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9
& 헌터 타워 (4)
하늘에서 내려다본 주둔지는 육각형 모양이다.
그 중앙을 두꺼운 폭의 방벽이 비스듬히 지나가고 있었다.
주둔지는 고저 차가 심한 지형이었는데, 높게 건설된 십여 층짜리 탑이 오히려 6층 탑보다도 낮게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이미 캐시오가 만들었던 주둔지가 안 그래도 작진 않았다.
그런데 더 크게 만들어지고 있었다.
거대한 육각형 주위에는 여러 곳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모인 사람들은, 소문을 듣고 오거나 각국의 병사들을 따라온 사람들이었다.
장사치부터 시작해서 대장장이, 사창가의 사람들과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를 찾아 몰려든 사람까지 종류가 다양했다.
이 정도쯤 되면 가이더에서도 북쪽에서 벌어지는 일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었다.
아닌 게 아니라 수도 왕성에서는 귀족들의 격론으로 연일 뜨겁게 달아올랐다.
“생각을 해보십시오. 연합이란 것도 저희가 정상이지 않을 때 일방적으로 일어난 일입니다. 그런데 그 사안에 대해서 시기적절한 논의도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지금 터를 잡은 곳은 우리 땅입니다.”
한 젊은 남자가 회의장에서 열정적인 목소리로 자신의 주장을 쏟아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빅쏜.
가이더에서 열렬한 지지를 받는 귀족이었다.
빅쏜은 덩컨을 저지하는 정파로서 다양한 연령층의 신임을 받고 있었다.
그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열정적이고 패기 있다는 것이었다.
“지난 과오에 의해 벌어진 일이지만, 어쨌든 방벽의 소유권도 우리에게 있습니다. 따져보자면 말입니다. 글리터는 무단으로 그곳을 점거한 거나 다름없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글리터는 대가를 지급하고 있고요.”
덩컨이 그렇게 말하자 빅쏜은 그를 홱 하고 돌아보았다.
힘을 가진 덩컨 앞에서 이런 자세를 취한다는 건 대단한 용기였다.
젊으면서도 애국자인 이 청년의 이런 점이 많은 사람의 응원을 받는 이유였다.
지금 이 남자가 이렇게 열변을 토하는 이유는 단 하나.
가이더를 위해서였다.
회의장에 있는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하실 겁니까? 거기는 우리 영토입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없을 때 성사된 연대로 인해 타국의 사람들까지 몰리고 있습니다. 아무리 지금 가이더가 자신을 챙기기에 미흡한 점이 있어도 이건 말도 안 되는 짓입니다.”
덩컨은 고개를 옆으로 약간 기울이며 빅쏜을 바라볼 뿐이었다.
조세핀이 회의장에 있었으므로 팔짱을 낀다든지 언성을 높여서 답답함을 표시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빅쏜이 이야기하는 것은 정론이었다.
자국 영토 내에 치욕을 안겨준 글리터가 주군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타국의 병력까지 모이고 있는 판국이었다.
훈련이 국경 너머에서 이루어진다고는 하지만, 가이더에게는 치욕적인 장소에서 보란 듯이 군사 훈련을 한다는 게 일종의 모독으로 여겨질 수도 있었다.
걸고넘어지자면 모든 게 다 엉망이었다.
빅쏜은 조세핀을 바라보며 그녀가 입을 열길 바랐다.
그러나 조세핀은 묵묵히 의자에 몸을 파묻고 졸고 있는 자신의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아이의 어깨를 두드려 깨우더니 함께 회의장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걸 보던 빅쏜은 정말 허탈해졌다.
다른 귀족들도 낮게 웅성거릴 때 덩컨이 빅쏜에게 다가왔다.
“무슨 일입니까?”
“잠시 이야기 좀 하세. 오늘 저녁 어떤가?”
그러자 빅쏜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덩컨을 바라보았다.
“계파가 다른데 제가 왜 당신을 만납니까?”
그러자 덩컨이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회담 같은 거창한 것이 아니고, 그냥 자네도 알아야 할 게 있어서 말이야.”
* * *
결국, 그날 저녁 빅쏜은 못 이기는 척 덩컨을 찾아갔다.
그리고 응접실에서 덩컨이 내미는 문서를 보게 된다.
“이건?”
“회유책 같은 게 아니니 한번 보게.”
빅쏜은 그 종이를 들고 눈으로 빠르게 훑었다.
그리고 놀란 얼굴이 되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덩컨은 느긋한 모습으로 말했다.
