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과금전사-95화 (9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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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장. 상급 퀘스트(2)

강현의 팀과 함께. 중국팀 미국팀이 함께 가기로 했다.

미국팀이 함께 가게 된 건. 한국정부 때문이었다. 미국 정부에서 대내외적으로 한국정부를 압박하는데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결국, 정부 측 인물이 스타로드가 보기 드문 불쌍한 표정으로 애원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장이평은 강현이 결정했다면 이견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먼저 게이트 앞에서 파티를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강현이 속한 다이내믹 코리아팀원이라면 리더가 아니라도 상급 퀘스트에 입장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문에 각각 파티를 생성해 미국팀과 중국팀을 인원을 파티에 초대해서 가는 형태가 됐다.

제 1 파티는 강현과 채영, 장이평, 올리버 등 각 팀의 리더와 중요인물들. 그리고 나머지 자리는 중국팀과 미국팀을 한 명씩 번갈아 가면서 가입시켰다.

2, 3 파티는 수지와 빅사이즈가 각각 파티장을 맡고 중국팀을. 4, 5 파티는 스타로드 인텔파이브가 각각 파티장을 맡고 미국팀을 가입시켰다.

다 합쳐서 50명이 넘는 인원이 모이자. 꽤나 번잡했다. 그 와중에 인텔파이브는 자신과 함께 파티를 이룬 미국팀의 면면을 살피다가 이죽거렸다.

“양키들이 오는 건 좋은데 쪽빠리까지 같이 데려가야 하나?”

오와루를 보고 한 소리였다. 오와루는 다른 미국팀과 위화감 없이 섞여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스타로드가 나섰다. 외교적인 문제 때문에 미국팀도 받아들였는데, 여기서 또 굳이 문제를 일으킨다면 곤란했다.

“어이 그만해. 신경 쓰이면 이쪽 파티에 받아들일 테니까.”

“나 참. 괜찮아. 그냥 해본 소리일 뿐이니까.”

인텔파이브는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내저었다. 정작 당사자인 오와루는 자신을 두고 이야기한걸 못 들은 것 마냥 무표정했다.

“그럼 인원확인 다 했으면 출발하겠습니다.”

채영이 꼼꼼하게 보고서를 살핀 다음 그렇게 말했다. 이미 그녀는 국가별 팀에게 이번 상급 퀘스트 도전에 참여할 인원에 대한 능력에 관한 서류를 다 살펴본 참이었다. 현장에 와서는 얼굴까지 다 확인해서 익혔다.

채영의 말에 강현이 고개를 끄덕이고, 장이평과 올리버 두 사람을 쳐다봤다. 두 사람은 강현에게 맡긴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만 있었다. 한편 무언가 생각하던 강현은 빙긋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자, 그럼 떠나기 전에 제안 하나 할까요?”

*****

일사천리. 파죽지세.

상급 퀘스트의 진행속도를 사자성어에 비유하자면 딱 그 격이었다. 몇 시간이 채 되지 않아서 상급 퀘스트 던전 100층 중의 80층을 돌파했으니까. 실제로 층마다 머물러서 사냥하는 시간보다 층 아래로 내려가는 시간이 더 많았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지하 1층부터 나온 몬스터가 F급 한 마리.

2층은 F급 두 마리. 3층은 F급 세 마리.

그렇게 F급 다섯 마리가 동시에 등장하는 5층을 지나. 6층이 돼서야 E급 몬스터 한 마리가 출현하는 등. 그 후에는 F급과 E급이 섞여나오는 등. 정말 천천히 난이도가 올랐다.

몬스터가 저 등급부터 해서 조금씩 강해지는 식으로 출현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 출현했던 몬스터들을 모두 구현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정도였다.

진행속도가 빠른 두 번째 이유.

상급 퀘스트에 도전하기 전에 강현이 중국팀과 미국팀에 제안한 것 때문이었다.

어제 강현은 무조건 도와주겠다는 장이평에게 강현은 그래도 빈손으로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며 보상을 약속했다. 그건 장이평이 생각했던 것 이상의 보상. 그 때문에 감격하고 돌아갔던 터였다.

그 보상이란 바로 예거 아머의 설계도였다.

미국팀과 일본팀도 좋게 이야기하면 분석을 하지 않더라도 설계도 정도는 넘겨줄 수 있었다. 예거아머의 양산 및 개량은 예거아머를 만든 알렉스 루엘도 바라는 바였으니까. 문제는 예거 아머를 양산화하기에는 핵심재료인 다크 매터를 구할 수 없다는 거였다.

