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1
& 나탈리 (4)
나탈리는 그날도 혼자 수프를 떠먹고 있었다.
오늘 그녀의 표정은 너무나도 딱딱하게 굳어 있어서 바위처럼 느껴졌다.
이 산마을에 올 때도 우울한 얼굴이었지만, 오늘은 그중 가장 심해 보였던 탓이다.
그녀는 수프를 반쯤 남겼다.
하지만 남은 수프에 미련을 두진 않았다.
그보다 그녀의 이목을 끄는 공간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반쯤 열린 문틈이다.
옆방으로 통하는 문틈이, 그 속에 서려 있는 그늘이 금방이라도 그녀를 빨아들일 듯 입을 벌리고 있었다.
나탈리는 거기에 홀린 듯이 일어났다.
그리고 비틀거리며 걸어갔다.
오늘은 유혹에 저항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걸 깨달았다.
나탈리는 방문을 열었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쾅.
거칠게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며 나탈리가 사라졌다.
그리고 침묵이 이어졌다.
싸늘한 문고리.
정적이 깔린 나탈리의 집 안은 매우 조용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처음에는 약했지만, 점점 거칠어지는 그 노크 소리는 나중에 쾅쾅거리는 소리가 되었다.
무례할 정도로 현관문을 주먹으로 두들기고 있다.
덜컹.
옆방의 문이 열린 것도 그때였다.
나탈리는 의아한 표정으로 다시 방문을 닫았다.
그리고 현관 쪽으로 걸어가 말했다.
“누구세요?”
“문 좀 열어 주시겠어요?”
“이봐요. 지금은 방해받고 싶지 않아요.”
“부탁입니다.”
결국 아름다운 목소리에 못 이긴 나탈리가 현관문을 잡았다.
그리고 천천히 문을 움직이니 밖에 서 있는 두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두 여자의 정체는 세리스와 멜라니였다.
나탈리는 두 여자의 위아래를 노골적으로 훑어본 후,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집을 잘못 찾아오신 것 아닌가요?”
그러면서 문을 다시 닫으려고 하는데 세리스보다 멜라니가 먼저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닫히려는 문을 잡았다.
나탈리의 노안을 똑바로 올려다보는 멜라니는 당돌할 정도로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배가 고프고 목이 말라서 그런데 잠시 쉬어갈 수 있을까요?”
나탈리가 잠시 망설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세리스와 멜라니는 범상치 않은 신분으로 보였다.
그런 이들이 배가 고프고 목이 말라서 문을 두들겼다고?
말도 안 된다.
그렇다면 이들은 누굴까?
왜 자신의 집에 들어왔는가?
그런 의문은 그녀가 집 내부로 둘을 안내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매우 추운 곳에서 사시는군요.”
세리스의 말을 들은 나탈리는 벽난로에 장작을 던져 넣었다.
불씨는 금방 살아났지만, 방안을 따듯하게 덥히려면 한참이 걸릴 것이었다.
세리스는 나탈리가 먹을 것까지 내오자 옅은 미소까지 지었다.
그녀는 이미 살짝 열려있는 옆방을 곁눈질까지 한 마당이다.
“정신적인 여유가 없을 텐데 이런 배려까지 해주시다니. 자상한 분이시군요.”
그 말이 나탈리의 누그러지려는 경계심을 다시 곤두세우게 했다.
“당신들은 누구죠? 무슨 목적으로 여기에 온 거예요?”
더 따져 물으려던 나탈리의 앞에 나선 것은 멜라니였다.
“저는 글리터의 작은 주인인 멜라니입니다.”
상상 이상의 신분을 가진 멜라니를 앞에 두고 있으면서도 나탈리의 표정에는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수분이 빠져나가 버린 가뭄의 대지를 연상케 했다.
그 반응에 멜라니가 당황할 정도다.
하지만 그녀는 말을 계속했다.
아니 계속하려 했다.
하지만 나탈리의 반응을 지켜본 세리스가 안 되겠다 싶었는지 앞으로 나섰다.
그녀로서는 효과적인 말을 던져야겠다 싶었다.
“곧 드레퓨스와 전쟁을 할 겁니다.”
나탈리가 건조하게 웃었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죠? 이제 와선 아무런 상관도 없어요.”
