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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245화 (245/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245화

[시련의 탑 7층 용의 계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여기가 7층인가?”

신유현은 주변을 둘러봤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 탑 내부라고 생각할 수 없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엄청 넓어 보이는데?”

좌우로 수십 미터는 되어 보이는 깎아지른 듯한 두 개의 절벽.

그 사이로 길이 하나 나 있었다.

[용의 계곡을 무사히 통과하십시오.]

“여길 통과하란 말인가?”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한 신유현은 끝도 없이 펼쳐진 협곡을 바라봤다.

이번 7층의 시련은 눈앞의 협곡을 통과하면 되는 모양.

하지만 한눈에 봐도 절벽 위에서 매복하기 딱 좋은 장소였다.

뭐가 튀어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성가신 몬스터들이 나올지도 몰랐다.

“그래도 설마 진짜 용이 튀어나오진 않겠지.”

신유현은 쓴웃음을 지었다.

눈앞의 협곡은 용이 옆으로 누운 듯한 형상을 하고 있었다.

아마 그 때문에 용의 계곡이라고 불리는 것일 테지.

그리고 시련의 탑 7층을 공략해야 백은룡 오르페에 대한 단서를 알 수 있다고 레이븐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했었다.

신유현은 잠시 심호흡을 하며 감각을 날카롭게 곤두세웠다.

지금까지는 달리 시련의 탑 7층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바로 7성 마스터의 경지에 오르는 것.

그래서 7성이 되자마자 바로 가지 않고 오러 해방까지 한 지금에서야 도전했다.

레이븐이 7층 공략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다고 했기에 좀 더 준비를 한 것이다.

‘확실히 뭔가 있는 것 같긴 해.’

신유현은 용의 계곡에 무언가 있다는 걸 감지해 냈다. 7성이 되고 나서 감각이 날카로워져 있었으니까.

신유현은 천천히 협곡 안으로 진입해 들어갔다.

키아아아아!

그때 괴성과 함께 절벽 위에서 거대한 무언가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7성 파이어 와이번>

<7성 프로즌 와이번>

몸길이만 무려 7미터에 달하는 몬스터들.

전체적으로 드래곤과 흡사하게 생겼으나, 앞발 대신 날개를 가지고 있다는 점만 달랐다.

그리고 드래곤보다는 지능이 떨어지며, 꼬리 길이가 상당히 길었다.

“와이번인가.”

신유현은 절벽 위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붉은 피부와 푸른 피부를 가진 와이번들을 올려다봤다.

숫자는 각각 다섯 마리, 총 열 마리 정도.

‘와이번은 상대하기 성가신데.’

키아아아아!

순간 와이번들이 날개를 펼치며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역시나.”

그 모습을 본 신유현은 골치 아픈 표정을 지었다. 와이번이 가진 거대한 날개는 폼이 아니었으니까.

비행형 몬스터였기에 지상에서는 상대하기 힘들었다.

“까망아.”

뀨!

신유현의 부름에 그림자 속에서 까망이가 폴짝 뛰어오르며 어깨 위에 올라탔다.

“애들 좀 불러 줘.”

뀨우!

까망이는 귀여운 울음소리로 답하며 그림자를 늘렸다.

이윽고 그림자 속에서 보스급 소환수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헤카톤 하이퍼 비틀, 케이론.

스켈레톤 드래곤.

레드 저너럴 앤트.

비행 능력을 가지고 있는 보스급 소환수들.

그리고 소가주가 된 신유현은 가문의 내단들을 흡수하기 위해 폐관 수련을 했다.

그 결과 지금 신유현은 7성 하급까지 올랐다.

그 덕분에 보스급 소환수들은 7성에 가까워졌으며, 세븐 아크스들은 이제 7성급은 되었다.

전성기 시절보다 약간 못 미치는 수준까지 힘의 제약이 풀린 것이다.

우우웅!

모습을 드러낸 세 마리의 보스급 소환수들은 신유현의 뒤에서 날갯짓을 하며 하늘로 떠올랐다.

“제압해라.”

신유현의 명령에 케이론을 비롯한 스켈레톤 드래곤과 레드 제너럴 앤트는 마나를 집속시키기 시작했다.

키이잉!

이윽고 케이론은 자신의 뿔을 진동시키며 와이번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고유스킬, 초진동 충각돌진!

콰앙!

케이론은 근처에 있던 파이어 와이번 한 마리에게 냅다 뿔을 갖다 꽂아 넣었다.

키아아아악!

그러자 파이어 와이번은 비명 같은 괴성을 내지르며 발버둥 쳤다.

