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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186화 (186/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86화

스르릉.

신성일은 조용히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았다.

대대로 파천검가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적인 보검, 파천검.

무려 에픽 등급으로 하늘도 가를 수 있다고 전해졌다.

또한, 신성일은 전 세계에서 한줌밖에 되지 않는 7성 초인 중 한명이었다.

7성 경지에 오른 검사를 서양에서는 소드 마스터라고 부르며, 동양에서는 화경에 든 고수라고 부른다.

선명하고 완성된 오러 블레이드, 즉 검강(劍罡)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7성 경지 검사만의 고유능력이 있었다.

오러 해방.

오직 7성 경지에 도달한 초인만이 쓸 수 있는 기술이다.

우우웅.

신성일이 파천검에 마나를 주입하자 7성 마스터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선명한 푸른 오러가 피어올랐다.

푸른 오러는 하나의 실처럼 유형화되어 파천검 전체를 감싸며 선명한 칼날을 형성했다.

그 상태에서 신성일은 손에서 파천검을 놓았다.

“오러 해방.”

우우웅.

그러자 파천검이 진동을 하면서 떠오르는 게 아닌가?

스스슥!

그뿐만이 아니라 신성일의 머리 위에서 파천검이 분열하기 시작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여섯 자루의 분신을 만들어냈다.

신성일의 머리 위에서 선명한 푸른빛의 오러 블레이드가 빛나는 총 일곱 자루의 파천검.

오러 해방.

비연검(飛連劍) 7식(七式).

7성 경지인 신성일의 오러 해방 능력이었다.

“모조리 쓸어주마.”

오러 해방을 사용한 신성일은 마수들을 향해 손짓을 했다.

슈아아아악!

그러자 일곱 자루의 파천검들이 날카로운 파공성을 내며 마수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신성일의 오러 해방 능력은 다름 아닌 이기어검술이었다.

분열한 파천검을 자유자재로 조종해서 상대를 공격할 수 있었다.

쌔애애액!

일곱 자루의 파천검은 수백 마리의 마수 사이를 종횡무진으로 누비고 다녔다.

키아아아악!

그러자 마수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비명 같은 괴성이 울려 퍼졌다.

검강이 맺혀 있는 파천검들을 막아 낼 수 없었으니까.

파천검들은 수백 마리 마수의 목을 날려 버리거나, 심장을 꿰뚫었다.

투두두둑!

그 때문에 마수들은 달려오다가 그대로 엎어지며 쓰러졌다.

마치 추풍낙엽처럼.

잠시 후,

콰아아아앙!

마수들 사이에서 어마어마한 충격파 폭발이 일어났다.

* * *

‘역시 오러 해방을 했나 보군.’

신유현은 굉음이 들려온 북서쪽 방향을 바라봤다.

7성 전사 계열 초인들만이 사용할 수 있는 고유능력, 오러 해방.

어마어마한 마나를 소모하지만 절대적인 승리를 약속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오러 해방 능력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다.

7성 경지에 오른 초인 전사들이 생각하는 강함을 현실에 구현해 내는 능력이었으니까.

검왕, 신성일은 검강이 발현된 검들을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이기어검술을 오러 해방으로 구현시켰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신유현의 S급 고유 스킬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도 오러 해방에 가까웠다.

리미트 마나 오버 드라이브는 이전 삶에서 마나가 부족했던 신유현이 강해지기 위해 유럽의 마녀 마리아 테스타로사와 함께 궁리해서 만든 스킬이었으니까.

7성 경지에 도달해야 쓸 수 있는 오러 해방을 흉내 낸 스킬이었던 것이다.

“이제 알았겠지? 네놈들 육합창가와 우리 가문은 급이 달라.”

신유현은 가문에 대한 자부심을 보이며 박우진을 내려다봤다.

비록 가문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긴 했지만, 가문의 이름에 먹칠을 할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명예를 드높일 생각이었다.

머지않아 파천검가를 먹어 버릴 계획이었으니까.

“…….”

박우진은 말없이 이를 악물며 신유현을 노려봤다.

신유현의 말에 반박하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들이 유리하다는 생각에 싸움을 걸었다가 패배했으니까.

“뭐, 자세한 이야기는 가문에 돌아가서 하면 되겠지. 네놈들에게는 듣고 싶은 말이 많거든.”

