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235화 (235/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235화

덜그럭덜그럭.

수도 없이 많은 스켈레톤이 단탈리온을 향해 달려든다.

2차 전직을 한 스켈레톤 엘리트들이 방패를 앞세웠고, 뒤에서는 팔랑크스 부대가 아주 긴 장창을 들이밀며 다가갔다.

콰아아앙!

그 순간 단탈리온에게서 충격파가 공기를 뒤흔들며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충격파에 휩쓸린 스켈레톤 엘리트들과 팔랑크스들은 허공을 날며 나가 떨어졌다.

하지만 그 뒤를 이어 수십 기의 스켈레톤들이 꾸역꾸역 단탈리온을 향해 다가갔다.

그뿐만이 아니다.

상공에서는 스켈레톤 드래곤과 케이론, 레드 제너럴 앤트가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그리고 지상에서도 보스급 소환수들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크워어어어어!

몸길이만 12미터에 달하는 6성 보스 제노사이드 렉스가 포효하며 단탈리온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 버러지 같은 놈들이!”

단탈리온은 이를 악물며 검은 괴생명체들을 사방으로 전개했다.

검은 괴생명체들과 충격파로 언데드 군단을 막아 내고 있었지만, 보스급 소환수들까지 신유현이 투입하기 시작하자 점점 더 감당하기 힘들어져 가고 있었다.

콰직!

12미터 크기의 거구인 제노사이드 렉스가 슬라임 같은 부정형의 검은 괴생명체를 짓밟았다.

부웅! 퍼버버벅!

키에에엑!

이어서 몸을 돌리며 꼬리를 휘두르자 검은 괴생명체들이 괴성을 지르며 폭발하듯 터져 나갔다.

그리고 검은 괴생명체들을 향해 입을 쩍 벌렸다.

키이이잉!

그러자 제노사이드 렉스의 입 앞에서 붉은 마나가 집속되기 시작했다.

푸확! 화르르륵!

이윽고 검붉은 불길이 화염방사기처럼 쏘아졌다.

공간을 가르며 일직선으로 나아가는 검붉은 화염.

제노사이드 버스터!

화르륵!

키에에엑!

제노사이드 버스터 앞에 검은 괴생명체들은 괴성을 지르며 불타올랐다.

제노사이드 렉스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전 방위적으로 검은 괴생명체들을 불태웠다.

그 때문에 검은 괴생명체는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큭.”

그 모습을 본 단탈리온은 혀를 찼다.

지금까지 단탈리온이 자신의 몸을 보호하면서 공격까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검은 괴생명체들 덕분이었다.

하지만 조금 전 제노사이드 렉스의 공격으로 규모가 상당히 줄어든 것이다.

아직 끝이 아니었다.

슈아아아아악!

날카로운 파공성을 내며 단탈리온을 향해 칠흑의 장검들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5서클 흑마법, 사우전드 다크 블레이드.

흑마력으로 이루어진 천 자루의 다크 블레이드들이 단탈리온을 향해 비 오듯 쏟아져 내리는 상황.

“건방진!”

단탈리온은 들고 있는 지팡이에 마력을 집중했다.

“어쩔 수 없지. 네놈들에게 게티아의 힘을 보여 주마.”

콰아아아앙!

순간 단탈리온에게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터져 나왔다.

주변을 초토화시키며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충격파에 휩쓸린 다크 블레이드들 일부가 튕겨 날아갔다.

그리고 단탈리온을 중심으로 콘크리트 더미들이 치솟아 오르며 자욱한 먼지가 시야를 가렸다.

후웅!

잠시 후 강한 바람과 함께 콘크리트 더미들과 흙먼지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하얀빛을 내고 있는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얀빛의 링, 헤일로가 머리 위에 떠올라 있고, 등에는 하얀빛의 날개 네 장이 펼쳐지고 있었다.

‘이게 게티아의 진정한 모습이지.’

신유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처음 게티아와 조우했을 때 인류는 충격에 빠졌었다.

그들의 모습은 천사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 때문에 처음에는 인류를 마수들로부터 구하기 위해 도와주러 온 줄 알았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인류는 깨달았다.

그들은 결코 천사와 같은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깡! 까가가강!

게티아로서 진정한 모습을 해방한 단탈리안은 자신을 향해 쇄도하는 다크 블레이드를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조금 전까지 단탈리온이 들고 다니던 지팡이가 하얀빛의 검으로 변한 것이다.

그리고 단탈리온은 잔상이 남을 정도로 빠르게 빛의 검을 휘두르며 다크 블레이드들을 쳐 냈다.

챙! 챙! 챙!

