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01화 (202/217)

Chapter 6 섬광의 창 (3)

테오스는 중앙 유적 로비에 누워 있었다. 왕궁에 떨어져 바닥과 충돌한 순간 중앙 유적이 스스로 움직여 테오스를 받아들인 것이다.

아니, 더 정확히는 테오스와 일체화를 이룬 제론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제론은 깨어나지 못했다. 빛무리와 충돌하며 받은 충격이 너무 엄청나서 온몸이 거의 부서진 거나 다름없는 상태가 되었다.

심장의 마나링도 몽땅 파괴되었고, 아랫배의 마나도 싹 증발해 버렸다.

테오스의 상태도 만만치 않았다.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외관이 망가진 것은 물론이고 내부 기관도 심각하게 부서졌다.

그런 상태인데도 테오스는 아공간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사실 테오스의 아공간은 수복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저 안에 들어가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 게 가능했다.

보통 이런 때 자동으로 아공간에 들어가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라이더가 심각하게 다친 상황이었다. 게다가 정신을 잃었다.

테오스는 라이더를 보호하기 위해 돌아가지 않고 남았다. 자신의 몸으로 라이더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현재 테오스의 모든 기능은 정지된 상태였다. 남은 모든 여력은 라이더인 제론에게로 향해 있었다. 끊임없이 에너지를 흘려보내 제론의 몸을 회복시키려 애쓰는 중이었다.

하지만 둘 다 워낙 심각하게 망가진 상태라 거의 효과가 없었다. 물론 그 덕분에 제론의 생명이 끊어지지 않았다. 제론과 테오스는 기적처럼 죽음을 이겨 내는 중이었다.

우우우웅!

유적이 나직이 울었다. 로비의 벽 전체에 기이한 문양이 나타나 빛났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유적은 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죽어 가는 제론과 테오스를 그냥 내버려 뒀다.

그렇게 제론은 죽음을 상대로 치열한 싸움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대륙 정세는 급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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