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220화
네크로맨서들의 마법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독이나 저주 같은 디버프 흑마법.
본 스피어나 본 월 같은 뼈마법 같은 직접적인 공격이 가능한 흑마법.
그리고 네크로맨서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언데드 소환 마법까지.
스아아아악!
신유현은 글라스 베어들에게 4클래스 뼈마법 본 스피어들을 날렸다.
그뿐만이 아니다.
현재 신유현은 6성이었기에 뼈마법에 속성 부여까지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본 스피어에 회전과 관통 속성을 부여한 상황.
5클래스 뼈마법,
스파이럴 본 스피어!
그 덕분에 본 스피어는 4클래스 공격 마법이지만 속성 부여를 한 덕분에 위력과 등급이 5클래스까지 상승했다.
키이잉!
격렬하게 회전을 하며 글라스 베어들에게 향해 날아가는 스파이럴 본 스피어들.
이윽고 스파이럴 본 스피어와 글라스 베어들이 맞부딪쳤다.
크허어엉!
글라스 베어들은 두발로 일어서서 양팔을 교차하며 스파이럴 본 스피어를 막았다.
콰가가가각!
하지만 스파이럴 본 스피어는 회전을하며 글라스 베어들의 팔을 깎아 내면서 파고들었다.
콰창!
얼마 지나지 않아 스파이럴 본 스피어는 글라스 베어들의 양팔을 유리처럼 깨트리며 파괴시켰다.
순식간에 글라스 베어들은 양팔을 잃고 바닥을 뒹굴었다.
“생각보다 쉽네?”
그 모습을 본 신유현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속성 부여를 했다지만 설마 5클래스 마법으로 6성 몬스터들에게 치명상을 입힐 줄은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래서 마법으로 공격을 하라고 한 거였군. 그럼 이것도 먹히려나?”
아직 글라스 베어들은 죽지 않았다.
비록 양팔을 잃긴 했지만 여전히 흉흉하게 빛나는 붉은 눈으로 신유현을 노려보고 있었으니까.
신유현은 글라스 베어들을 노려보며 마안 스킬들을 발동했다.
[흑안을 발동합니다.]
[마비안을 발동합니다.]
[부패안을 발동합니다.]
이번에는 마안 중 세 개만 발동시켰다.
유리와 금속 톱니바퀴로 이루어진 글라스 베어들에게 다른 마안들은 통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크허어엉?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고 몸이 움직여지지 않자 글라스 베어들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뒤이어 글라스 베어들 사이에서 보랏빛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크어어어엉!
그러자 글라스 베어들은 비명 같은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부패안의 효과였다.
“마안들이 통하는군.”
글라스 베어들의 몸이 부패하면서 피어오르는 보랏빛 연기를 바라보며 신유현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글라스 몬스터들에게는 오러를 포함한 물리 공격이 통하지 않을 뿐, 그 외 마법이나 스킬 공격은 잘 통하는 모양이었다.
‘검사들에겐 천적이겠어.’
글라스 몬스터들의 특성을 이해한 신유현은 혀를 찼다.
만약 불사왕의 능력이 아니었다면 고전을 면치 못했을 테니까.
[축하합니다! 당신은 6성 글라스 베어를 처치하셨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패안의 효과로 지속적인 피해를 입고 있던 글라스 베어들이 쓰러졌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럼 좀 더 안으로 들어가 볼까?”
잠시 바닥에 쓰러진 글라스 베어들을 내려다본 신유현은 기계장치의 공장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 *
기계장치의 공장 내부로 들어가면서 신유현은 꽤 많은 수의 글라스 몬스터와 전투를 벌였다.
대부분 5성과 6성급인 몬스터들.
하지만 글라스 몬스터들의 특성을 알아냈기에 상대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오러를 사용한 물리 공격 이외의 방법으로 싸우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문제는 그만큼 마나 소모가 크다는 사실이지.’
5문 차크라를 열면서 6성이 된 현재, 신유현의 마나량은 상당한 수준까지 늘어나 있었다.
같은 6성 최하급 검사들뿐만이 아니라 마법사들과 비교한다면 그들보다 신유현의 마나량이 최소 2배는 더 많았다.
하지만 기계장치의 공장에서 신유현이 상대한 글라스 몬스터는 200마리가 넘었다.
아무리 신유현이라고 해도 마나가 바닥을 보이지 않을 수 없었다.
상대적으로 마법은 오러보다 마나 소모가 큰 편이었으니까.
