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 왕 마검의 주인-244화 (244/307)

# 244

& 당신이 준 선물 속에서 (4)

멜라니와 에스를 태운 마차는 여전히 천천히 움직였다.

하늘 위에 뿌려진 솜털 같은 구름보다도 느리게 움직이는 통에, 멜라니와 에스는 마차에서 내려 걷기도 했다.

그렇게 걸어도 충분히 마차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이렇게 느리게 갈 거면 왜 말이 네 마리씩이나 필요한지 모르겠어.”

에스의 손을 잡고 걷는 멜라니가 그렇게 투덜거렸지만, 그녀 입장에서도 천천히 가는 게 나쁘지만은 않았다.

돌아가면 어떤 벌이 기다리고 있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했기 때문이다.

옆의 에스가 몸을 부르르 떠는 멜라니를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세 사람과 마차가 보이는 풍경은 언제까지고 계속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갑자기 전방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언덕 너머에서 기사단이 나타난 것이다.

글리터의 깃발을 높이 들고 있는 기수와 함께 수십 마리의 말들이 달려왔다.

그리고 마차의 바로 앞이 아니라 좀 멀리 떨어진 곳에, 비스듬한 위치에서 말을 멈추었다.

이건 앞을 막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그뿐만 아니라 기사들은 세인과 시선을 마주치지도 못하고 고개를 숙인 상태를 유지했다.

그렇게 마차가 가까이 오기를 기다린 것이다.

“질리언이군.”

시간이 지나, 마부석에 앉아 있는 세인이 던진 말에 질리언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그건 잠깐이었다.

그는 다시 고개를 숙이며 정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잭의 이야기는 들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아직 생사를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세인은 참담한 심정에 휩싸여 있는 질리언의 뒤통수를 잠시 내려다보았다.

그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찾아온 이유는?”

“이미 전갈을 받긴 했습니다만, 혹시 원하시는 게 있으실까 봐 오게 되었습니다.”

아비게일은 크릭에게 들은 조언대로 더이스를 구슬렸다.

병력 운용에 대한 권한이 밤톨만큼도 없는 아비게일의 노림수였다.

“정말 이대로 아무것도 꼼짝 안 하고 있으려고요? 아무리 홀가분한 게 좋으시다지만, 수행원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멀리에서라도 말이죠. 원래 그런 건 윗사람이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아랫사람이 알아서 챙겨야 하는 법입니다. 싫다고 하면 다시 물러나면 되죠.”

귀가 얇은 더이스는 결국 아비게일의 말에 넘어가 질리언을 세인에게 보내게 되었다.

지금 세인이 원한다면 이들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었다.

시중을 들게 하든 파수꾼 역할을 맡게 하든 그의 자유였다.

기사들은 당연히 고급 인력이지만, 세인이 손발처럼 편하게 부린다고 해서 누구 하나 이의 제기할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세인은 질리언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내 뜻은 변함이 없다.”

시간을 가지겠다는 말에 질리언과 기사들은 손을 가슴에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 끝이었다.

지금 이 광경을 아비게일이 봤다면 얼마나 허무해 했을까?

떠나기 전에 그렇게 질리언에게 언질을 줬건만, 질리언은 세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칼같이 물러났다.

뒷걸음질 쳐서 거리를 둔 그들이 다시 말 위에 올라탔을 때, 세인이 지나가듯이 다시 질리언을 불렀다.

“이봐 질리언.”

질리언이 바라보자 세인이 말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네 형의 일은 유감이다.”

질리언은 세인의 얼굴을 바라보며 잭이 후회 없이 죽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방금 전에 그의 입으로 생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잭은 분명 죽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 죽음은 의미 없는 죽음이 아니다.

분명 가치가 있었다.

왜냐면 충성의 대상이 그 의미를 챙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희미하게 웃어 보인 질리언은 말을 돌렸다.

그리고 기사들과 함께 멀어져 갔다.

질리언이 떠나는 모습을 살펴보던 멜라니는 안심하게 되었다.

트리니티 기사단은 최정예 기사단이었다.

그런 인물들이 마부석의 세인과 대화를 나누니 마음이 놓였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기사들의 뒤통수를 보니 더더욱 성에 돌아가기 싫어졌다.

잘못한 건 잘못한 거고, 돌아가기 싫은 것은 싫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다시 도망갔다간 평생 매장당하겠지….”