“당신 아들은 드레퓨스의 인물에게 죽었습니다. 살인자의 신분을 밝힐 수는 없지만, 꽤 높은 사람이에요.”
그때 처음으로 나탈리의 미간에 변화가 일어났다.
양 눈썹을 좁히는 나탈리 앞에서 세리스는 말을 계속했다.
“트리엔에서는 정확한 설명을 해주지 않았겠죠? 당연히 그럴 거예요. 아무리 친족이라도 공개할 수 없는 내용이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직접 왔습니다. 당신 아들을 살해한 자는 죽었어요.”
“당신들은… 너무 늦었어요. 늦었다고요. 나는 이미 내 아들을 가슴에 묻었습니다.”
그러자 멜라니가 나섰다.
물론 그녀는 평소 미스틸 테인과 거리를 두려 노력했었다.
세리스도 아랫사람에게 깊은 정을 주지 말라고 충고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결국 여기에 서 있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세인의 배려였다.
모녀는 그 배려 안에서 나탈리와 함께 있었다.
그건 모두에게 있어 기회나 마찬가지였다.
세리스는 물론이고 멜라니도 돌아가는 상황을 눈치챘다.
무섭게 굳어있는 나탈리의 얼굴과 무거운 공기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려주었다.
“늦지 않았어요. 당신 아들의 이름은 미스틸 테인. 저를 지키려다가 죽었습니다. 드레퓨스가 그를 살해했죠. 그러니 꼭 봐야 하지 않겠어요?”
“무엇을요?”
멜라니가 힘을 주어 대답했다.
“당신의 아들을 죽인 드레퓨스의 종말을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군요.”
“말이 되는가. 안되는가는 결국 지켜볼 일입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것입니다. 당신은 꼭 지켜봐야 해요. 미스틸 테인이 여기에 없다 해도 그를 생각한다면 말이죠.”
나탈리는 또박또박 자기 생각을 말하는 멜라니를 내려다보았다.
멜라니는 존귀한 신분이다.
평소라면 나탈리는 멜라니 앞에 무릎을 꿇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모든 것을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정신적으로 파산한 자가 상식 같은 여유를 부릴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멜라니는 왕족의 신분으로 이곳을 방문한 것이 아니었다.
미스틸 테인의 보호를 받았던 인간으로서 이곳에 온 것이다.
“드레퓨스가 불타고, 복수에 원한이 닿는 그 미래 속에 꼭 당신이 있어야 해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제가 지금 복수심에 불탈 거로 생각하나요?”
“당신 속을 정확히 어떻게 알겠어요. 짐작할 뿐이죠. 그리고 제가 한 말이 본심이 아니더라도 지켜봐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겁니다. 당신은 미스틸 테인의 어머니잖아요.”
멜라니는 그렇게 말해서라도 나탈리를 위로하고 힘 나게 하고 싶었다.
살다 보면 허망한 신기루 같은 감정이라도 그게 버팀목이 되어줄 때가 있었다.
한 줌의 의미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슈나이더가 품었던 복수심처럼 맹목적인 적개심이, 삶의 무너진 한 축을 지탱하는 역할이 되어줄 때도 있었다.
그때 나탈리의 몸이 크게 휘청이며 곧 쓰러질 것만 같았다.
그러자 멜라니가 뛰쳐나가 비틀거리는 나탈리를 부축했다.
그리고 앙상하게 마른 나탈리의 몸을 느끼며 입술을 깨물었다.
“괜찮아요. 나는 괜찮아요. 아가씨.”
“저희와 함께 가실래요?”
멜라니의 말에 나탈리가 그제야 미소를 보였다.
“여기에서 미스틸 테인의 아버지를 만났어요. 여기는 저의 고향이에요. 제가 여길 놔두고 어디를 가겠어요?”
“하지만….”
말꼬리를 흐리는 멜라니를 바라본 나탈리가 세리스를 보았다.
세리스가 말없이 내민 손이, 마치 나탈리에게 여기를 같이 떠나자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나탈리는 그럼에도 완강히 고개를 저었다.
