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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207화 (207/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207화

슈브와 루베르가 달려들자 알렉산더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너희들도 나가라.”

“네.”

“어쩔 수 없겠군요. 알겠습니다.”

알렉산더의 명령에 칼리와 페르젠은 차례대로 답하며 앞으로 나섰다.

그 사이 알렉산더는 슈브와 루베르를 무시하며 그 너머에 있는 신유현을 주시했다.

‘어디로 갈 생각이지?’

알렉산더는 뒤로 빠지고 있는 신유현을 바라보며 비웃음을 흘렸다.

“부질없는 짓을.”

이미 잿빛 교단의 전투원들은 좌우로 넓게 퍼지며 신유현의 언데드 병력들을 포위하고 있는 모양새였다.

또한 알렉산더는 용의주도했다.

만약 신유현이 뒤로 빠져 달아날 생각이라면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유현의 뒤편에 5성급 강자들 50명으로 이루어진 별동대를 매복해 두었으니까.

‘그럼 어떻게 움직이려나?’

알렉산더는 노련하게 전투원들을 지휘하며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변이 일어났음을 깨달았다.

‘뭐지? 수가 여전히 많은데?’

신유현의 언데드들이 줄어드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새로운 언데드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크르릉!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전투원들의 측면에서 나타난 약 20기의 냉기를 흘리는 호랑이처럼 생긴 마수들이 나타났다.

새하얀 털과 냉기가 흘러나오는 호랑이처럼 생긴 존재.

신유현이 소환한 라이더 계열 언데드인 프로스트 타이거였다.

“뭐, 뭐야?”

“이건 또 어디서?”

갑작스레 나타난 프로스트 타이거의 모습에 전투원들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왜냐하면 프로스트 타이거 위에 스켈레톤 세이버 워리어가 올라타 있었기 때문이다.

크아앙!

이윽고 워리어를 태운 프로스트 타이거들은 포효를 내지르며 잿빛 교단의 전투원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슈가각! 서걱!

프로스트 타이거가 지나갈 때마다 전투원들의 머리가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워리어가 뼈로 이루어진 양손 대검을 휘두르며 목을 날려 버렸으니까.

<5성 워리어 타이거 라이더>

“경기병이라고?”

그 모습을 본 알렉산더는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신유현의 언데드들에게 기병들이 존재하고 있었을 줄이야.

지금까지 신유현은 언데드 라이더들을 잘 사용하지 않았다.

굳이 언데드 라이더들을 소환하지 않고 스켈레톤들과 보스급 소환수들만으로도 충분히 마수들을 상대할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가끔 소규모 후방 호위용으로 프로스트 울프들만 몇 마리 정도 사용한 적이 몇 번 있었을 뿐이었다.

지금처럼 스켈레톤을 위에 태워서 기병으로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마수가 아닌 초인들이 상대라면 기병들의 활약이 훨씬 더 극대화될 테니까.

그리고 기병은 워리어 타이거 라이더뿐만이 아니었다.

크아아아앙!

두두두두!

이번에는 전투원들의 왼쪽 측면에서 새로운 언데드 기병들이 출현했다.

어마어마하게 긴 장창을 가진 기병들.

<5성 팔랑크스 타이거 라이더>

갑작스럽게 나타난 팔랑크스 타이거 라이더들은 긴 장창들을 앞세우고 전투원들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푸푸푹!

“끄아악!”

“커헉!”

눈 깜짝할 사이에 최소 세 명에서 다섯 명의 전투원들이 팔랑크스들의 장창에 꿰뚫려져서 들어 올려졌다.

그 상태에서 팔랑크스 타이거 라이더들은 장창을 휘두르며 전투원들을 내던졌다.

순식간에 팔랑크스 타이거 라이더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몸이 꿰뚫려 죽은 전투원들의 시체들만이 즐비했다.

“이번에는 창기병들인가.”

알렉산더는 침음성을 흘리며 이를 악물었다.

생각지도 못한 기병들의 급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전투원들이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기병들이 한 번 휩쓸고 지나가자 약 100명이 넘는 전투원들이 전사해 버렸다.

하지만 여전히 전투원들은 800명이 넘게 남아 있는 상황.

슈슈슈슉!

그때 정면에서 화살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뭐, 뭐야?”

“화살이다!”

“방어 마법을 전개해!”

하얀 달빛이 빛나는 밤하늘에서 거센 빗줄기처럼 빗발치는 화살들을 본 분대장급 지휘관들이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들의 명령에 전방에 있던 전투원들은 재빨리 방어마법을 시전했다.

