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243화
‘역시 아버지.’
신유현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설마 1년 전보다 훨씬 더 강해져 있었을 줄이야.
쿠구구구궁!
강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 신성일의 주변은 푸른 스파크가 튀면서 지면의 콘크리트 조각들이 떠올랐다.
그 상태에서 신성일은 전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파천검법(破天劍法).
팔식(八式), 허공(虛空).
슈아아아악!
선명하게 빛나는 날카로운 푸른빛의 오러 블레이드가 공간을 가르며 나아간다.
마치 빛살과 같은 속도로 쐐도 해오는 초승달 형태의 푸른 검강.
하지만 그 전에 이미 신유현은 전령의 신, 헤르메스의 신발 탈라리아의 스킬, 블링크를 발동시켰다.
스팟!
순간 신유현의 모습이 사라지더니 공중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 신성일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슈아아아악!
공중에 모습을 드러낸 신유현을 향해 날아드는 푸른빛의 오러 블레이드.
파천검법 팔식 허공이 연달아 펼쳐지면서 신유현을 향해 날아든 것이다.
[탈라리아의 고유 스킬, 스카이 스텝을 발동합니다.]
하지만 신유현은 곧바로 스카이 스텝으로 보이지 않는 공기를 압축한 발판을 만든 후 파천신법 전광석화를 펼쳤다.
팡! 팡! 팡!
신유현은 공기 발판을 박차며 좌우로 빠르게 움직였다.
슈아아악!
그러자 거의 종이 한 장 차이로 신유현은 신성일이 쏘아 내고 있는 초승달 형태의 푸른 검강을 피해 냈다.
샤아아악!
그리고 신유현을 스쳐 지나간 푸른 검강은 뒤에 있던 빌딩을 베고 지나갔다.
잠시 후,
스르르르륵.
푸른 검강이 베고 지나간 빌딩이 두 동강이 나면서 비스듬하게 썰리며 내려앉았다.
하지만 신성일이 날린 참격은 수도 없이 많았다.
쿠콰콰콰쾅!
비스듬하게 무너져 내리던 빌딩은 이내 수십 조각이 나면서 무너져 내렸다.
그 사이 신유현은 공중을 박차며 신성일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네크로소드에서 흑염을 피어 올리며.
파천검법(破天劍法).
오식(五式), 천충(天衝)!
네크로소드의 검 끝이 하늘을 뚫는 기세로 신성일을 향해 일직선으로 쏘아졌다.
파앙!
그 일격은 음속을 넘으며 날카로운 파공성을 냈다.
하지만 신성일은 여유로운 움직임으로 검 끝을 앞으로 내질렀다.
카앙!
그 순간 신성일의 검 끝과 네크로소드의 검 끝이 서로 충돌하면서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터져 나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지면이 갈라지면서 반경 수 미터 이상의 크레이터가 생겨났다.
“커헉!”
그리고 신유현은 기침을 하며 피를 토해 냈다.
하지만 여전히 네크로소드를 거두지 않고 검 끝을 맞댄 채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그러자 신유현과 신성일의 기세가 검 끝에서 터져 나오며 주변 공간 전체를 진동시켰다.
그럴 때마다 신유현의 안색은 점점 창백해져 갔다.
신성일의 강대한 기세를 검 끝을 통해 받아 내고 있었으니까.
천충이 막힌 시점에서 빠르게 떨쳐내고 물러나야 했으나 그러지 않았다.
왜냐하면 네크로소드의 흑염을 신성일의 검에 흘려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화르륵!
흑염이 뱀처럼 신성일의 검을 휘감으며 타고 올라갔다.
“흠.”
그 순간 신성일이 먼저 힘을 빼며 뒤로 물러났다.
흑염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기에.
실제로 흑염은 신유현의 의지에 따라 대상을 불태울 수 있었다.
한번 불이 붙는다면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신유현은 신성일을 놓칠 생각이 없었다.
파천검법(破天劍法).
사식(四式), 섬광(閃光)!
번쩍!
순간 검은 검광과 함께 흑염이 신성일을 향해 날아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신유현은 마안까지 발동했다.
[사령안, 저주안, 부패안, 질병안, 마비안, 침묵안, 독안, 흑안을 발동합니다.]