어쨌든. 강현은 중국팀과 미국팀 중에 마지막 층까지 일찍 도착한 팀에게 예거아머 설계도를 상급 퀘스트 클리어 직후에 넘겨준다고 제안한 거였다.

사실 미국팀으로서는 예거 아머보다 예거아머의 설계도가 더 군침이 도는 먹잇감이엇기에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중국팀으로서도 강현이 설계도를 준다고 약속했지만. 그 기일이 명확하지 않던 참에 클리어 직후에 넘겨받을 수 있다고 확답받은 것만으로도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그렇게 두 팀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몬스터를 도륙하면서 계속해서 아래로 내려갔다. 덕분에 기존에 만든 파티가 무용지물일 정도였다.

덕분에 강현네 팀들은 편하게 따라 내려갔다. 그야말로 어부지리.

다만 그 와중에도 좌불안석인 사람이 두 명 있었다. 정부소속인 스타로드와 군 소속인 인텔파이브였다.

‘정말 이래도 될까…?’

가상 세계 속이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미국과 중국이라는 강대국을 부려 먹는 강현의 모습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는 거였다. 어디까지나 그런 생각만 할 뿐. 열심히 나서서 도와주거나 한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89층을 지나서 90층에 도달해서부터는 점점 속도가 느려졌다. A, B급 몬스터들이 다수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결국, 92층에서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올리버는 힐러들이 바쁘게 치료하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는 막무가내로 싸워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리버는 먼저 장이평에게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합리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이 시점에서 경쟁하는 건 무의미할 거 같습니다만. 중국팀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장이평도 앉아 쉬면서 그걸 뼈저리게 느꼈다. 92층에서 나타난 A급 몬스터는 3마리 B급 5마리. 총 8마리의 몬스터를 상대했다. 이정도까지는 마구잡이로 싸워도 될 정도다. 하지만. 만약에 단위가 바뀌어서 S-급이 더해진다거나. A급이 5마리, 10마리 이상 등장해온다면. 지금처럼 싸워서는 전멸할 가능성도 있었다.

장이평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합시다.”

“다만 문제가….”

장이평이 동의했지만. 올리버는 걸리는 게 있다는 듯. 강현을 쳐다봤다. 두 사람은 어디까지나 강현이 내건 예거 아머라는 설계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던 경주마였다. 여기까지 들어온 것도 강현의 동의하에 온 것이니만큼. 자신들 멋대로 레이스를 멈출 수는 없었다. 아니 멈출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만큼의 페널티를 받아야 할지도 몰랐다.

그 눈빛을 받은 강현은 난감해했다. 애당초 경쟁시킨 것도 갑작스럽게 끼어든 미국팀이 얄미워서 살짝 괴롭혀주려고 한 거였으니까. 서로 협력해서 상급 퀘스트를 클리어한 다음에. 사이좋게 예거 아머의 설계도를 나눠 가져도 상관없었다.

문제는 너무 쉽게 인정해버릴 경우에 물러 보이는 게 아닐까 하는 거였다. 강현이 채영을 돌아봤다. 강현의 시선을 받자마자 채영이 기다렸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이제까지 미국팀이 퇴치한 몬스터를 몬스터 코어로 환산해 1억당 1점으로 치면 면 4578점 정도 됩니다. 중국팀은 4601점으로 되겠네요.”

“아니, 그걸 다 계산하고 있었단 말이야?”

채영의 말에 강현뿐만 아니라. 장이평과 올리버도 놀라는 기색이었다.

“다소 오차는 있을 수 있습니다. 두 팀의 인원이 섞어서 몬스터를 사냥할 경우에는 제 임의대로 판정기준을 세워서요.”

세팀의 리더가 놀랐지만. 채영은 표정도 말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장이평과 올리버는 놀란 표정을 멈추고 서로 고개를 돌려 서로 마주 봤다. 서로의 눈빛을 잃은 두 사람은 웃음을 터트렸다. 생각하는 바는 두 쪽 다 똑같은 듯했다.

“그럼. 저기 퍼스트영님의 판정에 맡기도록 하죠.”

“그래도 될까요?”

“네. 부탁합니다.”

장이평과 올리버 모두 채영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렇게 휴식시간이 끝났다. 그 뒤로는 파티 구성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한다고 시간을 보냈다. 여기에도 레이드 관리자였던 채영과 리더였던 수지가 경험을 살려 효율적인 인원분배와 배치에 대해서 조언했다.