그러자 전투원들의 전방에 육각형 모습의 셀 구조의 작은 마력 방패가 생겨났다.

철컥철컥!

그리고 육각형 셀 모양의 마력 방패는 복제가 되는 것처럼 늘어나더니 서로 결합을 하면서 견고한 검은색 반투명 방어막을 형성했다.

5클래스 방어계열 흑마법,

다크 헥사 배리어.

그 직후,

콰콰콰콰쾅!

수많은 뼈화살들이 다크 헥사 배리어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다크 헥사 배리어는 흑마력으로 이루어진 작은 육각 방패들이 결합해서 생성된 방어막이다.

거기다 최소 세 명의 전투원들이 한 팀이 되어 시전하기에 방어력 또한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쩍! 쩌적!

다크 헥사 배리어를 이루고 있는 육각 방패의 틈 사이로 뼈화살들이 비집고 들어오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잿빛 교단의 전투원들에게 날아들고 있는 뼈화살들은 속성이 부여 되어 있었다.

화염이나 얼음, 전격, 독 등등.

뼈화살의 자체적인 공격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속성들이 다크 헥사 배리어에 추가 타격을 입히고 있었던 것이다.

스켈레톤 레인저들의 일제사격 앞에서 다크 헥사 배리어의 내구도는 급속도로 깎여 나갔다.

슈와아아아악!

바로 그때 공기를 찢는 날카로운 파공성이 울려 퍼졌다.

쾅!

그리고 소리가 울려 퍼진 직후, 다크 헥사 배리어를 전개하고 있던 전투원들이 있는 장소에서 충격파가 터져 나오면서 폭발했다.

폭발에 휩쓸린 세 명의 전투원들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튕겨져 날아갔다.

“헉?”

“뭐, 뭐야?”

“방어 마법이?”

그러자 근처에서 다크 헥사 배리어를 전개하고 뼈화살들을 막아 내고 있던 다른 전투원들은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다크 헥사 배리어는 잿빛 교단 내에서도 강력한 방어 마법.

어지간한 공격으로는 깨부술 수 없었다. 조금 전 빗발쳐 내려온 뼈화살들조차 금을 냈을지언정 뚫지는 못했으니까.

그런데 지금 동료 세 명과 함께 흔적도 남기지 않고 날아가 버린 것이다.

남은 건, 폭발로 인해 생겨난 수 미터 크기의 크레이터뿐.

슈아아아아악!

쾅! 쾅! 쾅!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기저기에서 날카로운 파공성과 함께 폭발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우아아아악!”

그 때문에 잿빛 교단의 전투원들은 비명을 지르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어디선가 날아온 강력한 원거리 공격으로 인해서.

“이건 설마 저격인가?”

놀란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알렉산더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지금 알렉산더의 눈앞에는 약 1.5배 더 큰 뼈화살이 정지해 있었다.

중력 마법으로 막아 낸 것.

그리고 잿빛 교단의 전투원들을 날려 버리고 있는 공격의 정체는 다름 아닌 지금 눈앞에 있는 거대한 뼈화살이었다.

놀랍게도 큰 뼈화살은 소닉붐을 발생시키며 음속으로 날아들었던 것이다.

그 때문에 방어 마법을 전개하고 있던 전투원들은 손도 쓰지 못하고 다크 헥사 배리어와 함께 허공을 날아다녔다.

“산개해라!”

“몰려 있지 마라!”

잿빛 교단의 전투원들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명령을 내렸다.

확실히 스켈레톤 스나이퍼들의 음속 화살은 소규모 광역 공격이 가능했기에 뭉쳐 있는 적들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었다.

거기다 음속 화살 앞에서 다크 헥사 배리어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다.

다크 헥사 배리어 통째로 날려 버리고 있었으니까.

마치 엄폐물을 날려 버릴 수 있는 대물 저격총처럼 말이다.

세 명씩 한 팀으로 움직이는 전투원들은 방어 마법을 해제하고 눈앞에 있는 스켈레톤 세이버 엘리트와 워리어를 향해 달려들었다.

난전을 노린 것이다.

동양의 초인들이 검술이나 창술, 권법 등등 접근전 중심의 무사들이라면, 서양의 초인들은 마법사들이었다.

그리고 서양의 마법사들은 접근전이 가능했다. 빠른 발동이 가능한 무영창 마법을 사용하니까.

