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42화 (42/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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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림이 입장 인원 제한을 보곤 눈을 휘둥그레 떴다.

“잠깐만요! 혼자 가려고요?”

강현은 문을 열고 안쪽으로 들어가 며 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에 보도록 하지.”

강현이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문 이 닫혀 버렸다.

무정하게 닫혀 버린 문 앞에서 김 혜림이 발끈하며 소리쳤다.

“야이,최강현 나쁜 놈아! 너 나중 에 가만 안 둘 거야!”

*

문 너머는 너른 돔 형태의 공간이 었다.

바닥에는 결투장마냥 사각형 타일 이 깔려 있었다.

결투장 위엔 풀 플레이트 아머와 뿔 달린 투구,불길이 이글거리는 검을 쥔 자가 서 있었다.

얼핏 기사 같기도 했는데,투구 속 에 사람은 없고 텅 비어 있었다. 아무래도 몸체가 없는 유령 형태의 몬스터 같았다.

그 외의 특이점이라면,결투장 옆 에 서 있는 천칭을 든 천사 석상이 었다.

천사 석상의 가슴에는 거울이 달려

있었는데 ‘4’라는 숫자가 비치고 있 었다.

옆을 보자 문 근처에 세워진 표지 판이 보였다.

[천칭 결투장]

[난이도 : SS랭크]

[획득 가능 링 : 4개]

[결투장에 올라서면 고스트워와의 결투가 시작됩니다. 공격을 할 때마 다 공격한 쪽으로 천칭이 기웁니다. 천칭이 기울수록 몸이 무거워집니 다. 한쪽이 죽으면 결투가 종료됨니 다. 장외로 나갈 경우 천칭이 초기 화됩니다. 천칭 초기화시 재도전이 가능합니다. 한 번 재도전을 할 때마다 획득 가능한 링의 개수가 1개 씩 줄어듭니다.]

즉 요점은 세 가지였다.

첫째,공격을 할수록 페널티가 생 긴다.

둘째,장외로 이탈 가능하다.

셋째,재도전시 링의 개수가 1개씩 줄어든다.

당연한 거겠지만 강현은 안내문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무언가 숨은 맹점이 있을 터.

가장 먼저 천칭을 향해 마나폭검을 날려 보았다.

한데 쏟아진 마나 파편이 천칭에 닿자마자 산산이 흩어져 버렸다.

강현이 목을 꺾었다.

무효화 능력인가. 천칭을 부수는 건 안 되겠군.

천칭이 부서지면 페널티도 없을 테 지만,역시 예방이 되어 있었다.

일단 천칭을 건드는 건 정답이 아 니고…….

이어서 결투장 바깥에서 고스트워 를 향해 마나폭검을 전개했다.

마나 파편들이 고스트워에 닿기는 커녕 결투장 안에 들어서자마자 흩 어 졌다.

결투장 밖에서 전개한 공격도 전부 무효화되는 것이었다.

‘결투장 바깥에서 할 수 있는 건 없나. 일단 결투를 시작해야겠군.’

강현은 결투장 안으로 발을 들였 다.

그러자 천칭의 양쪽 저울에 각각 구슬이 올라갔다.

두 개의 구슬 모두 ‘Okg’이란 문구 가 떠 있었다.

동시에 고스트워가 움직이기 시작 했다.

고스트워가 화염검을 휘두르자 화 염구가 뻗어 나오며 쇄도해 왔다. 강현은 옆으로 달리며 화염구 세례 에서 벗어났다.

강현이 서 있던 자리로 화염구들이 쏟아졌다.

과광!

폭발로 결투장 바닥이 부서지면서

불에 달궈진 돌조각들이 강현에게 튀었다.

돌조각의 대다수는 왜곡에 의해 비 켜 나갔지만 몇 개는 팔에 적중당했 다.

순식간에 달궈진 돌의 열기가 느껴 졌다.

뜨거움을 느끼자마자 천칭에 변화 가 생겼다.

천칭의 오른쪽,그러니까 고스트워 의 구슬에 ‘3kg’이라는 문구가 떠올 랐다.

‘간접공격도 공격으로 치는 거군.’

간접공격을 준비 중이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이제 남은 건 가장 심플하고 가장

강력한 방법뿐이었다.

페널티를 최소화하고 단번에 결투 를 끝내는 방법.

'단 일격으로 놈을 쓰러트린다.’

고스트워에게 달려들며 빙백검에 마나 블레이드를 전개했다.

고스트워와의 거리가 좁혀지면서 화염검의 열기가 전해져 왔다.

화염검이 빙백검보다 더 길었기에 고스트워의 공격이 먼저 닿았다. 달려드는 강현의 머리 위로 화염검 이 떨어져 내렸다.

휘우응!