“어떤가? 글리터는 방벽을 점유하는 대가로 엄청난 이익을 가이더에 주고 있어. 가장 형편이 좋은 영지 몇 개가 내는 세금 따위와 비할 게 아닐세.”
“이게 무슨….”
“게다가 이번에 확장하는 영토에 대한 대여비를 보면 말도 안 되는 수준이지. 대여비는 그냥 핑계고 글리터는 지금 가이더에 엄청난 지원을 해주는 거야. 그래도 그들은 부담이 되진 않겠지. 그쪽은 하루가 다르게 수입이 늘어나는 것 같으니까. 그러나 우리에게는 가뭄의 단비일세.”
빅쏜은 몸을 숙이며 문서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왜 섭정께서는 이걸 발표하지 않으시죠?”
조세핀은 글리터에 미온적인 대응을 보이면서 빅쏜이 포함된 정파의 비판을 받고 있었다.
“글리터와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없으니까. 그들은 몬스터이잖나. 백성들은 그걸 원하지 않아. 앞으로 쓰일 가이더의 역사도 마찬가지야. 빅쏜. 자네 정파가 왜 있는 거 같나?”
“….”
빅손은 문서를 내려놓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와중에도 덩컨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대립하는 정파가 있는 이유는 하나의 집단이 두 개의 집단보다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야. 우린 인간이니까. 대립하는 포지션을 만들어 가며 보다 나은 결과를 찾아갈 수밖에 없네. 우리는 죽을 때까지 서로 싸우고 언성을 높이겠지. 그건 어쩔 수 없는 숙명이야. 그래야 국정이 그나마 건강하게 돌아가니까.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하니까.”
“무장 출신이신 귀하가 정치에 대해서 그렇게 이야기하니 기분이 미묘하군요.”
그래도 빅쏜은 기운이 빠진 얼굴로 찻잔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의 목소리에서 반발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대립 중에서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어. 우리가 싸우는 이유는 이 나라를 위해서야. 나라가 잘되라고 서로 으르렁거리며 감시하는 거지. 반대 의견을 내놓고 다른 시각을 제공하는 거지. 우리가 아무리 머리 터지게 싸워도 가이더의 이익에 반하면 안 돼.”
“….”
“빅쏜. 치욕은 치욕이고 현실은 현실이야. 젊은 층과 노인들이 상처받는 자존심을 위해 자네들을 열렬히 지지하는 건 아네. 그들은 우리가 국력을 어서 키워서 글리터로 전진했으면 좋겠지. 조세핀님이 길이라도 닦길 원하실 거고.”
빅쏜은 이미 덩컨이 말하고 싶은 바를 깨달았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해. 이제 돌아가는 상황을 보았으니 자네도 알잖나?”
“저와 제가 속한 집단은 민의를 대변합니다. 덩컨님이 왕가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듯이요. 그렇게 균형을 이루는 겁니다. 저희의 목적은 국민들을 설득하는 게 아닙니다. 그들의 편에 서는 것이죠.”
“그 국민들을 지금 치료 중인 게 돈이고, 그 돈을 글리터가 대주고 있네. 그 문서를 보게. 거기 쓰인 액수를 봐. 가치를 보라고. 글리터가 미쳤다고 대여비를 내겠다면서 그런 원조를 하겠나? 자네 생각에는 가이더의 심장을 찌른 집단이 산수도 못 할 거 같은가?”
빅쏜의 얼굴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조세핀 입장에서는 당연히 오늘 회의장에서 침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침묵하며 내심 빅쏜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상황 파악도 못 하면서 저러고 있다며 가소롭게 여겼을까?
“저와 밀담을 나누는 이유도 섭정님의 의지겠죠?”
당연히 그럴 것이다.
하지만 덩컨은 고개를 저었다.
빅쏜의 자존심을 챙겨주려는 듯이 말이다.
“순수한 내 의지네. 기억하게. 우린 죽을 때까지 서로 싸울 수밖에 없는 운명이야. 하지만 그것도 가이더의 이익 안에서라는 큰 틀 안에서일세. 좋건 싫건. 글리터는 우리 편이야. 우리가 죽을 때까지 서로 물어뜯고 글리터를 욕한다 해도. 그건 변하지 않아.”
고개를 끄덕인 빅쏜은 문서를 손에 쥐었다.
그리고 이 문서를 측근들을 설득하기 위한 용도로 가져가도 되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덩컨은 흔쾌히 승낙했고 둘은 헤어지기 전 악수를 나누었다.
