면서 발코니 에 침묵이 머물렀다.

먼저 그 침묵을 깬 건 디벨롭이었 다.

“처음 목표는 최진철이었던 걸로 압니다만.”

“그랬었지.”

“왜 갑자기 조직을 노리시는지요. 대답 여하에 따라 불필요한 충돌을 피할 수 있게 조정해 보지요.”

이야기나 나누자더니 대뜸 협상을 제안했다.

여전히 노이즈는 섞이지 않았다.

협상이라…… 과연 무슨 의도일까?

조직으로서도 무턱대고 강현을 찍 어 누르기보단 합의점을 찾는 게 효 율적이긴 하다.

효율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얼핏 강 현과 비슷한 타입의 성격이라 할 수 있었다.

강현은 디벨롭의 안색을 세밀하게 살피며 목적을 밝혔다.

“웨이브의 진실.”

순간 진짜인지,가짜인지 모를 디 벨롭 특유의 미소에 잠시나마 균열 이 생겼다.

아주 찰나간 일어났다 사라진지라 세세히 살피지 않았다면 결코 몰랐을 변화였다.

“그거 재미있는 소리군요. 웨이브 에 진실,거짓이 있답니까?”

처음으로 디벨롭의 말에 노이즈가 섞였다.

웨이브의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는 것이었다. 이걸로 충분했다.

조직에게 있어 웨이브의 진실은 특 급 기밀이며 숨길 가치가 있다는 게 확실해졌다.

잠시 어울려 준 것치곤 큰 수확을 얻은 셈이었다.

강현은 시치미를 떼는 디벨롭을 향 해 다소 묵직한 목소리를 내었다.

“일부러 찾아오면서까지 좋은 정보

를 줘서 고맙군.”

기선제압을 위해 직접 강현을 찾아 온 디벨롭이었으나,오히려 정보나 빨리고 말았다.

허나 디벨롭의 표정도 그리 나쁘지 는 않았다.

그 역시 강현의 목적을 확실하게 알아내서 였다.

그래서인지 만족한 모습으로 파티 장을 향해 몸을 돌리는 디벨롭이었 다.

파티장에 들어가기 앞서 디벨롭이 잠깐 걸음을 멈추더니 한 마디 남겼 다.

“그쪽과의 싸움. 기대하고 있겠습 니다.”

서로 적이라는 것이 확정된 마당에 어설픈 인사치레는 필요 없다는 뜻 이었다.

산뜻하게 선전포고를 전한 디벨롭 은 북적거리는 파티장 속으로 섞여 들어갔다.

강현을 등진 디벨롭의 얼굴에는 비 릿한 조소가 깃들어 있었다.

반면 강현은 디벨롭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잠시 후,김혜림이 취기가 살짝 오 른 모습으로 발코니에 나타났다.

“강현 씨, 방금 그 사람 디벨롭 맞 죠? 뭔가 심각한 얘기를 한 것 같 던데 뭐였어요?”

“전초전.”

“잘 치렀나 보네요.”

난간에 두 팔을 올린 강현은 간단 하게 대답했다.

“장군멍군이었지.”

*

연합기사단이 설립된 후,일주일이 흘렀다.

지난 일주일간 기사단의 활동은 하 나도 없었다.

웨이브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 다.

웨이브는 불규칙적으로 발생한다. 어떤 때는 한 달이 넘도록 한 건 도 발생하지 않을 때도 있으며,또어떤 때는 동시다발적으로 십수 개 씩 발생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연합기사단에 속하는 세 기사단은 마냥 여유롭지 않았다. 웨이브가 발생할 때를 대비하여 황 궁 훈련장에서 개별 훈련을 계속했 다.

마나 밀도가 일상 공간의 3배나 높은 마나 수련장,숙련도가 존재하 는 스킬을 단련할 수 있는 테라 수 련장 등 호화스런 시설들이 마련된 훈련장이었다.

헌데 훈련장 하나를 세 기사단이 번갈아 가며 쓰려니 문제가 발생했 다.

“시간 지났습니다. 저희 차례이니

다들 나오시죠.”

퀵실버 기사단원들이 시간을 가리 키며 벤젠 기사단원들에게 재촉했 다.

