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5화 (5/381)

5 화

독 연기가 순식간에 돔 전체로 퍼 져 나갔다.

강현은 즉시 세이덴의 독주머니를 습득했다.

다행이 스킬북의 효과 덕에 대놓고 독 연기를 마시고도 멀쩡했다. 하지만 강현은 인상을 찌푸렸다.

비록 독 효과는 무효하다 해도 냄 새나 피부에 닿는 느낌은 썩 좋지 않았다.

마치 매연이 가득 찬 방 안에 있 는 느낌이었다.

3층과 연결된 문도 열리지 않아서 독 연기로 가득 찬 곳에서 한동안 머물러야 했다.

강현은 독 연기들이 1층으로 이어 진 계단까지 흘러넘치는 것을 보며 생각했다.

‘세이덴을 잡아도 독 연기 때문에 죽게 되는 방식인가.’

세이덴의 독주머니를 습득한 사람 만 살아남을 수 있는 방식인 것 같 다.

그나마도 서로 살겠다고 스킬북 쟁 탈전을 벌였다면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었다.

‘각 층 구조 자체가 배배 꼬였군. 이게 SS랭크의 던전인 거겠지.’

S랭크까지가 사람의 무력을 시험하 는 던전이라면,SS랭크는 말 그대로 인간의 본능을 시험하는 던전인 셈 이었다.

모든 SS랭크 던전이 크라이머 던 전과 같을지는 의문이지만 적어도 강현에겐 잘된 셈이었다.

이윽고 독 연기가 모두 빠지면서 시야가 확보되었다.

강현은 고구마 형태의 영약에 감정 서를 붙였다.

[라이프트리의 열매]

등급 : A

타입 : 영약

특징 : 200미터의 거목인 라이프 트리에서 30년마다 한 번씩 열린다 는 열매. 섭취하면 보너스 포인트 30을 얻을 수 있다.

보너스 포인트 30.

레벨 51이상이라면 레벨 업 10번

을 해야 얻을 수 있는 포인트다. 강현은 바로 영약을 먹고 능력치를 확인했다.

[최강현 (lv.62)]

공격 : 10 실드 : 9 왜곡 : 152 마나 : 8 회복 : 6

보너스 포인트 : 134

보유스킬 : 각성의 서(?),세이덴의

독주머니 (s)

20레벨이 껑충 뛰어올랐다.

게다가 1층에서 얻은 전리품인 아 이로스 팔찌의 효과로 보너스 포인 트가 2배씩 획득되었다.

본래는 50레벨까지는 2포인트,51 레벨부터는 3포인트씩이었다. 그런 데 그 두 배인 4포인트와 6포인트 가 적용이 되었다.

이에 덧붙여 라이프트리 열매의

30을 더하니 총 134라는 매우 높은 보너스 포인트가 누적된 것이었다.

‘왜곡이 있으니 실드는 당분간 투 자할 필요가 없겠지.’

세이덴을 상대하며 상당한 경험을

쌓았다.

왜곡을 능숙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 것 물론이고,불필요한 움직임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제는 웬만한 공격들은 대부분 피 할 수 있었다.

실드 스텟은 투명 보호막이 둘러지 는 효과였는데 지금은 급하게 필요 한 기능은 아니었다.

차라리 공격 쪽 스렛에 배분하는 게 나았다.

강현은 공격과 마나에 동등한 양을 분배했다.

한쪽에 전부 투자하여 각성의 서 효과를 노릴 수도 있었지만, 공격과 마나는 되도록 동등하게 분배해야 했다.

공격만 높으면 경지는 올라가되 소 모되는 마나량도 많아졌다.

엔진 성능이 뛰어나 기름을 많이 잡아먹는 형태랄 수 있었다.

반대로 마나만 높으면 연료는 많지 만 엔진이 부실한 셈이었다.

그래서 강현은 공격과 마나에 각각 67씩 포인트를 부여했다.

[최강현 (lv.62)]

공격 77

실드 9

왜곡 152

마나 75

회복 6

보너스 포인트 : 0

보유스킬 : 각성의 서(?),세이덴의 독주머니 (S)

공격 스렛을 77까지 올리면서 마 나유저의 경지에 들어서게 되었다. 강현은 빙백검에 마나를 채워 보았 다.

곧 검신 주변으로 파란색 오오라가 감돌면서 냉기가 스며 나왔다.

과연 경지가 오르자 냉기는 한층 강력한 힘을 드러냈다.

처음 빙백검에 마나를 흘렸을 때는 단순히 냉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났 지만,지금은 스산한 얼음안개까지 피어오르고 있었다.

모든 전리품을 확인한 뒤엔 세이덴 을 바라보았다.

그사이 놈의 껍질도 독 연기에 녹 아 속살이 드러나 있었다.

물론 속살도 독에 물들어 있었지 만,독주머니 스킬로 면역이 생긴 강현에겐 평범한 살덩이나 마찬가지 였다.

