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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178화 (178/258)

검술 가문의 네크로맨서 178화

‘흠.’

아라크니아를 포위한 채 맹공격을 쏟아 붓고 있는 소환수들.

다들 덩치가 컸기 때문에 괴수대혈전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아라크니아는 빠른 몸놀림으로 소환수들의 맹공을 피하고 있었다.

‘공격을 피하고 있네? 전부 막지 못하는 건가?’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본 신유현은 입 꼬리를 치켜 올렸다.

아라크니아에게는 강력한 마나 장벽이 존재한다.

어지간한 공격들은 마나 장벽으로 막을 수 있을 터.

그럼에도 소환수들의 공격을 피했다.

그만큼 소환수들의 공격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거겠지.

다굴에는 장사가 없는 법이니까.

‘그럼…….’

신유현은 눈앞에 있는 리빙 파워드 아머를 바라봤다.

약 2미터가 넘는 크기를 가진 투박하면서 세련된 디자인의 중장갑 강화복.

우우웅.

이윽고 리빙 파워드 아머에서 기동음이 울려 퍼지며 테두리 라인을 타고 푸른빛이 흐르기 시작했다.

[리빙 파워드 아머를 장착 모드로 이행합니다.]

덜컹! 위이잉.

신유현이 손목에 차고 있는 스마트워치를 조작하자 리빙 파워드 아머의 등 부분이 위로 열렸다.

그리고 리빙 파워드 아머 안으로 들어가자 열려 있던 등 부분이 닫히면서 장착이 완료 되었다.

리빙 파워드 아머를 장착한 신유현은 전투준비를 시작했다.

[강체술을 발동합니다.]

순간 리빙 파워드 아머를 장착한 신유현에게서 어마어마한 기세가 터져 나왔다. 5성 중급이 된 덕분에 강체술의 숙련도가 높아졌으니까.

그리고 강체술은 전투를 시작하기 전, 항상 가장 먼저 숨 쉬듯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기술이었다.

강체술과 심법 덕분에 초인들이 마수들과 싸울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까.

‘으음.’

강체술을 발동한 신유현은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자신이 강해졌다는 사실을.

강체술을 발동하자 4문까지 열린 차크라에서 어마어마한 마나가 흘러나오며 전신을 강화시켜 주었으니까.

그 상태에서 신유현은 소환수들과 싸우고 있는 아라크니아를 향해 손바닥을 펼쳤다.

“디케이, 디지즈, 포이즌.”

불사왕이 가진 디버프 마법.

지금까지 신유현은 보스전일 때 보조 마법으로 항상 사용해 온 스킬이기도 했다.

상대에게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혀 주는데다가 방어력까지 깎아 주니까.

‘변화는…… 크게 없나.’

하지만 지금 상대는 무려 7성 보스 중에서도 최강이라고 할 수 있는 아라크니아였다.

아라크니아는 다양한 스킬들을 가지고 있다.

생명력 회복, 고속 재생 등등.

아마 다양한 회복 스킬들로 디버프 마법을 상쇄시키고 있을 터.

거기다 무언가를 감지한 아라크니아는 여덟 개의 빛나는 붉은 눈으로 신유현을 바라봤다.

그 순간 신유현의 눈앞에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

[7성 네임드 유니크 보스, 아라크니아가 마안을 발동합니다.]

[케이론에게 흑안이 발동합니다.]

[헤비 아머 앤트에게 저주안이 발동합니다.]

[레드 제너럴 앤트에게 마비안이 발동합니다.]

[아이언 골렘에게 부패안이 발동합니다.]

[데스스토커에게 독안이 발동합니다.]

[백랑, 복슬이에게 질병안이 발동합니다.]

‘뭣?’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들을 확인한 신유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마안을 사용할 줄이야.

마안은 굉장히 희귀한데다가 강력한 스킬이었다.

마안을 가진 초인이나 마수를 본 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다만, 게티아들 중에 마안을 쓰는 놈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게티아들조차 최대 두 종류의 마안을 동시에 사용했다.

그에 반해 아라크니아는 무려 여섯 개나 되는 마안을 동시에 사용하는 게 아닌가?

신유현은 날카로운 눈으로 아라크니아를 노려봤다.

순간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아, 눈이 여덟 개라서 그런 건가”

아라크니아의 붉은 눈은 총 여덟 개.

분명 마안 또한 여섯 개가 아닌 여덟 개를 사용할 수 있을 테지.

부우웅! 쾅!

아라크니아가 발동한 마안 때문에 소환수들이 이상해졌다.

