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4
& 후일담 (4)
세인은 번우드가 글리터로 보낸 초청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예식장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초대장이 없는 사람들은 백색 성의 성벽 안으로 출입이 불가능했다.
성벽에는 워낙 많은 사람이 모여 붐비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는 일행이라도 손을 놓치면 서로 찾지 못하고 생이별을 해야 할 판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홀몸인 세인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주위를 감상하며 천천히 돌아다녔다.
유리를 깎아 만든 거대한 백조 같은 것도 보이고 얼음으로 만든 분수대도 있었다.
그래서 눈요기할 것은 많았다.
물론 쟁반을 들고 다니는 하인들이 건네주는 음식이나 술도 훌륭했다.
식을 올릴 곳을 향해 걷던 세인이 잠시 멈춰 섰다.
한 남자의 등을 보았기 때문이다.
남자는 뭔가를 바라보고 있다가 세인이 옆에 서서야 세인의 존재를 깨달았다.
“참 신기하죠?”
“뭐가요?”
세인의 되묻자 남자가 답했다.
“두 개는 누구의 자리인지 알겠는데, 나머지 한자리가 의문이란 말이죠. 번우드에 세 명의 주인이라.”
빌헬름의 시선을 따라 앞을 보자 세 개의 왕좌가 보였다.
아주 오래전에 비비안과 코다로가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
그걸 본 세인은 전에 번우드에 당신의 자리를 만들어 놓았다고 말한 그들이 생각났다.
“아.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빌헬름이라고 합니다.”
“저는 세인입니다.”
악수를 한 둘은 나란히 서서 세 개의 왕좌를 감상했다.
“세 번째가 자식을 의미하는 거라면 더 이상합니다. 왜냐하면 이 조각상이 만들어진 연도가 아주 오래전이거든요. 그때는 서로 혼담이 오가지 않았을 텐데, 설마 그때부터 오늘을 예견한 걸까요?”
“그럴지도요.”
세인은 빌헬름의 말을 들으며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왕좌였을 자리에 계속 시선을 던졌다.
“어쨌든 저기에 두 분의 아이가 앉았으면 좋겠네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그리고 꼭 그렇게 될 겁니다.”
* * *
결혼식은 아주 소박하고 파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코다로의 성격상 지루한 식순을 많이 단축한 것 같았다.
식이 시작된 지 불과 30분 만에 붉은 옷을 입은 코다로가 나타났다.
그리고 채 십 분이 지나지 않아 비비안이 모습을 드러냈다.
은으로 장식된 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는 비비안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하지만 참석한 인사들은 신부의 자태보다도 너무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전개되는 결혼식에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평민의 결혼식도 아니고, 이렇게 빨리 진행되니까 그들이 당혹스러워하는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세인은 상관없었다.
그는 시종일관 미소를 지우지 못하고 있었다.
세인은 비비안의 머리 위에 있는 아름다운 왕관을 보고 웃음을 지었다.
햇살에 반짝이는 그녀의 왕관은 빛의 세례처럼 보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코다로도 그렇고 비비안도 아주 행복한 표정이란 것이다.
티격태격하지만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다.
둘이 손을 맞잡고 서 있는 것을 보니 마음이 매우 흡족했다.
주례의 축복이 끝나고 코다로와 비비안은 하객들 쪽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덕담을 나누었다.
그때 문득 비비안의 눈에 세인이 들어왔다.
“….”
그녀는 갑자기 마음 한구석이 찡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왜일까?
가슴이 격동하는 까닭은 오늘이 그녀에게 있어 아주 소중한 날이기 때문일까?
그때 비비안의 입술이 마법처럼 열렸다.
“나는….”
사람들을 향해 웃어주고 있던 코다로는 비비안의 말에 그녀를 바라보았다.
비비안은 지금 감정이 벅차오르는지 눈가에 눈물을 보이고 있었다.
코다로는 그런 상태로 하는 말이 자신에게 하는 말인 줄 알고 착각을 해버렸다.
그런데 그건 비비안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나는 지금, 아주 행복해요.”
“비비안?”
비비안은 옆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코다로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그녀의 시선은 줄곧 세인을 떠나지 못했다.