신유현은 박우진뿐만이 아니라 흑창대와 블러드 컴퍼니를 노려봤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놈들은 자신을 노렸다.

그러니 눈앞에 있는 놈들의 배후가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육합창가 놈들을 조져 버릴지 고민 좀 해 봐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네놈들은 특히 더 각오해야 할 거다. 나도 그렇지만 아버지가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테니까.”

육합창가는 파천검가를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건드렸다.

가문으로 돌아가서 흑창대 놈들을 심문하고, 증인으로 내세운다면 아무리 육합창가라고 해도 발뺌하진 못할 것이다.

흑창대는 육합창가의 정예 부대 중 하나였으니까.

“네놈 생각만큼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박우진은 주눅 들지 않고 신유현에게 소리쳤다.

그런 그와 흑창대원들의 얼굴에는 비장함이 서려 있었다.

무언가 각오를 한 표정이었다.

그 모습을 본 신유현은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왜? 자살이라도 하려고? 아니면 자폭?”

“……!”

툭 내뱉은 신유현의 한마디에 박우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흑창대의 최후이자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자살까지 신유현이 꿰뚫어 보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늦었어!”

박우진을 비롯한 흑창대원들은 빠르게 자살을 시도했다.

어금니에 숨겨 놓은 독을 깨 물려고 한 것이다.

“어?”

하지만 어느 누구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네놈들 수법이야 뻔하지. 수틀리면 죽으려 드는 건 잿빛 교단 놈들과 똑같군.”

신유현은 혀를 차며 흑창대와 블러드 컴퍼니 용병들을 바라봤다.

놈들이 포로가 되기 전에 자살을 하려고 하는 건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게티아 숭배자들인 잿빛 교단과 연관이 있던 조직원들은 전부 자살 혹은 자폭용 독약과 폭탄을 입안에 숨기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흑창대원들과 블러드 컴퍼니 용병들이 자살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흑창대원들은 슈브의 흑마법 섀도우 홀드와 디아의 S급 스킬 어둠의 사슬로 묶었다.

그리고 블러드 컴퍼니 용병들은 루베르가 피로 이루어진 밧줄인 블러드 로프로 입을 다물지 못하게 벌렸다.

그 상태로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는 흑창대원들과 블러드 컴퍼니 용병들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며 신유현은 입을 열었다.

“쉽게 죽을 생각은 버려라. 네놈들이 알고 있는 정보들을 전부 알아내고 날 습격한 증인으로 내세울 거니까.”

이번 습격에서 육합창가는 중동의 용병부대까지 불렀다.

기본적으로 초인 가문은 프라이드가 높기 때문에 다른 세력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

그럼에도 중동에서 활동하는 용병부대를 불렀다는 건 배후에 육합창가 뿐만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더 있을 수 있었다.

‘아버지에게 선물로 주면 되겠군.’

이번 강릉 탈환 작전에서 신유현의 주도하에 가문의 모든 전력을 투입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7성 초인이자 마스터 경지인 아버지까지도.

당연히 가문의 모든 전력과 7성 초인인 아버지를 맨입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

대가를 치루어야 했다.

그리고 신유현은 그 대가를 강릉에서 얻을 수 있는 희귀광물들과 마수들을 잡고 얻을 수 있는 보상품 중에 일부를 건넬 생각이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육합창가의 정예 부대인 흑창대가 난입해 온 게 아닌가?

그들을 아버지를 움직인 대가로 넘겨줘도 충분했다.

육합창가는 무려 두 번 연속 파천검가에게 손을 댔으니까.

철혈의 검왕인 신성일이 이번만큼은 조용히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분명 충분한 증거와 증언을 확보한 후 육합창가를 뒤집어엎겠지.

그동안 신유현은 남두그룹과 손을 잡고 강릉에 쌓여 있는 희귀 광물들을 채굴하면서 구경만 해도 이득이었다.

희귀 광물의 가치는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그걸 밑천 삼아 현무전을 강화시키고 게티아 놈들을 잡기 위한 준비를 하면 될 터.

다만,

‘확실히 마음에 걸리는 군.’

신유현은 블러드 컴퍼니 용병대원들을 바라봤다.

