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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208화 (208/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208화

쿠웅!

순간 신유현의 비아냥이 끝나기가 무섭게 어마어마한 중압감이 덮쳐왔다.

신유현을 중심으로 알렉산더가 중력 마법, 프레셔를 발동한 것이다.

“뭐라고? 이 아무것도 모르는 쓰레기 놈이!”

알레산더는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신유현에게 프레셔의 중압을 더더욱 가중시켰다.

“큭!”

그 때문에 신유현은 한쪽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신유현을 중심으로 10배가 넘는 중력 과부하가 걸려 있었으니까.

덜그럭덜그럭!

그 때문에 신유현 주변에 있던 스켈레톤들은 바닥에 쓰러진 채 겨우 버티고 있는 중이었다.

“아무것도 모르기는. 적어도 게티아를 숭배하는 네놈보다 아주 잘 알고 있지.”

하지만 신유현은 프레셔에 저항하듯 꿇었던 무릎을 천천히 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뭣?!”

알렉산더는 놀란 표정으로 신유현을 바라봤다.

“게티아가 얼마나 쓰레기 같은 놈들인지 네놈을 모르겠지.”

알렉산더의 프레셔 마법 속에서 신유현은 한이 서린 목소리로 말했다.

이전 삶에서 게티아들은 처음 나타났을 때부터 본색을 숨기지 않았다.

도시를 박살 내고 수많은 사람을 재미삼아 죽여 댔다.

특히 상대가 고통스러워하는 걸 보며 즐거워했다.

인간과 같은 지성체들의 공포, 절망, 좌절, 분노, 슬픔 등등.

지성체들의 부정적인 감정 에너지를 흡수함으로써 보다 더 강한 힘을 손에 넣는 존재들이었으니까.

“어리석은 놈. 그분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모르는군. 인류가 가진 힘이나 과학 따위 그분 앞에서는 의미가 없다. 모든 걸 초월하신 분이니까.”

알렉산더는 경외심이 깃든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눈에서는 게티아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존경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들이 어떻게 초월을 하게 되었는지 알고는 있나?”

“모른다. 하지만 언젠가 우리들에게 알려주시겠지. 네놈 같이 어리석은 인간들에게는 절대 알려 주시지 않겠지만 말이야.”

알렉산더는 확고한 믿음이 깃든 눈으로 신유현을 내려다보며 비웃음을 흘렸다.

확실히 게티아들은 신이라고 자칭할 정도로 강대한 힘을 가진 존재였다.

게티아 중에서 가장 약한 존재도 초인들의 등급으로 따지면 8성,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였으니까.

그랜드 마스터는 지금까지 초인들 중에서 그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꿈의 경지였다.

철혈의 검왕인 파천검가의 가주 신성일조차 도달하지 못한 영역.

7성 마스터인 신성일과 8성 그랜드 마스터인 게티아 사이에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만큼의 격차가 존재했다.

그리고 그보다 더 경악스러운 일은 전설이라고 밖에 전해지지 않고 있는 9성 엠페러 경지의 게티아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놈들은 다른 생명체의 부정적인 감정 에너지를 흡수해서 강해진 거다.”

그렇게 말한 신유현은 지면을 강하게 박찼다.

쾅!

“뭣?”

알렉산더는 놀란 표정으로 눈을 크게 떴다.

분명 중력 마법, 프레셔 필드를 전개하고 있었음에도 신유현이 자신이 있는 높이까지 뛰어올랐으니까.

초인 등급이 상승한데다가, 신체 능력까지 강화시킨 덕분에 강체술의 효율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수 미터 이상 뛰어오른 신유현은 알렉산더의 발목을 붙잡았다.

“게티아 놈들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이 배신자 새끼야!”

그 직후 신유현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지면을 향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여전히 프레셔 마법이 걸려 있었으니까.

그리고 지면과 격돌하기 직전, 신유현은 알렉산더를 바닥을 향해 내던졌다.

콰앙!

“커헉!”

알렉산더가 지면과 격돌하자 충격파와 함께 콘크리트 바닥에서 흙먼지가 치솟아 올랐다.

충돌 직전, 알렉산더가 펼친 그래비티 배리어와 바닥이 부딪치면서 폭발이 일어난 것이다.

“이 자식이!”

알렉산더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발목은 신유현이 잡고 있었다.

부웅!

“헉!”

알렉산더는 가라앉고 있는 흙먼지 속을 헤치고 다시 위로 솟구쳐 올랐다.