그녀는 두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밝게 웃었다.
그녀 본인도 이유는 모르지만,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당신도 그런가요?”
코다로는 비비안의 모습에 당혹해하며 중얼거리듯 답했다.
“아, 예…. 당연히 그렇지요.”
그때 비비안이 코다로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아주 밝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우리가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코다로는 정색을 했다.
그리고 그녀의 소원에 대답해 주었다.
“물론입니다.”
꽃다발이 하늘로 떠오르고, 비비안과 코다로는 입맞춤을 나누었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그렇지만 세인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크게 손뼉을 쳤다.
그는 활짝 웃으며 사람들과 함께 비비안과 코다로의 이름을 소리 높여 불렀다.
그리고 행복을 빌어 주었다.
진심으로 말이다.
* * *
식이 끝난 후에는 성대한 피로연이 이어졌다.
평소라면 구경도 하기 힘든 진미들이 사방에 깔려 있었고, 감미로운 공간을 가득 채웠다.
유명인사들은 사교의 장에서 서로를 소개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세인은 몰려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조세핀과 월터를 발견했지만 그들의 앞에 멈춰서지 않았다.
마치 바람처럼 그들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거물들의 모임에 그가 낄 자리는 없었고, 끼어들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술은 이미 충분히 마셨기 때문에 세인은 하인이 주는 술잔을 거부했다.
그는 연회장을 떠나 코다로의 전시 영역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꽤 심오하고 충격적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날개가 여러 개 달린 거위.
나체로 춤추는 조각상.
말을 조각해 놓고, 백합을 꽂아 넣은 작품도 있었다.
조각상 다음은 그림을 전시한 영역이 펼쳐졌다.
세인은 여전히 난해한 그림들을 감상하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가 마지막 그림 앞에서 그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그 그림이 마음에 드시오?”
세인이 뒤를 돌아보니 술에 약간 취한 코다로가 보였다.
벌겋게 얼굴이 달아오른 코다로는 세인의 대답을 듣지 않고 그의 옆에 나란히 섰다.
“나도 마음에 들어 하는 그림이지. 미완성인데도 자꾸 마음이 가서 말이지.”
약간 취했다는 말은 취소해야만 하겠다.
세인의 생각보다 많이 취한 듯 코다로는 약간 비틀거렸다.
그리고 과장된 몸짓을 해 보였다.
아마 주는 대로 다 받아 마신 것 같았다.
피로연은 며칠 동안 계속될 텐데 벌써 이러면 곤란하다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
“저도 이 그림이 마음에 듭니다.”
“오, 역시. 사람 눈은 다 똑같아. 그렇죠?”
평소에 세인을 알던 사람이라면 그림을 보자마자 대번에 ‘아.’하고 깨달았을 것이다.
그림 속에 있는 것은 흩날리는 눈발 속의 세인이었다.
얼굴이 미완성이었지만, 옷차림과 분위기가 완전히 똑같았다.
그의 분위기 그리고 이미지.
무엇보다도 펑펑 내리는 눈 속에서 쓸쓸하게 서 있는 모습이.
이 그림을 그렸던 코다로의 당시 심정을 말해 주었다.
오늘 세인은 예기치 못한 선물을 받아보게 되었다.
그것은 코다로가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던 그의 모습이었다.
세인의 마음을 더욱 울린 것은 그림의 하단에 쓰여 있는 제목이었다.
그 제목은 과거에 세인을 기억하던 코다로가 직접 지은 것이었다.
「나의 친구.」
세인은 그림과 제목을 번갈아 보았다.
그러다가 코다로가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코다로는 세인을 보며 기억을 더듬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헛수고였다.
그가 세인을 기억해 낼 수 있을 리가 없다.
세인은 그런 그에게 굳이 혼동을 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헤어져도 될까? 그건 그에게 너무 미안한 짓이 아닐까?
세인은 얼굴을 찡그렸다가 풀기를 반복하던 코다로를 눈에 담았다.
그는 잔뜩 취해 있었다.
그러니 흔히 하는 덕담 정도로만 느껴지도록, 이 정도 말은 해도 되지 않을까?