“아들이 혈기를 이기지 못하고 왕궁으로 간 적이 있었어요. 저는 그때 그게 아들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뒤에 그 아이가 글리터에 갔다고 했을 때 저는 기뻐했어요. 거긴 안전한 곳이라고 여겼으니까요. 하지만 거기가 아들의 운명이 끝나는 장소였을 줄이야. 전 당연히 몰랐어요. 아가씨.”
나탈리의 부름에 멜라니가 응답했다.
나탈리를 꼭 껴안은 것이다.
“미스틸 테인의 몫만큼 힘차고 튼튼하게 자라주세요. 아마 그게 그가 원하는 길이었을 것입니다. 저는 당신과 당신 어머니의 바람처럼 드레퓨스에 복수심을 불태우지 않겠습니다. 대신 당신이 훌륭히 자라고 선정을 편다는 소문이 들려올 때까지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마 미스틸 테인은 그걸 원했을 거예요. 그러니 제 수명이 허락하는 한 그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나탈리의 말을 듣는 멜라니는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눈물을 참아냈다.
아마 여기에 미스틸 테인이 있었다면 빙그레 웃었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멜라니의 참을성을 칭찬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여기에 없었다.
또 그게 바로 여기 있는 모두를 가슴 아프게 하는 이유였다.
나탈리는 그날 모녀에게 따뜻한 차를 대접했다.
그리고 억지로 밝게 웃었다.
“차를 재배하고 싶었어요. 그게 저의 오랜 꿈이었죠. 이룰 수 없다고 여겼었는데 이젠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어요.”
세리스와 멜라니가 떠나기 전 나탈리는 멜라니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신분의 차이를 생각하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 여기에서 그걸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정말 괜찮겠어요?”
“그건 전쟁을 앞둔 모든 사람이 들어야 할 말이군요.”
나탈리는 웃으며 그들을 떠나보냈다.
그녀는 세리스와 멜라니가 작은 점이 되어 사라질 때까지 집 앞을 지켰다.
그리고 다시 무표정이 되었다.
몸을 돌린 나탈리는 다시 옆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천장에 걸린 것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바닥에는 밟고 올라갈 수 있도록 작은 단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 위에 떠 있는 것은 목을 걸 수 있는 동그란 밧줄이었다.
작은 창문을 두드리는 바람 소리에 따라 그것이 미약하게 양옆으로 흔들렸다.
세리스와 멜라니가 조금만 늦게 찾아왔어도 그들은 살아있는 나탈리를 볼 수가 없었을 것이다.
모녀가 방문하고 난 후에 나탈리에게 일어난 물질적인 보상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인생과 보상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밧줄을 올려다보던 나탈리는 단 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두 팔을 높이 들어 올려 밧줄을 걷어냈다.
단에서 천천히 내려온 나탈리는 일단 한숨 자고 일어나야겠다고 생각했다.
평소보다 긴 잠이 되겠지만 일어나고 나면 기력이 회복되어 있을 것이다.
다음 일은 그때 가서 생각하자.
그게 바로 나탈리가 내린 최종 결정이었다.
나탈리는 밧줄을 바닥에 내팽개쳤고, 뚜벅뚜벅 걸어가 방을 나섰다.
곧이어 ‘쾅.’하고 방문이 닫혔다.
“….”
바닥에 남겨져 있는 밧줄.
그것은 미스틸 테인을 죽였던 뱀의 종결을 상징하는 것만 같았다.
이제 힘없이 축 늘어진 밧줄은, 다시는 인간을 유혹하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
* * *
글리터로 돌아갈 때의 분위기는 전과 약간 달랐다.
흔들리는 마차 안에서 앉아 있는 멜라니는 왜인지 한층 성숙해진 것 같다.
세인은 마차 안에서 세리스의 일기를 계속 읽었다.
가끔 세리스와 멜라니 사이에 웃음이 오가기도 했다.
삭막한 말이 오가던 과거를 생각하면 눈에 띄는 변화였다.
성으로 돌아오고 나서는 놀라운 일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 이게 대체 뭐야?”
멜라니가 말을 더듬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녀는 눈을 비비며 앞에 펼쳐진 황당한 광경을 보았다.
일단 그녀가 있는 곳은 글리터 성 내부의 넓은 공간이었다.
천장이 까마득히 높은 곳에 있고, 반짝이는 샹들리에가 보석 구름처럼 뭉쳐있는 곳이다.
거기까진 출발 전과 다름없었다.
