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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230화 (230/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230화

월야회는 극우주의의 시민 단체.

과격한 사상과 망언으로 일본에서도 욕을 처먹고 있는 단체였다.

그런데 설마 이런 식으로 한국과, 특히 대한민국의 4대 명문 중 하나인 파천검가를 건드릴 줄이야.

‘게티아의 입김이 있었겠지.’

크리스탈 조각은 명백하게 게티아의 과학 기술력이 들어간 물건이었다.

분명 월야회와 이어져 있을 터.

“게티아에 대해 알고 있나?”

“게티아? 모릅니다.”

신유현의 질문에 타치바나 나오키는 고개를 흔들었다.

‘거짓은 아니군.’

그 반응에 신유현은 타치바나 나오키가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게티아 숭배자가 아니었으니까.

숭배자 놈이었다면 신유현이 게티아라는 이름을 입에 올렸다는 이유만으로도 입에 게거품을 물면서 지랄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숭배자들은 게티아를 위대한 분이라고 부른다.

절대 게티아라고 부르지 않았다.

‘월야회의 회장과 부회장을 통해 이어져 있는 건가?’

타치바나 나오키의 반응으로 보아 특공대원들은 게티아에 대해 모르고 있는 모양.

그렇다면 월야회의 회장이나 부회장을 붙잡아서 조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게티아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서 붙잡아야 하니까.

“이놈들은 가문의 지하 감옥으로 연행해라. 그리고 월야회의 거점을 쳐야겠군. 일단 혹시 모르니 일본 정부와 일본 지부 헌터 협회에 연락하고.”

사실상 연락이 아니라 통보지만.

월야회는 일본의 시민단체였기에 아무 말 없이 쳐들어갈 수는 없었다.

그리고 일본 정부와 일본에 있는 헌터 협회 지부의 체면도 생각해야 했기에 최소한 연락만이라도 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신유현이 세븐아크스들에게 명령을 내렸을 때, 멀리서 이시아가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주님!”

이시아는 다급한 표정으로 신유현을 향해 다가왔다.

“왜? 무슨 일이야?”

신유현은 의아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이시아는 아버지가 붙여준 인물로 냉정하고 사무적인 성격의 유능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서, 서울이 침공 받고 있어요!”

“뭐?”

이시아의 말에 신유현은 눈을 크게 뜨며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서울이 침공 받고 있다니?

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 * *

마천루가 펼쳐져 있는 서울특별시.

초고층 빌딩들이 늘어서 있는 서울시 상공에 거대한 핏빛 마법진이 떠올라 있었다.

서울시 전체와 맞먹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번쩍!

순간 핏빛 마법진에서 발생한 붉은 번개가 지면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콰콰쾅!

“꺄아아아악!”

“뭐, 뭐야?”

어마어마하게 울려 퍼지는 천둥 번개 소리에 지상에 있던 사람들은 놀란 표정으로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굉음과 함께 떨어진 붉은 낙뢰는 초고층 빌딩 하나를 직격했다.

당연히 빌딩에는 낙뢰 대책으로 피뢰침이 달려 있었다.

하지만 의미가 없었다.

콰콰콰콰쾅!

붉은 번개가 떨어진 빌딩 최상층부터 폭발하며 연쇄적으로 아래층들이 터져나갔으니까.

그 때문에 붉은 폭염과 검은 연기가 터져 나오며 빌딩 일부가 폭발하면서 날아가 버렸다.

“으아아악!”

“떠, 떨어진다!”

터져 나간 빌딩의 콘크리트 더미와 철근들, 유리 조각 등등이 지면을 향해 떨어져 내리기 시작하자 지상에 있던 사람들은 난리가 났다. 떨어져 내리는 빌딩의 잔해를 피해야 했으니까.

하지만 잔해들을 피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쿵! 쿠쿵!

“아악!”

“꺄아악!

순식간에 지상은 아비규환이 되었다.