언덕을 넘어가는 글리터의 깃발을 보며 멜라니가 한숨을 내쉬었다.

마차는 그 후로도 천천히 움직였다.

그렇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황량한 벌판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잘 다듬어진 대로가 나타난 것이었다.

삭막한 곳에서 길을 만든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포장 상태가 매우 좋았다.

화룡석과 강석을 섞어 만든 길에는 여러 가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주로 나비나 꽃 같은 것들이었다.

세인은 마차를 녹색 도로 위로 몰았다.

말발굽 소리가 길 위를 두드리고, 그 리듬은 점점 빨라지며 마차를 앞으로 이끌었다.

이제야 마차는 하늘 위의 구름보다 약간은 더 속도는 내는 것처럼 보인다.

어느새 길의 양옆에는 겨울 선인장이 모여 서 있었다.

그들의 가시 사이로 꿀벌들이 왱왱거리며 돌아다녔다.

그걸 보면 어딘가에 벌집이 있는 것도 분명하다.

팔 벌린 사람처럼 서 있는 선인장들은 한데 뒤엉켜 커다란 다리를 만들기도 했다.

아치형으로 뭉쳐진 선인장 밑을 마차가 지나간다.

그렇게 몇 개의 다리를 지나치니 선인장들이 흉내 낸 것이 아닌, 진짜 다리가 눈앞에 보였다.

오래전에 대지진이 일어난 듯, 마차 앞에는 넓고 깊게 입을 벌린 계곡이 옆으로 누워 있었다. 그 균열은 절대 좁지 않았는데 양옆으로 달려가며 글리터와 외곽지대의 경계를 나누었다.

깎아지른 절벽에 걸쳐진 다리는 노란빛이었고, 여행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난간 위로 램프가 달린 장대들이 높게 솟아있었다.

그 장대를 휘감은 겨우살이 식물들은 긴 다리 아래로 커튼처럼 드리워져서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이렇게 보면 세인이 곧 지나갈 다리는 베일을 뒤집어쓴 긴 동물처럼도 보였다.

수많은 장대는 빛을 발하는 다리 정도가 되는 걸까?

선인장 외의 식물들이 왕성하게 자랄 수 있는 이유는, 다리 아래에서 흐르는 온천에서 뿜어져 나오는 더운 김 때문이다.

분명 놓인 다리와 계곡물과의 거리가 꽤 됨에도 불구하고 마차 위의 세인은 온몸이 후끈해지는 것을 느꼈다.

다리 바닥에 깔린 화룡석은 이 정도 열기까진 내뿜지 않는다.

그런 다리의 상태나 모습보다도 세인의 이목을 끈 것은 따로 있었으니.

다리에 붙어 있는 이름표 때문이다.

“더이스의 다리.”

그동안 얼마나 아비게일이 부러웠으면 이런 곳의 다리 이름을 자기의 이름으로 했을까?

세인은 자신도 모르게 혀를 찼다.

그리고 더이스가 돈을 투자한 다리는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그 후로 크고 작은 다리를 지나쳤는데, 태반이 더이스의 다리였다.

어떤 다리는 아예 바닥에다가 대문짝만하게 자기 이름을 새겨놓았다.

말 고삐를 쥔 세인이 무안해질 정도의 크기였다.

굳이 ‘저러고 싶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광경이다.

해가 지고 기온이 내려가자 세인은 작은 다리 위에 마차를 세웠다.

지금 다리가 놓인 장소는 지나쳐온 곳처럼 깊고 큰 계곡이 있는 곳이 아니었다.

폭이 좁고 수위가 높은 곳에 세워진 다리로, 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가 귀를 간질였다.

마차에서 내려온 세인은 음식 준비를 했다.

장작을 바닥에 내려놓고 불을 피웠고, 쇠솥을 꺼내 물을 채웠다.

그리고 음식 재료들을 넣는데 에스가 다가와 도와줄 게 있냐고 물었다.

그런 에스의 앞에서 세인은 채소를 꺼내 달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의외의 말을 건넸다.

“마차 뒤쪽을 뒤져보면 낚싯대가 있을 거야. 그것 좀 꺼내줘.”

그 후로는 한가로운 시간이었다.

저녁을 먹은 일행은 그날 거기에 머물렀다.

