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30화 (30/381)

30

유리구슬을 깨고 나타난 지옥까마 귀는 세 개의 머리를 제각기 달리 움직였다.

먹잇감을 찾는 세 쌍의 눈이 붉은 안광을 번뜩였다.

때마침 강현의 흔적을 뒤쫓던 김혜 림과 부상자들이 도착했다.

김혜림은 하늘에 떠 있는 지옥까마 귀를 보곤 저도 모르게 자세를 낮췄 다.

“으엑,하필 지옥까마귀일 게 뭐 람.”

“상대해 봤나?”

“아뇨. 저거 엄청 성가신 던전 보

스로 유명하잖아요.”

지옥까마귀의 악명에 대한 일화는 많았다.

그중 가장 유명한 일화는 한 백작 가 기사단이 절반가량 몰살당한 사 건이었다.

지옥까마귀의 가장 성가신 점은 계 속적인 비행을 한다는 것이었다. 제자리비행이든 고속 비행이든 계 속 공중에 머무르다 보니,공략자 입장에선 원거리 공격만으로 공격법 을 제한당하는 셈이었다.

강현은 지옥까마귀가 떠 있는 높이 를 가늠했다.

“대략 10미터 정도 되겠군.”

“그 마나 부서지는 스킬로 공격할

거죠? 닿을 것 같아요?”

“해 봐야지.”

“전 부상자들하고 입구 쪽으로 피 해 있을게요. 어차피 방해만 될 테 니까요.”

사신과의 마찰로 활이 부러졌기에 공격 지원이 어려웠다.

방해가 될 바엔 차라리 물러나 주 는 게 낫다는 생각에서 말한 것이었 다.

강현도 이견은 없었다.

김혜림과 부상자들이 떠남과 동시 에 지옥까마귀의 눈동자 세 쌍이 강 현에게 닿았다.

“갸아악!”

세 머리 중 가운데의 머리가 크게

울어 대더니 날개가 세차게 퍼덕였 다.

거대한 날갯짓에 강풍이 휘몰아쳤 다.

그냥 강풍이 아닌,마나가 깃든 칼 바람이었다.

지옥까마귀가 일으킨 칼바람 폭풍 에 바람이 닿는 곳 모든 것이 베여 나갔다.

쿠르르르! 쩌저적!

광대한 범위로 쏟아지는 윈드커터.

지옥까마귀의 악명이 높은 이유 중 하나였다.

윈드커터에 닿은 나무들이 도미노 마냥 와르르 쓰러졌다.

물론 그 범위 안에는 강현도 포함

되었다.

윈드커터의 범위가 워낙 넓은지라 왜곡으로 피할 상황이 아니었다.

'왜곡으로도 광범위 공격을 피할 수는 없군.’

냇가의 물이 크게 솟구치고 토막 난 돌조각이 마구 튀어 올랐다. 어정쩡하게 엄폐물을 찾느니 공격 적으로 나가는 게 낫다.

방법은 있다.

호수 안의 몬스터를 처치할 때 셀 로리아의 반지 효과를 톡톡히 실감 한 강현이었다.

강현은 윈드커터에 정면으로 뛰어 들며 셀로리아의 반지 능력 중 실드 고정을 발동시켰다.

후우응!

실드 스텟이 상승하며 반사 스텟으 로 각성했다.

직후 강현의 몸 주위로 반사 실드 가 생겨났다.

과연 반사 실드는 날아드는 윈드커 터를 모조리 튕겨 냈다.

튕겨 나간 윈드커터가 날아드는 윈 드커터에 부딪치며 상쇄되고 바람 사이로 길이 열렸다.

쓴살같이 달려 거리를 좁힌 강현이 마나폭검을 날렸다.

퍼영!

빙백검에 맺힌 마나 블레이드가 부 서지며 지옥까마귀에게 쇄도했다. 마나 파편의 속도와 궤적으로 보아 충분히 놈에게 직격할 수 있었다. 한데 순간,놈이 윈드커터를 쏘아 내길 그만두더니 왼쪽 머리가 크게 울었다.

“갸악!”

직후 지옥까마귀의 몸뚱이 주변으 로 둥그렇게 검은 실드가 생겨났다. 쇄도하던 마나 파편들이 검은 실드 에 박히더니 싸늘히 식어 버렸다. 무려 마나 블레이드로 전개한 마나 폭검을 막아 낸 것이다.

실드의 방어력이 예사롭지 않다는 근거였다.

광범위한 공격,그리고 높은 방어 력의 실드.

웨이브 S랭크라기에는 공수의 밸런

스가 지나치게 빼어났다.

‘비행몬스터인 것까지 감안하면 SS 랭크 보스와도 맞먹겠어. 그래도 S 랭크 보스라면 뭔가 약점이 있을 텐 데.’

