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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228화 (228/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228화

바람이 새는 듯한 말에 신유현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이시무라 다로의 턱을 발로 걷어찼다.

“크르르르륵!”

이미 턱이 박살 난 상태라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던 이시무라 다로는 눈을 까뒤집으며 입에서 게거품을 물었다.

“이 쓰레기 같은 놈들이.”

그럼에도 화가 풀리지 않은 신유현은 차가운 눈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그곳에는 월야회의 특공대원 몇 명이 눈살을 찌푸리며 서 있었다.

“이 쓰레기 같은 조센징 새끼가!”

“감히 대장님을 건드려?”

그들은 자신들의 대장인 이시무라 다로가 턱이 박살 난 채 쓰러지자 눈이 뒤집혔다.

“팔다리를 짓이겨 주마!”

“손발톱도 뽑아야지!”

“그럼 나는 이빨을 뽑아 줘야겠군.”

“그 정도로 되겠어? 안면을 토치로 구워 버려야지!”

월야회의 특공대원들은 히죽히죽 웃으며 신유현을 바라봤다.

그들은 아무도 이시무라 다로를 걱정하지 않았다.

다만, 신유현이 이시무라 다로를 건드린 일을 핑계로 즐길 생각을 하고 있을 뿐.

“쓰레기 같은 놈들이군요.”

그때 신유현의 그림자 속에서 칠흑의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등까지 내려오는 긴 흑단 같은 머리카락과 날카롭게 빛나는 붉은 눈, 그리고 성별을 알 수 없는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존재.

검은 제복 같은 정장 차림을 한 레이븐은 차가운 눈으로 흑야회의 특공대원들을 노려봤다.

“오? 예쁜데?”

“피부가 곱네? 불로 태우면 어떻게 되려나?”

“손톱을 짓이기면 어떻게 울지 기대되는군.”

아직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한 특공대원들은 희열에 찬 표정을 지으며 레이븐을 바라봤다.

그들의 말에 레이븐은 한마디했다.

“미친놈들. 마스터와 나를 모욕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다. 네놈들이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고통을 선사해 주마.”

레이븐은 위험하게 빛나는 붉은 눈으로 특공대원들을 노려봤다.

그 직후 지금까지 억누르고 있던 레이븐의 기세가 터져 나왔다.

“헛?”

갑작스러운 기세에 약 열 명 정도 이시무라 다로와 함께 있던 특공대원들은 흠칫 놀란 표정을 지었다.

분명 아무것도 없었던 신유현의 등뒤에서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을 때도 특공대원들은 기세등등했다.

비록 대장인 이시무라 다로가 당하긴 했지만, 갑작스러운 기습 공격에 대응하지 못했을 거라 단순하게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상대는 고작 한두 명 정도밖에 없었고 특공대원들은 열 명이었다.

거기다 그들은 월야회의 특공대 내에서도 정예들로 최소 5성급 실력자였기에 상대가 누구든 이길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레이븐에게서 터져 나오고 있는 기세는 범상치 않았다.

무려 6성급 초인의 기세였으니까.

아무리 특공대원들이라고 해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뭐해? 어차피 혼자잖아!”

“전부 몰아붙여!”

레이븐의 기세에 특공대원들은 일순 주춤했지만 이내 앞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실력과 숫자를 믿은 것이다.

“어리석은 놈들.”

그 모습을 본 레이븐은 비웃음을 흘리며 손을 내밀었다.

그 순간 레이븐의 발밑에서 어둠이 뻗어 나왔다.

눈 깜짝할 사이 특공대원들의 발밑 지면은 어둠으로 가득 찼다.

“뭐, 뭐야?”

“이건 뭐지?”

갑작스러운 상황에 특공대원들의 얼굴에 의아함이 생기는 찰나,

“체인 라이트닝.”

내밀었던 손을 움켜쥐며 레이븐은 광역 공격이 가능한 5클래스 흑마법을 시전 했다.

파지지직!

“크아아아악!”

특공대원들의 발밑에 생겨난 어둠 속에서 검은 벼락, 흑뢰가 치솟아 올랐다.

칠흑의 스파크가 특공대원들 사이를 튀어 다녔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특공대원들은 몸을 부르르 떨며 자리에 털썩털썩 쓰러졌다.

“이, 이건 대체?”

“우리가 한 번에 당하다니?”

전격에 의해 마비가 된 특공대원들은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저벅저벅.