그 때문에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며 진입해 들어갔다.
“드디어 도착했나.”
신유현은 고개를 들고 앞을 바라봤다.
그곳에 바깥쪽은 투명하지만 안쪽은 막혀 있는 거대한 문이 있었다.
덕분에 문 내부로 크고 작은 황금 톱니바퀴로 이루어진 기계장치들이 보였다.
약 2시간의 이동 끝에 보스 룸 앞에 도착한 것이다.
‘조금 쉬었다가 들어가야겠군.’
신유현은 스켈레톤 몇 마리를 소환한 후 차크라 연공법, 우파니샤드를 운용하며 운기행공에 들어갔다.
짧은 시간이라도 운기행공을 하면 마나를 꽤 회복시킬 수 있으니까.
그렇게 어느 정도 마나를 회복한 신유현은 스켈레톤들을 다시 그림자 속으로 돌려보낸 후 보스 룸의 거대한 문을 열기 시작했다.
끼리릭! 철컥철컥!
그러자 문 내부에 있는 기계장치들이 돌아가면서 금속음을 냈다.
[시련의 탑 4층 기계장치의 공장 보스 룸에 입장합니다.]
잠시 후 신유현의 눈앞에 보스 룸 내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거대한 창고 같은 보스 룸 내부는 어마어마하게 넓었으며 중앙에 거대한 무언가가 있었다.
<6성 보스 글라스 와이번>
머리부터 꼬리까지 약 10미터에 달하는 유리로 이루어진 와이번.
투명한 몸체 덕분에 내부가 훤히 드러나 보였다.
“이건…….”
신유현은 무언가에 홀린 듯 글라스 와이번을 쳐다봤다.
와이번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거대한 존재.
비룡이라고도 불리는 와이번은 보통 5미터가 조금 넘는 크기였으니까.
그리고 투명한 몸 내부에서 반짝거리고 있는 무수하게 많은 황금빛 톱니바퀴.
그 외에도 알 수 없는 황금빛 기계 장치들이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배치되어 있는 모습은 아름다운 예술품이나 다름없었다.
다만, 그 예술품이 굉장히 위험한 존재라는 사실이 문제였다.
키아아아아아!
보스 룸 중심에서 배를 깔고 누워 있던 글라스 와이번이 몸을 일으키더니 길게 포효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앞다리와 같은 날개를 펄럭 거리는 게 아닌가?
“설마?”
신유현이 놀란 표정을 짓는 순간, 글라스 와이번이 바닥에서 상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거대한 창고 같은 보스 룸 내부는 굉장히 넓었기 때문에 10미터에 달하는 글라스 와이번이 충분히 날고도 남았다.
“날 수 있다니. 골치 아프군.”
신유현은 머리 위에서 빙글빙글 날고 있는 글라스 와이번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다른 글라스 몬스터와 동일하게 와이번 또한 물리 공격이 통하지 않을 터.
그런데 하늘까지 날 수 있을 줄이야.
제공권을 잡은 글라스 와이번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하늘을 날며 신유현을 공격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그때 하늘을 날고 있던 글라스 와이번이 하강하면서 신유현을 향해 입을 벌렸다.
키아아아아아!
그 직후 초음파 같은 괴성과 함께 글라스 와이번의 입에서 동그란 빛 여러 개가 신유현을 향해 날아들었다.
“초음파 공격인가?”
그 모습을 본 신유현은 재빠르게 파천신법, 두 번째 걸음 전광석화를 펼치며 옆으로 몸을 날렸다.
콰콰콰콰쾅!
그 직후 신유현이 있던 자리를 동그란 빛들이 지나가면서 폭발이 일어났다.
글라스 와이번의 초음파 공격에 지면이 초토화가 된 것이다.
“진짜 성가시네.”
신유현은 다시 유유히 머리 위에서 여유롭게 날고 있는 글라스 와이번을 노려봤다.
보스 룸의 크기가 상당히 크고 높았기 때문에 글라스 와이번은 자유롭게 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아무리 원거리 마법 공격이 가능하다고 해도 지상에서 공격하기란 까다로웠다.
글라스 와이번의 움직임이 굉장히 민첩했으니까.
하지만,
“까망아.”
뀨!
신유현의 부름에 어깨 위에서 조용히 대기하고 있던 까망이가 귀여운 울음소리를 내며 그림자를 쭉 늘렸다.
그리고 이내 그림자 속에서 소환수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부우웅!
가장 먼저 헤카톤 하이퍼 비틀 케이론이 날갯짓을 하면서 솟아올라왔다.