총 여덟 개의 마안.
신유현의 눈에서 각양각색의 빛이 흘러나오며 신성일에게 마안의 효과가 덮쳐들었다.
“상태이상 마법인가. 시시하구나.”
하지만 신성일은 입 꼬리를 치켜올리며 웃어 보였다.
그 순간 신성일의 눈동자에서 푸른 원형의 작은 마법진이 전개되었다.
신성일의 고유스킬 중 하나인 심안이었다.
그 직후 신성일은 자신의 애검을 휘둘렀다.
파사삭!
[마안이 파괴되었습니다.]
“뭣?”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본 신유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마안의 효과는 상태이상이다.
그렇기에 상대가 강한 존재라면 상태 이상에 저항한다는 메시지가 떠올랐었다.
그런데 마안이 파괴되었다니!
‘잔재주는 통하지 않는다는 건가?’
7성 마스터 경지에 오른 신성일은 오러 해방과 함께 심안도 획득했다.
덕분에 볼 수 없는 것들을 심안을 통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심안을 통해 신유현의 마안들을 확인하고 검강으로 베어 버린 것이다.
쾅!
그때 신성일이 지면을 강하게 밟았다.
그러자 신성일 뒤편으로 지면이 갈라지면서 콘크리트 더미들이 터지면서 치솟아 올랐다.
그 직후 신성일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쏘아지듯 신유현을 향해 달려 나갔다.
파천신법(破天迅法),
세 번째 걸음, 뇌전보(雷電步)!
신유현이 사용하던 파천신법과 같았지만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수 미터를 돌파한 신성일은 신유현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 모습을 본 신유현은 빠르게 네크로소드를 들어올렸다.
까가강!
분명 신성일은 검을 한번 휘둘렀지만 검이 부딪치는 소리는 세 번 울렸다.
눈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파천검법의 무명, 파쇄, 격멸을 연달아 전개한 것이다.
“커헉!”
그 때문에 신유현은 가까스로 신성일의 3연격을 막아 냈지만 엄청난 속도로 튕겨져 날아갔다.
쾅! 쾅! 콰가가각!
그뿐만이 아니라 건물을 관통하며 폐허가 된 도시의 도로를 부수며 지면 속으로 파묻혀 들어갔다.
‘역시 강하구나.’
반쯤 지면에 파묻힌 신유현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회복에 전념했다.
인천 앞바다에서 트리스탄을 쓰러트리고 얻은 A급 스킬 초재생과 여신 미네르바의 목걸이에 붙어 있는 옵션 능력인 SS급 마나 재생 덕분에 빠르게 몸을 회복할 수 있었다.
“후.”
길게 숨을 내쉬며 신유현은 다시 몸을 일으켜 세웠다.
“흠. 역시 이 정도로는 쓰러트릴 수 없나 보군.”
그리고 어느 틈엔가 눈앞에 신성일이 다가와 서 있었다.
“당연한 거 아닙니까? 아직 서로 전력을 다하지 않았으니까요.”
신유현의 말에 신성일은 피식 웃어 보였다.
“그렇지. 너는 소환수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냐?”
“네. 검술 하나로 아버지와 싸우고 싶습니다.”
“검술만으로 과연 나를 상대할 수 있을까? 아직 너는 진정한 마스터가 된 건 아닌 것 같다만?”
“알고 계셨습니까?”
신유현은 쓴웃음을 지었다.
역시 신성일은 눈치 채고 있었다.
아직 신유현이 오러 해방 능력을 각성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검을 마주하면 알 수 있는 일이지.”
그렇게 대답한 신성일은 선명하게 빛나는 푸른 오러 블레이드가 입혀진 검을 아래로 늘어트렸다.
“너에게 마스터의 힘을 보여 주마.”
우웅!
순간 신성일에게서 어마어마한 기운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오러 해방.”
번쩍!
신성일의 등 뒤에서 강대한 기세를 내뿜는 푸른빛의 오러가 집속되기 시작했다.
오러 해방.
비연검(飛連劍) 7식(七式).
얼마 지나지 않아 신성일의 등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푸른빛의 오러 블레이드들.
‘이게 아버지의 오러 해방인가.’
