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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금전사-82화 (8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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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장. S급 몬스터(1)

미 연방군 측 도퍼들은 강현에게 화력요청을 하지 않았다. 자기네들끼리 전선을 형성해서 맨해튼 외곽에서부터 차근차근 몬스터들을 퇴치하고 오는 중이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퇴치한 몬스터 코어를 독식하기 위해서였다.

지금처럼 강현이 낸 전략대로 몬스터를 처치할 경우. 대규모로 나타난 몬스터들을 퇴치하고 난 다음. 몬스터 코어 절반을 강현에게 넘겨줘야 한다고 미 연방군에서 판단한 것,

신에너지 원인 몬스터 코어는 어느 나라든 국가 차원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몬스터들이 도심 속에 대규모로 나타난 비상상황에 한심스러운 모습이었다.

강현은 미 연방군 측 도퍼들의 행동에 의도를 금방 파악했지만 모른척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태도를 보이던 미 연방군 측에서 긴급 사안이라고 연락이 온 것이다.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는 증거. 그것도 안 좋은 쪽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아니. 강현은 이미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몬스터 레이더에 드러난 그 존재감을 쉽사리 무시하기 힘들었으니까. 처음에는 레이더가 고장 난 게 아닐까? 라는 어이없는 생각도 했을 정도. 그 존재감의 정체는 [ 콩 ]을 통해서 들어온 연방군 측 도퍼들의 보고로 확실해졌다.

“S급 몬스터가 나타났다고?!”

S급 몬스터.

현재까지 확인된 몬스터들의 최상위등급. 전 세계적으로도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적은 개체만 있었다. 그 대부분은 사람의 손길이 미치기 힘든 극오지에나 출현했다. 한국에는 S급 몬스터는커녕 A급 몬스터조차 최근까지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희귀하다고 할까?

덕분에 S급 몬스터의 그 강함에 대해서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기껏해야 S급 몬스터 코어를 가지고 있던 알렉스 루엘쪽에서나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항간에 알려진 바로는 “A급 몬스터는 상대도 안 될 정도로 강하다.” 라는 정도의 당연한 정보뿐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 소문을 몬스터 레이더로 S급 몬스터의 강함을 확실히 느끼고 있는 강현은 등골이 서늘했다.

“말도 안 되게 강하잖아.”

대충 머릿속으로 계산해봐도 1급 탱커 정도는 되어야 겨우 일격을 버틸 수 있을 정도. 하지만 그런 걸 고려 않고 나선 미 방위군 측은 당연하게도 피해가 막심하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강현은 곧바로 루엘타워에서 아래쪽으로 뛰어 내려갔다. 빠른 속도로 수식으로 낙하하던 강현은 알렉스를 찾았다.

“알렉스님!”

-강현님. 저도 연락받았습니다. 오마이갓. S급 몬스터 출현이라니.

저편에서 알렉스의 절망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일단, 철수합시다. 대응하려면 좀 더 준비가 필요합니다. 근데, 강현님 지금 어디로 이동 중이신 겁니까?

“현장으로 가는 중입니다.”

-네? 무리입니다. 아무리 강현님이라도 그 S급 몬스터를 상대할 수는…. 설마?

알렉스는 강현의 끝이 보이지 않는 강함에 일말의 기대를 걸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강현은 간단하게 부정했다.

“아니, 직접 보진 않았지만. 이번에는 아무리 저라도 힘들겠네요.”

-그럼 왜….

“적어도 생존자들은 구해야죠.”

그동안 미국 측 도퍼들이 고깝게 굴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개죽음을 당하는 걸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었다.

수십 층을 순식간에 추락한 강현은 루엘타워의 벽을 차고 다른 빌딩의 위에 착지했다. 그리고 뛰어서 다음 빌딩 옥상으로 점프했다. 몇 번만 더 뛰면 S급 몬스터가 있는 근처로 갈 수 있을 테지만. 괜히 번거롭게 느껴졌다.

“역시 그 예거 아머 로켓이 확실히 있음 편리하겠단 말이야.”

그렇게 중얼거린 강현이 다음 빌딩 꼭대기에 착지한 순간. 주위의 공기가 무거워지는 게 느껴졌다.

“저 녀석이 S급 몬스터.”

강현은 족히 30층은 넘어가는 빌딩 꼭대기에서 아래쪽을 내려다보았다. 몬스터는 얼핏 보면 허리를 구부린 사람처럼 보였다. 그 피부는 잔뜩 하게 흘러내리는 기름 덩어리를 그대로 굳힌 듯, 시커멓고 번들거려서 보는 이로 하여금 불쾌감을 느끼게 했다.

손목 아래에는 원래 달려있어야 하는 손대신. 허리를 숙인 채로 바닥까지 닿을 수 있도록 기다랗고 흐물거리는 촉수가 달려있었다. 양발을 모은 듯 보이는 다리는. 틈새 없어 하나로 붙어있었다. 반들반들한 얼굴에는 눈 대신에 번쩍이는 커다란 렌즈가, 입 위치에는 간신히 일자를 유지하고 있는 균열이 있었다.