그리고 바닥에 쓰러진 특공대원들을 향해 다가오는 사신의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헉!”

특공대원 중 한 명이 놀란 표정으로 버둥거렸다.

그들에게 다가간 레이븐이 오른쪽 손으로 머리를 움켜쥐고 들어 올렸기 때문이다.

그러자 특공대원은 두려운 표정으로 몸을 사시나무처럼 떨며 입을 열었다.

“사, 살려 주세요!”

“걱정하지 마라. 우리는 자비로운 존재다. 네놈들처럼 죽이지 않는다.”

그 말에 특공대원은 한시름 놓은 표정을 지었다.

레이븐에게서 살기가 흘러나오고 있었기에 꼼짝없이 죽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데 아까 내 손톱을 뭘 어떻게 한다고?”

파직! 파지직!

순간 레이븐의 왼쪽 손가락 사이에서 검은 전격이 흐르더니 특공대원의 오른쪽 손가락을 향해 쏘아졌다.

지금 머리통이 잡혀 있는 특공대원은 조금 전 레이븐에게 손톱을 짓이겨 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던 놈이었으니까.

“끄아아아악!”

오른 손에서 강렬한 전격이 날뛰자 불에 타는 듯한 뜨거움과 송곳으로 찔리는 따가움에 특공대원은 몸을 흔들며 비명을 질렀다.

“사, 살려……!”

“겨우 이 정도로 엄살을 부리는 건가. 너희가 말한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렇게 말하며 레이븐은 흑뢰에 마나를 주입하며 출력을 더 올렸다.

파지지지직!

“끄아아아아악!”

그러자 특공대원은 찢어질 것 같은 비명을 내질렀다.

그리고 출력이 올라간 흑뢰는 이리저리 튀어 다니며 특공대원의 오른손을 까맣게 불태우기 시작했다.

퍼억!

급기야 특공대원의 오른쪽 손톱이 터져 나갔다.

“끄르르륵.”

강렬한 전격에 손톱까지 뽑혀 나가자 특공대원은 입에 게거품을 물며 축 늘어졌다.

“뭐야? 기절했나?”

별 감흥이 없는 표정으로 특공대원을 바라보던 레이븐은 오른손에 흑뢰를 조금 흘렸다.

“히이익!”

그러자 오른손에 머리통을 잡혀 있던 특공대원은 다시 눈을 뜨며 정신을 차렸다.

“기절했다고 해서 내가 넘어가 줄 줄 알았나?”

“사, 살려 주세요.”

“이런 상황에서도 생에 대해 집착하는 건가? 인간들이란 재미있군.”

레이븐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특공대원을 바라봤다.

그 모습은 특공대원은 몸을 떨었지만 그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죽이지 않는다.”

레이븐은 특공대원을 죽일 생각이 없었다.

“장난감을 일찍 부술 수는 없잖아?”

레이븐은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특공대원을 바라봤다.

그 악마와도 같은 모습에 특공대원은 사시나무처럼 몸을 떨었다.

하지만 레이븐은 슈브와 같은 악마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인간도 아니었다.

인간처럼 의태했을 뿐, 그 실체는 검은 벼락을 휘감고 다니는 거대한 검은 새였으니까.

인간도, 악마도 아니지만 굳이 따지자면 슈브나 루베르와 같은 악 성향에 가까운 존재였다.

“그럼 반대쪽 손도 짓이겨야지?”

“그, 그만…….”

두려움에 질려 있던 특공대원은 몸을 떨며 겨우 한마디 했다.

하지만 레이븐은 비웃음을 흘렸다.

“그만해 달라고? 네놈은 그만해 달라고 했을 때 멈춰 주었나?”

그 말에 특공대원은 움찔 몸을 떨었다.

월야회에 반대하거나 저항하는 적대 세력의 인물을 납치해서 고문하는 일은 일상다반사였다.

그리고 고문에 굴복하고 복종하겠다고 해도 멈추지 않았다.

살려 달라고, 그만해 달라고 애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는 네놈들 같은 족속들을 아주 싫어한다. 그놈들 같거든.”

레이븐은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월야회의 특공대원들을 바라봤다.

그들이 자신과 마스터인 신유현에게 한 말에서 느낄 수 있었다.

게티아와 같은 족속들이라고.

파지지직!

“끄아아아아악!”

레이븐은 특공대원의 나머지 왼손에도 흑뢰를 흘려 넣었다.