신유현은 신성일의 등 뒤에 나타난 순수한 오러로 이루어진 일곱 자루의 검들을 바라봤다.
모든 검사가 정점이라고 여기는 기술들 하나, 이기어검술.
신성일은 오러 해방으로 이기어검술을 구현해 낸 것이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막을 수 있으면 한번 막아 보거라.”
신성일은 자신이 들고 있는 검을 앞으로 향했다.
슈아악!
그 순간 일곱 자루의 오러 블레이드들이 날카로운 파공성을 내며 신유현을 향해 날아들었다.
신성일의 의지에 따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일곱 자루의 비연검들.
먹잇감을 노리는 포식자처럼 비연검들은 사방에서 신유현을 둘러싸며 다가왔다.
그 모습을 본 신유현은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피할 수 없다고.
[고유 스킬,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S)를 발동합니다.]
신성일이 오러 해방을 할 때 신유현 또한 차크라에서 마나를 끌어모으고 있었다.
콰앙!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를 발동하자 신유현을 중심으로 검은 오러가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그 직후 비연검들이 신유현을 덮쳤다.
깡! 까강! 까가강!
신유현은 자신을 덮쳐드는 일곱 자루의 비연검들을 쉴 새 없이 네크로소드로 쳐냈다.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를 발동해서 평소보다 훨씬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기에 사방에서 날아드는 비연검들을 상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기껏 신유현이 튕겨낸 비연검들은 다시 덮쳐 들어왔다.
그 때문에 신유현은 쉴 틈 없이 네크로소드를 휘둘러야 했다.
마치 수십, 수백 명의 검사와 싸우는 기분이었다.
‘큭.’
마나 오버 드라이브 덕분에 비연검들을 겨우 막아 내고 있는 상황.
신성일에게는 근접조차 할 수 없었다.
‘소환수들을 사용한다면 어떻게든 할 수 있지만…….’
보스급 소환수들이나 아니면 최소한 리빙 파워드 아머라도 소환해서 착용한다면 지금보다 상황이 좀 더 나아질 것이다.
하지만 조금 전 신성일에게 말했다시피 신유현은 오직 검술 하나로 아버지와 싸울 생각이었다.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 남은 시간, 10초.]
‘시간이…….’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한 신유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는 마나를 소모해서 일시적으로 모든 신체 능력을 증폭시켜 준다.
그 덕분에 그나마 신성일의 오러 해방 능력인 비연검을 상대로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지속 시간이 끝난다면 남은 건 필패뿐.
지금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
오러 해방.
‘일단은 전력을 다해야지.’
신유현은 이를 악물며 최후의 수단을 발동시켰다.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 세컨드 모드, 제로 포인트 브레이크를 발동합니다.]
[남은 시간 1초.]
모든 능력을 한 점에 집중시켜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는 제로 포인트 브레이크.
신유현은 최후의 일격을 신성일을 향해 휘둘렀다.
파천검법(破天劍法).
비기(祕技), 하늘베기(破天).
스아아악!
그리고 하늘이 갈라졌다.
폐허가 된 도시 위에 끼여 있던 구름들이 갈라지면서 푸른 하늘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지상과 하늘을 가르며 칠흑의 참격이 신성일을 향해 날아들고 있었다.
차차차창!
하지만 그 앞을 비연검들이 막아섰다.
신성일 앞에 일렬로 늘어선 선명하게 빛나는 푸른빛의 오러 블레이드들은 차례대로 신유현이 날린 참격을 막아 냈다.
그리고 신유현이 날린 파천검법의 비기는 비연검 다섯 자루를 파괴했다.
“놀랍구나.”
그 모습을 본 신성일은 드물게 놀란 얼굴로 눈을 크게 떴다. 표정을 지었다.
“설마 파천검법의 비기를 사용할 줄이야.”
파천검법에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초식들뿐만이 아니라 숨겨진 비기가 존재한다.
그중 하나가 하늘베기였다.
파천검가의 역대 가주들 중에서 터득한 자는 손에 꼽을 정도.
그만큼 구현하기 힘든 비기를 신유현이 지금 신성일의 눈앞에서 보인 것이다.
파천검법의 비기를 본 신성일은 신유현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그 시절을 떠올린 신성일은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하긴 너는 한때 천재였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