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218화 (218/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218화

현무전 신유현의 방.

알렉산더의 심문을 끝낸 신유현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심문이 끝난 알렉산더는 거의 폐인이 되었다.

그리고 알렉산더와 함께 심문 받은 이반도 마찬가지.

사실상 심문을 빙자한 고문이었다.

‘이 정도는 부족해.’

알렉산더를 비롯한 잿빛 교단의 간부들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수많은 인간을 게티아에게 팔아넘겼다.

물론 아직 일어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놈들은 현재 시점에서도 게티아를 숭배하며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었다.

‘이미 희생자들이 많이 생겨났겠지.’

당장 잿빛 교단의 말단 협력 빌런 조직, 철화단만 해도 과거 고아들을 납치해서 실험을 했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혈랑이었다.

지금은 백랑, 복슬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지만.

하물며 잿빛 교단의 숭배를 받고 있는 게티아 놈이라면 이미 인간들을 상대로 인체 실험을 벌이고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걸 도와준 인물들은 다름 아닌 알렉산더를 비롯한 간부들일 테지.

‘알렉산더만큼은 끝을 봐야지.’

이제 헌터 협회와 교섭을 진행하면 잿빛 교단의 포로들을 넘겨주게 될 것이다.

그 중에 간부들도 있을 터.

하지만 알렉산더만큼은 넘겨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게티아를 제외한다면 잿빛 교단의 톱이었으니까.

그리고 간부들은 충분히 물고 뜯고 씹은 다음 넘겨줄 생각이었다.

다만 문제는 간부들에게도 정신금제가 걸려 있었기 때문에 심문 과정 중 폐인이 될 가능성이 농후했다.

카밀라처럼 조심스럽게 정신 금제를 해제하면서 심문할 생각은 없었으니까.

“남은 건, 게티아인가.”

신유현은 침대 위에 누운 채 기지개를 켰다.

설마 이 시대에 게티아가 존재하고 있을 줄이야.

‘지금 전력으로 가능할까?’

신유현은 게티아와 현재 자신의 전력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현재 현무전에 소속된 초인들 중 6성등급은 적탑의 수장이자 화염 마법이 특기인 적법사, 이채화였다.

그 밑으로 적탑의 부탑주를 맡고 있는 5성 마법사 최유나가 있었다.

그 외에 적탑의 마법사들은 4성이 세 명 정도 있었고, 3성은 30명 정도 있었다.

그리고 현무전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부전주 최정훈은 5성 검사였고, 인사부장 이연화와 재무관리부장 김재현은 4성 초인이었다.

그 외에도 현무검대의 대장 클래스인 4성 검사들이 대 여섯 명 정도 더 있으며, 나머지 약 40명이 넘는 3성 현무검대원들이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현무전 소속 금궁대에도 4성급 궁수들인 금궁대장 최성훈과 금궁부대장 이호성, 그리고 PGM 헤카테 3으로 무장한 최진성이 있었다.

나머지 금궁대원들은 전부 3성이었다.

‘시간 역행을 하고 정신을 차렸을 때와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차이지.’

신유현은 작은 미소를 지었다.

회귀한 직후 현무전의 상황은 처참한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상당히 발전하고 규모가 커져 있었으니까.

적탑이나 금궁대처럼 새로운 전투 부서들이 들어섰고, 남연아를 필두로 한 아티팩트 연구소도 세워졌다.

현무전의 운영을 위해 필요한 사무 관리 직원 또한 많이 늘어났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필요하다면 사무직과 전투직의 인원들을 계속 추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불사왕의 군단도 많이 강해졌지.’

현재 불사왕의 군단 전력에서 6성급 강자는 총 4명이었다.

신유현을 포함한 세븐 아크스들인 슈브와 루베르, 그리고 최근에 합류한 티르달까지.

디아는 아직 6성에 근접한 5성 수준이었다.

그리고 5성 보스급 소환수들 또한 10개체와 6성 보스급 소환수인 제노사이드 렉스도 존재했다.

그 외에 불사왕 직속인 예니체리나 레어급 이상의 무기로 무장한 스켈레톤 솔져들도 있었다.

‘지금 전력으로 게티아를 쓰러트릴 수 있을까?’

최소 7성 경지의 힘을 가진 존재, 게티아.

같은 7성 경지라고 해도 그 차이는 상당히 컸다.

현재 전 세계 7성 마스터 초인들은 최하급에서 중급 사이였다.

하지만 게티아들은 최소 7성 중급은 넘을 터였다.

일 대 일 결투에서 이길 수 있는 초인은 아직 없었다.