잠시 후 공격을 막아 낸 지옥까마 귀가 실드를 거두었다.

한데 실드가 걷힌 뒤 놈의 몸에서 피어나던 검은 오오라가 전부 사라 지고 없었다.

아무래도 검은 오오라는 기술을 펼 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 같았다. 그것이 전부 사라졌다는 건 에너지 가 바닥났다 의미.

공격 능력이든 수비 능력이든 능력 을 2회 사용하면 마나가 바닥나는 것이었다.

‘공수 밸런스가 대단하지만 마나량 이 부족한 게 흠이군.’

지옥까마귀의 마나가 바닥난 지금 이 찬스였다.

이번 일격으로 끝을 내기 위해 강 현은 더욱 섬세하게 마나를 운용하 고 마나폭검을 전개했다.

더욱 촘촘하고 날카로운 마나 블레 이드가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하지만 지옥까마귀는 여전히 민첩 했다.

놈이 쏟아지는 마나 파편을 발견하 더니 더욱 높은 상공으로 치솟았다. 퍼드득! 퍼드득!

마나 파편들이 아슬아슬하게 지옥

까마귀의 발치를 스치며 빗나가고 말았다.

그와 동시에 여태껏 움직임이 없던 지옥까마귀의 오른쪽 머리가 부리를 크게 벌리며 울어 댔다.

“그갸악! 그갸악!”

오른쪽 머리가 두 번 울자 지옥까 마귀의 몸에서 다시 검은 오오라가 피어났다.

이것으로 마지막 세 번째 머리의 능력을 알 수 있었다.

‘오른쪽 머리는 회복 능력이었나.’

정리하자면 각 머리가 공격,방어, 회복의 능력을 지닌 셈이었다.

허나 파고들 틈은 있었다.

관찰 결과,놈은 능력을 사용할 때

마다 공통적으로 취하는 행동이 있 었다.

하나의 머리가 능력을 펼칠 때 나 머지 머리들은 눈을 감고 부리를 닫 았었다.

"& 번에 한 가지 능력밖에 쓸 수 없군. 회복 중에는 무방비 상태가 노출되고.’ 안전성을 높이려면 실드를 유지한 채로 마나를 회복했을 것이다. 그리하지 못했다는 건 1회에 한 가지 이상의 능력을 사용할 수 없다 는 제약 때문일 터.

‘더 높이 날아서 거리를 벌린 건 회복 시간 동안 공격을 피하기 위해 서겠지.’ 과연 에너지를 채운 지옥까마귀는 다시 가운데 머리의 능력을 발동했 다.

“갸악!”

또다시 원드커터 폭풍이 사방에 엄 습했다.

셀로리아 반지의 효과는 끝난 지 오래였다.

총 사용횟수 7회 중 남은 횟수는

4회.

반지의 효과만으로 버티는 건 잔여 횟수 낭비에 불과했다.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이 필요했다. 강현은 어렵지 않게 한 가지 단서 를 떠올려 냈다.

그러고는 즉시 아공간 주머니에서

소환석을 꺼내 쥐었다. 크라이머 던 전 3층에서 얻은 전리품,석상 낭인 소환석이었다.

소환시킨 늑인 석상을 엄폐물 삼아 그 뒤에 몸을 숨겼다.

퉁! 투퉁! 퉁!

윈드커터 폭풍이 녹인 석상을 사정 없이 두드려 댔다.

하지만 녹인 석상의 강도도 보통은 아니었다.

전신에 날카로운 칼바람 자국이 선 명하게 새겨졌지만,윈드커터를 고 스란히 받아 냈다.

윈드커터 폭풍이 그치자 강현은 즉 시 늑인 석상 옆으로 빠져나오며 마 나폭검을 날렸다.

놈이 하늘로 날아올라 거리를 벌린 탓에 마나 파편은 지옥까마귀에게 닿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강현은 연속적인 공격을 계속했다.

“흐읍!”

공격할 때마다 숨을 토해 내듯 짧 은 기합이 새어 나왔다.

초조해져서 무리하게 공격을 하는 것만 같았다.

강현의 마나폭검이 허공으로 빗나 갈 때마다 지옥까마귀의 날갯짓이 매우 느긋해졌다.

긴장감이 느슨해지고 있다는 증거 였다.

지옥까마귀는 현재 높이라면 안전

하다고 확신했는지 대놓고 회복에 들어갔다.

“그갸악! 그갸……

그러나 회복을 채 하기도 전이었 다.

투두두둑!

갑자기 오른쪽 머리에 마나 파편들 이 틀어박혔다.

어느새 강현이 마나폭검을 전개한 것이었다.

최대치로 섬세하게 다듬어진 마나 파편은 그 속도와 사정거리가 지금 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였다. 마나 파편 세례를 얻어맞은 오른쪽 머리가 삽시간에 벌집이 되었다.