벤전 기사단원들은 시간을 체크하 곤 눈살을 찌푸렸다.

“오늘은 오후 3시까지 저희가 쓰기 로 했잖습니까. 아직 30분이 남았습 니다.”

“다음 순번이 있을 땐 30분 전에 비워 주는 게 예의입니다. 기사직을 수행하는 만큼 기본적인 관례 정도 는 알고 계셔야지요.”

“있지도 않은 관례로 괜한 시비 걸 지 마십시오. 아직 마나 수련장에 들어가 있는 동료들이 있으니 10분 남겨 두고 비우겠습니다.”

“쳇,이래서 공국 새끼들은 대우해 주면 안 된다니까.”

“지금 뭐라고 했습니까?”

“자네들도 기사라지만,우리와 같 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착각하지 는 말아 줬으면 하는군. 우린 제국 에서 선별된 기사들이고 그쪽은 공 국에서 선별된 기사들이지. 서로의 질이 다르단 말일세.”

퀵실버 기사단과 크로스 기사단 모 두,벤젠 기사단을 탐탁지 않게 여 기고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제국 기사와 공국 기 사가 동급으로 대우 받는다는 게 기 분 나쁘다는 데에서 비롯된 반발심이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조직의 입김이 작용한 시비일 수도 있었다.

그 이면이야 어쨌거나 벤젠 기사단 원들로서는 별다른 수가 없었다.

이런 사소한 시비로 문제를 일으키 는 것이야말로 상대가 바라는 것일 터.

그래서 바득바득 이를 갈아붙일 뿐 애써 성질을 내리누르고 있는데,차 가운 말소리가 들려왔다.

“흘려들을 수 없는 말이군.”

강현이 양측 기사들 사이로 성큼성 큼 다가왔다.

지금까지 훈련장에서는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던 강현이었다.

퀵실버 기사단원들은 그 사실을 알 고 시비를 걸었건만,갑자기 모습을 드러내다니…….

강현의 등장에,퀵실버 기사단원들 의 표정에 긴장감이 어렸다.

강현의 경지는 무려 마나 마스터. 감히 함부로 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이대로 잠자 코 물러날 수만도 없었다.

이곳은 자신들의 홈그라운드일뿐더 러,상부의 명령도 있었다.

벤젠 기사단원들에게 비아냥거린 기사가 감히 제멋대로 입을 놀렸다.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

“질적인 차이가 다르다 했나? 그러

면 그 차이를 증명하면 되겠군.”

강현이 서슴없이 빙백검을 검집에 서 빼냈다.

서슬 퍼런 검신이 드러나자 퀵실버 기사단원들의 안색이 시퍼렇게 물들 었다.

강현은 용병일 적에도 귀족가의 기 사나 병사들을 가차 없이 베어 냈 다.

지금이라고 예외가 있을쏘냐.

강현이라면 자신들을 쓰러트리는데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을 터.

“최강현 단장! 감히 내 기사들에게 검을 겨눈 것인가!”

그 순간,훈련장에 거친 목소리가 터졌다.

때마침 퀵실버 기사단의 단장 하워 드도 등장한 것이다.

그는 강현이 퀵실버 기사단에 검을 겨눈 걸 보고 대뜸 일갈을 내갈겼 다.

순식간에 상황이 급박하게 굴러갔 다.

화살을 주무기로 사용하는 미국계 이세계인인 하워드는 막 50줄에 들 어선 근육질의 사내였다.

키는 작아도 골격이 큼직한데다 수 염까지 덥수룩하여 마치 드워프가 가로로 퍼진 인상이었다.

하나,강현은 그의 호통에도 아랑 곳하지 않고 빙백검에 마나 블레이 드까지 펼쳐 보였다.

“모름지기 기사라면 같은 기사에게 예를 갖춰야 하는 법. 기본적인 예 의조차 없으면서 관례 운운하는 머 저리라면 기사 자격이 없다고 생각 합니다만?”

“여긴 공국이 아니라 제국일세. 자 네가 공국을 대표하여 온 만큼 이런 행동이 공국의 명예에 누를 끼친다 는 건 알기나 하는가?”

“짖기 전에 사과부터 하셔야 될 텐 데요.”

“지,짖어? 감히 날 개취급 해? 나 락으로 떨어지고 싶어서 안달이 났 나 보구나.”