‘스켈레톤 솔져들로 소모전을 벌인다면…….’

현재 스켈레톤 솔져들은 신유현이 6성이 되면서 5성 상급으로 성장했다.

4성까지만 해도 신유현과 스켈레톤 솔져들은 거의 동급으로 성장했었지만 5성부터는 조금 느려졌다.

신유현이 5성이 되었을 때 스켈레톤 솔져들은 4성 최상급까지밖에 성장하지 못했었으니까.

대신 신유현이 5성이 되면서 언데드 작성 스킬의 스켈레톤 코어 마스터리 능력 일부가 해방 시킬 수 있었다.

덕분에 스켈레톤 솔져들을 2차 클래스로 전직 시킬 수 있게 되었고, 속성을 부여할 수 있게 되었으며, 각 클래스별 지휘관들인 스켈레톤 데스나이트들을 소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스켈레톤 데스나이트들은 6성 최하급까지 성장했다.

스켈레톤 군단으로 소모전을 벌이고,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전력을 쏟아 붓는다면 그럭저럭 상대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쓰러트리는 건 힘들겠지.’

게티아와 동수 정도는 하겠지만 큰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분명 현무전의 병력 대부분이 죽어 나갈 터.

‘거기다 한 명뿐이라는 보장도 없고.’

지구에 선발대로 온 게티아들이 몇 명이나 있는지 아직 알 수 없었다.

그나마 지금까지 조사한 바에 의하면 게티아는 한 명일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설령 단 한 명이라고 해도 혼자서 도시 하나 정도는 가볍게 없앨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아직 잿빛 교단의 잔당들이 남아 있을 테고, 마수들도 있을 테니.’

비록 잿빛 교단의 간부들과 정예 전투원들을 생포하면서 큰 피해를 주긴 했지만 완전 박멸을 한 건 아니었다.

거기다 마수들을 조종하는 크리스탈 조종 장치도 있었다.

분명 게티아 놈이라면 태세를 재정비 할 테지.

게티아가 가진 압도적인 과학기술과 힘을 보고 숭배하는 어리석은 인간들은 어마어마하게 많을 테니까.

‘더 강해져야 돼.’

현재 전력으로는 오직 게티아 한 명을 상대해도 큰 피해를 입고 겨우 쫓아낼 수 있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니 지금보다 좀 더 강해질 필요가 있었다.

‘아직 게티아 놈의 꼬리도 잡지 못했으니…….’

알렉산더를 비롯한 간부 놈들을 심문한 결과 역시 예상대로 정신 금제가 걸려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최대한 몰아붙여서 게티아에 대한 정보를 캐낼 생각이었다.

슈브와 루베르라면 게티아에 대한 실마리를 잡아 낼 수 있을 터.

그동안 전력을 좀 더 강화시킬 생각이었다.

‘내일부터는 바빠지겠군.’

그렇게 앞으로 계획을 생각하던 신유현은 눈을 감았다.

* * *

눈 깜짝할 사이 열흘이 지났다.

지난 열흘간 예상대로 신유현은 바쁜 나날을 보냈다.

잿빛 교단의 습격 사건에 관한 뒤처리를 위해 가주전에서 연일 회의를 했고, 헌터 협회와 교섭도 해야 했으니까.

그리고 한 번씩 잿빛 교단의 간부 놈들을 심문하기도 했으며 마리아 일행과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전부터 계획하고 있던 현무전 전력 강화와 마수들에게서 탈환한 강릉을 개발하기 위해 남두그룹과 미팅도 했다.

그 외에도 현무전을 운영하기 위해 자잘한 업무들까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부탁하신 물건 가지고 왔어요!”

“벌써요?”

신유현은 현무전 집무실에서 자신을 찾아온 남연아와 면담 중이었다.

아침부터 집무실을 찾아온 그녀는 눈 밑에 다크서클이 보일 정도로 지쳐 보였지만 얼굴에 흥분이 가득했다.

그리고 손에는 세련된 블랙 싱글 코트가 들려 있었다.

“디스토션 필드 코트 마크2에요. 기존의 DF 코트를 개량한 물건이죠.”

남연아는 신이 난 얼굴로 코트에 대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들고 있는 개량형 DF 코트는 신유현이 열흘 전 부탁한 물건이었다.

지금보다 좀 더 강해지기 위해 DF코트를 좀 더 강화시켜 달라고 이야기한 것이다.

특히 강릉을 탈환하면서 신유현은 아라크니아의 권속 마수들을 쓰러트리고 6성 마정석을 손에 넣었다.

그중 하나를 DF 코트 강화를 위해 코어로 하나 박기로 한 것이다.