하늘에 떠올라 있는 마법진에서 수많은 붉은 번개가 발생해 서울시를 향해 떨어져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 전역을 강타하고 있는 붉은 번개들은 빌딩들을 폭파시키고, 도로 위의 자동차들도 폭파시켰다.

대재앙이나 다름없는 상황.

그리고 붉은 핏빛 마법진 위에 작은 존재가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인간들이 먼지처럼 보이는구나.”

하얀 정장을 입고 있는 사내, 단탈리온은 지상에서 죽어 나가고 있는 인간들을 내려다보며 입가에 비웃음을 띄웠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우왕좌왕하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인간들의 모습에 희열감까지 맛보고 있었다.

지금 상황을 일으킨 인물은 다름 아닌 그였으니까.

“힘을 가진 초인이라고 해도 하등 생물인 건 변함이 없군.”

붉은 번개로 인한 재해는 그야말로 천재지변이나 다름없었다.

그 앞에서는 아무리 초인이라고 해도 무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

단탈리온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붉은 번개 앞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초인들을 내려다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지.”

딱!

단탈리온은 손가락을 튕겼다.

스스슥.

그러자 핏빛 마법진 바로 밑에 길이 3~5미터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키에에엑!

이윽고 균열 사이에서 마수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벌레 같은 놈들이지만 인간들을 상대하기에는 충분하지.”

머리에 크리스탈 장치가 박혀 있는 마수들.

하나하나가 범상치 기세를 내뿜고 있었다. 최소 4성에서 5성급들이었으니까.

성가신 점은 마수들이 날개를 가진 비행형이라는 사실이었다.

생김새는 각자 다 달랐지만 날개를 가지고 있었기에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수 있었다.

거기다 숫자도 어마어마했다.

수십 개의 균열에서 수백 마리에 달하는 마수가 끊임없이 튀어나오고 있었으니까.

“가라.”

키에에엑!

머리에 박힌 크리스탈 장치에 의해 단탈리온에게 조종당하는 마수들은 괴성을 지르며 지상을 향해 쇄도하기 시작했다.

“마, 마수다!”

“어째서 서울에 마수들이…….”

“인베이전 게이트인가?”

붉은 번개에 이어 마수들까지 등장하자 서울시의 인간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지상에 내려간 마수들이 인간들을 학살하기 시작했으니까.

끼아아아아!

<5성 마수 프테라돈>

익룡과 흡사하게 생긴 거대한 마수로 몸길이만 3미터가 넘어 보였다.

프테라돈이 초음속의 속도로 상공에서 지상으로 하강하며 지나가자 주변에 박살이 났다.

날카로운 진공의 칼날이 생겨나면서 저공비행을 하면서 지나간 지상이 초토화가 되어 버린 것이다.

“끄아아아악!”

그뿐만이 아니라 프테라돈이 지나간 자리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몸이 갈기갈기 찢겨져 나가며 처참한 죽음을 맞이했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패닉에 빠지며 공포에 질렸다.

“우와아아악!”

“저리 비켜!”

“도, 도와주세요!”

마수들의 공격까지 시작되자 일반 시민들은 안전한 장소를 찾아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움직이자 상황은 더욱 최악을 향해 달려갔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 앞을 막고 있는 사람들을 막 밀쳐 내거나, 뒤로 잡아 당겨서 쓰러트리는 인간들도 있었으니까.

그 때문에 바닥에 쓰러진 사람들은 이내 뒤에서 도망치려는 사람들에게 짓 밝혀 죽는 경우도 있었다.

“헌터! 헌터들은 어디 있는 거야?”

“4대 명가는 뭘 하고 있는 거지?”

마수들의 등장에 일반 시민들은 헌터나 초인을 애타게 찾았다.

마수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존재들은 던전을 공략하는 헌터과 무술 가문들의 초인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현재 서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예상치 못한 마수들의 대규모 침공이었다.

가끔 돌발적으로 발상하는 인베이전 게이트와 규모 자체가 달랐다.