“저는 이 그림이 마음에 무척 듭니다. 제게 이런 그림을 보여줘서 감사해요.”
세인은 코다로에게 웃어 보였다.
“또 다른 저의 친구를 행복하게 해주세요. 물론 당신도 행복하길 바랍니다. 그게 나의 바람입니다.”
그리고 세인은 석상처럼 굳어져 있는 코다로에게서 등을 돌리며 중얼거렸다.
“안녕, 나의 소중한 친구.”
못 박힌 듯 서 있는 코다로는 등을 돌린 세인을 보며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점점 멀어지는 세인을 붙잡을 수가 없었다.
그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 * *
「 잘 지내고 계시는지요?
저는 과거에 잠시 당신과 마주쳤던, 당신이 기억 못 하는 사람입니다.
당신의 치열한 삶 속에서 저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그리 슬프지는 않습니다.
저에 대한 기억보다 당신이 가진 삶이.
당신의 가족이 훨씬 중요한 의미라는 것에 동의하기 때문입니다.
과일나무를 기르고 있는데 사과가 탐스럽게 열렸기에 조금 보내 봅니다.
자녀분과 함께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웃는 일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그런 당신의 웃음이, 당신 가정의 울타리를 넘어.
성벽 안의 영지민을 가득 채우고, 그 영지민의 웃음이 영원히 만발하기를 바라봅니다.
친애하는 빈센트에게.
언제나 당신이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라는 사람이. 」
글리터로 돌아온 세인은 평화로운 날을 보냈다.
탑도 점점 늘려나갔다.
그중 하나는 아예 도서관으로 개조해 버렸다.
세리스는 뭔가를 열심히 쓰고 있는 세인에게 물어보았다.
“뭐 하세요?”
“빈센트에게 보낼 편지를 쓰고 있어. 사과나무에서 재미 좀 봤거든. 좀 보내줄까 해. 아이들도 쑥쑥 큰다던데, 나눠 먹었으면 좋겠어.”
편지를 훔쳐보려던 세리스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세인에게 다가가기 전에 마플이 그녀를 불렀기 때문이다.
마플은 주방장들을 다 놔두고 엄마에게 음식을 해달라고 성화였다.
멜라니는 그런 마플을 보며 종종 그녀의 건망증을 걱정하곤 했다.
왜 뜨거운 맛을 보고도 마플은 자꾸 세리스의 음식을 찾는 걸까?
고통을 즐기지 않는 이상 세리스에게 요리를 부탁할 리가 없는데 말이다.
멜라니는 마플이 이상한 애라는 것을 그때부터 인지하기 시작했다.
“엄마! 맛없어. 너무 맛이 없다고.”
마플이 생떼를 부리면 세리스는 근엄한 표정으로 이렇게 이야기하곤 했다.
“마플. 테이블 다리는 발로 차지 마라. 넌 누군가를 위해 저렇게 성실하게 서 있었던 적이 있었니? 매일 배부르게 놀고먹는 주제에 말이야. 엄마가 없는 시간 쪼개서 맛있는 거 해주면 고맙다고 말해야지! 재료의 자존감을 살린 훌륭한 음식이야!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어!”
어린아이에게 인간성을 강조하는 세리스 앞에서 마플이 짜증을 부렸다.
“히잉! 너무 맛없어”
그러면서도 마플은 세리스가 해준 음식을 싹싹 비웠다.
“네가 해달라고 그랬잖아.”
세이지 미트 롤리팝 스튜를 남김없이 먹는 마플을 보며 세리스가 사악하게 웃었다.
아비게일의 표현대로 세리스는 정말 악마 같은 여자였다.
세리스는 음식을 다 먹은 마플을 껴안고 등을 토닥여 주었다.
그러자 세리스의 어깨 위에서 마플이 작은 트림을 했다.
“어이구. 이 예쁜 것.”
마플의 작은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추는 세리스를 보면, 과거에 그녀가 아이들을 포기하고 자살하려던 생각은 너무 과장되었던 것이었다.
분명 그건 그녀의 본심이 아니었을 것이다.
적어도 지금의 모녀를 지켜보는 세인은 그렇게 생각했다.
이렇게 마플이 자라나면서 귀여움을 독차지할 동안, 멜라니는 제왕학을 배우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을 보냈다.