‘7성을 박는 게 좋긴 하지만…….’

아티팩트나 아이템 기준으로 7성은 익셉셔널 유니크 등급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7성은 마스터의 경지.

그 때문에 현재 6성인 신유현이 장비할 수가 없었다.

유니크 등급인 6성까지는 조건을 만족하면 착용이 가능하지만 7성인 익셉셔널 유니크는 같은 등급이 되어야 했으니까.

그리고 신유현이 4성일 때 손에 넣은 유니크 등급인 불꽃의 마검 레바테인도 본래라면 사용할 수 없었다.

지금은 6성이 되었으니 별다른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4성일 때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레바테인과 신유현은 서로 상성이 좋았고, 불사왕의 가호 덕분에 인정을 받았던 것이다.

물론 밤새도록 레바테인과 실랑이를 벌이긴 했었지만.

그리고 레바테인은 불사왕의 가호와 상성이 좋았기 때문에 당분간 무기를 바꿀 생각은 없었다.

다만, 방어구인 DF 코트는 개량의 여지가 있었다.

코어로 박혀 있는 5성 마정석을 6성 마정석으로 업그레이드만 해도 상당한 출력 상승으로 인해 방어력이 높아질 테니 말이다.

“이번에 개량한 DF 코트 마크2는 기존보다 성능이 대폭 업그레이드되었어요.”

“어떻게요?”

“코트의 코어로 6성 마정석을 사용한 덕분인지 출력 상승뿐만이 아니라 연산 능력까지 좋아졌거든요. 그래서 반응 속도가 이전보다 더 좋아져서 발동이 빨라졌어요.”

“전반적으로 성능이 좋아졌다는 소리군요.”

“네. 그래서 새로운 기능을 추가 해봤어요.”

“새로운 기능이요?”

남연아의 말에 신유현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출력상승과 반응속도가 빨라진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새로운 기능이라니?

“디스토션 필드의 공간왜곡장으로 막을 수 없는 공격을 받았을 경우 부분적으로 마나 실드를 발동하는 기능을 추가해봤어요.”

“마나 배리어 같은?”

“조금 달라요. 마나 배리어는 순간적으로 전 방위를 막는 방어막을 생성시켜서 공격을 막아 내는 방식이지만, 이번에 제가 추가한 마나실드는 부분적으로 발동해서 공격을 막는 방식이에요.”

남연아의 설명에 의하면 공간왜곡장으로 흘려내지 못한 공격은 손바닥 크기만 한 육각형 모양의 마나로 이루어진 반투명한 막이 나타나서 막아 준다고 했다.

“사실 DF 코트의 단점은 관통력이 높은 공격은 막아 내기 힘들다는 사실이잖아요?”

“그렇죠.”

남연아의 말에 신유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실을 신유현 또한 잘 알고 있었기에 DF 코트를 최대한으로 활용하기 위해 회피 동작을 하며 상대의 공격을 주로 흘려내는 전법으로 싸워 왔다.

“하지만 앞으로 점점 더 강한 적들과 싸우게 되면 공격을 흘려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지도 몰라요. 그래서 보험으로 관통력이 높은 공격도 막아 낼 수 있는 마나실드를 추가해 봤어요.”

정면에서 공격을 막아 내는 배리어나 마나 실드는 사실 마나 소모가 큰 편이었다.

하지만 그나마 마나 실드는 부분 발동으로 관통력이 높은 마법이나 화살을 막아낼 수 있기에 배리어보다 마나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그리고 남연아는 신유현의 안전을 먼저 생각했다.

혹시나 공간왜곡장으로 공격을 흘려내지 못했을 경우 신유현이 크게 다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었으니까.

그래서 마나 실드를 추가한 것이다.

“고마워요.”

신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감사를 전했다.

“아, 아니에요. 이 정도는 당연하죠.”

신유현의 감사에 남연아는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신유현에게 새롭게 만들어 낸 디스토션 필드 코트 MK2를 넘겨주었다.

“그, 그럼 전 이만 가 볼게요! 수고하세요!”

DF 코트 마크2를 신유현에게 넘겨준 남연아는 다람쥐처럼 재빠르게 집무실을 빠져나갔다.

그리고 신유현은 그녀가 넘겨주는 DF 코트 마크2를 착용했다.

확실히 이전보다 좀 더 편한 느낌에 6성 마정석에서 느껴지는 마나 덕분인지는 몰라도 뭔가 안정감이 들었다.

‘괜찮네. 그럼 이제 시련의 탑 4층을 공략하러 가 봐야겠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