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4화 (205/217)

Chapter 7 대륙정복전쟁 (3)

크라베는 부관을 향해 손을 내저었다. 부관이 다시 군례를 취하고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 할 일이 더 많아졌다. 이젠 일분일초가 아까운 상황이었다.

부관이 나가자 크라베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품에서 서류 한 장을 꺼냈다.

"흐음. 대체 문두스가 우리를 도와주는 이유가 뭘까?"

이제 문두스는 상류 계층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정확한 정보력을 가지고 전 대륙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으니 모르는 게 이상한 일이었다.

문두스의 정보력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자들이 바로 힘 좀 있다는 상류 계층이었으니 말이다.

크라베는 문두스로부터 매일 정보를 받았다. 그 방식이 워낙 은밀해서 근원을 캐낼 수가 없었다. 어떨 때는 식사와 함께 주기도 했고, 또 어떨 때는 집무를 보는 책상 위에 놓여 있을 때도 있었다.

또 가끔은 전령을 통해 전달하기도 했는데, 그 전령조차 자신이 뭘 배달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했다.

실로 혀를 내두를 정도로 교묘하고 은밀했다. 그래서 크라베는 그들의 뒤를 캐는 걸 포기한 지 오래였다.

어쨌든 문두스의 정보는 메르츠 왕국에 큰 도움이 되었으니 말이다.

크라베는 잡념을 털어 내고 품에서 꺼낸 정보 서류에 집중했다. 이 정보를 잘 파악해야 다음 작전을 수행하기가 편해진다.

현재 메르츠 왕국과 크란 제국의 전장은 대부분 마티의 영역 안에 있었다. 더구나 수뇌부의 위치는 완벽하게 영역에 포함되었다.

그렇기에 바인도 아주 정확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었고, 그걸 제대로 가공한 정보를 크라베에게 수시로 전달해 주었다.

"흐음. 군 배치도라…… 새삼스럽지만 정말 대단하군."

대체 이런 정보를 어떻게 얻었을지 상상도 가지 않았다. 서류에는 현재 크란 제국군의 기간트 부대가 어디에 머무르는지, 또 어떤 상태인지, 언제 정찰을 하는지까지 그림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걸 보면 기습 경로를 짜는 건 일도 아니었다. 더구나 아모르를 이용하면 훨씬 빠르고 강력한 타격을 줄 수 있으니 더 많은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럼 기습 경로를 짜 볼까?"

크라베의 머리가 팽팽 돌아갔다. 일단 아모르가 300기나 있으니 각각 100기씩 나눠서 운용하기로 했다.

세 군데의 침투로를 정하고, 세 군데의 도주로를 정해야만 한다. 그래야 안전하게 기습 부대를 지속해서 운용할 수가 있다.

아모르는 현재 메르츠 왕국군의 최고 전력이었다. 아모르는 최대한 잃지 않도록 조심해서 운용해야만 했다. 그래야 더 오랫동안 시간을 끌 수 있었다.

'일단 대륙 전역에서 지원군이 도착하기만 하면…… 반전을 노릴 수도 있다.'

크라베가 최종적으로 노리는 점은 그것이었다. 전력을 잔뜩 모아 크란 제국에 반격을 가하는 것 말이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메르츠 왕국 발전의 토대를 만들 수도 있지 않겠는가.

크라베는 그런 희망을 품으며 크란 제국군의 전력 배치도를 뚫어져라 살펴봤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