문제는 그 안에 새로 생긴 집었었다.
하얀 울타리까지 갖춘 이층집은 매우 아름다워 보였다.
특히나 하늘을 닮은 파란 지붕이 더욱 그랬다.
잔디가 깔린 뜰과 작은 분수대까지 갖춘 집이었다.
뜰이야 그렇다 치고, 분수대의 넘치는 물은 대체 어디에서 끌어왔는지 모르겠다.
그 앞에서는 왜인지 좀 으스대는 표정인 울프크릭이 담배를 피우며 서 있었다.
“놀랍게도 내가 직접 작업에 참여했다. 난간에 난방시설까지 갖춘 집이야.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건 지하실을 못 만들었다는 것이지만, 쪼잔하게 바닥을 파내는 것을 반대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어.”
“왜 이런 짓을 한 거야? 누구 허락을 맡고?”
“짓이라니? 나는 나름 회개하는 심정으로 이 일에 참여했다는 말이야. 내 위치에서 그게 얼마나 어려운 결정이었는지 알아? 직접 삽을 들고 움직였다고. 어린 너에게 욕을 가르치는 게 아니었는데. 미안하다. 멜라니. 네 입을 걸레로 만드는 게 아니었어. 그것도 보통 걸레가 아니라 헤진 대걸레 수준으로 만들어 버렸어. 돌이켜 보면 내가 진짜 못 할 짓을 했구나 싶어.”
이게 대체 욕하는 건지. 반성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크릭은 그답지 않게 눈에 살짝 맺힌 눈물을 훔쳤다.
어린 꼬마 여자애를 욕의 구렁텅이로 자빠뜨린 것에 대한 뒤늦은 속죄였다.
그러나 멜라니는 그 앞에서 콧방귀조차 뀌지 않았다.
대신 뒤를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세인이 서 있었다.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며? 너는 자유롭게 바깥을 돌아다닐 수 없어.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야. 거역할 수 없는 네 운명이야. 하지만 전에 네가 말한 도망칠 공간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이게 말이 돼?”
따져 묻는 멜라니였지만, 정작 기분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진주목걸이보다 훨씬 실용성 있는 선물이었기 때문이다.
멜라니로서는 이 엽기적인 선물을 세리스가 허락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세리스의 허락도 없이 세인 마음대로 벌인 일이다.
물론, 거기에 토를 달 사람도 없었다.
“안에서 일할 하녀는 네가 뽑아라. 자신이 있다면 혼자 관리해도 좋겠지만, 그건 아마 힘들 거야. 거기가 바로 네가 원할 때, 언제나 내킬 때 너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이야. 가구 배치도 마음대로 해라. 이게 얼마나 생산적인 일이냐를 떠나, 나는 이런 일이 네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진행한 거야.”
“이건 놀림거리로 딱 좋아. 두고두고 사람들 입방아에 오를 거야.”
“그런 것에는 신경 쓰지 마. 그건 그런 행동을 하는 그들의 잘못이다. 여기에서 일하는 이상 하인과 하녀들은 네 품위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어. 그게 힘들다 쳐도 속병이 나는 것보다는 이런 기행이 나은 거겠지. 앞으로의 네 의무를 생각하면 이 정도의 보상은 필요해. 가출은 이제 끝이다. 멜라니.”
자기 작품을 폄하하는 듯한 말에 울프크릭이 살짝 짜증을 냈지만, 세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를 옮겨 버렸다.
화재가 발생할까 봐 걱정된다는 세리스를 끌고서 말이다.
세리스는 끌려가면서도 이렇게 중얼거렸다.
“인형의 집치고 너무 크지 않아요?”
그 말은 울프 크릭의 두 번째 화를 촉발 시켰다.
남겨진 멜라니는 어이가 없으면서도 기쁜 표정으로 자신의 집을 바라보았다.
아마 여기에 비비안이 있었다면 지금 네 기분을 알 수 있다며 어깨라도 쳐줬을지도 모르겠다.
“아. 이것 참.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멜라니는 자신의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어이가 없어서 나오는 웃음이었다.
이 집의 실용성보다도 누군가가 자신을 이해하려 해주고.
이 정도로 마음을 써줬다는 게 묘한 의미로 다가왔다.
당연히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