* * *
방벽에는 머독이 머물고 있었다.
그리고 완성된 높은 탑에는 세인과 그의 측근들이 머물렀다.
방벽 너머 강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는 각 나라에서 모인 병사들이 자리를 잡았다.
첫날에는 제식훈련이 이어졌다.
어떤 훈련이나 전투가 이루어지기 전에 필수로 요구되는 게 제식훈련이었다.
동작과 이동을 맞추는 기본이 되지 않으면 원활한 흐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호흡을 맞출 시간이 필요하다.
또 이건 단순히 동작만 맞추는 게 아닌, 집단의 정신이 일치하는 시간이었다.
병사들이 땅에 먼지가 일어나도록 걷는 가운데 날짜가 지나고, 주둔지의 자리가 완벽히 잡혔다.
머독은 각국의 기사들을 자신이 머무는 곳으로 초대했다.
그 초대에 응한 곳은 트리엔, 미얄로페 그리고 가이더의 기사들이었다.
다른 나라의 기사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참여하지 않은 자들에게는, ‘왕의 명령을 받아 여기에 왔을 뿐, 더러운 몬스터 놈과 식사를 할까 보냐?’라는 의도가 깔려있었다.
쓴웃음을 지은 머독은 방문한 기사들과 만찬을 즐기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이야기의 대부분 내용은 앞으로 이곳이 어떻게 운영될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머독의 이야기를 경청하던 미스틸 테인은 참가하지 않은 기사들이 참 멍청하다고 생각했다.
‘어찌 되었든 이 자가 여기의 책임자다. 이렇게 정보를 얻어서 나쁠 것은 없지. 그리고 몬스터에 대한 적개심은 이해하고도 남음이지만, 여기까지 온 마당에 기본적인 협조는 취해야 할 것 아닌가.’
아주 뚱뚱한 머독은 사람 좋은 미소를 보이며 한 가지만 신신당부했다.
“여기는 왕의 직할령이라고 보면 됩니다. 실제로 왕이 머물고 있으니까요.”
물론 식사 자리에서 탁자를 내리치며, 그를 왕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소리치는 사람은 없었다.
전부가 그의 말뜻을 알아들었다.
“그것을 유념하며 상식적으로 행동하시면 됩니다.”
이 시대에서 눈에 잘 띄는 권력자들이 바로 영주들이었다.
그런 영주들의 머리 꼭대기에 있는 것이 바로 왕이다.
따지고 보면 영주는 왕의 권력을 나누어 받는 대리자에 지나지 않는다.
겸손히 뒤로 물러나 국가의 역사와 법을 대리할 수도 있는 게 왕이었고, 법의 주체가 되어서 타인에게 자신의 정의를 강요할 수도 있는 게 바로 왕이라는 존재였다.
왕이 머무는 도시라는 의미는 절대 가볍지 않았다.
그렇다고 세인 앞에서 존재감을 피력할 수 있는 다른 왕이 이 도시에 머무는 것도 아니었다.
왕의 위엄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혈겁이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리고 최소한의 상식만 있어도 그걸 공개적으로 손가락질할 다른 왕은 없었다.
왕의 체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길게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니까.
“저는 그분의 검이 목전으로 다가와 봐서 잘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의를 주시지 않았어도 알아서 몸조심했을 겁니다.”
미스틸 테인이 그렇게 말하며 술잔을 들자, 다른 사람들도 술잔을 들어 올려 보였다.
* * *
다음날부터 훈련은 격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서로 편을 갈라 모의 전투를 벌이기도 했으며 행군도 이어졌다.
훈련 밀도와 무게가 올라가자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제대로 된 고난은 시작되지도 않았다.
방벽 바깥에서는 그런 훈련이 한창이었을 때 안쪽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원칙적으로 바깥의 병사들은 저녁 시간 이후에나 안쪽에 들어와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다.
방벽 안쪽에서 잠자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그건 당연하였다.
인원수 점검은 군대에서 필수적인 것이니까 말이다.
주둔지인 외곽에서 누워야 한다.
방벽 안쪽에 들어오는 것도 거의 휴가 개념이었다.
기사들이나 좀 자주 오갈 수 있을까.
일반 병사들이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꽤 어려워 보였다.
그렇다고 안쪽에 세워놓은 숙소들이 텅텅 빈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호황을 누렸다.
자리가 없어 길바닥에 천막을 치고 자는 사람들도 생겨났지만, 머독과 세인은 일절 간섭하지 않았다.