신유현이 다시 그를 들어 올린 것이다. 그리고 다시 지면에 내려쳤다.

쾅!

“커헉!”

콘크리트 바닥에 격돌한 알렉산더는 피를 토해냈다.

하지만 신유현은 알렉산더를 몇 번 더 콘크리트 바닥 위에 내동댕이쳤다.

그럴 때마다 알렉산더 또한 중력 마법을 사용해서 저항했으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구제할 길이 없는 어리석은 놈이…….”

금이 가고 움푹 파인 크레이터가 생겨난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알렉산더는 입에서 피를 흘리며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신유현을 노려봤다.

그리고 반투명한 검은 탄환들을 주변에 소환했다.

4클래스 중력 마법, 그래비티 불렛이었다.

타타타타탕!

이윽고 수십 개의 중력탄이 신유현을 향해 쏟아졌다.

파천신법(破天迅法),

두 번째 걸음, 전광석화(電光石火).

하지만 신유현은 빠르게 지그재그로 물러나며 중력탄들을 피해 냈다.

제법 숫자가 많았지만 피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애초에 알렉산더는 신유현을 물러나게 할 목적으로 견제했을 뿐이었으니까.

“그건 내가 할 말이다. 아무것도 모르니 사냥개처럼 이용만 당하지.”

뒤로 좀 물러난 신유현은 차가운 눈으로 알렉산더를 바라봤다.

사냥을 마친 사냥개는 주인에게 잡아먹힌다.

필요할 때 이용만 실컷 당하고 쓸모가 없어지면 버려진다는 말이다.

즉, 토사구팽(兎死狗烹)을 당한다는 소리였다.

“헛소리 하지 마라. 그분은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다.”

“어처구니가 없군. 믿을 게 없어서 게티아 따위를 믿다니. 놈들에게 버려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거냐?”

게티아에게 패배한 인류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지옥이었다.

그건 게티아를 위대한 존재라며 추종하는 숭배자들도 다르지 않았다.

게티아들은 숭배자들에게 사람들을 잡아오라고 시킨다.

잡아온 사람들을 고문하고 부정적인 감정 에너지를 뽑아내기 위해서.

그렇다면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숭배자들은 어떻게 될까?

그들이 바로 희생자가 된다.

게티아들 입장에서는 숭배자든 아니든 상관이 없었으니까.

어떻게든 부정의 에너지를 얻기만 하면 되었기에 상대가 누구든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

인류는 게티아들을 즐겁게 해 주는 도구나 다름없는 존재였으니까.

결국 모든 숭배자들은 쓸모가 없어지면 부(否)의 감정 에너지를 쥐어짜내기 위해 끔찍한 고문을 당할 운명이라는 소리였다.

“닥쳐라.”

우우웅.

알렉산더는 양손을 들어 올리며 중력 마법을 발동시켰다.

5클래스 중력 마법,

그래비티 블레이드.

무영창으로 발동된 중력 칼날들.

슈슈슉!

이윽고 중력으로 이루어진 수많은 칼날이 신유현을 향해 날아들었다.

조금 전 중력탄들보다 훨씬 더 많은 숫자였고, 위력도 달랐다.

‘많네.’

“막아라.”

신유현은 재빨리 옆에 있던 세이버 엘리트들을 자신의 앞으로 내세웠다.

세이버 엘리트들은 카이트 실드를 앞세우며 방어스킬을 발동했다.

[세이버 엘리트들이 방어 스킬, 프로텍트 가드를 발동합니다.]

세이버 엘리트들은 전직을 하기 전보다 모든 능력이 강해졌다.

스킬들도 마찬가지.

프로텍트 가드로 카이트 실드의 방어력을 올린 세이버 엘리트들은 그래비티 블레이드와 맞부딪쳤다.

콰가가가각!

콰직! 스거거걱!

하지만 수도 없이 몰아쳐 오는 중력 칼날들을 막아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너 개 정도라면 충분히 막아 낼 수 있었지만, 수십 개가 넘었으니까.

눈 깜짝할 사이에 수십 개의 중력 칼날들은 세이버 엘리트들을 도륙 내 버렸다.

쌔애액!

그리고 나머지 중력 칼날들이 날카롭게 공기를 찢으며 신유현을 향해 날아들었다.

시간차를 가지고 촘촘하게 날아드는 중력 칼날들.

피하는 건 쉽지 않아 보였다.

화르륵!