크롸롸롸롸!
뒤이어 글라스 와이번과 비슷한 크기의 스켈레톤 드래곤이 모습을 드러냈다.
케이론과 스켈레톤 드래곤은 공중 전투가 가능한 소환수.
“물량에는 장사가 없지.”
스켈레톤 드래곤과 케이론뿐만이 아니다.
까망이의 그림자 속에서 4성에서 5성으로 성장한 헤비 아머 앤트와 5성 보스 레드 제너럴 앤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서 5성 유니크 보스 데스스토커도 모습을 보이더니 길게 포효성을 내질렀다.
셋 모두 원거리 공격 스킬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글라스 와이번을 공격할 수 있었다.
우우웅!
특히 레드 제너럴 앤트는 등 뒤에서 붉은 화염으로 된 날개를 소환하며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케이론!”
부우웅!
신유현의 부름에 상공을 날고 있던 케이론이 지상으로 내려왔다.
지면을 아슬아슬하게 스치며 날고 있는 케이론의 등 위로 신유현은 뛰어올랐다.
케이론의 등 위에 올라탄 신유현은 글라스 와이번을 노려봤다.
“모두 공격해.”
신유현의 명령에 보스급 소환수들은 공격 준비에 들어갔다.
키이잉!
신유현이 타고 있는 케이론은 뿔 앞에 푸른빛의 마나를 집속시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케이론의 오른쪽에서는 스켈레톤 드래곤이 입을 벌리고 푸른빛 마나를 집속시키고 있었으며, 왼쪽에서는 레드 제너럴 앤트가 진홍의 화염을 양손에 모으고 있었다.
또한 지상에서는 데스스토커가 꼬리 끝에서 푸른빛의 마나를 모으고 있었고, 헤비 아머 앤트도 등에 달려 있는 두 개의 포신에서 마나를 집속 시키며 공격 준비에 들어가 있었다.
키아아아아!
그 모습을 본 글라스 와이번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는지 신유현을 향해 급가속을 하며 날아들었다.
신유현이 올라타 있는 케이론을 쓰러트리고, 신유현을 방패로 삼으려는 모양.
‘제법 머리를 굴릴 줄 아는 놈이군.’
확실히 글라스 와이번의 판단은 나쁘지 않았다.
스켈레톤 드래곤과 레드 제너럴 앤트의 사이에 케이론이 있었기에, 그곳을 글라스 와이번이 파고 들면 소환수들이 공격하기가 애매해지니까.
거기다 신유현을 방패로 내세운다면 더더욱 공격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가까이 와 줘서 고맙다.”
신유현은 글라스 와이번과 시선을 맞추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순간,
[흑안을 발동합니다.]
[마비안을 발동합니다.]
[침묵안을 발동합니다.]
[부패안을 발동합니다.]
[저주안을 발동합니다.]
키아악?
신유현이 타고 있는 케이론을 향해 쇄도하던 글라스 와이번은 당황한 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 소리조차 침묵안 때문에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마안의 범위 안에 알아서 들어와 줄 줄이야.’
신유현은 속으로 헛웃음을 흘렸다.
사실 마안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했다.
일정 거리 안에서 상대의 눈을 마주봐야 마안을 발동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글라스 와이번은 높은 상공을 빠르게 날아다니는 탓에 서로 눈을 마주치기도 힘들었고 거리도 멀었기 때문에 마안을 쓸 수 없었다.
그래서 케이론을 타고 접근해서 마안을 발동할 생각이었는데 오히려 글라스 와이번이 다가와 준 것이다.
덕분에 쉽게 마안을 걸 수 있었다.
키에에엑!
순식간에 눈앞이 보이지 않고,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진 글라스 와이번은 비명을 내지르며 사방으로 초음파를 쏘려고 했다.
하지만 침묵안의 효과로 글라스 와이번의 소리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거기다 마비안의 효과가 점점 커지면서 글라스 와이번은 점점 날갯짓을 하기가 힘들어져 갔다.
그 모습을 본 신유현은 케이론의 등을 박차며 도약했다.
팡! 팡!
그리고 스카이 스텝을 발동하며 빠르게 글라스 와이번의 머리 위로 다가간 후 레바테인을 내려쳤다.
“떨어져라.”
파천검법(破天劍法).
삼식(三式), 격멸(擊滅)!
콰앙!
이윽고 레바테인에서 발생한 충격파가 글라스 와이번의 머리를 덮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