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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254화 (254/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254화

“버러지 놈들의 수송기인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상공을 올려다본 바르바토스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크렘린 궁을 향해 날아오고 있는 초거대 수송기 C-5 슈퍼 갤럭시.

미군의 수송기로 대략 AH-64 아파치 공격 헬기를 5대나, 혹은 42인승 관광버스를 6대 정도 탑재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했다.

그리고 최소 300명 이상의 병력을 수송할 수 있었다.

“멍청한 놈들. 원시적인 수송기를 띄워봤자 뭘 하겠다고.”

바르바토스는 입 꼬리를 치켜 올렸다.

게티아인 그가 보기에 지구 인류의 과학력은 미개하기 짝이 없었다.

어떻게 저런 원시적인 유체역학으로 아직까지 비행기를 날리고 있는지 의아할 지경.

거기다 자신들에게 저런 군용병기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우리가 가진 과학력의 일부를 보여 주마.”

딱!

바르바토스는 손가락을 튕겼다.

스스슥!

그러자 크렘린 궁의 건물 옥상에서 스텔스 투명 기술로 은폐하고 있던 마도 포탑들이 일제히 모습을 드러내는 게 아닌가?

키이잉! 슈와아아악!

쾅! 쾅! 쾅!

이윽고 수많은 포탑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마나를 집속해서 레이저처럼 쏘아대는 마도 포탑들.

거기에 마나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전자가속포, 즉 레일건까지 있었다.

콰콰콰콰쾅!

이윽고 포탑들의 공격을 받은 C-5 수송기가 하늘 위에서 폭발했다.

“쯧. 버러지 놈들이 우리를 얕잡아 보다니. 대공 방어 정도는 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건가?”

바르바토스는 혀를 찼다.

그리고 크렘린 궁 광장에서 사냥감들을 단 한 놈도 도망치게 놔두지 않을 거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크렘린 궁의 건물 옥상에 수많은 마도 포탑들을 투명화 시켜서 숨겨 두고 있었으니까.

“어떤 멍청한 놈들인지는 모르겠지만 폭사했겠…….”

콰앙!

그 순간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전자가속포 하나가 폭발했다.

“뭐, 뭐야?”

갑작스러운 상황에 바르바토스는 흠칫 놀라며 폭발한 전자가속포를 바라봤다.

쾅! 쾅!

하지만 이내 다른 포탑들까지 폭발하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공격 받고 있다고?’

“이런 빌어먹을!”

자신이 공격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바르바토스는 이를 갈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화려하게 빛나는 은빛 비늘을 가진 거대한 드래곤을.

“드래곤? 이 세계에 드래곤이라고?”

바르바토스는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었다.

이미 지구에 대한 조사는 마친 상황.

초인이라고 불리는 헌터가 존재하지만 그들의 힘은 게티아인 자신들에게 한참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마스터라고 부르는 7성 초인들이 위협적이었을 뿐.

하지만 그들조차 단독으로는 자신들을 상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그런데 드래곤이라니?

“재미있군!”

바르바토스는 흥분감에 몸을 떨며 황금빛 창을 꽉 움켜쥐었다.

아무리 상대가 초월적인 존재인 드래곤이라고 해도 바르바토스가 사냥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실제로 다른 차원에서 드래곤들을 사냥한적이 있었으니까.

“얼마나 강한지 한번 볼까?”

투확!

바르바토스는 움켜쥐고 있던 황금빛 창을 상공에 있는 드래곤을 향해 힘차게 내던졌다.

바르바토스의 황금빛 창은 게티아의 과학력으로 다른 차원의 신이 사용하던 브류나크라는 창을 복제한 무기였다.

그리고 위대한 황금창 레플리카 브류나크는 투창에 특화되어 있었다.

단순히 복제를 했을 뿐만이 아니라 게티아의 과학 기술력으로 마개조까지 한 것이다.

키이잉! 츠카아앙!

황금빛 창 손잡이 부분이 벌려지면서 제트 엔진의 노즐 같은 기계장치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윽고 노즐에서 마나가 폭발하듯 분출하면서 황금빛 창은 더욱 더 가속했다.

상공을 가르며 치솟아 올라가는 위대한 황금의 빛.

그 끝에선 백은룡이 고고히 아래를 내려다보더니 입을 벌렸다.

[시시하군.]

번쩍!

백은룡의 텔레파시와 함께 은빛 섬광이 터져 나왔다.

실버 스타 라이트 브레이커!

