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88화
“이것도 아니고…… 이건 세일러 썬 크리스탈 지팡이고, 이건 클로버 쥬얼 박스고…….”
디아는 자신의 아공간에 보관하고 있던 물건들을 하나씩 확인하며 꺼냈다.
화려한 문양이 들어간 지팡이나, 고급스러워 보이는 박스까지.
확실히 마법사들이 사용할 법한 아티팩트들이었다.
아마도 디아의 개인 물품일 테지.
‘이거 진짜인가?’
다만 신유현의 눈에는 아무리 봐도 진짜 같아 보이지 않았다.
아티팩트라면 필연적으로 마나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런 힘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어디서 많이 본 거 같은데…….’
디자인이나 생김새가 어디서 본 거처럼 익숙한 느낌이었다.
“디아야. 이건 다 뭐야?”
“아, 이거영? 선물 받은 거예영.”
“선물?”
그제야 신유현은 깨달았다.
디아가 꺼내놓은 물건들이 애니 굿즈 상품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결정적으로 신유현의 말에 답하면서 디아가 아공관에서 DVD 세트까지 꺼냈다.
마법 소녀 애니 DVD였다.
“이, 이런 건 다 어디서 난 거니?”
신유현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평소 디아는 그림자 속에서 안락하게 휴식을 취하며 보낸다.
그리고 가끔 혼자서 현무전을 돌아다니거나 신유현의 방에서 티비를 보거나 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대체 어디서 이런 물건을 구한 것일까?
“정민석이라는 분이 줬어영!”
디아는 신유현의 물음에 해맑은 미소로 답했다.
‘정민석? 정민석!’
신유현은 정민석이 누구인지 금새 떠올렸다. 이정훈 패거리 중 한 명이었던 것이다.
이정훈 패거리는 가문의 2성 문하성으로 훈련을 마치고 현무전에 들어왔다.
같은 시기에 신유현이 눈독들이고 있던 훈련교관이자 4성 초인이었던 최현성을 스카웃하면서 들어왔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정민석이랑 면담을 좀 가져봐야겠군.”
신유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설마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디아에게 마법 소녀물을 전파하고 있었을 줄이야.
“마스터! 찾았어영!”
그때 디아의 귀엽고 해맑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디아는 신유현 앞에 하이브를 공략하면서 얻은 전리품들을 꺼냈다.
[랜덤 보물 상자.]
[S급 익셉셔널 유니크, 아라크니아의 하트.]
[S급 익셉셔널 유니크, 하이브의 씨앗.]
‘대박이네.’
전리품들을 바라보는 신유현의 얼굴에 미소가 절로 떠올랐다.
등급에 상관없이 무작위로 보상품을 하나 뽑을 수 있는 보물 상자.
7성 네임드 유니크 보스 아라크니아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하트.
7등급 하이브의 정수가 모인 씨앗.
하나 같이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거기다 소울 포인트도 상당히 쌓여 있었다.
하이브의 중간 지점에서 소울 포인트를 사용하고 500을 남겨두었다.
그 후 4성 마수 아라크니드론을 20마리 정도 잡고 7성 네임드 유니크 보스 아라크니아가 있는 보스 룸에 들어갔다.
그곳은 마수들을 생산하는 공장과도 같은 굉장히 넓은 장소였다.
그리고 수많은 4성과 5성 마수의 알들이 존재했다.
그곳에서 신유현은 4성 마수의 알 150개, 5성 마수의 알 50개를 박살 냈다.
그 후 7성 네임드 유니크 보스 아라크니아와 6성 권속 마수 50마리도 처리했다.
그 결과 총 1230 소울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었다.
거기에 킵해 두었던 500 소울 포인트까지 합해서 총 1730 소울 포인트를 손에 들고 있는 상황.
‘그럼 일단…….’
신유현은 랜덤 보물 상자를 바라봤다.
오직 유니크 급 이상의 보스를 잡았을 때만 얻을 수 있는 전리품.
랜덤 보물 상자는 노말에서 전설까지 무작위로 보상품이 나온다.
하지만 등급이 높은 네임드 유니크 보스를 쓰러트리고 얻은 보물 상자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등급의 보상품이 나올 확률이 높았다.
지금 눈앞에 있는 보물 상자는 7성 네임드 유니크 보스 아라크니아를 쓰러트리고 얻었다.
그 때문에 신유현은 기대가 컸다.
분명 높은 등급의 보상품이 나올 테니까.