한마디로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람이라고 부르기 힘든. 끔찍한 모양이었다. 특이한 점은 S급 몬스터의 크기가 등급과 비교하면 꽤 작다는 것. 어느 정도 크기에 따라서 등급이 정해지는 일반적일 때와 달리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S급 몬스터의 크기는 오히려 A급보다 훨씬 소형처럼 보였다.

몬스터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미 방위군 측의 도퍼들은 몬스터 레이더로 몬스터의 강함을 파악하고 있는 강현과 달리. S급 몬스터의 크기만 보고 방심한 채 B급정도의 몬스터를 상대하듯이 대응했으리라.

S급 몬스터 주위에 펼쳐진 끔찍한 모습이 그 결과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마치 피를 빤 모기가 벽에 핏빛 흔적을 남기는 것처럼. 곳곳에는 빌딩에 부딪혀 터져나간 흔적이 보였다. 거기에 피 냄새가 후끈 밀어 들어왔다.

******

“키에이이이이이.”

S급 몬스터가 마치 웃는듯한 기괴한 목소리를 내면서 팔을 휘둘렀다. 그러자 팔 끝에 달린 촉수가 눈앞의 방위군 측 도퍼를 향해서 꿈틀거리면서 날아갔다. 탱커처럼 보이는 그 도퍼는 내장이 상했는지 입가에서 이미 피가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뒤쪽에는 힐러로 보이는 도퍼가 팔을 앞으로 내밀고 악을 써댔다.

“힐힐! 어서 회복하란 말야.”

힐러의 손바닥에서 발생한 강력한 빛이 탱커에게 꽂혔지만. 금방 희미해졌다. 탱커가 입은 데미지가 위중한지 회복한 티가 별로 나지 않았다.

“짐! 우리밖에 안 남았어. 이제 우리는 끝이야.”

소피가 주저앉으며 절망했다. 그러자 묵묵히 있던 짐이 있는 힘을 다해 입을 열었다.

“그런 소리 하지 마! 어떻게든 막아내서 살아남을 테니까.”

짐이 입을 연 그 짧은 순간. 소피와 짐이 나눈 대화를 비집고 S급 몬스터의 공격이 들어왔다. 앞으로 벌어질 참상에 눈을 질끈 감은 소피도. 눈을 부릅뜨고 피할 수 없는 공격을 맞닥뜨리게 될 짐도 이번 공격을 막아내고 살아남을 거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S급 몬스터의 공격은 말이 촉수지 그 크기와 강도 때문에 때로는 거대한 채찍, 때로는 거대한 몽둥이나 다름없었다. 짐에게도 촉수를 막아서면 마치 수백 년 묵은 나무가 자신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니까. 탱커 능력을 활성화해 3미터 남짓 정도로 체격이 커졌는데도 말이다.

자신도 앞서 다른 동료들처럼 핏자국만 남긴 꼴이 될 터였다. 그렇게 생각하자 절로 들어 올린 양팔의 힘이 빠지면서 저절로 눈이 감겼다. 그렇게 모든 것을 포기한 순간.

“Never Give Up!”

그 말과 함께. 커다란 빛이 짐을 둘러쌌다. 그러자 알 수 없는 고양 감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치밀어 올랐다. 그 기분을 음미할 새도 없이 촉수가 얼굴로 떨어지고 있었다.

“크윽.”

짐은 양팔을 들어 막으려다가 그대로 촉수를 움켜쥐었다. 자신이 어떻게 이런 힘이 생겨났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대로 몬스터의 공격을 받아냈다. 데미지가 땅을 딛고 있는 발끝에서부터 타고 올라왔다. 다시 한 번 울컥하고 피를 쏟아냈다. 내상을 입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공격을 받기 전보다 훨씬 견딜만했다.

물론, 그 견딜만하다는 이야기도.

사선을 향해 돌질할 정도의 치명상이 멈추고 중상이 되었을 뿐이었지만.

“짐!”

소피의 비명 같은 외침으로 자신을 불렀다.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기적 같은 힘이 솟아나서 이번 공격은 막아냈지만. 다음 공격까지 버틸 자신은 없었다.

“도망쳐!”

몬스터는 자신의 촉수가 붙잡힌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반대편 촉수를 휘둘렀다. 그 공격이 노리는 건 짐이 아니었다. 몬스터는 자신의 촉수를 잡고 간신히 버티고 있는 짐을 노릴 필요가 없다는 듯. 그 뒤쪽에 주저앉은 소피를 노렸다. 안되라고 외칠 틈도 없어 눈만 부릅떴다. 그때 시커먼 그림자가 하늘에서 내려와 촉수에 짓눌리기 전에 소피를 가로챘다.

“이런. 그런 흉측한 걸로 레이디를 노리다니. 너무 몰상식하잖아?”

그림자는 농담을 던졌다. 소피를 품에 안은 채 유유히 하늘에 떠 있는 중에 말이다. 짐은 그림자를 보는 순간 그 정체를 눈치챘다. 색깔은 다르지만. 시커먼 갑옷을 걸친듯한 그 그림자의 모습을 짐은 익히 알고 있었다.