그들은 체념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자신들이 졌다는 사실에 꽤 큰 충격을 받고 있는 모양이었다.

“마스터.”

그때 신유현 곁으로 루베르가 다가오며 말을 걸어왔다.

“어, 왜?”

“그녀는 저에게 주시지 않겠어요?”

“뭐?”

루베르의 말에 신유현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는 저와 비슷한 계통의 힘을 쓰더군요. 그래서 관심이 가서요.”

루베르는 뜨거운 눈으로 카밀라를 바라봤다.

자신과 비슷한 계통의 혈계 마법을 사용하는 인간.

설마 이 세계에서 혈계 마법을 사용하는 존재가 있을 줄은 몰랐었다.

그 때문일까.

루베르는 마스터인 신유현을 제외하고 카밀라에게 관심이 갔다.

그녀에게서 달콤한 혈향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으니까.

“저에게 맡겨 주시면 그녀를 조교, 아니 교육을 시켜서 제 권속으로 삼고 싶어요.”

“그녀가 마음에 들었나보군.”

신유현의 말에 루베르는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신유현의 말대로 루베르는 카밀라가 마음에 들었다.

카밀라의 혈향에 취해 버릴 정도로.

“뭐, 상관없겠지. 권속이 된다면 그녀가 알고 있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겠군.”

“네. 제 권속이 숨길 수 있는 비밀은 없으니까요.”

“알겠다. 너에게 맡기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신유현의 허락에 루베르는 붉은 드레스 자락을 살짝 들어 올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럼 돌아가 볼까?”

강릉에서 신유현은 목적을 이뤄냈다.

하이브를 공략하면서 강릉 지역을 탈환했으니까.

하이브가 없어졌으니 더 이상 마수들이 늘어나지 않을 터.

남은 건, 강릉에 잔류 중인 마수들을 정리하는 일뿐이었다.

* * *

그날 밤.

붉은 커튼이 창문에 걸려 있고, 벽지와 침대뿐만이 아니라 베개와 이불까지 붉은 색으로 치장된 방 안.

붉은 방 침대 위에 한 명의 여인이 붉은 수갑을 차고 속옷 차림으로 누워 있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백은색의 머리카락과 루비 같은 붉은 눈, 그리고 초콜릿색 피부를 가진 아랍계열의 미녀.

어두운 초콜릿색 피부와 대조적인 하얀 속옷과 가터벨트를 입고 있는 카밀라는 굉장히 매혹적이었다.

“좋은 모습이네.”

그리고 그런 그녀 앞에 눈처럼 새하얀 피부와 대비되는 붉은 색 속옷을 입고 한 손에 와인을 든 여인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루베르였다.

“읍읍!”

하지만 루베르는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붉은 공을 입안에 머금고 있었으니까.

“그럼 조교를 시작해 볼까?”

“읍읍!”

그녀의 말에 카밀라는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항의했다.

조교가 아니라 교육이 아니었냐고.

“귀엽네.”

하지만 그런 카밀라의 모습은 루베르에게는 그저 귀여운 앙탈에 지나지 않았다.

루베르는 카밀라를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카밀라의 귓가에 입을 가져다대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오늘밤 재우지 않을 거니까.”

할짝.

그리고 카밀라의 귓가를 붉은 혀로 핥았다.

“흐읏.”

그러자 카밀라는 자기도 모르게 달콤한 신음소리를 흘렸다.

그 소리에 루베르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카밀라의 귓불을 시작해서 턱과 목을 키스하며 혀로 핥았다.

“흐으읍!”

그러자 카밀라는 몸을 비틀며 참을 수 없다는 신음을 흘렸다.

그럼에도 루베르는 멈추지 않았다.

카밀라의 어깨를 타고 쇄골로 내려갔고 손으로는 옆구리와 등을 쓰다듬었다.

딸각.

그리고 결국 루베르의 손에 의해 카밀라의 마지막 보루인 하얀 속옷이 붉은 방안을 날았다.

“이제부터가 시작이야.”

루베르는 귀엽게 송곳니를 드러내며 붉은 침대 위에서 적나라하게 모습이 드러난 카밀라를 바라봤다.

잠시 후, 루베르의 붉은 방안에서 카밀라의 아찔한 숨소리와 함께 신음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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