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2화 (123/217)

Chapter 2 크란 제국으로 (1)

테페룸 광산을 끝으로 란체 왕국에서의 일정이 모두 끝났다. 미리 정보를 구한 유적은 다 찾았고, 수도 유적을 얻으면서 충분한 마티를 얻었으니 란체 왕국에서는 더 있을 필요가 없었다.

제론은 곧장 다른 왕국으로 넘어갔다. 아직도 남은 왕국은 많았고, 찾아야 할 유적은 더 많았다.

그렇게 제론이 다른 왕국으로 넘어가 다른 유적을 한창 찾아다니고 있을 때, 란체 왕국의 분위기가 점점 변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개소리야!"

란체 왕국의 3왕자는 티타임을 즐기다 말고 벌떡 일어나 외쳤다.

그 소동에 테라스 밖에서 지키던 호위 기사와 시종이 후다닥 달려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저, 전하! 괜찮으십니까?"

두 사람이 당황한 얼굴로 물었지만 3왕자는 그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찻잔만 뚫어져라 노려봤다.

찻잔 바닥에는 암호로 된 보고서가 있었다. 한데 그 내용이 3왕자 입장에서는 기가 막혔다.

새로운 테페룸 광산을 개발하는 데 문제가 생겼다는 보고였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얘기인가. 대체 지금까지 자신이 왜 이들과 손을 잡고 일을 벌였는데, 이제 와서 이따위 소리를 하면 어쩌잔 말인가.

3왕자는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허탈했다. 그는 호위 기사와 시종을 돌아보지도 않고 손을 내저었다.

"됐다. 아무 일 아니니 그만 물러가라."

"하지만 전하……."

"됐다고 하지 않느냐!"

3왕자의 서슬에 호위 기사와 시종이 찔끔해서 다급히 물러갔다.

홀로 남은 3왕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찻잔 바닥에 쓰인 암호를 읽고 또 읽었다. 하지만 아무리 읽어도 그 내용이 달라질 리 없었다.

'대체 이제 뭘 어쩌지?'

3왕자는 혼란에 빠졌다. 테페룸 광산이 자신의 것이 될 거라고 여겨 지금까지 그들이 하는 일을 묵인해 왔다. 아니, 도와줬다. 한데 이제 와서 이러면 원래의 광산은 대체 어떻게 된단 말인가.

'젠장. 이러다가 우리 왕국 자체가 절단 나는 거 아냐?'

3왕자는 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가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광산에 있는 블랙스피어 기사단을 철수시킬 수도 없었다.

광산의 블랙스피어 기사단을 자신의 사람으로 채워 넣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데 왜 그걸 원래대로 되돌린단 말인가.

하지만 이대로 그냥 두면 테페룸 광산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르니 그건 그것대로 두려웠다.

두 가지 상반된 일이 충돌하니 극심한 혼란이 찾아왔다. 3왕자는 비틀거리며 다시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지 골몰했다.

물론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내릴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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