예거아머. 그리고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예거아머를 입을 수 있는 단 한 명의 남자는 바로. 알렉스 루엘이었다.

“알렉스!”

그때 하늘에서 알렉스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낸 사람은 알렉스의 옆을 지나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그리고는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착지해 짐의 옆에 섰다. 출동 전에 주의하라 브리핑받은 동양인 도퍼였다.

“역시 그 예거 아머의 비행로켓은 탐나는데요. 자유자재로 날아다니고요.”

“그보다 우선 여기에서 벗어나죠. 이대로는 제대로 상대도 하기 힘듭니다.”

“그건 그런데. 설마 제가 이 시커먼 사내를 옮겨야 하나요?”

“물론이죠. 레이디를 안고 여기저기 뛰어다닐 수는 없잖아요.”

그 동양인은 짐이 모르는 언어로 알렉스와 대화하더니. 투덜댄 후에 짐을 잡았다.

“무, 무슨 짓이야?!”

짐이 저항해보려고 했지만. 상대는 거대한 산처럼 끄덕하지 않았다. 짐은 소피에게 영화에서 들은듯한 느끼한 대사를 천연덕스럽게 하면서 몬스터의 주의를 끌고 있는 알렉스를 불렀다.

“미스터 루엘. 뭐 하는 겁니까?”

알렉스는 당황해 하고 있는 짐을 향해 빙긋 웃어 보였다.

“일단, 도망쳐야죠!”

*****

S급 몬스터로부터 열 블록 가까이 떨어진 다음. 강현과 알렉스는 도망을 멈췄다. 소피는 알렉스가 내려주자마자. 처음에는 괜찮은 듯 보이다가 그대로 드러누워 버렸다. 소피는 짐을 치료하려고 했지만. 이미 여러 차례 전력을 다해 힐을 쓴 탓인지. 제대로 된 치료가 불가능했다. 소피는 눈물이 터져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고 알렉스를 불렀다.

“미스터 루엘. 짐을 다른 힐러한테 데려가야 해요.”

“오. 소피 여기에서 아니 뉴욕에서 이 분보다 뛰어난 힐러는 없는데 부탁하지 그래요?”

알렉스는 능글맞게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뒤쪽에 있는 강현을 엄지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강현은 몬스터 레이더를 통해서 S급 몬스터와 다른 몬스터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소피는 황급히 강현에게 다가가서 손짓 발짓해가면서 짐의 치료를 부탁했다. 강현은 “힐”이라는 말을 알아듣고, 아차차 라고 연신 외치면서 짐에게 가서 힐을 걸어줬다.

“어때? 짐?”

소피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짐을 내려다봤다. 신음을 흘리던 짐은 강현이 보낸 힐에 금방 눈을 번쩍 떴다.

“이 기운은…?”

“짐. 이제 괜찮아?”

소피가 물었지만. 회복한 짐은 벌떡 일어나서 강현에게 물었다.

“아까도 치료해주셨죠? 힐외에도 뭔가 특이한 기운이 느껴지던데.”

짐의 말을 못 알아들은 강현이 알렉스를 쳐다봤다.

“알렉스님. 뭐라고 하는 거죠?”

“아까 구해낼 때 강현님이 힐 해주신 거 맞느냐고 물어보네요. 그리고 힐 말고도 다른 버프 하셨나요? 아까 다현 씨에게 걸었던 것처럼요.”

“물론이죠. 아무리 회복해도 그 상황에서는 너무 위험했거든요.”

알렉스의 말에 강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강현이 하던 말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짐은 허리를 90도로 꺾어 인사를 했다.

“덕분에 몇 번이나 목숨을 구했습니다.”

“짐. 무슨 소리야?”

평소 짐이 누군가에게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본 적 없는 소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짐의 너무 정중한 태도에 좀 더 으스대도 좋으련만 마땅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던 강현은 쓴웃음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You're welcome.”

한국의 주입식 영어교육의 폐해였다. 하지만. 짐은 겸손한 강현의 모습에 다시 한 번 감격한 눈빛으로 강현을 쳐다봤다. 그 눈빛이 부담스러웠던 강현은 다시 S급 몬스터에게 눈길을 돌렸다.

“그보다. 알렉스. 전에 S급 몬스터 코어 가지고 있었댔죠? 그럼 저 괴물같은 S급 몬스터도 잡은 거죠?”

============================ 작품 후기 ============================

2015년이 시작한지 꽤 지났는데 이제야 인사드립니다.ㅠㅠ

휴재를 하면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후기를 보고 계실 독자여러분들을 생각하면서  힘냈습니다. 덕분에 겨우 휴재를 마치고 연재를 재개할 수 있게 되었네요.ㅠㅠ

독자 여러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 말을 얼마나 하고 싶었는지 몰라요;ㅁ;)

PS.휴재하면서 16장을 쪼개서 두개장으로 나누는 수정.

JS온라인내의 강현 무기 설정변경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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