그리고 파이어 브레스를 쓰려는 모양인지 입에서 붉은 화염이 새어 나왔다.

하지만 이미 초진동을 하고 있는 케이론의 뿔이 파이어 와이번의 몸에 깊숙이 박힌 상황.

화륵! 화르르르.

파이어 와이번은 이내 입에서 게거품처럼 화염을 쏟아 내며 축 늘어졌다.

[축하합니다. 당신의 소환수 헤카톤 하이퍼 비틀 케이론이 7성 파이어 와이번을 쓰러트렸습니다.]

케이론의 일격에 파이어 와이번은 별다른 반격도 해 보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 사이 스켈레톤 드래곤과 레드 제너럴 앤트도 공중을 비행하며 와이번들과 전투에 들어갔다.

푸화아아아악!

레드 제너럴 앤트의 손에서 터져 나오는 진홍의 화염.

고유스킬, 인페르노 버스터!

키아아아악!

화염방사기처럼 쏘아지는 진홍의 화염에 삼켜진 프로즌 와이번은 괴성을 지르며 지면에 떨어졌다.

쩌저적!

그리고 급격한 가열을 받은 탓인지, 지면에 떨어진 순간 몸이 유리처럼 금이 가더니 깨져 버렸다.

번쩍! 슈아아아악!

뒤이어 스켈레톤 드래곤도 와이번들에게 푸른빛의 브레스를 쏘아 댔다.

고유스킬, 스타라이트 블루 스트림!

거대한 푸른빛 기둥에 와이번들이 쓸려 나가며 지면에 떨어져 내렸다.

‘얘들만으로 충분하겠군.’

와이번들은 7성급 존재들이긴 하나 일반 몬스터들이었다.

아무래도 보스급인 케이론이나 레드 제너럴 앤트 그리고 스켈레톤 드래곤에 비하면 약할 수밖에 없었다.

나머지 와이번들을 처리하는 것도 시간문제일 터.

신유현은 천천히 협곡 안으로 발을 들였다.

그 순간,

‘이건?’

신유현의 감각에 무수히 많은 기척이 감지되었다.

키아아아아아아아!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수많은 괴성들.

“어쩐지 쉽더라니.”

신유현은 정면 협곡 상공을 바라봤다.

그곳에 하늘을 새까맣게 메우며 날아오고 있는 존재들이 보였다.

<7성 썬더 와이번>

<7성 포이즌 와이번>

<7성 데저트 와이번>

<7성 크리스탈 와이번>

<7성 포레스트 와이번>

형형색색의 수많은 와이번들.

생김새는 크게 다를 바 없었지만, 속성이 다양한 와이번 전대들이었다.

“물량전인가?”

신유현은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적어도 100마리는 넘어 보이는 와이번들.

“까망아.”

뀨!

신유현의 부름에 까망이는 그림자 공간 속에서 대기하고 있는 언데드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스스슥.

나머지 보스급 소환수들과 수많은 스켈레톤 군단들.

특히 스켈레톤 군단은 원거리가 가능한 아쳐 계열과 캐스터 계열도 있었다.

더욱이 2차 전직까지는 한 상태라 대공 능력도 탁월했다.

“한바탕 날뛰어 볼까?”

그리고 신유현도 차크라에서 마나를 끌어내며 와이번들을 노려봤다.

잠시 후, 신유현의 언데드 군단과 와이번 전대가 맞붙었다.

* * *

용의 계곡에서 등장한 와이번들의 숫자는 어마어마했다.

최종적으로는 거의 수백 마리에 달하는 와이번들을 처리했으니까.

‘아깝군.’

신유현은 산처럼 쌓여 있는 와이번들의 시체들을 바라봤다.

불사왕의 무서운 점은 무엇이 있을까?

전투 현장에서 바로 조달할 수 있는 언데드 병력이다.

상대의 시체를 매개로 언데드들을 소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전투에서 쓰러트린 와이번들을 언데드화 시켰다면 물량에서 훨씬 더 유리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시련의 탑에서 등장하는 몬스터들은 언데드화 할 수 없었다.

‘쓸데없는 소모전을 해야 하다니.’

신유현은 혀를 찼다.

시련의 탑에서 스켈레톤들이 완전 파손된다면 그건 곧 병력 손실을 의미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스켈레톤들을 회복시킬 수 있는 리페어 스킬이 있어서 병력 손실은 최소화시킬 수 있었다.

다만, 리페어로 수복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파손된 스켈레톤들이 있어서 약 200마리 정도 소모하긴 했지만.

‘던전을 돌면서 최대한 병력을 늘려야겠군.’