[랜덤 보물 상자를 오픈합니다.]
집무실 테이블에 올려놓은 랜덤 보물 상자의 열시 부분을 터치하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끼이익.
잠시 후, 랜덤 보물 상자가 열렸다.
[축하합니다! 랜덤 보물 상자에서 S급 만능 세포(Embryonic Stem Cell)가 나왔습니다.]
“S급이라고?”
신유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랜덤 보물 상자에 나온 보상품의 등급은 유니크, 즉 A급까지였다.
실제로 지금까지 신유현이 보물 상자에서 얻은 보상품들은 A급 스킬 분할 사고가 제일 높았다.
그런데 이번에 보물 상자에서 무려 S급인 익셉셔널 유니크 등급의 보상품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만능 세포는 뭐지?”
신유현은 보물 상자 안을 바라봤다.
그 안에는 엄지 크기 정도 되는 금색 환이 들어 있었다.
[만능 세포(Embryonic Stem Cell)]
타입: 영약.
등급: 익셉셔널 유니크(S).
설명: 신체 능력 성장에 도움이 되는 환단 형태의 만능 세포.
골격, 근육, 신경, 피부 등등.
인체의 다양한 세포로 분화되어 성장에 대폭 도움을 준다.
“허.”
신유현은 놀란 표정으로 S급 영약 만능 세포를 바라봤다.
만능 세포는 신체 능력을 상승시켜 주는 영약이었다.
일반적으로 마법 계열 초인들은 마력과 지력을 중점적으로 올린다. 마법의 위력과 사용 횟수를 늘려 주니까.
전사 계열의 초인들 또한 마나를 다룰 수 있는 기력을 중점적으로 올리는 편이었다.
기력 수치에 따라 초인의 등급이 정해지니 말이다.
하지만 기력뿐만이 아니라 근력, 민첩, 체력 또한 단련을 해서 올려둘 필요가 있었다.
내공이라고 할 수 있는 기력뿐만이 아니라 외공인 근력, 민첩, 체력 또한 단련을 해야 더 높은 경지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꽝이군.’
신유현은 속으로 혀를 찼다.
S급 만능 세포는 성장에 도움을 주는 좋은 물건이긴 했다.
하지만 등급이 문제였다.
만능 세포의 등급은 S급인 익셉셔널 유니크.
차라리 전투에 도움이 되는 다른 스킬이 훨씬 더 나았다.
당장 A급 스킬인 분할사고만 해도 지금까지 신유현에게 큰 도움이 되어 왔으니까.
그뿐만이 아니라 보스급 마수들을 잡고 얻은 다양한 스킬들도 마찬가지였다.
3성 네임드 유니크 보스인 트리스탄을 쓰러트리고 얻은 A급 스킬 초재생.
그리고 5성 레이드 보스 구울 킹 잡고 얻은 B급 스킬 라이프 드레인 등등.
지금까지 전투를 하면서 신유현에게 도움을 주었던 스킬들이었다.
하물며 S급 스킬은 말할 것도 없었다.
S급 고유스킬 기척감지는 신유현에게 사각지대를 없애 주었다.
거기다 또 다른 S급 고유 스킬,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는 보스급 마수들을 끝장내면서 위기의 순간을 몇 번이나 벗어나게 해 주었다.
그런데 스킬이 아니라 영약이 나오다니.
‘영약도 나쁜 건 아니지만…….’
영약도 영약 나름이었다.
단순히 신체 능력을 상승시켜 주는 영약이었다면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만능 세포는 신체 능력 성장에 도움이 되는 영약이었다.
즉, 수련을 한다거나 혹은 신체 능력을 상승시킬 때 효력을 발휘한다.
추가적으로 신체 능력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것이다.
‘어, 잠깐만.’
문득 신유현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번개처럼 스쳐지나갔다.
만능 세포는 신체 능력을 상승시킬 때 도움이 되는 영약이다.
그리고…….
신유현은 나머지 전리품인 아라크니아의 하트와 하이브의 씨앗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했다.
[아라크니아의 하트]
타입: 하트.
등급: 익셉셔널 유니크(S).
설명: 아라크니아의 정수가 모인 하트. 흡수할 경우 사용자에게 아라크니아의 특성을 부여해 준다.
[하이브의 씨앗]
타입: 영약.
등급: 익셉셔널 유니크(S).
설명: 7등급 하이브에 집적되어 있는 마나가 응축되어 만들어진 씨앗.
사용자의 신체능력을 대폭 상승시켜 준다.