그런 다음에 던전 클리어를 재개했을 때는 모든 인원이 조금씩 힘을 합쳐서 싸우는 구도가 되었다. 이런 상황을 제일 반긴 건 아까부터 중국팀과 미국팀의 경쟁에 밀려 할 일이없어 좀이 쑤셔 하던 수지였다.

그렇게 몇 층을 지난 뒤. 95층에서부터는 S-급이 등장했다. 참고로 A급 이상의 몬스터 코어는 강현이 가지기로 합의했다. 어차피 상급 퀘스트까지 클리어하면 다들 이곳에는 더 볼일이 없을 거로 생각했기 때문에 동의했다.

덕분에 A급 이상의 몬스터가 등장해 사람들이 쓰러트릴 때마다 강현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몬스터 코어를 회수에 인벤토리 안에 넣었다.

일전에 게임에서 획득한 것에 더해. 알렉스 루엘이 비축해둔 몬스터 코어. 그리고 인벤토리 안의 공간이 모자랄 지경이었다.

S-급 몬스터가 등장할 때부터는 입이 벌어지다 못해 찢어질 것만 같았다. S-급 몬스터가 등장할 때마다. 강현은 열심히 싸우면서도 인벤토리 안의 공간을 걱정하느라 바빴다. 결국, 레이저 버스터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색이 바른 몬스터 코어를 몰래 버리고 S-급 몬스터 코어를 집어넣기도 했다.

‘이대로 S급 몬스터 코어도 얻을 수 있겠네?’

일전에 미국 내에 출현한 S급 몬스터 코어도 여러 가지 협의 끝에 강현에게 소유권이 인정되었다. 다른 몬스터 코어들은 처분해서 금번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을 구제를 위해 쓰기도 했다. 어쨌거나. 남들 모르게 S급 몬스터 코어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 하나만으로도 누릴 수 있는 이점이 상당했으니까.

그렇게 강현이 쏠쏠히 몬스터 코어를 긁어모으고 있을 때였다.

“1234님!”

“네?”

강현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황급히 인벤토리를 닫았다. 그런 다음 고개를 둘러보니. 강현을 부른 채영뿐만 아니라. 올리어와 장이평도 강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죠?”

“이제 99층 클리어했습니다만. 다들 1234님이 먼저 100층의 문을 여는 게 좋지 않겠냐고 물어봐서요.”

‘아, 벌써.’

99층에는 S-급 몬스터가 다섯 마리가 나왔었다. 세 마리째를 쓰러트렸을 때까지는 강현도 확인했지만. 늦기 전에 인벤토리를 정리해두려고 했을 때. 금세 나머지 두 마리도 퇴치한 모양이었다.

“알겠습니다.”

강현은 그렇게 말하면서 일어서서 문앞으로 갔다. 화면 구석 창에 보이는 시간을 확인하니 던전에 들어온 지 어느새 10시간 가까이 지나있었다.

‘이것만 쓰러트리면. 이곳도 끝. 과연 어떤 강력한 보스 몬스터가 기다리고 있을까?‘

그런 가벼운 기대하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워프가 작동해서 강현의 몸이 사라졌다. 층마다 이동할 때마다 있던 일이라 새삼스럽지는 않았다.

순간 눈앞을 매운 빛무리 때문에 질끈 감은 눈을 뜨자. 구석 미니 지도에 여느 층과 같이 동그라미와 함께 지하 100층이라고 적혀있었다. 아마도 중앙에 보스 몬스터가 있을 터였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원래라면 다른 인원들이 바로 이어서 문을 통과해 해당 층으로 전이될 텐데 아무런 기척이 들리지 않았다. 강현이 봐도 소용없을 걸 알면서도 뒤를 돌아봤다. 도저히 다른 사람들이 나타날 기미가 안 보였다.

‘설마 이곳에 혼자 오게 된 거야?’

친구 창을 열어서 확인하려 해도 비활성화되어있어서 어떤 조작도 불가능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가만히 기다리고 있어봤다겠지?’

그렇게 마음먹은 강현은 조심스레 앞으로 나가기로 했다. 혹여나 문제가 생겨서 다시 도전하더라도 조금의 정보라도 얻을 수 있으면 다음 도전 때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스탯부스터를 쥔 검에 자연스레 힘이 들어갔다. 여느 층과 같이 펑 뚫려있는 층이라 금방 몬스터의 모습이 드러날 것이었다.

“뭐야?”

보스 몬스터의 모습을 확인한 강현은 저도 모르게 그런 말이 튀어나왔다. 지하 100층에는 몬스터 대신. 여자아이가 있었다.

============================ 작품 후기 ============================

가능하면 전개에 속도를 붙일려고 노력중입니다.

그럼 독자님들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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