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66화 (66/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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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델의 편지를 받고 난 후 사흘 뒤.

바르가스의 호출로 강현은 왕궁으 로 향했다.

강현과 마주 앉자 바르가스가 바로 본론을 꺼냈다.

“제국에서 사절단이 다녀갔네. 그 리고 자네의 예상대로 연합기사단 설립 제안을 해 왔네.”

“생각보다 빨리 움직였군요.”

“정말로 던전 공략을 한 것만으로 이리 나올 줄은 몰랐군.”

“조직 입장에선 어떻게든 절 없애 고 싶을 테니까요.”

강현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바르가스로서는 놀랍지 않을 수 없 었다.

이 모든 전개가 강현의 예상대로 흘러왔기 때문이다.

한 달 전,강현이 던전 공략에 집 중하겠다 해서 의아해했었다.

그리고 던전 공략만으로,어떻게 제국의 움직임을 끌어올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한데 보란 듯이 제국에서 강현을 불러들이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렇듯 전개의 흐름이 강현의 예상 대로 흘러가니 어찌 놀랍지 않을 수 있으랴.

하나 언제까지고 놀라고 있을 수만

은 없었다.

바르가스가 말을 이었다.

“제국에선 벤젠 기사단을 파견해 주는 대신 1회 분량의 조공을 면제 해 주겠다고 했네.”

“이쪽이 혹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내걸었군요.”

“그만큼 자네를 제국으로 불러들이 고 싶다는 뜻이겠지.”

제국의 제안은 일견 그럴듯했다.

연합기사단은 단순 제국의 웨이브 만 처리하는 것이 아닌,제국에 속 한 제후국인 3공국 모두에 이 혜택 을 공유하겠다고 설립목적을 내세웠 다.

하나,아무리 그렇다 해도 누가 마

나 마스터가 포함된 기사단을 파견 하고 싶을까.

그래서 3년마다 바치는 20만 골드 분량의 조공을 1회 면해 주겠다는 조건을 단 것이었다.

마나 마스터가 포함되어 있다곤 하 나 20만 골드를 면해 주는 건 상당 한 매력이다.

강현의 파견에 따른 혜택은 이뿐만 이 아니었다. 공국이 제국을 상대로 가장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밀가루 의 관세도 하향 조정해 준다고 덧붙 였다.

그만큼 조직은 강현을 반드시 불러 들이고자 했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조직에겐

조공을 면하고 관세를 조율할 정도 의 권력이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래서 바르가스는 다소 걱정하는 듯 말을 꺼냈다.

“이번 일은 단순히 제안에 그치는 게 아니라 황궁 깊숙이 자리 잡은 음해 집단과 싸워야 하는 일일세. 호랑이 소굴 정도가 아니라 용의 아 가리 속에 들어가는 격인데 괜찮겠 는가?”

“할 수 없으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 을 겁니다.”

“……알겠네. 자네가 그리 자신 있 게 말하니 믿고 맡기도록 하지. 제 국에는 제안을 수락한다고 전하겠 네.”

“너무 믿지는 마십시오. 딱히 공국 의 명예를 짊어질 생각은 없으니 말 입니다.”

기사 서약을 할 때 미리 대화를 나눴었다.

강현은 조직을 잡기 위해 벤젠 기 사단 단장을 맡을 뿐이며 그 이상의 충성심은 바라지 말라고.

바르가스도 약속을 잊은 건 아니었 다.

강현이 떠나고 싶을 때 보내 주기 로 약속했기에 철저하게 비즈니스적 으로 강현을 대했다.

“오해는 말게. 믿는다는 건 자네의 능력을 두고 한 말이니까.”

바르가스 역시 범인은 아니다.

제국을 상대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 도 주눅 들지 않는 비범함을 보였 다.

강현이 브리니아 공국을 거점으로 삼은 것도 이러한 점이 엿보여서였 다.

강현은 궁녀가 내온 밀크티를 깔끔 하게 비우고 일어났다.

“깔끔해서 좋군요.”

“밀크티를 말하는 건가,우리 관계 를 말하는 건가.”

“밀크티 쪽은 조금 끈적하군요.”

“하하,다음에는 깔끔한 차를 준비 하라고 하겠네.”

“다음에는 차가 아닌 축배를 들게 되지 않겠습니까?”

“진심으로 그리되길 바라지. 제국 에 가서도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지 연락 넣게나.”

“알겠습니다.”

*

벤젠 기사단의 제국행이 결정되었 다.

강현은 기사들에게 연합기사단 설 립 건을 통보했다.

그리고 열외 의사를 수렴했다. 단원들에게 이번 일의 위험성을 솔 직하게 알리고,위기감을 느끼는 자 는 임무에서 제외하고자 했다.

하나,이는 불필요한 과정이었다.

열외 의사는 한 명도 없었다.

“당연히 함께 가겠습니다. 저희가 무엇을 위해 벤젠 기사단에 입단했 겠습니까?”

“단장,생각을 해 보십시오. 우리 모두 가지 말라 해도 갈 사람들입니 다. 이제 와서 무슨 섭한 소리십니 까.”