집게발에 남아 있던 살만 발라내도 데릭로우스만 한 살코기가 나왔다. 겉보기엔 킹크랩 속살과 비슷했다. 혹시나 해서 한 입 뜯어먹었는데 역시나 몬스터 고기는 몬스터 고기 였다.

질겅질겅.

“더럽게 맛없군.”

그래,이 맛이면 충분하다.

살아 있다는 감각이 더더욱 선명하 게 느껴진다.

더불어 복수심 또한 옅어질 틈 없 이 계속 활활 불타올랐다.

모든 정리를 마친 강현은 잠을 청 했다.

‘3층은 뭐가 있을지 모르니 충분히 쉬어 두어야 해.’

대개 던전은 총 3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물론 예외도 있었지만 이곳 크라이 머 던전 역시 3층이 마지막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었다.

아마도 그 마지막 3층에선 던전 보스가 대기하고 있을 터.

뭐가 있을지 모르는 이상 체력은 곧 생명이었다.

강현은 경계심을 곤두세운 채로 눈 을 감았다.

*

휴식을 마치자 3층으로 이어지는 문이 열려 있었다.

아마도 독 연기가 모두 빠져나간 뒤 열린 듯했다.

3층을 오르는 통로에는 의외로 함 정이 없었다.

별탈 없이 계단을 오르고 3층 문 을 열어 보았다.

그러자 2층과 같은 넓은 돔 형태

의 공간이 드러났다.

돔 안에는 총 3개의 인간 모양 석 상이 서 있었다.

그중 2개는 신장이 3미터는 되어 보였고 각각 갑옷 차림으로 창을 들 고 있었다.

서로 다른 점이라면 1개는 늑대 머리,다른 1개는 곰 머리라는 점이 었다.

그리고 나머지 1개의 석상은 늑인 과 응인 뒤편에 있었는데 한눈에도 그 차이점이 분명했다.

갑옷 차림은 앞의 두 석상과 같았 지만 머리통은 호랑이였으며,신장 은 무려 5미터에 달했고,무기 또한 3미터에 길이의 장검이었다. 게다가 몸 주위에는 실드가 둘러져 있었다.

‘호랑이가 던전 보스인가. 3층이니 평범하게 때려눕히는 방식은 아닐 거고……’

일단 탐색부터 해 봐야겠군.

안으로 발을 들이자 호인을 제외한 늑인과 응인이 함께 움직였다.

그중 늑인이 먼저 창을 내질러 왔 다.

거리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늑인 의 창은 정확히 목을 노리고 날아들 었다.

강현은 더킹을 하듯 몸을 앞으로 숙이며 늑인과의 거리를 좁혔다.

빙백검에 마나가 깃들면서 늑인의 허리에 부딪쳤다.

까강!

단단하기로 따지자면 세이덴의 껍 질과 비슷할까.

그래도 마나유저 중급 수준의 마나 가 담겨 있기에 흠집이 꽤 깊게 생 겨났다. 그리고 이에 덧붙여 빙백검 의 냉기 효과로 흠집 주변에 서리가 맺혔다.

하나 안심할 때가 아니었다.

늑인이 창을 거두는 사이,좌즉에 서 응인이 창을 뻗어 왔다.

강현은 우측으로 파고들어 늑인의 몸을 방패삼았다.

응인의 창이 허벅지로 날아왔지만 왜곡 덕분에 비켜 나갔다.

늑인의 뒤를 점함과 동시에 응인의

공격을 피해 낸 강현은 빙백검으로 응인의 팔을 내리쳤다.

헌데 그 순간이었다.

터영!

강한 반발력에 팔이 튕겨 나왔다.

“ㅇ으”

--一! ?

그 충격에 절로 짧은 신음을 내뱉 었다.

공격을 했는데 도리어 자신이 피해 를 입다니?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한 가지뿐이 었다.

‘공격이 반사되어 돌아왔다!’ 이를 악물며 고통을 참아냈지만 그 로 인해 검에 부여하던 마나가 끊기 고 말았다.

검날에 담겨 있던 마나유저 중급의 마나 오오라가 사라져 있었다.

그사이 늑인이 창을 거두고 창대로 강현을 내리찍었다.

강현은 뒤로 몸을 날려 창대를 피 해 냈지만 그다음에 이어지는 응인 의 내지르기가 또다시 문제였다.

응인의 창은 복부 한가운데로 날아 들어 왜곡의 효과로도 비틀 수 없었 다.

“콕!”

응인에게 반사 능력이 있다는 건 알지만 그렇다고 복부를 내 줄 수는 없는 노릇.

급한 대로 빙백검을 질러 응인의 창을 쳐을렸다.

채앵!

빙백검과 응인의 창이 부딪치면서 또다시 뒤로 주르륵 밀렸다.

한데 아까와는 달리,공격이 반사 되지 않고 응인의 창도 크게 밀려났 다.

그 틈에 강현이 밀려난 만큼 늑인 이 거리를 좁히며 공격해 왔다.

마나를 부여할 틈이 없었기에 마나 없이 반격을 할 수밖에 없었다.

투응!