레이븐의 흑뢰는 특공대원의 왼손을 집요하게 튀어 다녔다.

그러자 왼손이 새까맣게 그을리며 모세혈관이 터져 나갔다.

그로 인해 왼쪽 손톱들까지 피를 뿜으며 뽑혀졌다.

“흐으으으으.”

이쯤 되자 격심한 고통에 특공대원은 흐느끼며 입가에 침을 질질 흘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어디까지나 흑뢰는 특공대원의 손에서밖에 흐르지 않았고 레이븐이 죽지 않도록 조절했으니까.

모처럼 얻은 장난감이 부서지지 않도록.

‘저쪽은 한 놈 끝났군.’

신유현은 레이븐이 특공대원 한 명을 전투불능 상태로 만드는 모습을 보고 조금 화가 풀렸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놈들이 강릉에서 행패를 부린 모습을 떠올리자 다시금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

놈들의 손에 죄 없는 일반 직원들이 죽어 나갔으니까.

그뿐만이 아니라 놈들에 의해 강릉 개발이 지연되었고, 고가의 장비들까지 박살이 나 버렸다.

강릉 개발은 앞으로 게티아들을 상대할 계획에서 밑바탕이 되어 주는 중요한 일이었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놈들 때문에 계획이 지연되고 만 것이다.

그리고 강릉을 개발하기 위해서 들인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구쳤다.

“네놈들도 각오는 되어 있겠지?”

신유현은 차가운 눈으로 특공대원들을 노려봤다.

놈들의 정체는 아직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놈들이 일본에서 왔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일본어로 말하고 있었으니까.

영어나 일본어 정도라면 어느 정도 말하거나 알아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대화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레이븐이나 슈브, 루베르는 언어이해라는 스킬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말이라도 알아듣거나 말할 수 있었다.

정말 부러운 능력이 아닐 수 없었다.

“일단 네놈.”

신유현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한 특공대원을 향해 다가갔다.

“아까 나한테 뭐라고 했더라? 얼굴을 토치로 구워주겠다고?”

“그, 그래! 이 쓰레기 같은 조센징 놈아! 저놈만 아니었으면 네놈 얼굴은 내가 태워 버렸을 거다!”

특공대원은 기세등등하게 소리쳤다.

“여전히 기백이 살아 있네? 멍청한 건지 아니면 위기의식이 없는 건지.”

신유현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특공대원을 바라봤다.

지금 상황은 명백했다.

적어도 이곳에 있는 놈들로는 신유현은 물론 레이븐조차 상대할 수 없었다.

레이븐의 흑뢰에 전원 마비가 되어 쓰러져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거기다 조금 전 레이븐이 한 놈을 고문하면서 인사불성 상태로 만들어 놓았다.

일반적이라면 꼬리를 말고 있어야 정상이었다.

까닥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고, 아니면 고통스러운 고문을 당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특공대원은 고개를 빳빳이 치켜들고 붉게 충혈된 눈으로 악담을 늘어놓고 있었다.

아무것도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에서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뒤 생각하지 않고 막 나가는 놈들은 적어도 신유현이 생각하기에 하나뿐이었다.

“네놈들도 게티아 숭배자들인가?”

게티아를 숭배하는 광신도들이라면 납득할 수 있었다.

게티아를 위해서라면 동족을 파는 일도 하는 쓰레기 같은 놈들이었으니까.

“죽인다! 죽인다!”

“감히 그분을 입에 담다니!”

“사지를 잘라서 튀겨 주마!”

아니나 다를까, 신유현의 말에 놈들은 극렬하게 반응했다.

광기에 찬 붉은 눈을 번득이며 악담과 온갖 저주의 말을 퍼붓기 시작한 것이다.

“이놈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나 보군요.”

파직! 파지직!

그러자 그들의 말을 들은 레이븐이 싸늘한 살기를 흘리며 손에서 흑뢰를 소환했다.

그러자 검은 스파크가 레이븐의 손가락 사이를 뱀처럼 오갔다.

“상태가 이상해 보이는군. 게티아 숭배자라고 해도 이 정도까지 맛이 간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신유현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특공대원들을 바라봤다.

게티아 숭배자들이 정신 나간 놈들인 건 맞지만, 눈앞에 있는 놈들은 특히나 더 이상했다.

거의 이성을 조금씩 상실해 가는 상태가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어? 이건?”

그때 특공대원들의 몸에 무언가가 숨겨져 있는 모습이 신유현의 눈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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