조직 때문에 고향과 가족,친구를 잃은 자들이 모였기에 모두가 의욕 을 내비쳤다.

이에 더해 지금까지의 던전 순회가 제국으로 가기 위함임을 알고는 더 더욱 강현을 따르고자 했다.

조직에 대한 원한과 강현에 대한 신뢰가 얽히면서, 지금의 벤젠 기사단은 그야말로 강현의 수족이나 다 름없었다.

제국으로 떠나는 당일.

강현은 짐을 꾸린 이후 오랜만에 스렛창을 확인했다.

[최강현 (lv. 120)]

증폭 : 300 반사 : 112 왜곡 : 176 정제마나 : 111 회복 : 46보너스 포인트 : 240 보유스킬 : 각성의 서(‘?),세이덴의 독주머니 (S),마나폭검 (S),석상 호 걸의 갑옷(S),쉐도우 리퍼의 외갑(SS), 명계의 서(?),위치 되감기(S), 개화의 서(?),제왕의 화염검 (S) 특수능력 : 간파 두 달 전에 슈타인 백작가를 떠난 이후로 워낙 많은 일들이 있어 스텟 창 정리에 소홀했었다.

두 달 사이 레벨은 20이나 올라 있었다.

그간 쌓인 보너스 포인트는 무려

240.

일단 공격 스텟과 마나 스렛의 비 율부터 맞춰야 했다.

통상적으로 공격 스텟은 마나 스텟 과 동률로 맞추는 게 정석이었다. 강현의 정제마나 스렛은 일반마나 스렛의 2배 효율이라 그간 소홀했지 만,이제는 신경 쓸 때가 되었다. 고로 공격 스렛의 절반만큼 정제마 나 스텟을 올리기로 했다.

강현은 240포인트 중 40포인트를 정제마나 스렛에 투자했다.

남은 200포인트는 반사나 왜곡 중 한곳에 몰아주는 게 나을 것 같았 다.

‘반사나 왜곡 둘 중 하나를 2차 각 성시키자. 둘 다 쓰이는 용도가 다 르니 신중하게 골라야겠어.’ 실드 계열 스렛은 광범위 공격에, 회피 계열의 스텟은 일대일 대결에 유용하게 쓰였다.

어느 스텟을 2차 각성시키느냐,2

차 각성은 어떤 효과가 나타날 것이 냐 등,고려할 것이 많았다.

‘마나 마스터끼리 모아 놓은 연합 기사단으로 불러 놓고 날 제거하려 는 거겠지. 그렇다면 웨이브 안에서 다른 마나 마스터와 싸우게 될 가능 성이 높겠군. 일대일 대결에선 회피 계열 스텟을 올리는 게 나을 테지.’ 강현은 이전, 네베르와 잠깐 부딪 쳤던 때를 떠을려 보았다.

마나 마스터쯤 되면 반사 실드에 즉각 반응하는데다,실드를 금방 벗 겨 낼 만한 화력을 지니고 있다.

처음부터 아예 공격을 맞지 않는 게 가장 좋은 방어법이라 할 수 있 었다.

강현은 회피 계열 스텟인 왜곡에 남은 200포인트를 모두 투자했다.

[최강현 (lv. 120)]

증폭 : 300 반사 : 112 수정 : 376 정제마나 : 151 회복 : 46 보너스 포인트 : 0 보유스킬 : 각성의 서(?),세이덴의 독주머니(S),마나폭검(S),석상 호 걸의 갑옷(S), 쉐도우 리퍼의 외갑 (SS), 명계의 서(?), 위치 되감기(S), 개화의 서(?),제왕의 불꽃검 (S) 특수능력 : 간파 왜곡 스텟이 300을 넘기면서 2차 각성을 이루었다.

2차 각성 스렛의 명칭은 수정.

2차 각성을 이루자마자 수정 스렛 의 효과가 머릿속으로 흘러들어 왔 다.

[수정(회피 스렛 2차 각성)]

[사용자를 위협하는 공격이 날아들 경우 해당 공격의 궤도를 수정하여 흘려 낸다. 왜곡보다 훨씬 범위가 넓다. 사용자를 중심으로 1미터 이 내라면 타인에게 날아드는 공격의 궤도도 수정할 수 있다.]

2차 각성답게 1차 각성 스렛보다 훨씬 효력이 좋았다.

왜곡의 경우 몸 주변 10cm 이내에 서만 공격을 흘릴 수 있는데,수정 스렛은 무려 1미터 안의 공격을 홀 려 낼 수 있었다.

즉 왜곡에서 범위가 좀 더 넓어지 고,홀려 낼 수 있는 궤도 또한 마 음대로 수정할 수 있게 된 셈이었 다.

더하여 강현은 아공간 주머니에서 스킬북을 하나 꺼냈다.

지난 한 달간 던전 공략을 다니다 가 비밀방을 발견하여 얻은 스킬북 이었다.

지금까지는 제약이 있어 여태껏 습

득하지 못했지만 오늘로서 조건이 충족되었다.