바르바토스의 황금빛 창을 집어삼킬 듯 쏟아져 내리는 은빛 섬광.

그 모습은 그야말로 빛의 해일이나 다름없었다.

콰콰콰콰콰쾅!

황금창을 집어삼킨 은빛 섬광은 바르바토스가 있는 크렘린 궁 광장을 직격하면서 어마어마한 폭발을 일으켰다.

섬광과 함께 치솟아 오르는 폭염과 폭연들.

그에 비하면 바르바토스가 던진 황금빛 창은 반딧불이나 다름없었다.

“역시 드래곤! 이 정도는 되어야 재미가 있지!”

그때 폭심지에서 기뻐하는 바르바토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즈즈즈즈증!

그와 동시에 검붉은 빛의 아공간 게이트들이 일제히 생겨났다.

스스슥!

그리고 아공간 게이트에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갖가지 무기들.

지금까지 바르바토스가 차원을 여행하며 얻어 낸 전설급 무기들이었다.

“네놈을 사냥해 주마!”

잠시 후 폭염과 폭연을 좌우로 가르며 바르바토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새하얀 날개를 펼치고 금빛 헤일로를 빛내며 웃고 있는 천사와 같은 모습의 존재.

그리고 양손에는 황금빛 창을 각각 한 자루씩 쥐고 있었다.

같은 황금빛 창을 수십 자루 이상 가지고 있었으니까.

“유감이지만 네놈 상대는 나다.”

그때 바르바토스의 등 뒤에서 나직하면서 조용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 어느 틈에?’

바르바토스는 흠칫 놀랐다.

목소리가 들려오기 전까지 등 뒤의 기척을 알지 못했으니까.

신경이 전부 상공에 있는 드래곤에게 쏠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누구냐?”

바르바토스는 몸을 돌리며 등 뒤의 인물을 노려봤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자신의 감각을 속이고 등 뒤로 다가온 자였다.

버러지들 중에서 그래도 조금 나은 정도였기에 흥미가 생긴 것이다.

“네놈을 사냥할 복수자다.”

“나를 사냥하겠다고?”

눈앞에 있는 청년의 말에 바르바토스는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으며 비웃음을 흘렸다.

“미친놈이었군. 감히 버러지 주제에 나를 사냥하겠다니. 건방진 혀를 뽑아 버려야겠군. 그리고 몇 번이고 네놈을 사냥해 주마.”

바르바토스의 사냥은 잔혹하다.

자신에게 붙잡힌 사냥감에게 패널티를 주기 때문이다.

“나에게 사냥 당할 때마다 손톱을 하나씩 뽑고, 손가락을 자르고, 눈과 고막을 파내 주마.”

바르바토스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눈앞에 있는 건방진 버러지를 사냥하고 페널티를 가할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으니까.

“지랄하고 자빠졌네. 네놈은 여전히 변함이 없구나.”

바르바토스의 말에 청년, 아니 신유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답했다.

“이 미친 버러지가.”

그 말에 바르바토스는 신유현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살기를 피어 올렸다.

그리고 당장이라도 달려들어서 건방진 버러지의 혀를 뽑아 버리려고 했다.

쿠우웅!

하지만 신유현의 등 뒤로 떨어져 내리는 크고 강대한 존재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쓰레기 같은 게티아 놈이 주둥이만 살았군.]

“감히 마스터를 어떻게 하겠다고?”

“그럼 난 네놈의 피를 전부 뽑아내 주마. 천천히.”

백은룡 오르페의 등 위에서 슈브와 루베르가 싸늘한 살기를 내뿜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서 흉흉한 살기를 피어 올리며 나머지 세븐 아크스들이 나타났다.

[잘근잘근 씹어주마.]

하얀 이를 드러내고 있는 시간을 달리는 푸른 늑대, 티르달.

“그냥 카오스 신에게 제물로 던져 버리죠?”

별거 아니라는 듯이 게티아들에게 있어서 최대의 모욕과 끔찍한 말을 하는 흑의 재상, 레이븐.

“대가리를 먼저 쪼갠 다음에 던지는 게 어떨까?”

레이븐의 말을 이어 받으며 진지하게 말하는 데몬 팔라딘, 그리프.

“마스터에게 나쁜 말을 하면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뀨!

어깨 위에 올라타 있는 그림자 슬라임 까망이와 어둠의 성녀인 디아는 눈꼬리를 치켜뜨며 말했다.

다만, 그 모습은 귀엽기 그지없었다.

“이 세계에 이런 존재들이 있었다니…….”

