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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182화 (182/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82화

“이, 이건?”

신유현을 중심으로 그림자가 퍼져 나가자 무감정한 박우진조차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이승현과 카밀라 또한 흠칫 놀란 표정을 지었다.

스스슥.

넓게 퍼진 그림자 속에서 신유현의 언데드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으니까.

“소환을 완료하기 전에 쳐라!”

그때 빠르게 정신을 차린 박우진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그러자 서른 명의 흑창대 대원이 신유현을 포위하며 빠르게 달려들었다.

“자, 잠깐 기다려!”

그 모습에 신유현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언데드들을 빠르게 소환을 한다고 해도 수십 마리의 스켈레톤 솔져들을 3초에서 5초 정도는 걸린다.

느린 속도는 아니지만 강체술을 발동하고 달려드는 4성급 초인들이라면 신유현에게 창을 꽂고도 남았다.

그렇게 흑창대원들이 신유현이 전개한 그림자 영역으로 발을 들이는 순간,

푹! 푹!

“크아아아악!”

“그, 그림자 속에서 무기가!”

그림자 속에서 검과 창이 솟구쳐 오르면서 흑창대원들의 발과 다리를 사정없이 꿰뚫어 버렸던 것이다.

“이, 이건 대체?”

그 모습에 그나마 냉정을 유지하고 있던 박우진의 눈동자가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렸다.

방금 전 예상치도 못한 기습에 절반 정도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진 채 신음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그래서 잠깐 기다리라고 말했잖아.”

신유현은 흑창대를 바라보며 비웃음을 흘렸다.

영역을 전개한 그림자 위라면 스켈레톤 솔져들이 가진 무기 일부를 먼저 꺼낼 수 있었다.

그게 가능하다는 건 이미 검증했었다.

불사왕의 능력을 각성한 후, 다양하게 실험을 하면서 확인했었으니까.

그림자를 옆과 뒤뿐만이 아니라 전방까지 전개한 것도 지금 상황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다만, 신유현이 전개할 수 있는 그림자 영역은 반경 수 미터 이내였다.

그 범위 내에서 스켈레톤 솔져들을 꺼낼 수 있었고, 까망이의 도움을 받으면 더 빠르게 꺼낼 수 있었다.

“언데드 소환 중에 공격 받을 수 있다는 상황을 내가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나?”

신유현은 피식 웃으며 오도 가도 못 하고 있는 흑창대를 바라봤다.

스스슥!

그사이 그림자 속에서 튀어 나온 까망이가 신유현의 어깨 위에서 스켈레톤들의 소환을 돕고 있었다.

덕분에 신유현 주위로 2차 전직을 완료한 스켈레톤들이 빠른 속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고 예니체리들과 최소 레어급 이상의 무기를 무장한 스켈레톤들도 불러내고 있는 상황.

거기다,

[데스나이트 세이버, 데스나이트 랜서, 데스나이트 아쳐, 데스나이트 리치를 소환합니다.]

스켈레톤 솔져들의 클래스마다 하나씩밖에 없는 지휘관 개체들, 스켈레톤 데스나이트들까지 소환했다.

스켈레톤 데스나이트들은 전신 갑주로 완전 무장을 한 상태였다.

투구부터 시작해서, 관절까지 갑주로 덮으며 중무장을 한 것이다.

스켈레톤이라기보다 중장갑으로 무장한 기사처럼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라 각 클래스마다 갑옷의 색이 달랐다.

데스나이트 세이버는 붉은색 중갑이었고, 데스나이트 랜서는 푸른색 중갑이었다.

그리고 데스나이트 아쳐는 녹색 중갑이었으며, 데스나이트 리치는 노란색 중갑에 붉은색 망토를 걸치고 있었다.

스켈레톤 데스나이트들은 심상치 않은 기세를 뿜어내며 신유현의 앞에 나란히 섰다.

스켈레톤 데스나이트들이 한곳에 모이자 위압감이 상당했다.

‘아라크니아의 권속 마수들을 상대할 때 도움이 컸었지.’

스켈레톤 데스나이트들을 바라보며 신유현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아라크니아의 권속 마수들을 상대할 때, 스켈레톤 솔져만이었다면 고전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아라크니아의 권속 마수는 6성 중급이었고, 스켈레톤 솔져는 4성 최상급 수준이었으니까.

하지만 스켈레톤 데스나이트들의 지휘 아래 2차 전직과 속성 부여를 한 스켈레톤 솔져들은 권속 마수들과 대등한 수준으로 전투를 벌였다.