그녀는 쉬는 시간을 에스와 같이 보내는 편이었다.
에스는 항상 다정하게 멜라니를 대해주었다.
세리스는 멜라니가 가족보다 에스와 더 시간을 보내는 게 조금.
아주 조금 빈정 상했지만, 대놓고 뭐라고 말하진 않았다.
그녀가 보기에도 멜라니에게는 친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물론 왕이 될 사람에게 진정한 친구가 성립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멜라니의 입김으로 인해 에스는 아비게일의 제자가 되었다.
즉 마법사가 된 것이다.
물론 마법사가 된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어느 날 아침, 에스는 아비게일에게 질문을 던졌다.
“스승님. 왜 덜덜 떨고 계시는 거예요? 추우세요?”
“아침에 여기로 올 때 인도 블록을 짝수로 밟아서 끝내야 했는데, 그만 마지막에 홀수로 밟아 버렸어. 어쩌지?”
안절부절못하는 아비게일 앞에서 에스는 약간 멍한 표정으로 다시 물어보았다.
“예? 그게 그렇게 마음에 걸리신다면, 다시 가서 홀수로 밟고 오시면 되잖아요?”
그러자 아비게일은 에스가 지금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이며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이 법칙은 아침에 단 한 번만 유효하다고. 대체 왜 그걸 모르는 거야….”
그때 에스는 처음으로 자신의 스승에게 하자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사실을 느껴버리고야 말았다.
이렇듯 타인의 호의가 항상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었다.
* * *
북부 전체가 그렇지만 글리터와 번우드는 정말 눈부시게 발전했다.
부부가 된 비비안과 코다로는 선정을 펼쳤고, 종족을 넘어선 존경을 받게 되었다.
트리엔에 있는 미스틸 테인은 그곳의 공주와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그리고 쌍둥이를 보았다.
레드는 젠과 젬을 아내로 두고 야만인들의 믿음과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가이더의 경우 다시 월터가 조세핀의 뒤통수를 쳤다.
즉위식 바로 하루 전날, 또 가출해버린 것이다.
망연자실한 조세핀은 이렇게 중얼거렸다.
“평소에 제가 아들 교육을 이렇게 엉망으로 시키진 않은 것 같은데, 역사에 남을 치부 같은 일이 자꾸 발생하네요.”
신하들도 그렇지만 덩컨이 유독 크게 헛기침을 터트렸다.
“아무리 정성을 들여 키워도 어찌 자식이 부모 마음에 쏙 들겠습니까. 너무 우려하지 마십시오. 때가 되면 돌아오실 겁니다.”
사실 월터의 가출을 도와준 것은 덩컨이었다.
조세핀 때문에 가이더가 행복에 빠져 있는 지금, 굳이 젊은 왕의 즉위를 서두를 이유는 없었다.
이건 월터, 본인도 동의한 일이다.
그동안 월터는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조세핀과 자신 중에 누가 가이더의 책임자로서 어울리는지를 말이다.
그 결론이 또 한 번의 가출을 부추겨버린 것이었다.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었는지, 전처럼 국외로 빠져나가진 않았다.
그는 아레이즈로 가서 빈센트의 곁에 자리 잡았다.
그러면서 빈센트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그의 아이들과 어울려 놀아주었다.
월터의 마음은 어머니의 바람을 배신하고 왕위를 포기하겠다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굳이 지금의 가이더가 불완전성을 떠안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빈센트는 처음에 월터를 굉장히 부담스러워 하다가, 결국 가깝게 지내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멀리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애들은 삼촌이 생겼다고 참 좋아했다.
그리고 어느 날 빈센트는 편지와 선물을 받아보게 되었다.
세인이라는 남자에게서 온 편지였다.
그날 저녁 식탁에 탐스러운 사과가 잔뜩 올랐다.
빈센트는 물론이고 월터도 그것을 나누어 먹었다.
사과를 한입 베어 문 월터는 놀라운 얼굴을 했다.
“이거 굉장히 맛있군요.”
거기에 동의한다는 듯 빈센트 내외와 아이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바구니 안의 사과는 빠른 속도로 동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