조금 전까지 자유롭게 아라크니아의 머리 위를 날아다니던 케이론은 이상한 방향으로 불안정하게 날다가 바닥에 떨어졌다.

마치 눈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그리고 헤비 아머 앤트는 몸을 바르르 떨고 있었고, 레드 제너럴 앤트는 움직임이 굉장히 느려졌다.

아이언 골렘과 데스스토커, 백랑 복슬이는 지속적으로 생명력이 깎여 나갔다.

“이런…….”

그 모습을 본 신유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마안이 발동 중인 상황에서는 소환수들이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으니까.

그나마 슈브와 루베르, 스켈레톤 드래곤만이 아라크니아를 상대하고 있을 뿐.

세븐아크스들인 슈브와 루베르, 그리고 신유현의 소환수 중에서 가장 강력한 스켈레톤 드래곤은 마법저항력이 높았다.

그 때문에 아라크니아가 마안을 사용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 외의 소환수들은 마안 때문에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세븐 아크스들 중 한 명, 문곡성의 중재자이자 어둠의 성녀인 디아가 고양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어둠의 성녀 디아의 분신체가 하얀 고양이 춤을 춥니다.]

[7성 네임드 유니크 보스 아라크니아의 마안 효과가 경감합니다.]

‘응?’

신유현의 눈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메시지를 확인한 신유현은 빠르게 디아를 돌아봤다.

디아는 귀여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으며, 분신체 둘은 디아의 뒤에서 백댄서마냥 고양이 춤을 추고 있었다.

그리고 디아의 버프 덕분에 소환수들을 압박하던 마안의 효과가 줄어들었다.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던 소환수들이 고개를 흔들며 다시 몸을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완전히 떨쳐 내지는 못했는지 움직임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래도 저 정도면 충분했다.

여섯 개의 마안을 발동 중인 아라크니아 또한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니었으니까.

항상 마안 발동에 신경을 써야 했으니 말이다.

쾅!

모든 준비와 상황을 파악한 신유현은 지면을 강하게 박차며 아라크니아를 향해 달려들었다.

중장갑 강화복을 입고 지면 위를 날 듯이 달렸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아라크니아 앞에 도달했다.

슈아아악!

파천검법(破天劍法).

영식(零式) 개(改),

발검(拔劍) 무명베기(無明斬).

순간 리빙 파워드 아머의 허리에 장비되어 있는 거대한 장검이 뽑혀지면서 아라크니아를 향해 날아들었다.

흑염, 불사왕의 가호 스킬들 중 하나인 다크 소울 블레이즈를 발동하면서.

펄쩍!

하지만 아라크니아는 5미터의 거구라고 생각되지 않는 믿기지 않는 신체능력을 발휘했다.

흑염을 머금고 어마어마한 속도로 휘둘러진 장검을 펄쩍 뛰면서 피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팟! 팟!

아무것도 없는 공중에 마법진으로 발판을 만들어 뛰어오르는 게 아닌가?

“성가시게 하네.”

고개를 들고 공중도약을 하는 아라크니아를 바라보며 신유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스르륵.

순간 공중에 뛰어오른 아라크니아의 몸 주위로 보라색 액체가 생겨나더니 창의 형상으로 변했다.

포이즌 랜스!

아라크니아가 보라색 독액으로 만들어낸 거미독창이었다.

쌔애액!

이윽고 5미터 길이를 가진 보라색 독창이 신유현을 향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슈아아아아악!

신유현과 거미독창 사이로 어마어마한 크기의 거검이 끼어들었다.

빛을 가르는 어둠의 검.

그랜드 다크 세이버.

길이 30미터, 너비 5미터의 거대한 칠흑의 검이 신유현의 앞을 가로 막은 것이다.

치이이이익!

아라크니아가 만들어 낸 거미독창은 그랜드 다크 세이버의 옆면에 격돌하더니 녹아내리듯 사라져 버렸다.

애초에 거미독창 자체는 튼튼하지 않았다. 독액으로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 게 목적이었으니까.

“마스터에게는 옷깃 하나 건드리지 못하게 하겠어요.”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최강의 6서클 공격 마법, 그랜드 다크 세이버로 신유현을 보호한 슈브는 날카로운 눈으로 아라크니아를 노려봤다.

그리고 그랜드 다크 세이버를 아라크니아를 향해 휘둘렀다.

포이즌 스피어의 영향으로 그랜드 다크 세이버의 내구도가 상당히 깎이긴 했지만 아직 쓸 만했다.