상처 입은 오른쪽 머리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비명을 내질렀다.

“키 엑!”

지상에선 강현이 다시 마나 블레어 드를 펼치며 검끝을 까딱였다.

“일단 하나.”

사실 마나 파편은 15미터까지 뻗 어 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빗맞힌 건 놈의 방심을 끌어내기 위함이었 다.

연속적인 불발로 지옥까마귀가 지 금의 높이가 안전지대라고 착각하도 록 유도한 것이었다.

놈이 안심하고 회복 능력을 쓰도록 말이다.

지옥까마귀가 그 전략에 휘말려 회

복을 하는 순간,강현은 틈을 노리 고 회복 능력이 있는 머리부터 처치 한 것이었다.

마나 회복 수단을 잃은 지옥까마귀 는 발광하듯 머리를 마구 흔들었다. 그러고는 붉은 안광을 발하며 강현 을 향해 급강하해 왔다.

“끼에엑!”

마나가 없으니 직접 공격을 할 생 각이 었다.

덩치가 큰 만큼 부리의 위력도 상 당했고,거기에 낙하속도까지 더해 져 있었다.

강현의 입장에서 보자면 사람 크기 만 한 곡괭이가 떨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강현은 내심 웃었다.

놈이 제 발로 내려와 준다면 오히 려 편했다.

투퍽!

강현이 몸을 옆으로 날리자,그가 서 있던 자리로 부리가 떨어지며 땅 이 깊게 파였다.

흩날리는 땅덩이 파편 사이에서 강 현이 움직였다.

퍼억!

빙백검이 직선을 그리고 뻗어 나가 며 지옥까마귀의 왼쪽 머리에 깊숙 하게 틀어박혔다.

지옥까마귀의 깃털은 바위에 버금 가는 강도였다.

하지만 마나 블레이드 앞에선 망치 앞의 달걀이나 마찬가지.

왼쪽 머리에 틀어박힌 빙백검에서 파괴 스텟 효과가 발동되었다. 지옥까마귀의 왼쪽 머리가 크게 흔 들리나 싶더니 추욱 늘어졌다.

빙백검을 뽑는 동시에 강현이 말했 다.

U ,,

?舌'회복 능력도 없애고,방어 능력도 없앴다.

이제 남은 머리는 하나였다.

지금의 지옥까마귀는 그저 덩치 큰 한 마리 조류에 불과했다.

강현이 빙백검을 높이 들었다.

그 순간,지옥까마귀가 냅다 날아 오르더니 급하게 몸을 틀었다.

“그갸악!”

목숨이 위험해지자 도망을 치려는 것이었다.

강현이 즉시 마나폭검을 시전했으 나,간발의 차로 빗나가고 말았다. 어차피 빗나간 마나 파편은 자동으 로 회수되니 마나 손실은 없었다. 그러나 지옥까마귀가 도망친 방향 이 문제였다.

“남쪽인가.”

지옥까마귀는 남쪽을 향해 비틀거 리는 날갯짓을 펄럭였다.

김혜림을 비롯한 부상자들이 있는 곳을 향해서였다.

*

멀리서 들려오는 지옥까마귀의 울 음소리에,남쪽 입구에 도착한 부상 자들은 불안에 잠겨 있었다.

“그자 혼자 지옥까마귀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김혜림은 이 빠진 단검을 살피며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감당하겠죠.”

“하겠죠라니……. 그걸로 괜찮은 가?”

“어디 가서 맞고 다니는 사람은 아 니니까요.”

“그걸 신뢰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 군.”

“거의 제 쪽에서 일방통행이죠 뭐. 그보다 우린 우리 나름대로 얘기를 정리해 볼까요?”

“얘기라면?”

“웨이브 공략 이후의 계획이요. 이 런 건 확실히 해 두는 게 좋죠.”

록스와 루카스가 강현의 검에 당해 시체가 되고 말았다.

그들은 무려 귀족가의 공자였으며, 한 기사단을 이끄는 기사단장들이었 다.

원래대로라면 강현은 대역죄를 저 지른,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 이었다.

하지만 강현이 그들을 벤 명분은 충분했다.

웨이브를 방치하고 미치광이마냥 동료 기사들을 베어 낸 자들이다.

그 정도 명분이면 베이커 자작도 납득할 것이다.

허나 명분이 성립하려면 부상자들 의 증언이 필요했다.

김혜림은 이참에 부상자들과의 약 속을 확실히 해 두려는 것이었다. 반면 부상자들로선 의심 받는 것이 썩 기분 좋진 않았다.

“우리가 거짓을 고할 거라 생각하 는가?”

“혹시 모르죠. 공적을 독차지하려 고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실례되는 말을!”