[군단의 서(등급 : ?)]

[웨이브나 던전 안에서 군단 제의 를 할 수 있다. 군단의 효과는 두 부류로 나뉜다.

- 군단장 : 군단원에게로 텔레포 트 가능. 군단원이 얻는 경험치의 절반 획득- 군단원 : 획득 경험치 2배 증가 (이 중 절반은 군단장에게 헌납),S 급 보구 획득 확률 3배 증가 웨이브 및 던전 공략이 끝나거나 군단장이 사망하면 군단 관계가 해 제된다. 레벨이 120이상이어야만 습득 가능하다.]

이번 히든 스킬북은 다른 사람과 연계하여 사용해야 하는 스킬북이었 다.

강현은 기동력과 경험치를,군단원 이 된 자들은 S급 보구 획득 확률 이 3배로 증가하는 셈이었다.

솔직히 다른 사람과 연계해야 하는 스킬북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호를 따지기에는 그 효력 이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 군단 사람에게 ‘텔레포 트’를 할 수 있는 기능은 말도 안 되는 기능이다.

기사들이 모두 흩어져서 웨이브를

공략하고 있다 치자.

그럴 때 강현은 굳이 갇혀 있는 구역을 공략하지 않아도 다른 구역 으로 넘나들 수 있다.

구역을 공략해야만 다른 구역으로 갈 수 있다는 개념 자체를 무너뜨리 는 셈이다.

‘연합기사단의 주목적이 웨이브 공 략인 걸 감안하면 필시 유용하게 쓰 이겠지.’

강현은 스텟 정리와 스킬북 정리를 마치고 일어났다.

때마침 김혜림이 문을 벌컥 열고 나타났다.

“강현 씨,준비 끝났어요? 기사 명 패랑 갈아입을 옷은 챙겼죠?”

“전부터 말하고 싶었다만 노크는 새벽시장에 내다 팔았나?”

“허물이라도 벗고 있으면 땡큐다 싶어서요.”

“여태껏 실컷 봐 놓곤 질리지도 않 나 보군.”

“제 업무에 단장의 몸 관리도 포함 되어 있거든요.”

“누군가가 상다리 부러질 정도로 차리지만 않으면 옆구리에 살 붙을 일도 없지.”

“좋다고 다 먹는 사람이 누군데 그 래요? 준비 다 됐으면 가죠. 단원들 은 전부 서쪽 관문에서 대기하고 있 대요.”

“준비는 끝났다. 바로 출발하지.”

*

강현과 김혜림은 데헤란 서쪽 관문 에서 벤젠 기사단과 합류했다. 강현은 인원체크를 마치자마자 바 로 제국을 향해 출발했다.

여느 때처럼 은밀하게 행동해야 되 는 것도 아닌지라 출발부터 말을 타 고 이동했다.

강현과 김혜림은 벤젠 기사단 입단 후,기마술을 단련해 왔는지라 이젠 능숙하게 말을 다룰 수 있었다.

일정을 그리 재촉하진 않았다.

조직과의 본격적인 대립은 제국 황 궁에 다다른 순간부터 시작일 테니 급하게 갈 이유가 없었다.

다소 느긋하게 이동하다 보니 일주 일 후에야 제국 국경에 다다랐다. 국경 심사는 두말할 것도 없이 일 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국경을 넘자 강현과 벤젠 기사단을 기다리는 무리가 있었다.

“기다리고 있었네. 최강현. 이거 실 례,이제는 최강현 경이라 불러야 됐었지.”

강현과 한 차례 만난 적이 있던 자였다.

예전에 몽발리에서 강현을 섭외하 려고 찾아왔던 드리안 공작가 소속 의 기사인 겔로그였다.

당시 강현은 여기 눈앞의 겔로그와 케이델 공작가 소속 프라임에게 최 진철에 대한 정보를 조건으로 공작 가의 기사단에 입단할 것을 걸어 놓 곤,슈타인 백작가로 가 버렸었다. 조건을 걸어 놓곤 홀연히 사라진 강현을 언짢게 여길 법도 한데 겔로 그의 얼굴에는 살가운 미소만이 가 득했다.

드리안 공작의 명령으로 강현과 접 촉하러 온 게 분명했다.

두 공작파 입장에선 조직의 존재를 모르니 연합기사단 결성이 거슬릴 터.

그래서 강현에게 미리 손을 쓰러 온 것이리라.

강현은 이제 겔로그를 아래로 볼 수 있는 위치가 되었기에 거칠 것 없이 냉대했다.

“그쪽이 날 찾아올 이유는 없을 텐 데?”

“이유라면 차고도 넘치지. 잠깐 시 간을 내줄 수 있겠나? 자네를 보고 자 하는 분이 계신다네.”

“날 보고 싶으신 분의 이름부터 묻 지.”

이내 곧 겔로그의 입에서 이런 변 방까지 올 리 없는 자의 이름이 튀 어나왔다.

“드리안 공작님이 직접 자네를 뵙 고자 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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