순간 신유현이 들고 있는 레바테인에서 거센 검은 불길과 검은 오러가 치솟아 올랐다.

“후.”

신유현은 호흡을 길게 내쉬며 전방에서 날아드는 중력 칼날들을 노려봤다.

그리고 시련의 탑에서 획득했던 S급 고유스킬, 기척 감지를 발동했다.

직후, 중력 칼날들이 신유현을 덮쳤다.

하지만,

깡! 까강!

수도 없이 날아드는 중력 칼날들을, 신유현은 제자리에서 레바테인을 휘두르며 쳐 내기 시작했다.

초고열을 내뿜는 흑염과 검은 오러가 하나로 합쳐져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불꽃의 마검, 레바테인은 중력 칼날의 효과를 무효화시키며 튕겨냈다.

중력 칼날의 성가신 점은 강력하게 끌어당기는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때문에 본래대로라면 중력 칼날을 쳐내는 건 힘든 일이었다.

쳐 내 봤자 이내 강력한 흡인력으로 달라붙으려 하니까.

하지만 신유현이 쳐 낸 중력 칼날은 이내 힘을 잃고 사라져갔다.

“중력을 무효화 시키는 오러라니…….”

그 모습을 본 알렉산더는 충격을 받은 듯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설마 자신의 힘이 통하지 않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역시 강릉을 탈환하면서 강해진 모양이군. 하지만 그래 봤자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알렉산더는 빠르게 냉정을 되찾았다.

아무리 신유현이 강해지고, 수하들이 강하다고 해도 숫자에서 절대적인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실력 또한 비슷했다.

신유현의 소환수 중에서 고위급으로 판단한 슈브와 루베르는 간부들인 칼리와 페르젠이 그럭저럭 상대하고 있었으니까.

거기에 보스급 소환수들 또한 상대하기 까다로웠지만 인원수로 밀어 붙이고 있는 덕분에 밀리지 않고 있었다.

물론 전투원들의 피해가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만큼 신유현의 소환수들이 입은 피해도 적지 않았다.

당장 보스급 소환수들만 해도 제법 손상을 많이 입었으니까.

“네놈이 패배하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지.”

“그건 네 생각이고.”

신유현은 알렉산더를 바라보며 입 꼬리를 치켜 올렸다.

그러자 알렉산더는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신유현을 바라봤다.

“여전히 꿈을 꾸고 있나보군. 네놈이 우리를 이기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설마 우리들이 전부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알렉산더는 살며시 입 꼬리를 치켜 올렸다.

“뭐?”

그 말에 신유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반문했다.

“꿈에서 깨어나게 해 주마.”

그러자 알렉산더는 비웃음을 흘리며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아니, 이건 또 무슨……?”

신유현은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다.

알렉산더가 품속에서 크리스탈을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무려 두 개나!

위험한 붉은빛이 흘러나오고 있는 블러드 크리스탈.

영롱한 보랏빛이 흘러나오고 있는 바이올렛 크리스탈.

“그분이 나에게 주신 특별한 크리스탈이지.”

알렉산더는 드물게 자부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보랏빛 크리스탈은 블랙워치의 수장, 이반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알렉산더가 꺼낸 바이올렛 크리스탈은 조금 달랐다.

“액티베이트.”

알렉산더는 바이올렛 크리스탈에 마나를 불어넣으며 조용히 말했다.

우웅!

그 순간 바이올렛 크리스탈이 진동하더니 형태가 변하는 게 아닌가?

얼마 지나지 않아 바이올렛 크리스탈은 보라색으로 빛나는 열쇠 형태로 변했다.

그 정체는 다름 아닌 보랏빛 수정열쇠검이었다.

그리고 알렉산더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보랏빛 수정열쇠검을 꽂아 넣었다.

파츠츠츳!

그러자 수정열쇠검은 보랏빛 스파크를 발생시키면서 허공 속으로 들어갔다.

절반 이상이 허공 속으로 들어가자 알렉산더는 보랏빛 수정열쇠검을 돌렸다.

끼리릭! 철컥!

즈즈즈증!

그러자 알렉산더의 뒤편에 보랏빛 게이트들이 좌우로 펼쳐지면서 생겨나는 게 아닌가?

등 뒤로 수많은 보랏빛 게이트를 소환한 알렉산더는 신유현을 바라보며 웃어 보였다.

“빠르게 끝내 주마.”

이윽고 수많은 보랏빛 게이트에서 무언가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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