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6화 (167/217)

Chapter 5 헥서 왕국의 공격 (4)

슈피겔은 분통을 터트렸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두려움에 떨었다.

적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기간트가 있음을 확인했다. 그것은 새로운 형태의 발굴형 기간트가 분명했다.

그 위력은 정말로 무시무시했다. 혼자 난입해 수십 기의 기간트를 순식간에 썰어 버렸다. 게다가 그 멀리서 빛의 화살을 날려 기간트를 하나하나 무력화시켰다.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기간트 아닌가.

그나마 다행인 점은 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 보아하니 2기가 전부인 듯했다. 그게 아니라면 기습의 규모가 훨씬 커졌을 것이고,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났을 테니까.

"후우, 피곤하군."

슈피겔은 눈두덩을 꾹꾹 눌렀다. 피로가 갑자기 몰려왔다. 그것은 비단 지금 벌어진 습격 때문만은 아니었다. 앞으로 이런 습격이 몇 번이나 더 있을지 모른다. 그게 지금 입은 피해보다 훨씬 큰 문제였다.

"치가 떨리는군."

조금 전 난데없이 등장해 아군 기간트를 무너뜨린 새까만 기간트의 움직임을 떠올린 슈피겔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두려웠다. 그 기간트를 상대로 싸울 자신이 없었다.

슈피겔은 헥서 왕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뛰어난 기간트 라이더였다.

그렇기에 붉은 학살자를 상대로도 싸워 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주변 기사들의 도움을 좀 받아야겠지만 말이다.

한데 그 검은 기간트는 아예 상대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아무리 주변 도움을 받는다 하더라도 순식간에 나가떨어질 게 분명했다.

"기간트의 성능 자체가 달라."

어쩌면 기간트 문제가 아니라 라이더 문제일 수도 있지만 슈피겔은 억지로 그렇게 생각했다. 만일 그게 기간트 문제가 아니라 라이더의 실력 문제라면 자괴감이 더 커질 테니까 말이다.

어쨌든 지금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슈피겔은 주위를 둘러봤다.

다들 쉬지 못하고 한껏 긴장한 상태로 경계에 여념이 없었다. 강제로라도 쉬게 해야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슈피겔도 경계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무방비한 상태로 그런 강력한 기간트의 습격을 받으면 제대로 싸워 보지도 못하고 무너질 공산이 컸다. 그것만큼은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하이쓰 산맥을 완전히 넘기 전까지는 이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산맥을 넘고 난 다음에는 평지가 계속되니 빠르게 이동이 가능할 것이다. 또 경계를 하기에도 더 편하고 말이다.

슈피겔은 고개를 저으며 나직이 한숨을 흘렸다. 피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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