바깥쪽이 점점 날카롭게 세워지는 군기로 곡소리가 나고 있다면, 방벽 안쪽은 아주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그리고 그래야만 했다.
자유로운 용병들이 몰려들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들에게 병사들처럼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다면 그것도 문제였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구수에 시장이 들어서고 장사꾼들의 신바람이 몰아쳤다.
그리고 그곳에는 일정하게 돌아가는 규칙이 있다.
매일 아침이 되면 벽에 종이들이 붙었다.
그러면 많은 용병이 일찍부터 몰려가 의뢰를 관찰했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방벽을 너머의 임무까지 다양한 의뢰들이 쏟아졌다.
그들 대부분은 글자를 몰랐으므로 숫자만 보았다.
숫자가 높으면 까다롭거나 위험한 의뢰라는 뜻이었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종이를 떼어서 용병 사무소에 가져가면 된다.
대신 일단 종이를 떼어내면 그 후로는 자기 책임이었다.
“이 의뢰는 글리터 근방으로 가는 상인들을 호위하라는 거예요. 스무 명 정도가 움직이는 거고요. 왕복이에요.”
“당연히 편도가 아니고 왕복이겠지.”
그렇게 중얼거린 용병은 팔짱을 끼며 이 용지를 다른 용병과 교환할지 말지를 망설였다.
그러자 안내원이 슬쩍 귀띔을 해주었다.
“웬만하면 해보지 그래요?”
“야. 나도 액수를 보면 그러고 싶지만, 이게 하루 이틀 만에 끝날 일이냐? 그리고 목숨은 한 개야.”
“어차피 한센 로드로 가는데, 거긴 안전해요. 주변 몬스터를 확실히 정리해서 편하다고요.”
“한센 로드?”
“모르세요? 글리터의 주인이 정한 대로에요. 거긴 수많은 상인과 병사들이 움직이는 길이라서 설령 습격받아도 다른 곳보다 훨씬 안전하다고요. 고립돼서 죽을 염려도 없고요.”
용병은 뚱한 표정으로 귀를 파면서 물었다.
“왜 길 이름을 한센으로 정했는데?”
그러자 답답하다는 듯이 안내원이 대답했다.
“그걸 대체 제가 어떻게 알아요? 한낱 안내원인데? 아니 도움이 되라고 말을 해줘도 시비예요?”
“그게 아니라 한센이라는 이름이 최근에 태어난 내 아들과 같은 이름이라서.”
그렇게 중얼거리며 머리를 긁적이는 용병 앞에서 안내원은 ‘별 싱거운 사람 다 보겠네.’하고 중얼거렸다.
일단 임무를 하나라도 맡게 되면 용병사무소에서 헌터 패를 건네준다.
최하급 신분패는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았다.
거기에서 임무 완료 횟수가 늘어날수록 패가 바뀌고, 신용도가 중첩되었다.
주둔지에서의 혜택은 시설 할인 등이 있었다.
머독은 세인이 대략적인 개요를 짜주자 여기 실정에 맞게 뜯어 맞췄다.
단계별로 보상을 주고 인정을 해줘서, 용병들로 하여금 점점 매달리게 하는 시스템을 완성한 것이다.
처음이니까 당연히 실수도 있었고 마찰도 있었지만, 대부분 용병은 이런 시스템에 대해서 호의적이었다.
그들로서도 점점 신용도가 쌓이며 임무 회전율을 올리는 게 이득이었다.
임무를 일단 많이 소화해야 수입도 빨리 늘어나니까 말이다.
게다가 등급이 올라갈수록 얻는 혜택이 절대 적지 않았다.
임부 완료에 따른 보상 외에도 추가로 용병사무소에서 돈을 지급하기도 했다.
또는 무상으로 파손된 무기를 수리해주기도 한다.
헌터 사무소는 처음에는 ‘용병 사무소’라는 이름을 사용했는데, 용병들에게 친숙함을 강조하려는 노력의 산물이었다.
시간이 지나자, 지금과 같은 헌터 사무소라는 명칭으로 변경되었지만 말이다.
그러면서 용병들 사이에서도 돈만 받으면 무슨 짓이든지 하는 용병이라기보다는, 여기에서 재정립해준 헌터라는 개념에 조금씩 익숙해지도록 유도했다.
“이거 마음에 들어. 아주 마음에 든다고. 내 고향에도 이런 방식이 있다면 좋을 텐데 말이야.”
어떤 용병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신의 붉은 수염을 쓰다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