거기다 스켈레톤 데스나이트 자체도 상당히 강했다.

5성급 존재였으니까.

“이, 이런…….”

“아직도 이만큼의 전력이 남아 있었다고?”

“이야기와는 다르잖아!”

신유현의 등 뒤에서 푸른 안광을 흘리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스켈레톤 솔져들을 바라보며 흑창대는 기가 죽어버렸다.

2차 전직을 한 약 100기에 달하는 스켈레톤 솔져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미 흑창대와 블러드 컴퍼니는 하이브 입구에서 진을 치고 있던 상당한 숫자의 스켈레톤들을 정리했다.

그리고 혼자서 탈출하느라 너덜너덜한 상태로 하이브를 뛰쳐나온 신유현을 보고 자신들의 계획대로라고 여겼다.

신유현이 가진 언데드들은 하이브에서 대부분 전멸했다고 말이다.

그런데 설마 아직도 이만한 전력이 남아 있었을 줄이야.

“허둥대지 마라! 스켈레톤 100마리 정도는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

부하들이 동요하자 박우진은 어떻게든 상황을 수습하려고 했다.

하지만 신유현은 그런 박우진을 바라보며 그저 웃을 뿐이었다.

“설마 이것뿐이라고 생각해?”

신유현은 입 꼬리를 치켜 올리며 손가락을 튕겼다.

딱!

부우웅!

그러자 그림자 속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날아올랐다.

헤카톤 하이퍼 비틀, 케이론이었다.

케이론은 신유현의 머리 위에서 흑창대와 블러드 컴퍼니를 내려다봤다.

신유현이 5성 중급이 되면서 4성이었던 케이론은 이제 5성에 가까운 존재로 강해졌다.

케이론뿐만이 아니다.

다른 보스급 소환수들도 한 두 단계씩 성장하면서 4성 최상급이나 5성 최상급이 되었다.

이제 조만간 5성과 6성이 될 터.

그리고 케이론을 시작으로 아이언 골렘과 백랑, 복슬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보스급 소환수들 중에서 마나를 소모하지 않는 존재들.

“이, 이럴 수가…….”

“이 정도면 거의 던전 보스급인데……?”

흑창대와 블러드 컴퍼니는 경악한 눈으로 보스급 소환수들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들은 나름 정예가 맞는 모양인지 케이론과 아이언 골렘, 복슬이를 보고 보스급에 가까울 정도로 강하다는 사실을 눈치 챘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이참에 확실히 기를 죽여 놔야지.’

그래야 전투가 편해질 터.

신유현은 차크라 연공법 우파니샤드를 운공하며 바닥을 치고 있는 마나를 쥐어짜냈다.

“나와라.”

<5성 보스 디아블로 케라톱스>

<5성 언데드 벨로시랩터>

하이브 중간 지점에서 조우했던 중간 보스들.

그때 중간 보스들을 처리하고 재정비를 할 때 신유현은 디아블로 케라톱스와 카오스 랩터를 한 마리씩 언데드화 시켰었다.

그리고 언데드화 시킨 디아블로 케라톱스와 카오스 랩터는 형상이 조금 변했다.

촉수가 달린 카오스 마수에서 날렵하고 세련된 깨끗한 모습으로 변화한 것이다.

카오스 랩터의 경우에는 아예 언데드 벨로시랩터로 명칭까지 바뀌었다.

“헉!”

“이건 또 무슨…….”

몸길이만 5미터에 달하는 공룡 비슷하게 생긴 소환수 두 마리가 등장하자 흑창대와 블러드 컴퍼니의 대원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신유현이 계속해서 처음 보는 강력한 소환수들을 불러내자 기가 질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신유현으로서는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5성 보스 스켈레톤 드래곤>

<6성 보스 제노사이드 렉스>

몸길이가 8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스켈레톤 드래곤.

덩치만 놓고 보면 스켈레톤 보다 좀 더 거대한 12미터의 몸길이를 가진 제노사이드 렉스까지.

그림자 속에서 거대한 보스급 소환수들이 또 다시 등장한 것이다.

‘설마 제노사이드 렉스를 언데드화 시킬 수 있을 줄이야.’

신유현은 늠름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티라노사우르스 렉스와 흡사하게 생긴 제노사이드 렉스를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제노사이드 렉스의 자폭에 휘말렸었던 디아블로 케라톱스와 벨로시랩터는 사방에 수십 마리가 남긴 수많은 파편을 모아서 언데드화를 시킬 수 있었다.