그 때문에 아무리 4대 명가들과 헌터 협회라고 해도 모든 사람을 지켜줄 수 없었다.

“생각보다 효율이 좋군.”

그리고 상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단탈리온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번 습격으로 인해 패닉에 빠진 서울 시민들은 죽음의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분노와 슬픔, 좌절과 절망 같은 온갖 부의 감정 에너지가 서울 전체에서 피어올랐다.

‘이걸로 계획을 앞당길 수 있겠군.’

부의 감정 에너지는 게티아들에게 있어 힘의 원천과도 같은 것.

그리고 선발대로서 지구에 먼저 온 단탈리온에게는 중요한 사명이 하나 있었다.

바로 게티아들을 이 세계에 부르기 위한 문을 여는 것이다.

하지만 게티아들을 소환하기 위한 차원의 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 단탈리온은 수많은 계획을 세웠다.

자신을 추종하는 숭배자 집단인 잿빛 교단을 만들었고, 뒤에서 인간들을 조종하며 부의 감정 에너지를 모으려 했다.

특히 초인을 쥐어 짜내면 상당한 에너지를 모을 수 있었다.

초인이 가진 생명력과 마력, 그리고 부의 감정 에너지까지 얻을 수 있으니까.

그 때문에 잿빛 교단을 통해 철화단 같은 빌런 조직을 이용해서 온갖 실험을 하고 초인들에게서 에너지를 추출해 왔다.

과거 철화단의 실험체였던 어린아이들과 혈랑도 사실 단탈리온이 뒤에서 조종한 것이다.

그 외에도 블랙 워치나 잿빛교단의 배후에서 차원의 문을 열기 위해 움직여왔다.

그런데 최근 몇 달 사이 단탈리온은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파천검가의 삼남, 신유현 때문에.

‘설마 잿빛 교단이 당할 줄이야.’

단탈리온은 인상을 찌푸렸다.

잿빛 교단은 단탈리온이 심혈을 기울여 키운 조직이었다.

그런데 신유현을 습격하러 간 핵심 전력들이 당해버린 게 아닌가?

그 때문에 마음 같아서는 당장 신유현을 때려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단탈리온은 한번 인내했다.

그리고 계획을 세웠다.

신유현을 처리함과 동시에 자신의 사명을 이룰 수 있는 계획을.

“신유현. 네놈이 있을 장소를 없애 주마.”

단탈리온은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신유현과 함께 대한민국의 초인들을 제물로 삼아서 게티아를 소환할 차원의 문을 열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월야회를 이용해서 신유현을 강릉으로 유인했다.

신유현이 서울에 없는 사이, 돌아올 장소를 없애 버릴 생각이었으니까.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군.”

단탈리온은 자꾸만 입 꼬리가 치켜 올라갔다.

서울시를 비롯한 주변 수도권 지역들이 폐허가 되어 버린 모습을 보고 과연 신유현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 모습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짜릿함이 올라왔으니까.

“즐거운 쇼도 준비해야겠군.”

거기다 신유현이 보는 앞에서 가족들을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일 생각이었다.

하등한 인간 따위가 신인 자신의 일을 방해하면 어떻게 되는지 가르쳐줘야 하니 말이다.

그 후에 절망하고 있을 신유현을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이면 될 테지.

아니, 자신의 동료들이 이 세계에 오고 난 후, 장난감처럼 개조를 하며 가지고 놀다가 죽여도 될 터.

“신에게 대항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나? 레일라 브라이트.”

단탈리온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 있는 20대 후반의 여성이 있었다.

세계 초인 랭킹 8위.

검의 마녀, 블레이드 위치.

레일라 브라이트.

그녀는 화이트 워치 소속으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마법사였다.

그리고 헌터 협회에서 한국에 붙잡힌 잿빛 교단의 간부들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런데 설마 한국에 파견 오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어째서, 어째서 당신이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거죠?”

레일라는 믿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지금 그녀의 눈앞에 있는 하얀 신사는 세계 초인 랭킹 1위, 디바인 알케미스트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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