단탈리온의 주변은 튕겨 낸 다크 블레이드들로 가득 채워져 갔다.

쿠구구궁!

하지만 슈브의 공격도 끝나지 않았다.

단탈리온의 머리 위로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대검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비 5미터, 길이 30미터 크기의 거대한 대검.

빛을 가르는 어둠의 검, 그랜드 다크 세이버.

슈브의 6서클 흑마법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랜드 다크 세이버와 같은 크기의 거대한 핏빛 창이 단탈리온을 향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작열하는 붉은 피의 창, 그랜드 블러드 랜스.

루베르 또한 슈브와 함께 그랜드 다크 세이버와 비슷한 위력을 가진 그랜드 블러드 랜스로 공격한 것이다.

“겨우 이런 걸로…….”

단탈리온은 고개를 치켜 들고 자신을 향해 떨어져 내리는 거대한 검과 창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빛의 검을 휘두르려고 했다.

그 순간,

흐어어어어어!

이전보다 더 격렬하게 원혼들이 단탈리온을 향해 들러붙기 시작했다.

본 모습을 드러낸 단탈리온을 본 원혼들이 과거의 기억들이 떠오른 모양이었다.

“끝까지 나를 방해할 셈이냐!”

단탈리온은 원혼들을 향해 일갈하듯 소리쳤다.

그리고 하얀 빛을 일으키며 원혼들의 접근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성난 파도처럼 밀려드는 원혼들을 막을 수 없었다.

거기다 신유현의 스켈레톤 군단까지 달려들고 있는 상황.

그 때문에 단탈리온은 잠시 신경을 스켈레톤들과 원혼들에게 쏟았다.

번쩍!

단탈리온이 지면에 하얗게 빛나는 검을 꽂자 빛이 터져 나오면서 충격파가 몰아쳤다.

그로 인해 단탈리온을 향해 달려들던 스켈레톤들과 원혼들은 또다시 충격파에 의해 튕겨 날아갔다.

그리고 단탈리온이 다른 곳에 신경을 잠시 쓰는 사이,

콰콰콰콰쾅!

그랜드 다크 세이버와 그랜드 블러드 랜스가 단탈리온을 덮치며 어마어마한 폭발이 일어났다.

* * *

본래 게티아의 모습을 드러내며 힘을 해방한 단탈리온은 압도적인 무력을 선보였다.

그랜드 다크 세이버와 그랜드 블러드 랜스의 공격에도 버텨 냈으니까.

그 때문에 슈브와 루베르의 합동 공격 이후에도 단탈리온은 계속 저항하며 전투를 이어나갔다.

단탈리온은 게티아들 중에서도 중위권 정도 되는 힘을 가진 존재였다.

하지만 결국 신유현의 예측대로 물량 공세 앞에서는 버텨 낼 수 없었다.

아무리 강대한 힘을 가졌어도 계속 되는 물량공세를 이길 수 없었으니까.

거기다 세븐 아크스들과 7성 마스터들까지 전투에 합류하자 단탈리온은 조금씩 불리해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꿇어라.”

나직한 레이븐의 목소리와 함께 검은 칼날이 단탈리온의 다리를 날렸다.

“크윽!”

그 때문에 단탈리온은 자리에 쓰러졌다.

하지만 불과 얼마 되지 않아 잘려 나간 단탈리온의 다리는 빛을 내며 스멀스멀 빠른 속도로 재생되기 시작했다.

스스슥!

그렇게 단탈리온이 쓰러진 사이 검은 사슬이 지면에서 솟아 나오더니 단탈리온을 포박시켰다.

디아의 S급 스킬, 어둠의 사슬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원혼까지 단탈리온을 짓눌렀다.

“이 빌어먹을 버러지 새끼들이! 감히 내 몸에 손을 대다니!”

단탈리온은 악을 쓰며 소리쳤다.

시종일관 여유로운 표정과 비웃음을 흘리던 조금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

그때는 자신이 당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 단탈리온은 신유현의 앞에서 수많은 언데드에게 둘러싸이고 어둠의 사슬에 포박된 채 제압당해 있었다.

세븐 아크스에 의해 몸뿐만이 아니라, 마나까지도.

“파우스트 마그누스. 아니 단탈리온.”

“……!”

신유현의 말에 단탈리온은 놀란 표정으로 눈을 부릅떴다.

“네놈이 그걸 어떻게 알고 있지?”

단탈리온은 게티아로서의 본명(本名).

지금까지 한 번도 본명을 댄 적이 없었다.

잿빛 교단의 간부들조차 모르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본명을 알고 있는 것일까?

퍼억!

“말버릇에 주의해라. 단탈리온.”