다음 날 아침이 되도 움직일 생각이 없는 마차는 그 자리에 서서 시간을 보냈다.

세인은 마차 난간에 허리를 붙이고 낚시를 했다.

다리의 높이가 낮으니 투명하고 미지근한 물 속의 물고기가 두 손에 잡힐 듯 뚜렷하게 보였다.

입을 뻐끔거리며 제자리에서 헤엄치는 물고기 위로 낚싯줄이 드리워진다.

지렁이를 꿴 바늘이 머리 위에 닿을 듯 말 듯 한 위치에서 고정되었는데도 물고기는 도통 먹이에 관심이 없었다.

그저 양옆의 큰 눈을 유지한 채 가만히 있을 뿐이다.

“먹이가 보이지 않는 걸까요? 눈이 옆으로 있잖아요.”

“냄새라도 맡겠지.”

“물속에서 냄새도 맡을 수 있어요?”

“내가 물고기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어. 내 생각에 이렇게 투명한 곳에서 하는 낚시는 별로야. 물속에 뭐가 있는지 모르고 낚아야 재밌잖아.”

마차 안에서 시간 죽이기도 지친 멜라니와 에스는 밖으로 나와 떠들어댔다.

그 정도로 시끄러우면 멀리 도망갈 법도 한데 팔뚝만 한 물고기는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

햇살에 반짝이는 물 아래의 그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평온해 보였다.

생각해보면 땅 위에서 전쟁이 일어나든 말든 상관없는 생명체가 바로 그들이었다.

세인은 불어오는 바람을 옆으로 맞으며 그의 바늘에 낚일 불행한 물고기를 기다렸다.

옆에서 주고받는 멜라니와 에스의 잡담은 덤이었다.

“정말로 손으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고?”

“돌 밑으로 숨는 물고기가 있다면 가능해요. 한번은 정말로 큰 물고기를 잡은 적도 있었어요. 돌 밑으로 손을 넣어서 틈이 없게 양손을 몰아가는 게 핵심이에요. 단지….”

“단지?”

“거머리가 돌 밑에 득실대면 문제가 커져요. 돌에 손을 밀어 넣는 사람은 그걸 모르잖아요.”

그 말을 들은 멜라니는 토할 것 같다는 얼굴을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잡히기를 기다리느니 직접 다리 밑으로 내려가서 돌 밑에 손을 넣는 게 좋을 거 같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세인은 고개를 흔들었다.

“보니까 땅 위에 자갈들이 한 층으로 깔린 게 아니야. 실제로 물의 깊이는 호수 한가운데보다 더 깊고, 그 공간을 수북이 깔린 자갈들과 이끼들이 채우고 있는 거 같아. 물속에 들어가서 체중 때문에 자갈들이 무너져 내린다고 생각해봐.”

멜라니가 침음성을 터트리자 세인이 곁눈질했다.

“밖으로 나와본 적이 별로 없었어?”

“내가 어떻게 바깥에 나오겠어? 평생 성안에 갇혀 살아야 하는 게 내 운명인데.”

멜라니가 에스의 머리카락을 검지로 비비 꼬며 대답을 했다.

멜라니의 그런 장난에도 불구하고 정작 에스는 자갈 위에 움직이는 송사리 떼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엄마가 붙여준 가정교사들이 얼마나 빡빡하게 나를 조이는지 알아? 코르셋 따위는 가져다 댈 것도 아니라고. 과제. 또 과제. 하루하루가 과제의 연속이었어. 그렇다고 먹는 것이라도 내가 실컷 골라 먹기를 하나. 성질대로 빨리 먹을 수도 없고, 예법에 맞춰서 식사는 잘하고 있나 모두가 나를 관찰하지. 남의 시선을 의식하면 금방이라도 체할 것 같아. 그렇다고 밖에 나가볼 수나 있나. 사람들은 성이 넓으니까 그 안에 갇혀 살아도 만족할 수 있다고 착각하나 본데, 성이 아무리 넓어도 세상만큼 넓지는 않아.”

어차피 시간은 많았다.

세인은 에스는 물론이고 멜라니의 이야기도 충분히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세리스는 자신의 집안에서 받은 고등교육보다 더한 강도를 멜라니에게 베풀었다.

그건 자유분방한 멜라니에게 있어 지옥 그 자체였다.