그랜드 다크 세이버는 거대했으니까.

후우우웅!

아라크니아를 향해 날아드는 그랜드 다크 세이버.

아무리 아라크니아라고 해도 정면에서 그랜드 다크 세이버를 막을 수 없었다.

[이 건방진 악마년이……!]

아라크니아는 여덟 개의 눈을 날카롭게 뜨며 슈브를 노려봤다.

스스슥!

그리고 주위에 검붉은 빛의 마법진들을 만들어 내더니 공중을 도약하면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파바바밧!

아라크니아는 5미터 크기로 꽤 큰 편이었지만 고속기동 스킬을 발동하며 빠르게 움직였다.

스아아아악!

이윽고 아라크니아를 향해 날아들던 그랜드 다크 세이버는 천장을 가르며 지나갔다.

지금 신유현이 있는 장소가 굉장히 넓기는 했지만 그랜드 다크 세이버를 마음대로 휘두를 정도로 크지는 않았으니까.

결국 그랜드 다크 세이버는 천장을 가른 후 사라졌다.

스스슥!

그리고 고속기동과 공중도약으로 그랜드 다크 세이버를 피한 아라크니아는 신유현의 머리 위에서 또 다시 거미독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포이즌 랜스보다 크기가 작은 1미터 정도의 길이를 가진 포이즌 스피어였다.

비록 크기는 작았지만 숫자는 훨씬 더 많았다.

최소 20개는 되었으니까.

스르륵! 휙휙!

그때 아라크니아를 향해 붉은 원형의 고리 두 개가 날아들었다.

쌔애액!

아라크니아는 즉시 포이즌 스피어 두 개를 움직여서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원형고리를 막아 냈다.

챙! 챙!

날카로운 쇳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붉은 빛의 원형고리가 튕겨져 날아갔다.

포이즌 스피어는 크기가 작은 만큼 독액을 결정화시켜서 포이즌 랜스보다 훨씬 더 단단했기에 붉은 원형 고리를 막아낼 수 있었다.

“이걸 막다니. 제법 하네.”

조금 전 아라크니아를 공격했던 루베르는 매혹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럼 이것도 막을 수 있을지 볼까?”

루베르는 손을 들어 올려 보였다.

스스스슥!

그러자 루베르의 손바닥 위로 붉은 핏빛 마법진이 그려졌다.

“나와라.”

붉은 핏빛 마법진 속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혈계 소환, 블러드 와이번.

루베르의 붉은 피로 이루어진 소환수, 블러드 와이번.

와이번은 드래곤과 비슷하게 생긴 상당히 강력한 소환수였다.

몸통은 약 3미터 정도이며, 날개를 활짝 펼치면 5미터는 족히 넘어갔다.

그리고 붉은 피로 이루어진 탓에 얼핏 보면 작은 레드 드래곤처럼 보일 정도였다.

키에에엑!

루베르의 핏빛 마법진 속에서 날아오른 블러드 와이번은 길게 포효를 내지르더니 아라크니아를 향해 입을 벌렸다.

끼아아아아!

이윽고 아라크니아를 향해 초음파가 쏘아졌다.

초음파는 동그란 원들로 시각화되어 아라크니아를 덮치려 했다.

[건방진 짓을!]

그 모습을 본 아라크니아는 급히 마나 장벽을 전개하더니 공중 도약을 하며 옆으로 피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포이즌 스피어들을 조종해서 블러드 와이번을 향해 날렸다.

초음파 공격을 하던 블러드 와이번은 포이즌 스피어들이 날아오자 빠르게 물러나며 상공으로 치솟아 올랐다.

그 모습에 아라크니아는 재차 포이즌 스피어들을 움직이며 블러드 와이번을 향해 날렸다.

포이즌 스피어들의 까다로운 점은 아라크니아가 자유자재로 원격 조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때문에 어디로 도망가든 포이즌 스피어들을 피해 낼 수 없었다.

블러드 와이번 또한 빠른 속도로 날며 포이즌 스피어들을 피하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끈질기게 따라 붙는 포이즌 스피어들에게 블러드 와이번이 꿰뚫리기 전,

“블러드 와이번에게 너무 신경을 쓰고 있는 거 아닌가?”

[……!]

갑작스럽게 뒤에서 들려온 신유현의 목소리에 아라크니아는 흠칫 놀라며 뒤로 돌아봤다.

그러자 그곳에 리빙 파워드 아머를 장착한 신유현이 있는 게 아닌가?

[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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