늑인의 창을 쳐 내려고 빙백검을 휘둘렀는데,창과 검이 경합하자마 자 강현의 팔에 또 한 번 통증이 덮쳐 왔다.

“옥!”

이번에는 늑인이 강현의 검격을 반 사한 것이었다.

마나가 끊긴 덕분에 위력 자체가 그리 세지 않았지만,한 번 충격을 입었던 팔에 충격이 더해지니 이루 말할 수 없는 통증이 느껴졌다. 가까스로 검을 놓치는 것만은 피한 강현은 재빨리 3층 계단으로 돌아섰 다.

늑인과 응인은 물러난 강현을 따라 통로 앞까지 쫓아왔다.

두 석상이 통로 안으로 창을 쑤셔 넣으려 했기에 강현은 더더욱 뒤로 물러나야만 했다.

강현이 통로 깊숙한 곳까지 피하고 나서야 두 석상은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갔다.

강현은 충격을 입은 팔의 소매를 걷어붙였다.

드러난 팔뚝에 시퍼런 멍 자국이 선명했다.

‘그래도 탐색전의 대가치고는 싸게 먹힌 편인가.’

강현은 근처의 발광이끼를 한 움큼 잘라 멍든 부위에 붙였다. 그러곤 탐색전의 결과를 정리했다.

‘웅인과 늑인,둘 모두 반사 능력 이 있다는 건 확실해. 상당히 성가 신 능력이군.’

응인에겐 마나를 담아 공격했더니 반사당했고,늑인에겐 마나가 없이 공격했더니 반사 당했다.

겪은 바를 반대로 뒤집으면 각각 어떤 공격이 통하는지 알 수 있었 다.

‘웅인 쪽은 마나를 빼고 공격해야 하고,녹인 쪽은 마나를 담아 공격 해야 되는 거군.’

정교한 마나 운용 능력을 요하는 방식이었다.

그리한다면 반사 능력으로 반격당 할 일은 없으리라.

‘또 하나 신경 쓰이는 건…… 강현이 늑인과 호인 뒤편의 호랑이 머리 석상을 바라보았다.

늑인과 응인이 공격하는 동안에도 호인 석상은 계속 눈을 감고 있었 다.

호인이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이상 계속 불안 요소를 안고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강현은 팔의 통증이 가라앉는 것을 느끼며 빙백검에 마나를 넣어다 빼 는 걸 반복해 보았다.

‘늑인 때는 넣고,응인 때는 빼고. 생각보다 어렵군.’

마나를 쌓는 것 자체는 스렛만 올 리면 되니까 어렵지 않다.

그러나 마나를 운용하는 건 또 다 른 이야기다.

필요할 때,필요한 만큼 운용할 수 있어야 했다.

지금은 마나 운용의 속도가 느린 편이라 아무래도 수차례의 위험성을 감수해야만 할 것 같았다.

‘피하면서 부여와 회수가 완료될 때마다 공격하는 수밖에 없나.’ 강현은 빙백검에 마나를 부여하며 다시 돔 안에 들어갔다.

전방에서 회복을 마친 늑인이 먼저 달려왔다.

쉬익!

강현은 늑인이 창을 피하면서 허리 를 가격했다. 그러곤 뒤이어 들어오 는 응인의 창을 피해 냈다.

여기까진 아까와 똑같았다.

강현은 마나를 회수한 후에 응인의 허벅지를 내리치려 했다.

헌데 마나 회수 속도가 늦어 그만 큼 동작이 한 박자 밀려났고,그로 인해 공격 자체도 막히고 말았다.

채 빙백검을 휘두르기도 전에 창대 를 옆으로 세운 응인이 강현을 밀어 냈다.

그사이 몸의 균형을 되찾은 늑인은 곧장 강현의 머리를 노리고 창을 뻗 었다.

반대로 웅인에게 밀려나 균형을 잃 은 강현으로서는 간신히 피하는 게 고작이었다.

그나마도 왜곡이 없었더라면 반드 시 부상을 당했을 것이었다.

강현은 결국 제대로 된 일격도 먹 이지 못하고 백스텝을 크게 밟아 거 리를 두었다.

게다가 벌써 늑인의 허리가 회복되

고 있는 게 보였다.

석상의 흠집이 메워지는 시간은 세 이덴의 눈 회복 시간과 맞먹었다.

‘차라리 늑인만 먼저 처리해 볼까. 그 방법도 나쁘진 않은 것 같은데.’ 기술 숙련을 제외하고 효율만 따지 면 각개격파 쪽이 훨씬 나았다. 강현은 마나를 부여한 상태로 늑인 만 집중 공격해 보았다.

과연 합공을 하는 데엔 능해도 서 로 수비를 돕는다는 개념은 없는지 차츰차츰 녹인 석상에 흠집이 늘어 갔다.

카강! 카앙! 캉!

흠집이 점점 늘어 가나 싶더니 마 침내 늑인 석상의 갑옷에 벌어지며 커다란 균열이 일어났다.

한데,그 순간이었다.

고요했던 호인 석상 주변에서 실드 가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까지 잠들어 있던 호인 석상이 깨어났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