그때 레이븐이 단탈리온의 뒤통수를 붙잡고 지면에 처박았다.

그는 게티아에게 멸망당한 문명의 생존자였다.

그 때문에 단탈리온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며 증오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버러지 같은 하등한 놈이…….”

지면에 머리가 박히면서 피가 튀어 오른 단탈리온은 이를 갈며 중얼거렸다.

“그렇지. 그렇게 나와야지.”

단탈리온의 말에 레이븐은 광기에 찬 미소를 지었다.

이제부터 오랜 시간 단탈리온을 심문하게 될 것이다.

그 일에 레이븐은 적극적으로 임할 생각이었다.

게티아라면 어지간한 방법으로는 입을 열지도 않을 것이고, 죽지도 않을 테니까.

“설마 네놈이 벌써 와 있을 줄은 몰랐다. 게티아 놈들이 보낸 선발대일 테지.”

신유현은 고개를 들고 서울시 상공을 올려다봤다.

그곳에는 여전히 단탈리온이 소환한 붉은 핏빛의 마법진이 빛나고 있었다.

지금까지 초인들과 마수들을 갈아서 만든 크리스탈들을 전부 소모해서 만든 마수 소환 마법진이었다.

“네놈의 목적과 게티아들이 언제 이 세계에 올 것인지 말해야 할 거다.”

“웃기는군. 버러지 같은 놈들에게 내가 대답할 것 같으냐.”

단탈리온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보다 어떻게 우리에 대해 알고 있는 거지?”

단탈리온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신유현을 바라봤다.

자신의 본명을 알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게티아의 존재와 자신이 선발대라는 사실까지 알고 있었다.

“게티아라고 나는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는데.”

단탈리온은 자신의 정체를 철저히 숨겨왔다.

잿빛 교단의 인물 중에서 그와 직접적으로 얼굴을 볼 수 있는 인물은 상위 간부들뿐이었다.

그마저도 자신이 누구인지 아무에게 말하지 못하도록 정신제약을 걸어놓기도 했다.

그런 엄중한 관리를 하면서도 게티아는 자신 한 명뿐이며, 본명조차 말하지 않았다.

또한, 단탈리온이 크리스탈을 만들어서 게티아들을 부르기 위한 차원의 문을 만들려고 하는 사실은 잿빛 교단의 간부들도 모르는 비밀이었다.

그러니 단탈리온이 선발대라는 사실도 몰랐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그런 사실들을 눈앞에 있는 인간은 알고 있는 것일까?

“그건 네놈이 알 바 아니지. 그리고 네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건 네 옆에 있는 레이븐이다. 네놈들이 멸망시킨 문명의 생존자니까.”

“뭐라고?”

단탈리온은 살짝 놀란 표정으로 레이븐을 바라봤다.

설마 자신들이 멸망시킨 문명의 생존자가 살아서 이쪽 세계에 넘어와 있었을 줄이야.

“그렇군. 네놈 때문이었구나.”

단탈리온은 모든 걸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들이 멸망시킨 세계라면 게티아들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을 터.

하지만 정작 레이븐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신유현을 바라봤다.

탐욕의 신전에서 봉인이 풀리고 이 세계에 온 지 이제 고작 며칠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니까.

“뭐, 그렇지.”

레이븐은 유능한 인물이었다.

단탈리온의 반응에 속으로 조금 당황했었지만, 바로 센스를 발휘해서 마치 자신이 게티아들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들을 넘겨준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한 것이다.

“우리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네놈들은 멸망하게 될 테니까.”

단탈리온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멸망시켜온 세계들을 떠올렸다.

이 세계도 머지않아 그렇게 될 터.

“머지않아 내 동포들이 이 세계에 찾아올 것이다. 단지, 시간이 좀 더 걸릴 뿐이지.”

단탈리온의 계획이 성공했었다면 시간을 좀 더 단축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세계의 미래는 바뀌지 않았다.

게티아들이 찾아오면 이 세계는 멸망할 테니까.

“그건 네놈이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신유현은 단탈리온을 바라봤다.

“네놈이 알고 있는 걸 전부 말해라.”

“맨입으로? 내가 말할 거라 생각하나?”

“그렇게 될 거야.”

신유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단탈리온을 내려다봤다.

그 어떤 고문을 한다고 해도 단탈리온은 버텨 낼 테지.

물론 시간을 오래 들인다면 굴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신유현은 시간을 오래 들일 생각이 없었다.

“이제 네놈의 죗값을 치를 시간이다.”

신유현은 단탈리온을 바라보며 사령술을 발동시켰다.

[서드 스킬, 원혼의 복수를 시전 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