일렁거리는 불꽃에 머리카락 끝이 그을렸다. 더불어 후끈한 열기가 피 부를 두드렸다.

그 화기에 주춤할 법도 하건만 강 현은 도리어 놈의 품으로 파고들었 다.

그리고 빙백검의 능력을 십분 활용 하며 화염검을 막아 냈다.

파지지직!

냉기와 열기가 격돌하며 자욱한 연 기가 번져 올랐다.

주변의 기류가 뒤틀리면서 호홉이 딸려 왔다.

“흡!”

호흡을 짧게 가져가면서도 강현의 움직임은 더욱 과감해졌다.

마나 블레어드에 더욱 마나를 더함 과 동시에 빙백검의 냉기 능력을 최 대한 끌어을렸다.

화염검의 불길이 점점 꺼져 가면서 고스트워가 뒤로 밀려났다.

파앙!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화염검을 올 려 쳤다.

고스트워의 팔이 위로 튕겨 올라가 고 가슴팍이 훤하게 드러났다. 허점을 만들어 낸 강현이 고스트워 의 갑옷 틈새에 빙백검을 힘껏 찔러 넣었다.

쑤욱!

고스트워는 몸체가 없기 때문에 찌 르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흡사 안 개 속에 검을 내지른 느낌이랄까. 하지만 강현은 상관치 않고 파괴 스텟의 특성을 발휘했다.

갑옷 안쪽에서 파괴 능력이 발동되 면서 고스트워가 부르르 떠나 싶더 니 이내 곧 갑옷 전체가 와르르 무 너 졌다.

쿵,쿠쿵!

고스트워를 처치하자 갑자기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온몸에 투명한 추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느낌이었다.

천칭을 보니 강현의 구슬에 50kg 이란 숫자가 떠 있었다.

마나를 전개하면서 신체 능력이 상 승했지만 50kg이란 무게는 보통이 아니었다.

‘어쨌든 이미 공략은 끝났지.’

공략을 마쳤으니 링을 얻고 다음

방으로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몸을 짓누르는 무게감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링은 물론이고 다음 방으로 가는 문도 나타나지 않았다.

강현은 반사적으로 뒤로 몸을 날렸 다.

아직 공략이 끝나지 않았어!

몸이 무거워지긴 했지만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었다.

주변을 경계하던 중에 천사의 가슴 에 달린 거울에 변화가 생겼다.

4라는 숫자가 3으로 줄어든 것이다. 동시에 죽은 고스트워가 사라지고, 새로운 고스트워가 나타났다. 이번에는 얼음검을 들고 있는 고스트워 였다.

‘거울의 숫자는 링의 개수가 아니 라,남은 고스트워의 숫자였나.’

획득 가능한 링의 개수가 4개라서 링의 숫자를 말하는 줄 알았다.

숫자 4는 링의 개수가 아닌,고스 트워의 부활 숫자를 말하는 것이었 다.

앞으로 3마리와 더 싸워야 한다.

그것도 추가되는 무게들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이쯤 되니 어째서 이 돔의 링의 개수가 4개인지 알 수 있었다.

'새로운 고스트워가 나올 때마다 장외로 나가 무게를 초기화해야 되 는 거였군.’

장외로 나갈 때마다 무게가 초기화 된다.

즉 새로운 고스트워랑 싸우려면 무 게를 초기화하고 다시 싸우라는 뜻 이었다.

총 4마리의 고스트워를 쓰러뜨리려 면 장외로 3회 나갔다 와야 하니, 최종적으로 얻을 수 있는 링은 1개 에 불과했다.

그게 싫다면,추가된 무게를 짊어 진 채로 싸워야만 했다.

두 번째 고스트워가 얼음검을 가로 로 휘둘러 왔다.

패턴은 화염검 때와 똑같았다.

얼음검에서 얼음 송곳이 쏟아져 나 오며 날아들었다.

몸을 꺾어 옆으로 피했지만 움직임 이 둔해져서 아까처럼 여유롭게 피 하지는 못했다.

강현은 왜곡의 효과가 발동할 정도 로만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얼음 송 곳들을 홀려보냈다.

파박!

왜곡으로 뒤틀린 얼음 송곳들이 결 투장 바닥에 틀어박혔다.

얼음 송곳 주변으로 서리가 사르르 맺혔다.

결단이 필요한 때였다.

장외로 이탈하여 무게를 초기화하 느냐,아니면 두 번째 고스트워를 처리하고 세 번째 고스트워 때 초기 화를 하느냐.

‘어느 쪽이든 링의 개수가 한두 개 는 줄어든다는 건데……

생존에 필요한 링의 개수는 총 3 개.

1개 정도는 줄어들어도 된다.

하지만 아직 링의 용도를 파악하지 못했다.