그 덕분에 오러를 사용하는 동양의 무사들과 대등하게 싸울 정도는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일대일 대결에서는 아무래도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서양의 마법사들은 적어도 3인 1조가 되어 동양의 무사들을 상대한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재빛 교단의 전투원들은 세 명이 한 팀이 되어 전방에서 탱커 역할을 하고 있는 스켈레톤 세이버 엘리트를 한 번에 한 마리씩 확실하게 처리하고 있었다.

‘난전이라니 군단 전투를 쉽게 봤군.’

그 모습을 신유현은 후방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지금 신유현은 전술 지휘창을 활성화 시키고 모든 전황을 파악 중이었다.

확실히 난전이 시작되자 스나이퍼를 활용한 소규모 광역 공격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아군에게 피해를 입힐 수는 없었으니까.

“그대로 밀어붙여라!”

그때 전술 지휘창에 잿빛 교단의 전투원들 중 한 명이 주변에 있는 12명의 전투원들을 향해 지시를 내리는 모습이 떠올랐다.

분대장급 지휘관이었다.

그리고 전술 지휘창은 모든 스켈레톤들과 연동되어 있다.

그 덕분에 스켈레톤들이 보고 듣는 모든 정보를 전술 지휘창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여기도 한 놈. 저기도 한 놈.’

신유현은 전술 지휘창에서 소리를 치며 지시를 내리고 있는 전투원들을 터치하며 표식을 남겼다.

그 직후,

쌔애애액!

푹!

날카로운 파공성이 하늘을 가르며 분대장급 지휘관의 머리에 뼈화살이 관통했다.

스켈레톤 스나이퍼 하나가 분대장급 지휘관의 머리에 바람구멍을 내 버린 것이다.

“컥!”

“끄억!”

그뿐만이 아니다.

전술 지휘창으로 전투원들의 지휘관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을 신유현은 스나이퍼들에게 명령을 내려 저격했다.

그 때문에 전투원들 속에 섞여서 지시를 내리던 지휘관급 인물들은 하얀 뼈화살에 머리나 심장이 꿰뚫린 채 죽어 나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잿빛 교단이 불리해질 터.

지휘관들이 사망하면서 명령에 혼선이 생길 테니 말이다.

‘그럭저럭 전선이 유지가 되고 있군.’

신유현은 전체적인 전황을 확인했다.

여전히 숫자는 잿빛 교단 쪽이 많았고, 실력 또한 좋았다.

전투원들 또한 마수들이나 헌터 협회의 초인들과 자주 싸운 탓에 실전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었으니까.

하지만 다양한 속성이 부여된 2차 전직을 완료한 스켈레톤 솔져들은 끈질겼다. 전투원들의 빠른 마법 공격에 팔다리가 날아가도 다시 일어났으니까.

‘리페어가 이래서 좋지.’

손상당한 스켈레톤들을 수복시켜 주는 S급 일반 스킬, 리페어.

스켈레톤 솔져들에게는 코어가 되는 뼈마디가 하나씩 존재한다.

코어 뼈마디가 파괴되지 않는 한 리페어로 수리할 수 있었다.

다만, 마나 소모가 큰 편이었기에 손상이 큰 스켈레톤 솔져를 수리하는 것보다 차라리 새로 한 마리를 뽑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었다.

‘보스급 소환수들도 잘 버티고 있고.’

약 열 마리의 보스급 소환수들은 약 100명 정도 되는 전투원들을 상대로 분전 중이었다.

그럼에도 현재 병력 차이는 약 400명이 넘게 전투원들 쪽이 더 많았다.

전방에서 싸우고 있는 스켈레톤 세이버 엘리트와 워리어 들의 숫자가 빠르게 급감하고 있었으니까.

콰콰쾅! 콰쾅!

전방에서 전투원들의 무영창 마법에 폭발이 일어나면서 스켈레톤들이 휘말려 날아갔다.

그 때문에 코어 뼈마디까지 산산조각이 나는 스켈레톤들의 숫자가 많았다.

리페어로 수복도 불가능 상황.

시간이 흐르면 수적으로 밀리게 될 터.

“솔직히 놀랐다. 설마 혼자서 이만한 군세를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으니까.”

그때 신유현이 있는 장소의 상공에서 나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유현은 고개를 들고 위를 올려다봤다.

그곳에 중력 마법으로 상공에 떠 있는 인물이 있었다.

다름 아닌 잿빛 교단의 총대장, 알렉산더였다.

“항복해라, 신유현. 그러면 고통 없이 죽여 주마.”

알렉산더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신유현을 내려다봤다.

그리고 알렉산더의 말에 신유현은 헛웃음을 흘리며 답했다.

“역시 게티아의 개새끼라 그런가. 개소리를 정말 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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