“그 전에 당신들의 목이 떨어질 겁 니다.”

말을 마친 강현이 빙백검을 한 손 으로 쥐면서 반대편 손에 제왕의 화 염검을 소환했다.

서리 맺힌 마나 블레어드와 이글거 리는 화염검이 당장이라도 퀵실버 기사단을 향해 궤적을 그릴 것만 같 았다.

기세 좋던 하워드도 무모하다시피 한 강현의 행동에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군! 이런 사소 한 일로 사생결단을 내려는 미친놈 일 줄이야.’

원래 퀵실버 기사단은 말이 통하지 않는 고압적인 자들이란 인상으로 신경전을 벌이려고 했다.

한데 강현의 무력시위가 워낙 대단 하니 제대로 기세를 펴지도 못했다. 아무리 상부의 명령이라지만 훈련 장 내에서 사생결단까지 볼 생각은 없는 하워드였다.

성질대로 밀고 나가자니 일이 걷잡 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이었다.

하워드는 분을 삭이며 어쩔 수 없 이 꼬리를 내렸다.

“어이,벤젠 기사단 기사들에게 사 과해라.”

“네? 단장님 그건……

“당장 이 불쾌한 상황을 치우란 말 이다.”

도발을 했던 자들이 따로 앞으로 나와 벤젠 기사단에 사죄의 말을 전했다.

그런데 강현은 사과를 받는 것만으 로 그치지 않았다.

“그쪽이 문제를 일으켜서 20분을 낭비했으니 우리 시간 20분을 연장 하겠습니다.”

순간,하워드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사과를 하는 것만도 열이 뻗치는 데,강현이 일말의 양보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이를 바드득 갈아붙였다.

하지만 별다른 수가 없었다.

이미 사과까지 마친 마당이니,다 른 꼬투리를 잡을 게 없었다.

다시 시비를 걸기에는 강현이 내민

명분이 너무 강력했다.

한편 한쪽에서 일단의 기사들이 나 타났다.

이제 막 마나 수련장을 나오는 벤 젠 기사단원들이었다.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던데,무슨 일이야?”

“퀵실버 기사단이 시비를 걸었는데 방금 막 우리 단장이 퇴치한 참이 야.”

“그거 엄청 살벌했겠는걸?”

“통쾌했지. 제국 10대 마나마스터 를 두고도 전혀 밀리지가 않더라니 까. 참나 따를 수밖에 없는 사람이 야 우리 단장은.”

“뭐 따를 수밖에 없다는 건 공감할 수밖에 없구만. 혜림 양도 마찬가지 죠?”

훈련장 내에서 큰 소란이 벌어졌는 데도 김혜림은 멍하니 앉아 있었다.

멍한 와중에 그녀의 시선은 강현을 향해 꽂혀 있었다.

그 얼굴에는 헤실거리는 미소가 어 려 있어 무엇 때문에 넋이 나갔는지 는 말하지 않아도 알 일이었다.

기사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며 혀를 내둘렀다.

“이거야 원. 혜림 양 또 단장님한 테 넋이 나가셨구만.”

김혜림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며 반 응했다.

“아? 네? 방금 저 불렀어요?”

“단장님 좋은 건 알겠지만 너무 넋 놓고 보셨어요.”

“그,그,그 정도까진 아니거든요.”

“다들 이미 다 아는 사실인데 이제 와서 숨기시긴.”

“우씨,넋 놓고 안 봤는데. 그냥 본 건데.”

“넋 놓고 보셨는데. 그냥 본 거 아 니시던데……

김혜림이 볼을 부풀리는 동안 퀵실 버 기사단이 물러났다.

약간의 소란이 있었지만 강현 덕분 에 훈련장을 좀 더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훈련장을 연장한 보람도 없

이 새로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퀵실버 기사단이 떠나기 무섭게 황 궁의 병사가 강현을 찾아왔다.

“최강현 단장님! 황궁으로의 호출 입니다! 살로만 영지에 웨이브가 발 생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연합기사단 발족 이후 첫 일거리였 다.

살로만 영지 외에도 다른 두 곳에 서 웨이브가 추가로 발생할 예정이 었다.

당연히 세 기사단이 한 곳씩 맡게 되었다.