‘웨이브 공략과 링의 연관 관계를 알아내지 못했어. 단순히 세 개만 모으면 된다는 보장은 없지. 최대한 링을 확보해 둬야 해.’

4개 모두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 할까? 아니,분명 방법이 있을 거 다. 아직 찾아내지 못했을 뿐.

강현은 최소한의 동작으로 얼음 송 곳을 홀리며 머리를 쥐어짰다.

그러던 어느 순간,한 가지 생각이 번뜩였다.

왜 저놈은 계속 간접 공격만 하는 거지?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 이상 간접 공격만 하고 있었다.

마치 결투장 중앙에서 벗어나려 하 지 않는 듯이.

왜 중앙을 지키고 있을까?

중앙에 특별한 건 없어 보이는 데.

‘원거리의 이점이 있다면 장외의 위험이 없다는 것뿐일…… 음,그런 거였나.’

고스트워의 행동에서 또 다른 공략 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

강현은 회피 일변도의 행동에서 벗 어나 고스트워에게 접근했다.

역시나 얼음검이 강현에게 떨어졌 다.

무게감이 느껴졌기에 아까처럼 파 고들어 공격을 받아 낼 순 없었다.

2, 3회 정도는 흘려내야겠군.

강현은 검 대 검으로 경합하기보단 왜곡으로 흘리는 게 좋다 여겼다.

싁! 쐐액!

아슬아슬하게 몸을 비틀어 얼음검 을 피하고,이어지는 베기 공격 역 시 상체를 숙여 한 끗 차이로 흘려 냈다.

왜곡 스렛에 비례하여 동체시력이 높아졌기에 가능한 반응이었다.

거의 예측에 가까운 수준으로 회피 가 이어졌다.

두 차례의 공격을 피해 낸 뒤엔 어느새 고스트워의 품 안에 파고들 어 있었다.

강현은 하반신을 단단히 고정하고 빙백검으로 고스트워의 양쪽 무릎을 베었다.

서격!

마나 블레이드의 예리함은 여전했 기에 무리 없이 고스트워의 양쪽 무 릎이 잘려 나갔다.

균형을 잃은 고스트워 몸뚱이가 옆 으로 기울어졌다.

그와 동시에 근거리에서 마나폭검 을 전개했다.

퍼버버벅!

쓰러지던 고스트워가 마나 파편들 어 얻어맞고 결투장 바깥까지 밀려 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러자 천칭이 초기화되면서 양쪽 저울에 달린 구슬의 숫자가 ‘Okg’로 바뀌었다.

강현은 천칭을 힐끗 보곤 진정한 공략법임을 눈치챘다.

‘굳이 내가 나갈 것도 없이 고스트 워를 내보내도 무게가 초기화되는 거였군.’

고스트워는 발이 없어진 와중에도 아등바등 결투장 위로 기어 올라왔 다.

허나 고스트워가 기어 올라오려는

자리에는 이미 강현이 서 있었다. 강현이 역수로 쥔 빙백검을 고스트 워의 투구 한가운데에 겨누었다.

“이제 둘 남았군.”

퍼석!

두 번째 고스트워의 투구가 부서지 며 바닥에 널브러졌다.

그렇게 세 번째,네 번째는 말할 것도 없었다.

애당초 고스트워와 강현 사이의 실 력 차이는 명백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네 번째 고스트 워까지 쓰러트릴 수 있었다.

마지막 고스트워는 죽음 뒤에 사라 지는 대신 푸른빛이 감돌았다. 전리품 반응이었다.

마지막 고스트워에게서 3개의 전리 품이 나왔다.

스킬북 1개,영약 1개,그리고…… 히든 물품 1개였다.

히든 시스템이 적용된 강현이 입장 함으로서 웨이브 안에 히든 요소가 생겨난 것이었다.

[스타폴 미궁의 비밀방 지도]

등급 : 히든

타입 : 스타폴 미궁 한정 물품

특성 : 스타폴 미궁의 SS난이도 방 에서만 나오는 지도이다. 미궁에 숨 겨진 비밀방의 위치가 나타나 있다.

‘이번에는 비밀방인가.’ 비밀방의 위치도 위치지만 더 중요 한 게 있었다.

지도 안에는 각 방이 사각형 모양 으로 표시되어 있었는데,공략 중인 방은 ‘공략 중’이라는 글귀가 떠 있 었다.

실시간으로 어느 방이 공략 중인지 표기되는 지도인 것이다.

지도에 따르면 총 3층으로 이루어 진 미궁으로,모두가 1층에서 공략 중인 와중에 유일하게 2층을 공략 중인 방이 있었다.

2-D 구역이었다.

1-D구역으로 들어간 자가 1층을 공략하고 2-D구역으로 올라간 것이 었다.

그게 누구일지는 말할 것도 없었 다.

강현이 빠득 이를 갈았다.

“최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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