“성에 갇혀 사는 게 어떤 기분이냐면, 도서관에서 평생을 사는 기분이야. 내 집은 공공재라고. 내가 물건을 놓아두면 모두가 바라보지. 내가 다니는 복도. 그날의 옷차림. 내 말과 움직임. 기쁘고 슬퍼하는 거. 낙심하고 짜증 내는 거. 화장실에 가고, 잠을 자고, 움직이는 걸 모두가 살펴본다고. 많은 사람이 내 거주 장소를 신발을 신고 돌아다녀. 그렇게 내 일상을 살펴봐. 난 정말로 사적인 영역이 요만큼도 없어. 내가 잘 때도 경비병들이 문제가 없는지 문틈으로 나를 보니까.”

세인과 에스 그리고 물속에 있는 무지갯빛 비늘의 물고기마저, 멜라니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노출이 얼마나 지겹고 답답한지 알아? 돈은 문제가 아니야. 넘쳐나니까 말이야. 내겐 돈이 의미가 없어. 그러니 오히려 더 거지 같은 거야. 눈에 보이는 것들이 다 내 것임과 동시에, 세상에 내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 돈을 얻었다. 벌었다. 이런 성취감이 없다고. 저축이 뭔지도 모르겠고. 남들은 내가 쓰고 있는 물건이 비싼 물건이라는데 느낌도 없어. 누군가는 내게 그런 일상을 감사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뭐와 비교해 감사하라는 건지 느낌이 안 온다고.”

“….”

“하루는 하녀들 보고 내가 내 방을 직접 청소하겠다고 말해도 마찬가지야. 걔들의 본분이 내 방을 청소하는 건데 내가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겠어? 내가 매일 듣는 말은 공적인 말이야. 엄마 얼굴도 하루에 한 번 보면 많이 보는 거야. 식사도 같이 안 하니까. 성이 꽤 크지만, 거기에 갇혀 시간을 죽이다 보면 느끼게 돼. 여긴 세상에 비해 좁은 감옥이구나 하고 말이야.”

그때 세인이 손을 뻗어 바람에 휘날리는 멜라니의 머리카락을 얼굴 뒤로 넘겨주었다.

그 손짓에 멜라니는 약간 묘한 느낌을 받았지만, 말을 멈추지는 않았다.

“성보다 아주 작아도 자유로운 나의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어. 나도 숨을 공간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그건 불가능해. 왜냐면 내 일거수일투족은 평가받기 위해 존재하니까. 내 어투와 내 행동조차도 내 것이 아니지. 나는 평가 받고 재평가 받아. 그리고 남을 평가하는 법을 배워. 내가 평가하기 싫다고 생각해도 상관없어. 나는 평가를 해야만 해. 게다가 아무에게도 마음을 주지 말라고 배운다고.”

“….”

“나는 정확한 닭고기 꼬치값을 몰라. 그러니 남들은 이런 나를 비웃을 수도 있겠지만, 정작 그런 나는 그들보다 더 계산적인 삶을 산다고. 미스틸 테인? 내가 그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계속 가지고 있다면 나는 무책임한 거야. 왜냐면 감정에 휩싸여 오늘 할 일을 소홀히 한 거니까. 아랫사람에게 휘둘리는 멍청한 윗사람이니까.”

멜라니는 행복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게 바로 멜라니가 매일 푹신한 빵을 먹는 이유였다.

게다가 그 빵은 따듯하기까지 하다.

멜라니는 그뿐만 아니라 은 식기를 쓴다.

원한다면 더 고급스러운 생활을 할 수도 있었다.

그녀가 금으로 만든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고 해서 그게 이상한 일은 아닐 거고, 객관적으로 그 누구도 멜라니가 가엾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녀의 삶은 매우 풍족하고 기름지니까 말이다.

이건 분명 남과 비교할 때 배부른 소리임이 분명하다.

문제는 그녀 입장에서는 남과 자신을 비교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녀는 남과 다른 기준에서 태어나 그 안에서 계속 살아왔다.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궁핍을 느껴도 그걸 표현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행복의 기준이 상대적이라면 멜라니는 복에 겨운 소녀였다.

하지만 행복의 기준이란 게 저마다 제각각이고.

만족을 염두에 둔다면 그녀가 과연 즐거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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