강현을 비롯한 벤젠 기사단은 곧바 로 준비를 마치고 황궁 지하로 갔 다.

황궁 지하에 설치된 대마법진은 한 번에 100명까지 이동시킬 수 있는 텔레포트 마법진이었다.

마탑에서 초빙해 온 마법사들이 이 미 마법진 충전을 마쳐 놓은 상태였 다.

“벤젠 기사단 여러분! 대마법진 중 앙에 서 주십시오! 마법진 발동 후 육체분리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니 절대로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사전교육 때 알려 드린 대로 약간 의 어지럼증이 있을 테니,이동 직후 몸 상태를 충분히 점검하십시오!”

“신속하게 움직여 주십시오! 다른 두 기사단도 바로 이동 준비를 해 주시고요!”

벤젠 기사단은 마법사들의 지시에 따라 대마법진 중앙에 섰다.

준비를 마치자마자 마법사들이 분 주하게 움직이며 대마법진을 발동시 켰다.

대마법진에 대량의 마나가 흘러들 면서 원형 마법진 내의 복잡한 문양 에서 푸른빛이 새어 나왔다.

이동할 곳은 샬로만 영지. 마법사들은 마법진 바깥에서 지도 를 펼쳐 도착 장소를 알려 주었다.

“좌표는 34, 167. 웨이브가 발생할 예정인 샬로만 영지 동쪽에 도착할 겁니다. 웨이브는 오늘 저녁에 발생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럼 무운을 빌겠습니다.”

대마법진에서 뿜어져 나온 푸른빛 이 벤젠 기사단을 감쌌다.

벤젠 기사단으로선 눈앞의 세상이 푸른빛으로 뒤덮이는 듯한 광경이었 다.

사전연습 때 텔레포트 마법진을 몇 번 경험해 봤지만 텔레포트를 할 때 마다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푸른빛으로 가득한 시야가 과배기 처럼 꼬이더니 일순 시야가 흐려졌 다.

그리고 흐려졌던 시야가 복구되자 눈앞에 숲의 풍경이 나타났다.

정상적으로 텔레포트가 완료된 것 이었다.

벤젠 기사단은 껌을 하나씩 입에 물며 어지럼증을 몰아냈다.

유일하게 멀쩡한 모습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강현이 의문을 표했다.

“도착 지점은 산이 아니었나?”

원래 도착해야 할 곳은 살로만 영 지 동쪽에 있는 산이어야 한다. 그런데 정작 도착한 곳은 아무도 없는 울창한 숲 속이었다.

“당장 현재 위치를 파악하겠습니 다!”

이상함을 느낀 기사들이 산개하며 탐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기사들이 가져온 정보를 조합했다.

얻어 낸 정보를 지도에 대조한 결 과 현재 위치가 밝혀졌다.

원래 도착했어야 할 살로만 영지가 아닌,옆 영지에 도착해 버렸다. 기사들은 현재 위치에서 살로만 영 지까지의 거리를 계산하고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큰일입니다,단장님. 여기서 웨이 브 발생 예정지까지 가려면 이틀이 걸립니다.”

“거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 나?”

“이틀 거리도 직선 루트로 갔을 때 를 기준으로 계산한 겁니다. 산을 두 개나 넘어야 해서 도저히 오늘 안에는 도착할 수 없습니다.”

웨이브는 오늘 저녁에 발생한다.

이틀 안에 도착한다 하더라도 웨이 브 제한시간 중 24시간을 손해 본 채로 공략을 해야 한다.

조직에서 손을 쓴 것일까?

황궁마법사들도 사람이니 1,2km 의 오차라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수십 km나 착각하는 건 아 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게다가 일부러 말을 빌려 탈 수 없게 루트 사이에 산까지 끼워 넣었 다.

마치 일부러 웨이브 공략을 실패시 키기 위해 멀리 떨어뜨린 것 같지 않은가.

첫 임무부터 실패하면 한껏 기대에

부푼 여론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뻔 했다.

시작부터 조직이 수작을 부렸다고 봐야 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쏘냐.

강현은 로브 앞섶을 여미며 달릴 태세를 갖췄다.

“낙오되는 사람은 버린다. 전원 죽 을힘을 다해서 뛰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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