던전의 마수들을 쓰러트리면 스켈레톤들을 다시 강제 징병시킬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건…….’

신유현은 눈앞을 바라봤다.

용의 계곡은 상당히 길었다.

하지만 보스급 소환수들과 약 1천 기의 스켈레톤 군단 덕분에 돌파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그리고 용의 계곡 끝에는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어째서 이곳에 신전이?”

놀랍게도 은색으로 빛나는 거대한 신전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백은룡 오르페의 단서가 있을 터.

“들어가 보면 알 수 있겠지.”

신유현은 신전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교만의 신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대리석 바닥에 빨간색 융단이 깔린 넓은 홀이 나왔다.

신유현은 융단을 밟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융단 끝에 있는 큰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너는…….”

신유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곳에 눈을 감고 있는 거대한 백은 빛의 용이 검은 마력 사슬에 묶인 채 누워 있었기 때문이다.

[왔는가, 계승자여.]

대기를 진동시키며 중후하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

어느 틈엔가 눈을 뜬 백은룡이 신유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신비하게 빛나는 푸른 눈과 아름답게 빛나는 백은의 피부를 가진 고대룡.

“설마 오르페인가?”

[그렇다. 내가 초대 불사왕의 마지막 세븐 아크스다.]

“이런 곳에 있었을 줄은 몰랐는데…….”

신유현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었다. 레이븐에게서 시련의 탑 7층을 공략하면 오르페에 대한 실마리를 알 수 있을 거라 듣긴 했지만 설마 이곳에 있었을 줄이야.

‘돌아가면 한 소리 해야겠군.’

다른 세븐 아크스들이라면 모를까, 레이븐이라면 오르페가 7층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테니까.

“나는 불사왕의 유지를 이어받은 계승자, 신유현이다. 너는 어쩔 생각이지?”

신유현은 차크라에서 기운을 끌어 올리며 말했다.

비록 봉인되어 있기는 하나 백은룡 오르페에게서 느껴지는 위압감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역시 최강이라고 불리는 세븐 아크스다웠다.

[여기까지 왔다는 소리는 다른 세븐 아크스들도 동료가 되었다는 의미겠지.]

“그렇다.”

[그렇다면 나도 그대를 따르도록 하지.]

“이렇게 간단히 말인가?”

신유현은 미심쩍은 눈빛으로 오르페를 바라봤다.

이미 다른 세븐 아크스들에게 오르페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들은 한결같이 상대하기 까다로운 존재라고 답했다.

왜냐하면 오르페는 드래곤이라는 강력한 종족이었으니까.

그리고 드래곤들은 자존심이 굉장히 높으며, 그에 걸맞은 힘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실제로 오르페라면 게티아 몇 놈들 정도는 혼자서 씹어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강한 존재가 순순히 자신을 따를 거라고 신유현은 생각하지 않았다.

[그대에 대한 것이라면 잘 알고 있다. 시련의 탑을 공략하러 올 때마다 지켜보았으니 말이야.]

“지켜보고 있었다고?”

오르페의 말에 신유현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설마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그대가 시련의 탑에 올 때마다 강해지는 것을 보았지. 그뿐만이 아니라 그대가 세븐 아크스들이 봉인되어 있는 신전을 공략하는 모습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

계속해서 이어지는 오르페의 말에 신유현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세븐 아크스의 신전들을 공략하는 모습까지 보고 있을 줄은 몰랐으니 말이다.

[그대는 충분한 힘과 자격을 가지고 있다. 나에게 있어 찰나와도 같은 시간에 그대는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으니까.]

고작 2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오르페에게 있어서는 눈 한 번 깜박이는 시간 정도였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신유현은 2성에서 7성까지 뛰어올랐다.

역대 마스터들 중에는 스무 살이 되기 전에 7성 경지에 오른 최연소 마스터가 존재했다.

하지만 최연소 마스터조차도 이미 어렸을 때 2성이 되었고 수년간 수련 끝에 7성이 되었다.

하지만 신유현처럼 2성이 된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7성이 된 케이스는 없었다.

그야말로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는 업적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그대를 인정한다. 그대와 같은 인간은 초대 불사왕을 제외하면 처음이니.]

“…….”

오르페의 말에 신유현은 말없이 쓴웃음을 지었다.

이전 삶에서였다면 오르페에게 이런 극찬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마나의 재능이 없어서 2성 기력 개방을 한참 후에야 하게 되고, 삶의 마지막 순간일 때는 고작 4성 초인이 되어 있었을 뿐이니까.

[그대는 선택받은 존재다. 하등하고 열등한 인간들과 달리 말이야.]

그렇게 말하는 오르페는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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