“그렇지!”
신유현은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7등급 하이브를 공략하고 보상품으로 작은 씨앗.
아몬드처럼 생긴 하이브의 씨앗은 신유현이 원하던 보상품이었으니까.
‘아라크니아의 하트는 둘째치더라도 하이브의 씨앗이라면…….’
금색환처럼 생긴 만능 세포와 아몬드 같은 하이브의 씨앗을 동시에 섭취한다면 어떻게 될까?
신유현의 모든 능력치가 대폭 상승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내 몸이 버틸 수 있을까?’
현재 신유현의 등급은 5성으로 B급이다.
그에 반해 만능 세포와 하이브의 씨앗은 7성 S급에 해당한다.
낮은 등급일 때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높은 등급의 영약이라면 자체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마나의 기운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제어를 하지 못할 경우 운이 없으면 주화입마에 빠질 수 있었다.
‘일단 아라크니아의 하트부터 먹어볼까? 그런데 하트 타입은 뭐지?’
신유현은 붉은 다이아몬드처럼 생긴 아라크니아의 하트를 바라봤다.
지금까지 여러 타입을 보아왔다.
하지만 하트 타입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흡수를 하면 아라크니아의 특성을 부여해 준다 라…….’
신유현은 7성 네임드 유니크였던 아라크니아를 떠올렸다.
단순히 바라보는 것만으로 정신력을 깎아 버리는 공포의 존재였다.
그뿐만이 아니라 여덟 개의 마안으로 자신의 소환수들을 억누르고 엄청난 신체 능력을 선보이며 공격을 해 오기도 했다.
덩치에 걸맞지 않게 고속 기동을 하며 공격을 해 오던 아라크니아는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수많은 권속 마수까지.
그런 아라크니아의 특성을 가지게 된다면…….
‘확실히 지금보다 강해질 수 있겠지. 그리고 어쩌면…….’
신유현은 말없이 만능 세포와 하이브의 씨앗을 바라봤다.
아라크니아의 특성을 가지게 되면 저 둘을 복용할 때 생길 수 있는 반동이나 부작용을 경감시킬 수 있을지도 몰랐다.
“역시 흡수할 수밖에 없나?”
신유현은 아라크니아의 하트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듯 말했다.
막상 흡수하려고 하니 조금 거부감이 생긴 것이다.
아라크니아는 거미 형태의 마수였었으니까.
“이거 흡수하면 좋아영.”
그때 옆에서 디아가 신유현이 앉아 있는 의자 옆에서 불쑥 머리를 들이밀며 말했다.
신유현은 쓰다듬기 좋은 위치에 있는 디아의 머리에 본능적으로 손을 가져다대며 입을 열었다.
“이거 정말 좋은 거야?”
“네넹.”
신유현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자 디아는 기분 좋은 고양이 같은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그럼 어쩔 수 없나.”
디아의 말에 신유현은 마음을 다잡았다. 디아가 좋은 거라고 말까지 하는데 흡수하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
신유현은 아라크니아의 하트를 심장에 가져다댔다.
[S급 익셉셔널 유니크, 아라크니아의 하트를 흡수하시겠습니까? Yes? Or No?]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본 신유현은 예스에 손가락을 가져다댔다.
번쩍!
그 순간 아라크니아의 하트에서 붉은 빛이 터져 나왔다.
스스슥.
그리고 아라크니아의 하트가 신유현의 심장 쪽으로 스며들어가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커억!”
무언가가 심장에 들어오는 묵직함을 느끼며 신유현은 숨을 토해 냈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마나가 전신을 내달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라크니아의 하트가 가지고 있던 마나였다.
‘제, 제어를 해야…….’
신유현은 본능적으로 차크라 연공법을 운행하며 마나를 제어하려고 했다.
전신의 혈관을 타고 돌기 시작하는 어마어마한 마나.
‘쉽지 않네.’
하지만 아라크니아 하트의 마나를 제어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전신의 혈관에서 마구 날뛰는 탓에 마치 불에 타는 듯한 고통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유현은 이를 악물고 마나를 제어하는데 집중했다.
샤아아아.
그리고 뜨거운 사우나 속에서 한 줄기 청량함을 느꼈다.
디아가 회복 마법을 걸어 주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신유현은 디아에게 고마움을 표할 수 없었다. 마나를 제어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해야 했으니까.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축하합니다! 당신은 아라크니아의 하트를 흡수하셨습니다.]
[S급 고유특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