세븐아크스를 확인한 바르바토스는 눈살을 찌푸렸다.

마스터라고 알려진 7성 초인들보다 더 위협적인 기세가 느껴졌으니까.

당장 백은룡 오르페만 해도 바르바토스 혼자 상대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다른 세븐아크스들 또한 어지간한 게티아와 싸울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존재들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야?”

“어떤 멍청한 놈들이…….”

“바알 님이 주무시고 계시는데 소란을 일으키다니.”

그때 바르바토스 주위로 강대한 기운을 내뿜는 존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왔군.’

그들을 본 신유현은 살짝 긴장했다.

게티아 중에서도 격이 다른 존재들.

그들의 톱인 바알이나 두 번째 게티아인 아가레스를 제외하고 가장 강한 힘을 가진 간부들이었다.

아가레스처럼 한 놈뿐이라면 손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게티아 간부들의 숫자는 전부 합해서 6인이었다.

황금창을 양손에 쥐고 서 있는 사냥의 신, 바르바토스.

중장갑주로 무장한 강철의 아스모데우스.

하얀 악마의 뿔과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붉은 머리카락의 미녀, 가시공 암두시아스.

검은 머리카락과 늑대 귀를 가진 소년, 악식의 아몬.

호리호리한 체형으로 기분 나쁜 미소를 짓고 있는 음모의 벨리알.

검은 정장 차림의 30대 사내, 어둠의 아스타로트.

여기에 생물학자인 아가레스까지 포함해서 총 7명이 게티아의 간부들이었다.

‘정보는 틀림이 없는 것 같군.’

그들을 바라보며 신유현은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이미 신유현과 세븐 아크스들은 아가레스로부터 모스크바에 있는 게티아들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지구로 넘어온 게티아들은 모스크바의 크렘린 궁에 거점을 세웠다.

그리고 대부분의 게티아들은 원정을 나가서 인간들을 사냥 중이었다.

하지만 간부들은 모스크바에 남았다.

아가레스 또한 간부로서 모스크바에 남을 생각이었지만, 바알의 명령에 의해 혼자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에 원정을 나갔다.

지구에서 처음으로 만들어 낸 천사 병기들을 시범 운영을 하고 데이터를 직접 얻기 위해서.

“침입자는 배제한다.”

아스모데우스는 신유현과 세븐 아크스들을 향해 중저음의 목소리를 울리며 말했다.

“감히 버러지 주제에 거점을 공격하다니! 쳐 죽여 주마!”

이어서 다혈질적인 아몬은 눈살을 찌푸리며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소리쳤다.

“바르바토스는 내가 맡도록 하지. 나머지는 각자 알아서 한 명씩 맡아. 오르페는 디아와 같이 뒤로 빠져 있어.”

아스모데우스와 아몬이 앞으로 나서며 다가오자 신유현은 세븐 아크스에게 명령을 내렸다.

디아는 후방에서 지원 마법을 사용할 예정이었고, 오르페는 게티아들을 상대할 비장의 수단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문에 최대한 오르페의 힘은 온존 시키면서 디아의 호위를 맡겼다.

“이 버러지 놈이 감히 혼자서 나를 상대하겠다고?”

신유현의 말에 바르바토스는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다른 세븐 아크스들이 이 세계의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은 바르바토스를 비롯한 게티아들은 눈치를 챘다.

세븐 아크스의 존재는 이 세계에서 굉장히 이질적이었으니까.

악마, 뱀파이어, 늑대, 드래곤, 마족, 등등.

그리고 그리프는 지구가 아닌 다른 차원의 인간족 출신이었다.

그런데 설마 유일하게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인간이 자신을 상대하겠다니?

“네놈에게는 지옥을 보여 주마. 버러지.”

바르바토스는 브류나크를 각각 양손에 들고 신유현을 노려봤다.

그 사이 세븐 아크스들과 게티아 간부들도 각자 자신의 상대자들을 마주했다.

금발금안의 서큐버스 악마, 슈브 vs 어둠의 아스타로트.

뱀파이어들의 진조, 루베르 vs 가시공 암두시아스.

시간을 달리는 늑대, 티르달 vs 늑대 소년 아몬.

데몬 팔라딘 그리프 vs 중갑기사 아스모데우스.

흑의 재상 레이븐 vs 음모의 벨리아.

게티아들의 복수자 신유현 vs 사냥의 신 바르바토스.

잠시 후, 신유현을 비롯한 세븐 아크스과 게티아 간부들은 굉음을 내며 맞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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