“확실히 해 둬서 나쁠 건 없잖아 요? 여기서 지금까지 겪은 일을 서 면으로 작성해 주세요. 그거면 여러분도 거짓말을 할 수 없을 테니까 요.”

김혜림이 주섬주섬 종이와 펜을 꺼 냈다.

이곳에서 각자의 필적으로 간략하 게 보고서를 적어 두면 거짓말을 하 더라도 문제없었다.

부상자들의 필적을 베이커 자작에 게 증명하면 된다.

거짓 보고를 하면 부상자들이 되려 위증죄로 처벌을 받게 되니 안전장 치로서의 효과는 충분했다. 부상자들은 종이와 펜을 받아 들며 슬쩍 물었다.

“이건 그냥 묻는 거네만 우리가 적 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김혜림은 검지를 입술에 가져다 대 며 고민하는 척을 했다.

“으음,글쎄요. 강현 씨와 척을 지 고 살아남은 사람이 있던가?”

익살스런 말투 속에 위협이 담겨 있었다.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는 건 부상자 들도 잘 알고 있었다.

루카스와 록스가 어떻게 죽었는지 직접 목격했지 않았던가.

부상자들이 허둥지둥 펜을 움직였 다.

“그,금방 적도록 하지. 조금만 기 다리게.”

확실하게 서면을 받아 낸 김혜림은 종이를 배낭에 넣고 보람찬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생각해도 정말 일처리 한번 야무지게 한 것 같았다.

그 잘난 얼음남도 이번엔 자신을 칭찬하지 않고선 못 배길 거다.

“갸악!”

한데 막 배낭 입구를 닫으려는 찰 나,지옥까마귀의 울음소리가 들려 왔다.

여태껏 들려왔던 소리보다 훨씬 가 까웠다.

김혜림이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멀지 않은 하늘에서 지옥까마귀가 이곳으로 날아들고 있었다.

세 머리 중 두 머리가 늘어진 걸 로 보아 도망쳐 오는 듯했다.

김혜림이 경악하며 소리쳤다.

“으엑! 도망쳐 와도 왜 하필 이리 로 오냐고!”

그 불안감을 증명하듯 지옥까마귀 의 눈길이 김혜림과 마주쳤다.

놈이 도망자 일행에게 화풀이라도 하려는지 급강하해 왔다.

한데 그것도 모자라 김혜림의 머리 위로 검은 연기까지 피어났다.

어느새 사신 등장 시간이 된 것이 다.

김혜림이 자신에게 붙은 사신을 발 견하곤 바락바락 소리쳤다.

“넌 왜 또 나와! 던전 보스 나왔잖 아!”

어째서 던전 보스가 나왔는데도 사

신이 나타난단 말인가!

앞에선 지옥까마귀의 부리,뒤에선 사신의 낫.

전후좌우 어느 쪽으로 피해도 둘 중 하나에는 적중당할 판국이었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도 없는 노릇.

‘에라 모르겠다! 이렇게 된 이상 이판사판이야!’

김혜림은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 해 사신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그러 고는 내리쳐 오는 사신의 낫을 단검 을 교차하여 막아 냈다.

차캉!

사신의 힘 때문에 무릎이 휘청거렸 지만 이를 악물었다.

헌데 김혜림이 사신의 품으로 들어 가면서 얼떨결에 사신의 몸이 부리 를 막아서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지옥까마귀는 체중을 실어 쇄도하 던 중이라 뒤늦게 방향을 전환하지 도 못하고 사신에게 부리를 내리찍 고 말았다.

투응!

사신의 반사 실드가 발동하며 지옥 까마귀의 부리가 튕겨 나갔다.

김혜림이 얼떨결에 사신을 방패막 이로 쓰게 된 셈이었다.

하지만 아직 사신의 위협에서 벗어 난 건 아니었다.

어거지로 사신의 품속에 파고든 것 이기에 사신의 낫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사신의 낫이 진동을 일으키며 잘근 잘근 단검 사이를 파고들었다.

카카카칵!

코앞에서 유일한 방어 수단이 잘려 나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는 김혜 림이 었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 최강현 그 망 할 얼음남은 왜 아직도 안 나타난단 말인가!

하지만 불만을 쏟아낼 기력까지도 전부 버티는데 써야 할 지경이었다. 그렇게 단검이 부러지기 직전이었 다.

갑자기 사신 너머에서 지옥까마귀 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끼에에엑!”

그뿐만이 아니었다.

퍼억!

울음소리의 여운이 채 가시지도 않 았는데 사신이 크게 흔들거렸다. 그러고는 놈의 목이 비틀리나 싶더 니 푸른 검신이 목뼈를 뚫고 튀어나 왔다.

동시에 사신 머리통 위에서 무뚝뚝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갈 준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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