다만, 그림자 공간 속에서 파손된 부위를 수복해야 했기에 아라크니아와 전투를 벌였을 때는 소환할 수 없었다.

그리고 수복이 완료되었을 때는 전투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으니까.

하지만 제노사이드 렉스는 자폭을 하면서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기에 언데드화를 시키지 못했다.

‘대신 얻은 게 있었지.’

제노사이드 렉스가 자폭하고 보상으로 소울 포인트만 받지 않았다.

제노사이드 렉스 하트와 6성 마정석도 보상으로 받았던 것이다.

‘설마 언데드화가 가능할 줄이야.’

놀랍게도 제노사이드 렉스의 하트를 대상으로 언데드화가 가능했다.

설마 가능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기에 기분이 좋았다.

덕분에 제노사이드 렉스를 소환수로 부릴 수 있게 되었으니까.

다만, 제노사이드 렉스의 경우 육체가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기에, 하트와 6성 마정석 그리고 하이브 마수들의 시체들을 제물로 바쳐서 복구시켰다.

그 때문에 제노사이드 렉스 또한 그림자 공간 속에서 복구 중이었기 때문에 아라크니아와 전투를 했을 때는 불러낼 수 없었다.

정신없이 하이브를 탈출하고 있을 때 복구가 완료되었다는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었으니까.

“…….”

그리고 거대한 공룡처럼 생긴 보스급 소환수들을 신유현이 소환하자 흑창대와 블러드 컴퍼니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제 놀랄 기력조차 없었으니까.

크아아아아아!

한번 잃었던 육체를 완전 수복 및 복구를 시킨 디아블로 케라톱스와 언데드 벨로시랩터, 제노사이드 렉스는 흑창대와 블러드 컴퍼니를 향해 길게 포효를 내질렀다.

크롸롸롸롸롸!

스켈레톤 드래곤 또한 날개를 활짝 펼치며 함께 포효했다.

그렇게 보스급 소환수들이 내지른 포효가 합쳐지면서 어마어마한 하울링이 되어 울려 퍼졌다.

그야말로 일종의 음공(音功)이나 다름없는 수준이었다.

마나를 끌어올려서 대응하지 않으면 내상을 입을 정도였으니까.

그 모습에 흑창대 대원 중 한 명이 조용한 목소리로 중얼 거렸다.

“환장하겠네.”

그 말에 동의하듯 흑창대와 블러드 컴퍼니의 대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들었던 정보와 전혀 달랐으니까.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신유현의 양 옆과 뒤편에 세븐아크스들인 슈브와 루베르, 그리고 디아까지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다.

‘남민혁, 이 미친놈이…….’

그 모습을 본 흑창대 대장 박우진과 블러드 컴퍼니의 사장 카밀라는 동시에 같은 생각을 했다.

그들은 남민혁의 주도로 신유현을 조용히 처리하기 위해 잠입했다.

그리고 남민혁으로부터 신유현에 대한 정보를 전달 받았다.

그들이 받은 정보에 의하면 신유현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파천검가에서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인물이었다.

신유현을 제외한 파천검가의 직계들은 하나 같이 유명했다.

장남 신철민과 차남 신철진, 장녀 신유라는 각자 검전을 이끌며 수많은 던전 게이트를 공략했었으니까.

그리고 차녀인 신지아 또한 파천검가의 핵심 시설인 무기고를 지키는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하물며 막내인 신철호조차 S급 고유 특성 천무지체를 가진 인물로 유명했다.

하지만 신유현에 대해 알려진 정보는 거의 없었다.

불과 몇 달 사이 무서운 속도로 강해졌다는 사실밖에는.

다만 남민혁의 정보에 의하면 신유현이 네크로맨서의 능력을 각성했으며 강력한 소환수들을 부리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그리고 그림자를 통해 언데드들을 불러내고 보관한다는 사실까지도.

또한, 유의해야 할 소환수들에 대한 정보도 받았었다.

하지만 그 정보들 중에서 공룡처럼 생긴 소환수에 대한 건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어째서 저 여자들이 그림자 속에서 나오는 거지?’

박우진과 카밀라는 긴장한 표정으로 슈브와 루베르를 바라봤다.

그들이 가장 경계하던 강력한 인물들.

설마 그녀들이 신유현의 그림자 속에서 모습을 드러낼 줄은 몰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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